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복지동향 2022 2022-01-01   974

[기획2] 복지국가다운 지역 중심 돌봄체계 구축, 경험과 과제

윤종성 광주시 서구 통합돌봄과장

지역사회통합돌봄 이제는 실천할 때

지역사회통합돌봄은 새로운 서비스 신설이 아니라 ‘내 부모 부양’을 지역의 관점에서 문제를 풀어간다는 것을 의미한다. 기본적으로 어떤 돌봄서비스가 필요한지에 대해서 고민하고 제공되어야 한다. 사례관리는 문제를 중심으로 모이고 문제가 끝나면 헤어지는 반면 통합돌봄은 이력 관리가 되어야 한다. 당사자의 존엄이라는 기준선을 놓고 떨어질 때마다 채워줄 수 있는 그런 관리가 되어야 한다. 계속해서 존엄한 삶을 살 수 있도록 서비스 전체를 관리해야 하는 거다.

스스로 자신을 돌볼 수 없는 사람들에 대한 서비스 지원체계가 있어야 한다. 지역에서 돌봄서비스를 기획하고 조정할 기관이 필요하다. 이런 측면에서 보면 우리나라의 돌봄은 이제 겨우 이상을 실천의 영역으로 가져오는 시험단계라 할 수 있다. 이 역할을 수행해 온 광주서구의 시행착오를 소개한다.

광주서구 통합돌봄, 실천모델은 노르딕돌봄

서구는 지난 2019년 4월 복지부로부터 노인분야 통합돌봄 선도 지역으로 선정되었다. 그해 5월 통합돌봄추진TF를 설치해서 실행계획을 완성하고 6월 발대식을 거처 본격적인 시행에 들어갔다. 먼저 64개의 유관 기관과 협약을 하고 32개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민간위탁 계약을 맺었다. 

일련의 과정에서 서구가 선택한 모델은 북유럽 복지국가이다. 그 중에서도 덴마크는 보건과 복지가 가장 효율적으로 결합했다는 이규식의 2019년 보고를 참고했다. 2019년 11월 7일, 구청장과 구의회 의장에 커뮤니티케어 공부모임 회원을 포함한 15명이 덴마크 코펜하겐에 도착했다. 서울보다 한 달은 빠른 것 같은 겨울날씨를 아이에게 선물을 전달하는 루돌프 사슴만큼 빠른 걸음으로 11일 동안 누볐다. 

통합돌봄 준비부터 덴마크 방문까지 1년 동안 기초공부를 통해 마련한 질문은 “통합돌봄을 둘러싼 공공의 역할은 무엇인가”였다. 짧은 방문 결과로 노르딕돌봄 성공요인을 다섯가지 키워드로 정리했다. ① 75세 예방형 의무방문, ② 5개 권역을 분리한 방문스테이션, ③ 사회서비스 통합법 시행, ④ 식사·이동 등 돌봄서비스 제공기관 2개 지정, ⑤ 운동·재활을 통해 정신신체 건강 지원이다. 이 과정에서 공공은 적절한 서비스를 설계하는 케어매니저(Caremanager), 민간은 직접서비스와 품질을 보증하는 케어기버(Caregiver)의 역할로 판단했다. 

현재까지 지역사회통합돌봄은 성공의 응원보다 우려가 더 많다. 그렇지만 광주서구의 통합돌봄 3년은 30년 먼저 시작한 노르딕돌봄의 경험을 따라가려는 시도였다. 

75세 이상 의무방문은 공공 책임성의 초석

그동안 우리의 복지는 고도의 기술자가 이용할 수 있는 퍼즐과 다름이 없었다. 약 350가지로 보고되는 제도를 이해해서 자녀와 왕래가 없다는 것을 스스로 증명해야 했고 근로능력이 없다는 증거를 제출해야 했다. 이것은 복지의 신청주의 원칙에 기인한다. 아무리 어려워도 신청하지 않으면 필요한 서비스를 받을 수 없다. 우리나라가 3만 불이 넘는 세계 10대 경제대국이지만 당사자인 어르신은 과거 힘들었던 시절의 습관 때문에 어려움을 감내하며 사는 경우가 많다. 이분들은 서비스를 손에 쥐어주거나 몸에 입혀 익숙해지지 않으면 서비스를 사용하지 못한다. 

