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복지동향 2005 2005-12-10   1252

고령화정책의 정부 간 책임분담과 성과관리 방향

들어가며

우리나라의 고령화 현상은 유례없이 압축적으로 진행되고 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고령화 현상은 개인과 가족영역에서 여러 관계 변화와 개인의 노후생활에는 물론 정치ㆍ경제ㆍ사회 등 거시적인 영역에서도 매우 심각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경제활동인구 감소로 인한 경제성장 둔화는 물론 비용분담을 둘러싼 세대간의 갈등과 의료비와 연금 등 재정지출 증가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측된다, 정치영역에서는 복지국가의 정당성에 대한 의구심은 물론 투표행태변화 등 정치적 파장까지 전망되고 있다(김미숙외, 2003, 60).

특히 노후대책이 상당부분 개인이나 가족구성원에게 의존하여 온 우리의 관행을 고려한다면, 급격한 가치관과 가족관계의 변화는 사적 영역의 의존성에 대한 우려를 낳고 있으며 공공부문의 책임이 더욱 확대되어야 할 필요성이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 정부의 정책적 대응체계는 그 정책결정과정이나 집행체계에 있어서 부적합성과 마찰이 나타나고 있어 보다 체계적인 정책관리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이 글에서는 현행 고령사회정책의 수평적ㆍ수직적 추진체계 특히 중앙부처와 지방정부간의 기능적 책임분담구조의 문제점과 획일적이고 통제중심의 정부간 책임분담방식을 성과관리라는 보다 유연한 새로운 운영틀로의 전환을 제시하고자 한다.

고령사회관련 수평적ㆍ수직적 정책대응체계 현황과 쟁점

(1) 다기화된 고령사회정책에 대한 정책관리부재

현재 참여정부에 의해 추진되고 있는 고령사회 대응 정책과 프로그램 등은 보건복지부, 여성부, 노동부, 교육부 등 여러 부처에서 다양한 프로그램이 전개되고 있다. 그러나 추진되는 정책과 사업들에 따라 정책대상집단이 다르며 사업의 성격이나 집행기준 등에 있어서 차이를 보이고 있다. 결국 중첩된 업무영역이 존재하고 있으며, 서로 다른 정책목표와 정책가치관을 가진 복수의 정책결정 및 집행기관이 관여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이와 같은 고령사회정책을 둘러싼 정책중첩과 다기화된 정책대응은 정책갈등을 야기하기 쉽다. 물론 여기에서 정책갈등이란 외견상 나타나는 구체적인 기관간의 충돌이나 대결상황을 의미하기 보다는, 공동의 정책목표를 달성하기 위하여 관련 기관간의 합의와 공동노력 그리고 의견조정과정의 부재로 인하여 전반적인 국정관리차원에서의 비효율성을 의미한다.

(2) 중앙부처와 지방정부간 업무의 병목현상

중앙정부 차원에서는 각 부처별로 분산되어 결정되고 추진되는 고령사회정책들이 시ㆍ도 광역자치단체로 내려오면 1개국 또는 2개국(보건복지국 또는 여성정책국) 으로 좁혀져 업무분담이 이루어지게 된다. 일선 기초자치단체의 집행차원에서의 업무분담은 더욱 좁혀져 개별 시ㆍ군ㆍ구의 경우 대부분 사회복지과 1개과에서 고령사회관련 업무 전체를 담당하게 된다. 이러한 지방정부차원에서 업무부담의 병목현상으로 인하여 지방정부차원에서 지역실정에 적합한 독자적인 계획이나 프로그램을 수립ㆍ집행하기 보다는 중앙부처의 지시와 방침에 따라 단순 집행하는 업무에 한정하게 된다.

