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복지동향 2021 2021-11-01   1366

[동향1] 기후 위기는 건강 위기이고, 사회 불평등을 증가시킨다

[동향1] 기후 위기는 건강 위기이고, 사회 불평등을 증가시킨다.

 

이상윤 건강과대안 책임 연구위원, 직업환경의학 전문의

 

누구나 실감할 수 있는 세계적 기상 이변, 극단적 기후 재난 등이 지속되면서 한국 사회에서도 기후 위기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한국 사회의 기후 위기에 대한 관심과 대응은 때늦은 감이 있다. 이미 유럽 등에서는 탄소 배출 제로 운동 및 화석연료 감축에 대한 대중적 관심과 참여가 높은데 견줘, 한국 대중들의 관심과 참여는 그에 못 미치는 것이 사실이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현재 한국 경제의 화석연료 의존성이 높은 상태라는 점이 여러 가지로 영향을 미치고 있는 듯하다. 하지만 기후 위기는 삶과 죽음의 문제이며, 사회 불평등을 증가시키는 정의의 문제이고, 지구적 위기라는 점에서 먼저 고민하고 위기를 절감하고 있는 이들의 노력이 절실하다.

 

기후 변화는 21세기의 가장 큰 건강 문제이다. 기후 변화는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의 모든 측면을 위협한다. 기후 변화가 인간의 건강에 미치는 영향의 심각성이 점점 더 분명해지고 있다. 추가 조치가 지연되면 위험은 더 증가할 것이다. 

 

기후 변화로 인한 직접적 건강 영향은 폭염과 극단적 기상 재단으로 인한 손상, 사망 등이다. 폭염에 취약한 이들이 2019년 한 해만 전 세계적으로 4억 7천 5백만 건의 폭염 사건에 추가로 노출되었다. 이러한 경향은 지속적으로 더 심각해지고 있다. 그 결과 지난 20년 동안 65세 이상 인구의 열 관련 사망률이 53.7% 증가하여 2018년에는 총 296,000명이 사망했다1).

 

2015년부터 2020년까지의 연구에 따르면, 76건의 홍수, 가뭄, 폭풍 및 온도 이상이 기후 변화로 인한 것으로 추정되었다. 2001~2004년과 2016~19년 사이에 114개국에서 매우 높은 산불을 경험했다. 1억 4,500만에서 5억 6,500만 명이 해수면 상승으로 인한 잠재적인 범람에 직면하게 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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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 세계보건기구(WHO)가 배포한 기후변화와 건강 인포그래픽

 

직접적인 영향뿐 아니라 간접적인 영향도 심각하다. 기후 변화는 식량과 식수의 안정성을 위협하고, 기후에 민감한 감염병의 확산과 같은 생태학적 변화를 촉진하며, 인구 이동 및 보건의료 서비스에 대한 접근성 감소와 같은 사회문화적 변화를 초래하여 건강에 간접적 영향을 끼친다. 이러한 간접적 영향은 그 규모를 추정하기조차 힘들다.

대기오염으로 인한 건강 영향은 그러한 간접적 영향 중 가장 큰 것이다. 전력, 운송 및 산업 발전을 위한 화석 연료 연소는 기후 변화를 주도하는 탄소 배출의 주범이며 건강에 해로운 대기 오염의 주요 원인이다. 매년 대기오염으로 인해 전 세계 700만 명이 사망한다. 온실가스를 생산하는 주범은 미세먼지, 탄소입자, 메탄, 오존 등 기타 대기 오염 물질을 생산하는 주범이기도 하다. 세계적으로 보았을 때, 기후 변화를 주도하는 온실가스 배출량은 전기와 열을 생산하기 위한 에너지 부문에서 34.6%, 농업 및 토지 이용에서 24%, 산업 부문에서 21%, 운송에서 14 %를 차지한다. 기후 변화와 대기 오염은 같은 문제의 두 측면이다3).

 

기후 위기로 인한 먹거리 체계 변동도 심각하다. 기온 상승과 기상 이변의 빈도 증가로 먹거리 생산량이 위협받고 있다. 주요 작물의 전 세계 수확량 잠재력은 1981년과 2019년 사이에 1·8–5·6% 감소하였다4).

 

천혜자원의 보고라고 일컫는 수자원 생산량도 문제다. 해수면 온도 증가로 산호의 변색이 이루어지고 있는 것인 확인되고 있다. 이는 수자원 생산량의 감소로 이어질 것으로 많은 학자들이 예측하고 있다.