이런 분들을 위한 서구의 벤치마크는 1996년 덴마크 오르후스(Aarhus Municipality)에서 시행된 75세 이상 예방형 의무방문이다. 덴마크의 예방형 방문의 목적은 복지당사자가 자신의 복지자원을 더 잘 활용하고 가능한 한 오랫동안 기능 수준을 유지하도록 장려하는 것이다. 광주서구는 돌봄당사자의 안전 및 복지에 대한 지원방안과 우선순위를 검토하고, 계획된 돌봄서비스 과정의 문제점을 예방하거나 해결하기 위한 목적으로 2020년부터 2년 동안 75세 이상 시민에게 의무방문을 시행했다. 

가정방문은 구청 통합돌봄과의 방문대상자 명단등록에서 시작한다. 서구는 2020년 75세 이상과 65~74세 장기요양 수급자 명단을 포함한 방문대상자 10,534명 명단을 작성했다. 2021년에는 심한 장애인까지 15,265명을 방문대상자로 등록했다. 동에서는 이 명단에 의해 2020년 5,688명(54%), 2021년 11,007명(72%)의 돌봄당사자 집을 찾았다. 의무방문을 거부하는 경우 당사자가 방문 거부서를 작성하거나 거주 동의 맞춤형복지팀에서 3회 이상 접촉의 증거를 기록한후 미방문 처리하도록 했다.

사례관리공통기반시스템 행복매니저는 공유·소통의 도구

방문 결과는 방문자 75명에게 제공된 태블릿의 행복매니저에 등록된다. 방문자는 164개 문항의 돌봄필요도, 현장서비스, 향후 방문일정 등을 텍스트로 등록한다. 이렇게 등록된 자료는 다음날 사례회의에 올려진다. 돌봄필요도와 상담을 참고하여 당사자의 문제(AS-IS)를 규정하고 논의를 통해 문제가 해결된 상태(TO-BE)를 목표로 등록한다. 그리고 목표달성을 위해 필요한 돌봄(TO-DO) 항목, 총량, 단위시간, 주기, 시작, 종료, 담당을 추가하여 돌봄계획을 완성한다. 

이렇게 등록된 자료가 구청에 의뢰되면 코디네이터에 의해 재조정 된 후 서비스 제공기관으로 통보된다. 제공기관에서도 행복매니저 서비스의 시작과 종료, 위치, 내용과 당사자의 상황을 등록·공유한다. 

예를 들어, 한의사가 방문진료를 마치고 그 결과를 행복매니저에 저장하면 동과 구청의 서비스 코디네이터와 방문도우미에게 알림이 제공된다. 한의사는 방문 전 행복매니저에 입력된 정보를 참고하여 초기사정의 시간을 단축할 수 있다. 동 공무원 역시 행복매니저의 한의서비스를 확인하고 영양 또는 운동서비스 투입을 결정한다. 이렇게 취합된 돌봄정보는 개인의 서비스 품질은 물론 서구의 통합돌봄 정책의 총량과 우선순위 결정 등에 활용된다. 

서구가 자체제작 운영하는 행복매니저 돌봄데이터는 14,123건이 쌓였다. 통합돌봄서비스로 연계된 당사자는 2,850명이다. 방문결과 노인맞춤돌봄대상자 추천 210건, 치매안심센터 의뢰 320건, 정신건강센터 74건, 방문간호 서비스 114건이 연계되었다. 

서구는 행복매니저를 기존의 위치 시간 기반에 IOT·빅데이터·AI기술을 더하고 맞돌광장·PHIS·AI복지사의 정보를 추가한 돌봄통합플랫폼으로 개선하면서 지역단위 통합을 진행중이다. 

돌봄서비스 품질관리는 제공자 복수 지정으로

2020년 말 서구의회의 행정감사에서 자활기업에 집중해서 서비스를 의뢰한다는 지적이 있었다. 서비스 제공기관 선정에 있어 자활기업 가점부여, 지역 제한, 나라장터 미등록을 들어 서비스 품질 수준 저하를 우려했다. 

의회의 지적을 받아서 품질이 담보된 2개 업체를 선정 운영한 덴마크 교훈을 적용하기로 했다. 2021년 위탁에는 기존업체 재평가를 없애고 지역제한 없이 신규 공모를 진행해 위탁사업 모두 복수의 기관을 선정했다. 