시ㆍ도의 역할은 자료의 전달과 취합 역할에 한정되기 쉽고, 기초자치단체 역시 서비스 수혜자나 관련 시설과 기관에 대한 단순 지원이나 법규에 따른 인ㆍ허가와 시설점검에 대부분의 업무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형편이다. 결국 이러한 상황에서는 중앙부처에서 추구한 정책가치, 사업전략, 정책효과 등이 실현되지 못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아울러 지역별 서비스 수요, 지역복지자원, 기존 시설충족정도, 지방정부의 재정여건, 서비스 이용자 부담능력 등에서 큰 차이를 보이고 있는 지역간 격차에 대응하기 어렵게 된다.

고령사회 대응 정책의 성과관리체계 구축방향

이와 같은 불필요한 정책갈등이나 불합리한 업무부담은 정책에 대한 체계적인 관리를 통하여 조정될 수 있다. 여기에서 조정이란 기능중복을 줄이고 일관된 정책추진을 통하여 의도한 정책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통합과정이라 하겠다. 여러 조정방식중에서 네트워크 방식을 통하여 정책조정을 시도할 경우 현재와 같은 분권화 흐름하에서 성과관리방식이 주요한 조정 메카니즘으로 활용될 수 있다. 성과관리란 모든 조직에서 중장기적 전략목표와 성과측정방법 그리고 성과지표를 개발하고 성과결과에 따라 보상하는 통합적인 체계를 의미한다.

무엇보다도 성과관리를 위해서는 여러 중앙부처들에게 공통의 전략목표와 핵심적인 성과목표를 제시함으로써, 고령사회 대응정책들이 단순히 복지나 교육 또는 가족과 여성이라는 부처별 부문정책이 아니라, 국정관리차원에서 새로운 국가운영전략의 핵심내용임을 인식시키는 작업이 필요하다.

이와 관련하여 다양한 정책적 대응을 통합할 수 있는 전략목표와 성과지표를 설정하고 이를 관리하는 노력이 시급하게 요청된다. 예를 들면 고령사회정책의 핵심적인 성과관리 전략목표를 “건강한 노후생활”과 “인적 자원의 적극적 육성과 사회 주류화”로 설정할 수 있을 것이다.

이와 관련된 구체적인 관리대상으로서 관련 핵심적인 성과지표들로서는 예컨대 ‘평균수명’, ‘65세 이상 노인의 특정 질병 보유율’, ‘출산율’, ‘여성경제활동참가율’, ‘중고령자 취업률’, ‘보육서비스 수혜비율’, ‘초등학생의 지역간(도시와 농어촌) 기초학력 격차율’ 등을 설정할 수 있다. 이러한 핵심관리지표는 대통령이나 총리실에서 직접 관리하고 이에 관련된 부처간의 협력을 유도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나 재정적 지원을 유도하는 기제로 삼아야 할 것이다.

일반적인 성과관리 체계

일반적인 성과관리는 성과목표와 성과지표를 통해서 정부가 제공하고자 하는 서비스 수준을 명시한다. 그러나 고령사회 대응정책은 세대간, 성별, 계층별로 상당히 불균등한 서비스 편익의 향유와 비용 부담을 전제하게 된다. 따라서 중앙정부는 달성하고자 하는 성과목표뿐만 아니라, 성과목표 달성을 위해 요구되는 비용분담에 대해서도 명시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비용측면에 대한 관심은 지속적인 복지서비스 수준향상이 상당한 재정부담과 일반국민들의 조세부담을 전제로 가능하게 되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의 우리경제수준은 이미 지난 20세기 동안 서구자본주의국가가 경험한 포디즘적인(Fordism)인 경제성장시기에서 일반 국민들의 복지확대와 경제성장간에 긍정적인 관계를 전제로 한 복지예산의 팽창을 되풀이 할 수 없는 단계에 접어들고 있다.

