월간복지동향 2003 2003-06-09   271

“말”들의 전쟁

요즘처럼 대통령의 일거수 일투족이 세인의 입에 오르내리는 때도 없었을 것이다. 그야말로 말의 홍수다. 사실 존재하는 모든 것은 저마다 소리를 가지고 있으니 어찌 보면 자연스러운 것이다. 그러나 소리에는 침묵의 소리도 있으며 그것이 오히려 더 큰 파괴력을 가지고 있다. 다양한 소리가 조화를 이루지 못하는 것이 문제이지 그 자체가 문제는 아니다. 어째든 말을 하고자 하는 사람은 많은데 인내심을 갖고 듣고자 하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대통령의 미국방문시 보였던 지나친 겸손과 광주방문시의 푸대접 그리고 현충일날 일본천황을 만나는 대통령의 모습을 보면서 국민들은 저마다 상처받은 자존심을 보상받기 위해 아우성이다.

말의 경중을 떠나 대통령의 말 한마디에 지금처럼 주석이 난무하는 때도 없을 것이다. 국민과 의사소통행위의 외형적 틀로 보면 참여정부가 이름하는 대로 지난 정권의 권위주의 모습과는 사뭇 다르다. 그러나 국민에 대해 설득을 넘어 계몽하고자 해서는 안 된다.

노무현정권이 신장개업했지만 개업특수를 누리지 못하는 것을 간판 탓으로 돌린다고 수군대는 소리도 들린다. 사실 그 말에도 일리가 있지만 진실로 간판이 잘못되었으면 고치거나 바꿔야하지 않는가. 핵심은 국민의 마음을 잡을 수 있는 것이어야 한다.

어떤 일을 하고자 하는데 저항하고 반대한다고 해서 일을 성취할 수 없는 것은 아니다. 세상살이라는 것이 어느 방향으로 진행하고자하는 힘과 이것을 제어하려는 힘이 조화를 이루면서 조금씩 진전을 이루지 않는가. 사실 저항이 없으면 전진도 할 수 없는 것이다.

지난 봄은 비도 많이 와서 나무가지에 생기가 돌고 새순이 더욱 푸르다. 이제 새순이 나서 성장하고 있는 나뭇가지를 자기 마음에 안 든다고 너도 나도 꺽으려 해서는 안 된다. 열매는 무성한 나뭇가지 끝에서 열리는 것이다. 조금은 인내하면서 지켜볼 일이다.

금번 복지동향에서는 가정의 위기와 대응이라는 주제를 심층분석 하였다. 가정의 달을 보내고 가정을 이야기하는 것이 뒷북치는 모습으로 비춰지지 않기를 바란다. 개인주의가 팽배해 가는 현대 자본주의 사회에서 가족이라는 제도와 집단이 과연 지속적으로 존재할 것인가에 대한 고답적 논의보다는 현실의 문제를 진단하였다. 빈곤가정, 실직가정, 이혼가정, 기러기 가정 등으로 인해 가족해체라는 말은 일상화된 언어가 되어버렸다. 전통적 가족형태의 붕괴와 함께 여성노동의 사회화는 가족에 대한 국가정책적 관심과 대책을 필요로 한다. 최근에 일부에서 논의되고 있는 건전가정육성기본법이나 가정지원기본법에 대해 독자들의 관심을 촉구한다.

또한 동향란에는 최근 국회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고용허가제 도입문제와 최저주거기준 법제화 문제 그리고 빈부격차해소와 차별시정기획단의 출범 배경과 활동내용에 대해 다루었다. 포커스란에서는 국민연금제도개혁과 관련된 쟁점내용과 최근에 국제적으로 맹위를 떨치고 있는 사스에 대한 방역체계 등을 다루어 독자들의 다양한 정보욕구들을 충족하고자 노력하였다. 항상 복지동향과 함께 하는 독자들에게 감사할 뿐이다. 다음호에는 더욱더 참신하고 알찬 내용으로 “여러분의 성원에 보답하겠는다”는 “말”을 말들이 많은 세상에서 감히 외친다.

이재완 / 공주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 jaewan@kongj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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