복수의 수행기관은 서비스 품질을 위해서로 조언을 주고받을 뿐아니라 표준단가를 만드는 등 발전된 모습을 보였다. 돌봄당사자도 욕구와 경험에 따라 서비스 기관을 선택할 수 있었다. 이런 방안은 돌봄서비스의 전반적인 서비스 품질 향상을 유지하는 동기가 된다. 

통합돌봄과 민간의 통합사례관리 결합

서구는 2020년 7월 지역사회통합돌봄 조례를 제정했다. 조례는 돌봄서비스를 민간과 함께 통합적으로 제공하는 근거이다. 또한 보건복지부의 보건복지전달 체계 시범사업 비용으로 민간기관과 공동사례관리를 진행했다. 보건복지 전달체계의 핵심은 공공의 팀단위서비스 조직구성과 민간과 함께하는 돌봄으로 설계되었다. 

공공과 민간은 사례회의에서 결합했다. 동은 매일 1단계 내부 사례회의를 실시했지만, 2단계 권역사례회의는 민간의 사례관리자와 의사 등 전문가와 함께했다. 매일 오후 4시는 권역사례회의 시간이다. 각각 월, 화, 목, 금 자신의 책상에서 화상 사례회의에 참여했다. 회의가 힘을 받은 이유는 사례관리 비용 4억 5천만 원을 민관이 함께 사용했기 때문이다. 사례회의에서 결정한 돌봄상품을 공공이 구입하거나 지불하는 방식으로 운영되었다. 

매주 수요일은 돌봄사업별로 컨퍼런스를 개최했다. 첫째 주 노인장기요양기관과 장애인 활동지원기관, 둘째 주 노인맞춤돌봄 제공기관, 셋째 주 복지관 사례관리팀장, 넷째 주에 통합돌봄서비스 제공기관은 만났다. 정기적인 만남은 지역 돌봄을 위한 구체적인 해결방안을 찾는 과정이며 민간기관에 돌봄의 위상과 관심을 유도하는 동기가 되었다. 

돌봄 정책을 개선하기 위해 격월로 복지관장 회의를 운영하고 6개월에 한 번씩 통합돌봄협의체의 의견을 청취했다. 

통합돌봄 3.0이 기대되는 이유

서구는 사람중심서비스 조직을 만들기 위해 노력을 했다. 출발은 사람에 관한 직접서비스를 전담하는 기구의 작동이다. 19년 5월부터 8개월 동안 통합돌봄 TF를 통해 기반을 마련했다. 2020년 1월 노인맞춤돌봄, 지역사회통합돌봄, 통합사례관리, 케어안심주택 등 유사사업을 통합한 전담과(課)를 설치하고 한시적이지만 국(局) 단위 통합돌봄추진단을 만들었다. 이 조직을 지속하기 위해 광주시와 행안부, 복지부 등에 수많은 만남과 건의를 이어왔다. 그렇지만 한시조직 연장승인은 불가능했다. 

그래서 보건과 복지의 단절을 극복하고 복지내 경험부족, 사례관리업무 중복을 해결할 더 강력한 조직을 만들기로 했다. 결론은 서구돌봄 3.0버전인 부구청장 직속의 스마트통합돌봄담당관 설치다. 기존의 통합돌봄추진단에서 노인과 장애인업무를 흡수한 복지교육국을 통합복지국으로 개편해서 통합돌봄 지향을 강화했다. 보건소는 치매관리, 방문보건 등 돌봄정보를 공유하면서 의료의 영역을 담당한다.

통합돌봄과는 관련제도를 통합운영하고 단순 명확한 처리절차를 추구하며 데이터 기반의 컨트롤 타워를 구축해서 동의 팀기반 집중사례관리를 지원하는 역할을 한다. 구성은 5개 팀이다. 돌봄정책팀은 통합돌봄을 기획·홍보·교육, 예산지출, 제공기관 및 돌봄협의체 운영, 타부서 및 상부기관과 연계한다.

스마트돌봄팀은 24시 안심콜 컨트롤 타워를 운영하면서 돌봄데이터를 총괄한다. 돌봄데이터는 동의 예방형 방문상담 명단과 방문실적, 방문 결과로 얻은 돌봄필요도와 서비스 제공결과를 실시간 평가한다. 350-4000번으로 24시간 상담전화를 운영하고 응급출동을 지원한다. AI복지사가 매일 150명에게 자동전화를 걸어 돌봄필요도와 안부를 확인한다. IoT센서를 통해 2,000명에 대하여 가정 내 활동 사항을 관재한다. 