또한 서구유럽과 같이 일반 국민들이 높은 조세부담에 근거하여 복지관련 재정지출을 확대할 수 있는 경제ㆍ정치ㆍ사회적 여건도 성숙되지 못하였다. 따라서 중앙정부 차원에서의 성과관리는 고령사회에 대응한 정책이 가져올 성과목표 및 서비스수준과 함께 동시에 비용분담구조를 명확하게 제시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한편 중앙정부와 광역자치단체간 책임분담구조의 재설정이 필요하다. 현재 단순히 중앙부처의 방침이나 자료 전달과 취합 역할에 한정되기 쉬운 광역자치단체의 역할이 보다 강화될 필요가 있다. 이와 관련하여 중앙정부와 광역자치단체간에는 포괄보조방식과 사전에 합의된 재원규모와 관리상의 융통성에 대한 대가로 특정한 수준의 성과목표 달성을 약정하는 공식적 혹은 준공식적인 계약장치인 ‘성과계약방식’은 유용한 성과관리방식으로 활용될 수 있다.

여기에서의 성과계약이란 전통적인 법적 의무와 계약불이행시 제재조치가 따르는 엄격한 사적 계약보다는 도덕적 윤리적 차원이 포함되고 느슨한 형태의 “관계적 모델”(relational model)를 의미한다(OECD, 1999). 이러한 성과계약의 사례로 캐나다 인적자원개발부(the Minister of Human Resources Development)와 알버타주의 예를 들 수 있다.

중앙정부와 광역자치단체간에 포괄보조금을 매개로 성과계약체계를 구축한다면 중앙부처는 기본적인 정책방향과 함께 성과관리에 치중하고, 광역자치단체는 나름대로 재량권과 자율성을 가지고 지역실정에 적합한 서비스를 제공하거나 서비스 제공방식을 결정할 수 있는 역할분담체계를 고려할 수 있다.

이를 위하여 중앙정부는 광역자치단체와 성과계약을 체결하고 광역자치단체가 마련한 지역계획을 검토하여 계획이 포함하여야할 최소한의 요건(시설에 대한 접근 시간, 서비스 공급수준, 시설당 재정한도액 등)을 설정하고 지역계획에 대한 포괄적인 보조금을 지급하는 방식을 취할 수 있다. 포괄보조금을 지급받는 광역자치단체는 실제 업무를 계획하고 추진하는 과정에서 충분한 재량권을 보장받고 시ㆍ군ㆍ구의 인구와 면적과 재정수요 등을 고려하여 시ㆍ군ㆍ구에 재원을 배분하는 자율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한다.

이럴 경우 국가적으로 표준 수준(national minimum)에서 공급되어야하는 복지서비스를 제외하고, 지방단위에서의 다양한 서비스 공급형태가 가능한 부문(특히 시설투자)에 대한 재정보조는 광역자치단체 수준에서 보조금의 실링을 설정하고 세부 계획들은 지방에서 수립토록 유도할 수 있을 것이다.

즉, 지방별로 해당 보조금 재원은 광역자치단체 단위까지만 고려하여 인구나 면적, 혹은 소비규모 등을 기준으로 배분하고, 단위사업에 대해서는 광역자치단체가 도비보조금과 연계하여 재원을 배분하는 방식을 의미한다. 이와 같은 포괄보조는 재량권신장뿐만 아니라 권역내 복지시설의 분산투자가 가져올 수 있는 비효율성을 예방할 수 있으며, 시설의 규모와 범위경제 측면에서 효율성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한편 지방정부차원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구체적인 개별 정책과 사업집행에 대한 획일적인 투입이나 산출물 중심의 평가업무 역시 개선될 필요가 있다. 현재의 성과관리는 일종의 전략기획, 업무조정과 업무프로세스개선, 의사소통과 학습, 이해관계자의 협력유도를 위한 기제라기보다는, 단순히 중앙정부차원에서 주어진 지침과 자원의 합법적인 집행 여부를 판단하는 조사ㆍ확인ㆍ평가에 성과관리의 초점이 맞추어져 운용되고 있다.

중앙정부의 성과관리 체계

중앙정부부처에 의해 이루어지는 지방정부 관련부서나 민간시설이나 단체에 대한 평가 역시 유사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이와 같은 현재 평가방식은 학습이나 의사소통의 효과를 발휘하지 못하고 형식적인 평가가 되기 쉽다.

