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복지동향 2022 2022-05-01   312

[동향1]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최저임금 쟁점과 과제

[동향1]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최저임금 쟁점과 과제

정경은 한국노동사회연구소 객원연구위원

들어가며

윤석열 당선인은 대통령 후보 시절에 최저임금과 관련해서 점진적 인상과 결정방식 개편, 지역별 업종별 차등 적용을 언급했지만 구체적인 공약으로 제시하지는 않았다. 다만, 5월에 취임하는 새 정부가 기업 친화적인 노동정책을 표방한다는 점에서 최저임금 정책으로 그동안 전경련과 경총 등 재계의 요구를 수용할 것으로 우려된다. 따라서, 이 글은 최저임금을 둘러싼 쟁점을 살펴보고 노동ㆍ시민 사회가 안고 있는 정책과제를 살펴보기 위해 작성되었다. 구체적으로, 최저임금제의 중요성을 살펴본 뒤 최저임금 쟁점을 최저임금 수준과 효과, 업종별 지역별 차등 적용 문제로 구분하여 살펴보고 결론을 제출하고자 한다.

 

최저임금제도의 의미와 중요성

최저임금제도는 국가가 임금의 최저수준을 법률로 정함으로써 저임금 노동자를 보호하는 데 의의가 있으며, 가장 기본적인 임금불평등 개선 정책이다. 1894년 뉴질랜드에서 세계 최초로 도입되었고, 제2차 세계대전을 지나면서 국제노동기구(ILO) 회원국 중 186개 국가에서 법정 운영되고 있다. 스웨덴과 덴마크 등 8개 국가는 노사 간 단체교섭으로 최저임금을 결정한다. 

 

우리나라는 헌법에 최저임금제도를 명시하고도 ‘시기상조’라는 이유로 1986년에 가서야 최저임금법을 제정하여 1988년부터 시행하였다. 전체 노동자를 대상으로 임금의 최하한선을 정한다는 점에서 저임금 노동자 생활 보호, 임금 불평등 개선, 산업체질 개선 효과에 가장 밑바탕을 이루는 정책이다. 우리나라에서 참여연대와 민주노총 등 노동ㆍ시민 사회에서 최저임금제도가 비로소 주목받기 시작한 시점은 IMF 외환위기 이후인데, 저임금 계층이 급증하고 임금 불평등이 심해졌기 때문이다. IMF 외환위기 이전까지는 민주노총의 주요 노조들이 타결한 임금 인상률이 중소기업에도 파급되는 효과가 있었으나, IMF 외환위기 이후로 임금 양극화의 시대가 되면서 최저임금의 중요성이 부각된 것이다. 당시 김대중 정부도 최저임금법을 개정하여 적용대상을 1인 이상 전 사업장으로 확대하고, 최저임금 수준을 개선해야 한다고 공표하였다. 민주노총이 1999년 합법화되면서 2000년에 최저임금위원회에 처음으로 참여하였고, 당시 최저임금 1,600원에서 2,706원(69.1%) 인상을 요구하면서 사회적 파장을 불렀다. 결국 당시 최저임금은 1,865원(16.6%)으로 결정되었고, 1992년 이후 지금까지 가장 높은 인상률을 기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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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민주노총과 한국노총, 참여연대, 한국노동사회연구소 등 노동시민단체가 최저임금연대를 구성하여 생계비 수준에 지나치게 모자란 최저임금을 높이기 위해서 최저임금 결정기준을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제기하였다. 당시 진보개혁 진영은 최저임금 수준, 노동시간, 각종 사회보장제도 등 주요 사회정책 지표가 OECD 평균 수준에 도달해야 한다는 ‘OECD 평균 국가론’에 암묵적으로 동의하고 있었다. OECD 회원국의 최저임금 사례를 참고하여 평균임금 대비 50% 수준을 최저임금 목표로 제시하였다.

 

2003~07년 노무현 정부 시기에 최저임금 인상률이 평균 10.6%였고, 민주노총과 한국노총, 경총과 중기협, 공익위원이 모두 합의하여 최저임금을 결정하는 사례도 늘어났다. 그러나 2008~12년 이명박 정부가 들어서면서 최저임금 평균 인상률은 5.2% 수준에 그쳤다. 참여연대와 한국노총이 자치단체 수준의 ‘생활임금’을 대안으로 고민한 이유도 최저임금 인상이 둔화되면서 견인할 대안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참여연대 노동사회위원회가 주도하여 서울 성북구청과 노원구청에서 최초로 자치단체 수준의 생활임금을 도입했고, 이후 2014년 광역ㆍ기초 자치단체 선거 이후 생활임금제가 대거 확산되었다. 

 

2013~16년 박근혜 정부 시기에도 최저임금 인상률은 평균 7.4% 수준에 불과하였으며, 이 시기에 알바연대 등 노동단체들이 최저임금 1만원을 요구하기 시작했다. 객관적이고 정책적인 근거는 없었으나 ‘최저임금 1만원’은 선전 효과가 컸고, 2017년 대통령선거에서 각 당 대선후보가 ‘최저임금 1만원’을 수용하기에 이르렀다. 최저임금 1만원 달성 시기는 후보별로 차이가 있었으나 사실상 사회적 합의에 이르렀다고 할 수 있다(김유선, 2021). 