돌봄지원팀은 1인당 50명의 기준으로 집중사례관리를 제공한다. 간호사, 영양사, 물리치료사, 작업치료사, 사회복지사가 한팀을 이루고 동의 의뢰를 받아 돌봄계획 최종수립과 서비스 일정조정 등 제공한다. 집중사례관리 대상은 노인인구 2.5%인 1,000명 수준이다. 통합돌봄사업의 집중과 효율화를 위해서 의료보장 수급자의 재가생활을 지원하는 의료급여팀과 케어안심주택 등 주거기반 마련을 지원하는 주거복지팀을 한 부서에서 운영한다. 

<그림 2-1> 광주서구 통합돌봄서비스 연계통합 방안

아직은 걸음마, 멈추지 않도록 범정부적인 지원이 있어야

서구의 노르딕복지 흉내 내기는 강력한 조직과 보건복지부의 지역사회통합돌봄선도사업(2019~2022년), 보건복지전달체계시범사업(2020~2021년)이라는 비용지원으로 가능했다. 이 과정에서 공공은 주민들의 욕구를 현장에서 판단해서 현행화하고 민간과 함께 목표를 수정한 후 역할과 비용을 배분하는 기능을 담당했다. 그렇지만 지역 단위에서 보건과 복지의 단절, 복지 내 중복, 돌봄기술 미흡, 가용예산 부족 등으로 지역에서 돌봄의 연속성을 확보했다고 할 수 없다.

그래도 희망을 말할 수 있는 것은 점진적 개선이 진행되기 때문이다. 2022년 의료요양돌봄의 통합판정체계 작동, 의사, 간호사, 영양사가 병원이 아닌 지역에서 서비스를 제공하는 재택의료센터 운영이 그 증거다. 여기에 서구의 3년 시행착오와 부구청장 직속의 스마트통합돌봄담당관의 역할이 더해지면 보건과 복지의 단절과 복지 내 중복을 넘어서 사람중심 통합돌봄실현이 가능할 수 있다

지역에서 돌봄서비스를 통합적으로 제공하기 위해 중앙의 정책지원이 필요하다. 덴마크는 2012년 사회서비스통합법을 만들어서 아동, 장애인, 노인의 서비스를 한곳에 모았다. 서구의 통합돌봄이 6급 TF팀에서 4급 통합돌봄추진단 넘어 3급 부구청장 직속으로 변화했듯이 중앙정부도 복지부만이 아닌 범부처의 통합돌봄추진본부를 만들고 관련제도와 법정비 등 통합돌봄 저변을 확대해야 한다.


참고문헌

정가원, 김영란, 홍승아, 배호중, 김수진, 김보영(2021). 가족내 노인돌봄현황과 지역사회 통합돌봄 지원방안.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이규식, 사공진, 한민경(2019). 의료와 사회서비의 통합제공 덴마크 사례

석재은, 김윤(2021) 지역사회노인의료돌봄통합서비스 해법모색토론회. 한국노총

최지만, 강영주(2020). 지역맞춤형 사회복지전달체계 구축을 위한 읍면동 사회복지기능 수행실태 분석. 한국지방행정연구원

김광일, 석재은(2020). 보건과 복지 연계, 쟁정과 과제. 2020지역사회통합돌봄 제3차 콜로키움

유애정, 이기주, 최재우, 장소연, 정현진(2021) 지역사회 통합돌봄 추진을 위한 케어매니지먼트 운영 방안. 건강보험연구원

강충경(2020). 보편적 복지국가, 핀란드식의 디지털 복지가 정답이다. 프레시안

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회 사회복지서비스TF(2021), 공허한 국가책임제가 아닌 국민돌봄기본권 보장이 필요하다!. 복지동향

박선미, 홍재봉, 김재현, 이정기, 태윤재 (2021). 커뮤니티 케어 실행과정에서의 데이터 수집 및 활용 방안

정부지원금 0%, 회원의 회비로 운영됩니다

참여연대 후원/회원가입


참여연대 NOW

실시간 활동 SNS

텔레그램 채널에 가장 빠르게 게시되고,

더 많은 채널로 소통합니다. 지금 팔로우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