따라서 광역자체단체에서의 성과관리는 지역특성을 살린 고령사회를 대비한 종합대책 추진 및 프로그램 개발ㆍ보급, 기초자치단체에 대한 합리적인 예산배정과 신속한 예산집행, 중앙부처와의 정보교류 및 집행차원에서의 제도개선 건의, 지역내 인적ㆍ물적 복지자원조사 및 활용방안 모색, 시ㆍ군ㆍ구 및 민간시설 및 단체의 애로사항 대응, 지역내 형평성 유지 등과 같은 기획과 조사 그리고 시ㆍ군ㆍ구에 대한 지원에 초점을 맞추어 성과관리가 운영할 수 있을 것이다.

기초자치단체 차원에서는 민간시설 및 단체와의 연계성 등에 초점을 맞추어 지역내 노령수요 및 지역복지자원 등에 대한 조사 및 지역특성을 감안한 사업 프로그램 마련여부, 시ㆍ군ㆍ구의 고령사회 대비 전문인력 확충, 정책대상집단의 접근성 제고방안 모색, 지역내 민간시설 및 단체에 대한 지도 및 협력체제 유지, 이용자 의견 수렴과 지역내 관련 공공기관간의 협력체제 유지 등에 초점을 맞추어 성과관리를 진행할 수 있다.

고령사회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는 국공립ㆍ민간 시설 및 민간단체 등에 대한 성과평가는 제공하는 서비스 내용의 적절성과 접근성, 전문인력 확보, 정책대상집단의 의견 수렴 및 만족도 증진, 정책대상집단에 대한 차별 금지, 기관운영과정의 투명성, 적절한 프로그램 개발 등에 초점을 맞추어 성과관리방향을 설정할 수 있을 것이다.

마치면서

고령사회의 전개가 우리사회에 주는 부담과 이에 대한 개인과 가족은 물론 정부와 기업차원에서의 적극적 대응이 불가피하다는 전망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사회적 합의가 이루어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구체적인 대응방식과 분야별 주체들간 책임부담구조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는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지 못하고 있다. 분명 지속적인 노동력 투입과 산업사회를 기반으로 운영되던 국가운영전략은 인구감소와 고령인구증가로 이어지는 인구구조개편이 예상되는 미래사회에서 그대로 적용하기가 어렵다.

이러한 상황에서 무엇보다도 고령사회정책을 단순히 일회적인 복지 서비스의 제공이라는 소비적 개념에서부터 미래사회를 위한 인적 자원에 대한 투자개념으로 전환되고 이러한 인적자원 육성과 활용이라는 국정전략목표 관점에서 관련 부처의 다양한 정책을 관리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간의 관계는 기존의 통제위주 감독과 점검체제에서 지역특성을 반영할 수 있는 기획과 사업추진을 가능하게 하는 성과관리체제로의 전환이 요구된다. 중앙정부는 국정관리차원에서 종합적인 저출산ㆍ고령사회정책을 수립하고 재원확보와 정책조정 및 성과관리에 주된 역할을 담당하고, 광역자치단체는 포괄보조와 성과계약방식의 도입을 통하여 나름대로 재량권과 자율성을 가지고 지역실정에 적합한 계획수립과 기초자치단체에 대한 재정배분과 광역계획을 수립하는 역할분담체계를 고려할 수 있을 것이다.

<참고문헌>

고령화및미래사회위원회, 2005, 「고령화 및 미래사회 대응을 위한 재원확보 및 효율적 운용방안」, 고령화및미래사회위원회 연구보고서

김미숙 외, 2003, 「고령화사회의 사회경제적 문제와 정책대응방안: OECD국가의 경험을 중심으로」,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박재희, 2004, 「중앙행정부처의 갈등관리방안」, 한국행정연구원

양기용, 2004, “성과와 경쟁중심의 지방정부개혁의 한계와 과제”, 「지방정부연구」, 제8권 제2호

OECD, 1999, Performance Contracting, PUMA, OECD

양기용 / 부경대학교 행정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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