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복지동향 2005 2005-11-10   1222

시민이 함께 만드는 사회복지예산

일기를 자주 쓰지 않는 사람들의 특징은 일기를 쓰는 일보다 일기장을 뒤적이며 그전에 썼던 일기를 읽어보는 것에 더 쏠쏠한 재미를 느낀다. 그런데 가계부도 비슷하다. 결혼하기 전에 하나 장만해 쓰기 시작한 가계부를 보면, 참 일기와 버금가는 세월의 무게가 느껴진다.

10년 전의 월급도, 한달에 음주가무로 얼마를 썼는지도 고스란히 적혀있다. 적은 월급이지만 곰지 같이 조금씩 모은 결혼 비용으로 살림살이며 결혼 준비를 위해 썼던 목록이 오롯이 적혀 있어 새삼스럽게 느껴진다. 몇 해 전부터는 가계부 주는 은행도 적고 사자니 아깝고 해서 컴퓨터에 대충 엑셀화일에 가계부를 정리하고 있다. 수입과 지출을 구분하고, 지출도 교통비, 문화비, 부식비 등 항목별로 나눠서 월마다 계를 내며 지출추이를 나름대로 점검한다. 그러다 보니 나름대로 요령도 생기게 된다. 그도 그럴 것이 매달 수입은 한정되어 있으니, 씀씀이를 보다 효율적이고 꼭 필요한 곳에 하려는 것은 당연한 이치이리라.

천안시 복지예산

1조 1,200억원.

많다. 많은 돈이다. 2005년 천안시 예산이다.

주인이 많은 돈은 결국 주인이 없는 것과 같다는 말을 들은 기억이 있다. 산술적으로 천안시 인구가 51만명이니 이 돈의 주인은 51만명인 셈이다. 그런데 사실 세금을 내긴 하지만 안주인이 아니니 살림살이는 할 수 없고, 사후 고지를 그것도 굳이 시 홈페이지를 찾아보거나 지역언론을 뒤적여야 받을 뿐이다. 그러다 보니 주인이라고는 하지만 주인 역할을 하기가 쉽지 않다.

복지세상을열어가는시민모임이 올해 지역의 16개 사회복지 기관ㆍ단체와 함께 참여예산복지네트워크를 구성해 최근 3년간 천안시 예산분석을 토대로 사회복지 예산참여 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주인의 역할을 자임하고 나선 것이다.

처음하는 작업이고, 특별히 전문가도 아닌 현장 실무자들이 만들어가는 작업이라 수많은 시행착오와 한계를 노정하고 있지만, 두발 딛고 있는 현장의 목소리를 담아내려 노력했다.

2005년 4월 사회복지예산학교 이후, 워크숍을 통해 참여예산복지네트워크가 조직되고, 주요 관심과제를 중심으로 지역복지, 보육ㆍ아동, 청소년, 여성, 장애인, 노인, 빈곤ㆍ실업, 보건ㆍ의료, 총괄 등 9개 분과로 나눠 예산분석과 제안 활동이 진행되었다. 내년도 실ㆍ과ㆍ소 예산편성 시기를 고려해 토론회는 9월에 개최되었다.

천안시 사회복지예산 제안 토론회

이번 천안시 사회복지예산 제안 토론회를 통해 제안된 내용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우선 예산이 수반되는 사업 19개, 비예산 사업(정책제안 중심) 5개 등 모두 24개 사업이었으며, 소요예산은 23억원 정도 규모였다.

[표1]천안시 사회복지예산 제안 총괄

[표2]천안시 사회복지예산제안 구분(단위 : 천원)

[표3]세출규모 증가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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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시 재정규모는 2002년도에 비해 2005년도가 두배 이상 증가하였으며, 2004년도의 경우 2003년도에 비해 62%가 증가하는 등 2002년 이후 재정규모가 매년 평균 26.1% 증가하였으며, 일반회계도 매년 평균 21% 증가하는 등 매년 급격한 증가추이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천안시 일반회계 전체 예산 중 2003년도에 비해 일반행정비는 18.3%에서 26.6%로 8.3%, 경제개발비는 24.8%에서 33.5%로 각각 8% 이상의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는 불과 2년만의 변화로 상당히 커다란 변화라고 할 수 있다. 이에 반해 사회개발비는 43.6%에서 38.5%로 5.1%가 감소되었으며, 특히 보건 및 생활환경개선비는 6.4% 구성비가 감소되었다.

사회보장비의 구성비가 2003년 대비 1% 증가되고, 보건소 예산이 1% 감소 편성된 것에 비하면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할 수 있다.

천안시 사회보장 예산의 영역별 현황을 살펴보면, 전체 예산 중 국민기초수급과 자활관련 사업인 빈곤ㆍ실업 영역이 28.9%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다음으로 노인복지가 23.4%, 보육 16.0%, 장애인 8.8% 순으로 나타났다. 상대적으로 여성과 청소년 관련 예산이 가장 낮은 재정지출 규모인 것으로 드러났다.