 

코로나 19 대유행에 따라 기후위기와 감염병에 대한 관심이 증가했는데, 기후 변화는 감염병의 유행과 확산에 영향을 끼친다. 기후위기와 관련이 있는 감염병은 크게 보아 세 가지인데, 첫째, 극단적인 기후 상황이 늘어나면서 수질이 안 좋아지고 그에 따라 콜레라 등의 수인성 감염병이 증가하고 있다. 둘째 식중독 등 먹거리와 관련된 감염병도 증가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코로나 19와 같은 인수공통 감염병, 말라리아, 뎅기열과 같은 곤충 매개성 감염병도 증가하고 있다.

 

곤충 매개성 감염병의 경우 곤충의 서식과 바이러스의 서식에 일정한 온도가 요구되는 경우가 많은데, 평균 기온이 높아짐에 따라 이러한 곤충과 바이러스가 서식하고 감염시킬 수 있는 지역이 확대되고 있다.

 

인수공통 감염병은 이른 바 ‘신종 감염병’에 해당하는데, 동물을 통해 사람에게 감염되는 감염병이다. 대부분 이 병은 치료제도 없고 백신도 없기에 더 치명적인 경우가 많다. 하지만 동물에게 흔한 바이러스가 사람에게까지 감염되는 경우는 많지 않고, 감염되더라도 가벼운 증상으로 끝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바이러스가 동물에서 사람에게까지 와서, 사람 사이에도 전파되는 경우는 더욱 흔하지 않다. 하지만 여러 가지 이유로 이러한 낮은 확률을 가진 바이러스 변이가 최근 더 자주 발생하고 있고, 그 결과 코로나 19 유행과 같은 사태에 직면하게 되었다.

 

신종 감염병 유행과 기후 위기 역시 같은 사회생태적 원인에 의한 두 가지 결과로 보는 것이 이해하기 쉽다. 신종 감염병 유행의 사회생태적 원인으로 거론되는 것은 도시화, 세계화, 토지 이용의 변화, 육류 생산 밀도의 증가, 국가간 여행의 증가 등인데, 이 모든 것은 기후 위기의 원인이기도 하다. 다시 말해 기후 위기 해결을 위해 노력하면 자연스레 신종 감염병 유행도 잦아들 수 있다는 것이다.

 

세계보건기구는 기후 변화로 인한 직간접적 건강 영향으로 인해 2030년부터 2050년 사이에 해마다 25만 명이 추가 사망할 것으로 추계하였다5). 이는 폭염으로 인한 노인 사망, 설사, 말라리아, 댕기열 등 감염병의 증가로 인한 사망, 해수 범람으로 인한 사망, 아동 영양실조로 인한 사망 등만 포함한 것으로 매우 보수적으로 추계한 결과임에도 상당한 수이다. 보수적인 세계은행조차도 기후변화라는 단일 요인으로 인해 세계적으로 2030년까지 1억 명 이상이 극단적인 빈곤 상태로 내몰릴 것으로 예측하였다6).

 

모든 사람들이 기후 변화의 영향을 받지만 가난한 사람들과 사회경제적으로 취약한 사람들이 가장 큰 해를 입는다. 저개발국은 온실가스 배출에 가장 적은 기여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해당 국가 국민들은 가장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경제, 환경 및 사회적 요인으로 인해 일국 내에서도 불평등 문제가 발생한다. 가난하거나, 충분히 교육받지 못하거나, 권리가 박탈되거나 침해받는 이들이 기후 변화로 더 큰 해를 입는다. 아이, 노인, 여성 등이 기후 변화로 인한 건강 영향에 더욱 취약하다.