[표1]지자체별 사회복지 예산의 영역별 현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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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도별 추이로는 빈곤ㆍ실업 관련 비율의 변화가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전액 국가보조 사업으로 사업의 규모가 크게 변화가 없는 것에 비해 그동안 천안시 세출규모가 2배 가까이 증액 편성되면서 상대적으로 다른 영역의 예산 비율이 높아진 것에 기인한다.

이밖에 보육관련 예산이 4% 정도로 가장 큰 폭의 증가 추이를 보이고 있으며, 상대적으로 아동복지 예산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회복지관과 지역복지 인프라, 민관협력 등의 사업으로 구성된 지역복지 영역의 경우 2005년도에 동남부 복지타운 등의 대규모 시설 입지로 2003년도에 비해 가파른 증액 편성 추이를 보이고 있다.

지방이양사업 67개 중 천안시에 해당되는 사업은 모두 31개 사업에 분권교부세는 34억5천만원으로 2004년도 국고보조금 28억8천만원에 비해 5억7천만원이 증액되었다. 시비는 2003년도에 비해 6억5천만원이 증가하였다.

천안의 경우 전년 대비 분권교부세 액수가 감소되지는 않았지만, 신규사업이나 기존 사업의 확대를 위한 재정확보가 이뤄지지 않고, 전년 대비 비슷한 수준에서 예산 편성이 이뤄짐으로써 실질적인 물가인상분이나 인건비 상승분 등이 반영되지 않았다고 할 수 있다.

또한 앞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지방이양사업 중 전년 대비 총액규모가 축소된 사업이 있으며, 결식아동이나 저소득 노인 등 상대적으로 취약 계층 대상 사업의 감소가 이뤄져 앞으로 안정적이고 충분한 복지재정 확보를 위한 방안이 마련되어야 함은 몰론 요보호 대상자에 대한 재정지원이 확대되어야 할 것이다.

영역별 2006년도 제안사업을 살펴보면, 지역복지는 지역사회복지협의회 운영 및 민간유급간사 운영관련 비용 6,200만원, 보건ㆍ의료는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검진확대, 알콜상담센터 설립 등 1억1,100만원, 아동ㆍ보육은 읍면지역을 중심으로 해체위기 가정이나 조손가정 현황파악과 지원을 위한 실태조사, 소규모 공동생활(그룹홈) 지원 확대, 24시간 보육시설 확대 등 9,200만원, 청소년은 학교밖 청소년 실태조사, 어려운 청소년 문화활동을 위한 단체가입비 지원 확대 등 1,800만원 등이 제안되었다.

여성복지 관련 예산은 빈곤여성 가장의 주거안정 지원을 위한 주택자금 지원, 여성가장 직업 훈련시 생계비 현실화, 모자가정 자립과 지원을 위한 모자원 설립 등 10억원, 장애인 분야는 장애인 이동권 확보를 위한 저상버스 도입과 장애인 콜택시 지원 확대, 직업재활기반 구축, 주간보호시설 확대, 여성장애인출산비 지원 등 7억2,000만원을 제안하였다.

마지막으로 노인분야는 생활권 중심의 재가복지서비스 향상을 위한 주간보호시설 지원 및 식사배달 사업 확대, 치매노인에 대한 조기개입 및 상담, 연계를 위한 치매노인종합상담센터 설립 등 2억원이 제안되었다.

이외 예산이 수반되지 않는 정책과제 중심의 제안사업은 천안시 자원봉사센터 활성화를 위한 대안마련과 장학기금 운영 개선 제안 등 모두 5가지 사업에 대한 제안이 이뤄졌다.

현재 천안시는 부서별 예산편성 이후 기획실과 예산조정이 진행되고 있다. 앞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천안시는 매년 급격한 재정규모의 확대가 진행되었으나 2006년도의 경우 세외수입의 감소로 금년보다 재정규모가 축소 편성될 예정이다.

그럴 경우 부서별 긴축재정이 이뤄지게 되고 특히 내년에 지방선거가 있어 가시적인 사업이나 혹은 선심성, 민원성 사업(도로개설이나 확포장, 인프라 구축 등)에 비해 상대적으로 취약한 사회복지 관련 예산의 경우 우선순위에서 밀리거나 사업규모 축소가 우려되고 있다.

이에 참여예산복지네트워크는 연말 정기회까지 일련의 예산과정에 천안시와 천안시의회에 대한 모니터링과 참여를 통해 네트워크를 통해 제안된 사업에 대한 반영과, 천안시 예산이 보다 효율적이고 합리적인 편성이 이뤄지도록 할 것이다. 이후 사업집행에 대한 평가와 정책모니터링, 그리고 내년에 치러질 지방자치단체장 선거시 정책제안 등의 사업 등으로 연계되도록 활동을 전개할 계획이다.

이런 활동을 통해 가계부를 쓰는 꼼꼼한 주부의 마음과 눈높이로 지역복지가 향상되고 살고싶은 도시로 거듭나기를 기원해본다.

진경아 /복지세상을열어가는시민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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