 

기후 변화와 사회 불평등과는 서로 악순환의 효과를 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기존에 존재하던 사회 불평등에 의해 고통받는 취약계층이 기후 변화로 인한 고통을 더 크게 받고 그로 인해 더욱 불평등해진다는 것이다. 구체적으로는 ① 사회경제적 취약계층이 기후 위기로 인한 위험 등에 더 노출될 가능성이 많다는 사실, ② 기후 위기로 인한 위험에 더 많이 노출될 뿐 아니라 위험에 직면하면 해를 입을 가능성이 더 크다는 사실, ③ 해를 입은 후 그에 대한 대응력과 회복력이 더 떨어진다는 사실 등이 복합되어 기후 위기는 기존의 사회 불평등을 더욱 악화시킨다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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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2] 불평등과 기후 위기의 악순환(Islam, Nazrul, and John Winkel. “Climate change and social inequality.” (2017)에서 인용. 저자가 일부 수정)

 

이러한 사실은 기후 위기가 사회 정의의 문제임을 드러낸다. 기후 위기의 원인을 분석하면 비슷한 문제가 존재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탄소 의존적인 관행과 정책은 대기 질을 악화시키고, 먹거리 문제를 심화하고, 주거 조건을 악화시킨다. 이러한 건강 결정 요인의 악화는 사회경제적으로 취약한 계층의 건강을 불균형적으로 파괴한다. 그러므로 기후 변화의 결과로 발생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사회 불평등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중요하다. 

기후 변화는 여전히 진행 중이며, 인간 건강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은 계속 증가하고 있다. 위험은 빠르게 증가하는 데 견줘 대응은 늦다. 변화를 이끌어 내는 데 있어 가장 큰 장벽은 기술적인 것이 아니라 사회적인 것이다. 대중의 정치적 참여를 활성화하여 행동의 속도와 규모를 가속화하는 데 문제 해결의 열쇠가 있다.

 

개인적 선택과 행동 차원의 실천도 중요하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정치적, 사회적으로 공동의 요구를 내걸고 이를 관철하기 위한 집단적 실천이다. 화석연료에서 재생에너지로 에너지 생산 체계를 전환하기, 걷기, 자전거 타기가 안전하고 편한 도시로 만들기, 개인 승용차보다는 대중교통 위주의 도로교통 체계를 구축하기, 붉은 고기 섭취 줄이기, 가공식품 섭취 줄이기 등 건강하고 지속가능한 먹거리로의 전환, 자연 재난과 감염병 등에 대응력을 가지며 기후친화적인 공공의료 및 공중보건 체계의 확립, 이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하는 사회경제, 정치적 시스템의 전환 등을 내걸고 싸우는 집단적 실천이 필요하고 더 중요하다.

 

기후 위기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실천을 함과 동시에 이미 진행 중인 기후 변화로 인한 인한 악영향이 기존에 존재하던 사회 불평등을 더욱 악화시키지 않도록 하는 긴급한 실천도 요구된다. 무엇보다 먼저 기후 위기로 인한 악영향이 불균등하게 영향을 끼칠 계층과 대상을 파악하고 이에 대한 대책을 세워야 한다. 일반적으로 사회경제적 취약계층이 더 위험하지만 각 국가의 사회, 경제, 문화, 정치적 조건에 따라 구체적 기후 취약계층은 다를 수 있다. 각각의 기후 위기와 그로 인한 악영향이 더 심각하게 미칠 대상을 파악하여 이러한 계층에 대한 사회경제적 대책을 미리 마련해 둘 필요가 있다. 

 

코로나 19 팬데믹은 예상치 못한 충격에 대비하는 사회구조적 인프라와 체계의 중요성을 잘 보여준 바 있다. 진행되고 있는 기후 위기에 대한 대응도 코로나 19 대응과 비슷한 점이 많다. 취약 인구를 식별하고, 공중 보건 시스템의 역량을 확충하며, 대응 조치를 미리 개발하고 여기에 투자할 필요가 있다. 더불어 지역사회의 회복력과 형평성을 증진시켜 다가올 위기에 대비해야 한다.

 

이러한 측면에서 코로나 19 대응 과정에서 그 필요성이 더욱 커진 지역사회 공중보건 체계와 공공의료 체계 확립은 시급한 과제다. 기후 위기로 인한 각종 건강 영향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부족한 지역사회 공중보건 체계의 역량 강화와 더불어, 각종 재난에 대비한 공공의료 체계를 양적, 질적으로 확충할 필요가 있다.

 


1) Watts, Nick, et al. “The 2020 report of The Lancet Countdown on health and climate change: responding to converging crises.” The Lancet (2020).

2) 위와 동일.

3) WHO, COP24 Special report on health and climate change.

4) 1번과 동일.

5) 3번과 동일.

6) World Bank annual report 2016. Washington DC: World Bank; 2017.

7)  Islam, Nazrul, and John Winkel. “Climate change and social inequality.”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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