 

그러나 2017~2021년 문재인 정부 시기에 최저임금은 6,470원에서 9,160원으로 2,690원 인상되는 데 그쳤다. 노동ㆍ시민 사회 진영의 최저임금 인상 운동과 문재인 정부의 ‘2020년까지 최저임금 1만원 공약’은, 2018년 한 해만 최저임금 비난 기사를 수천 건 쏟아낸 보수언론과 보수언론을 움직인 재계의 공격에 무너졌다고 할 수 있다. 2018년 한 해만 서울경제신문(4,343건), 아시아경제(3,082건), 머니투데이(2,589건), 매일경제(2,238건)와 조선(1,888건), 중앙(1,683건) 등 경제지와 보수언론이 고용사정 악화와 기업경영 부담의 원인으로 최저임금을 지목하였다(김유선, 2019). 이후, 문재인 정부는 2018년 광역ㆍ기초자치단체 선거를 앞두고 최저임금에 상여금은 물론 복리후생비까지 포함함으로써 최저임금 인상 효과를 허수에 그치도록 만들었다(이창근, 2018). 

 

최저임금 수준

최저임금 결정 과정에서 대부분 첨예한 노사갈등으로 우여곡절을 겪는 이유는 최저임금 수준에 대한 노사 간 시각 차이 때문이다. 2022년 시간당 최저임금은 9,160원이고, 주 40시간 일하는 노동자의 한 달 노동시간을 209시간으로 가정할 때, 한 달 임금은 1,914,440원이다. 노동계는 당연히 생계비에 미치지 못하는 낮은 수준이라고 주장하지만, 재계는 중소영세기업의 경영난과 구인난의 원인이라고 비난한다. 최저임금 수준을 검토하는 방안은 여러 가지가 있으나 여기에서는 미국 달러로 환산한 구매력 기준으로 보고자 한다. 한국의 최저임금은 법정 최저임금제도를 운영하는 OECD 30개국 중 중간 수준으로, 이는 지속적인 최저임금 인상이 필요하다는 근거를 제공한다. 환율 기준으로 한국의 최저임금은 2015년 4.98달러(16위)에서 2020년 7.27달러(14위)로 상승하였고, 구매력 기준으로 2015년 5.98달러(16위)에서 2020년 8.74달러(12위) 수준으로 올라갔다. 여기에는 최저임금을 단체교섭으로 결정하는 스칸디나비아 국가들이 빠져있으므로, 이들 국가를 포함할 경우 순위는 더 하락할 것이다. 우리나라는 세계 10대 경제 규모를 자랑하는 국가로 변모하였다는 점에서 최저임금 인상 수준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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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 효과

최저임금이 인상되면 고용이 감소한다는 게 전가의 보도처럼 주류 경제학자들의 주장이고, 제도경제학자들은 이에 대한 실증적 근거를 발견할 수 없다고 논박해 왔다. 최저임금이 인상되면 고용이 감소한다는 주장이 있으나 2019년 고용률은 60.9%로 사상 최고 수준이었다. 2020~21년에 고용률이 60.1~60.5% 수준으로 하락한 것은 코로나19 영향이라고 보는 게 타당할 것이다. 통계청의 지역별 고용조사 원자료(4월)와 경제활동인구조사 근로형태별 부가조사 원자료(8월)를 분석한 결과, 2018년 최저임금이 16.4% 인상되고 2019년 10.9% 상승하는 동안에도 임금노동자는 0.2~0.7%(2018년), 1.3~2.6%(2019년) 증가했다(정경은, 2021). 또한, 재계와 보수언론의 주장과 달리, 최저임금 인상이 사업체 수 감소나 고용 감소로 이어지지 않았으며, 통계청의 전국사업체조사 결과, 사업체 수가 2017년에 4,019,872개에서 최저임금이 16.4% 상승한 2018년에도 4,103,172개로 늘어났고, 최저임금이 10.9% 오른 2019년에도 4,176,549개로 사상 최고치에 도달하였다. 

 

재계는 최저임금 인상이 임금불평등 축소 효과가 없다고 주장하지만, 최저임금 인상은 성별ㆍ기업규모별ㆍ고용형태별 임금불평등 축소 효과를 유발한다. 대기업 정규직 대비 중소기업 비정규직의 시간당 임금이 2016년 37.4%에서 2020년 44.5%로 7.1%p 개선되는 등 임금 불평등이 축소되었다. 남성 대비 여성 임금이 2016년 64.6%에서 2020년 69.6%로 5.0%p 올라갔다. 정규직 대비 비정규직 임금도 2016년 66.3%에서 2020년 72.4%로 6.1%p 상승하였다. 300인 이상 사업체 대비 300인 미만 사업체 임금도 2016년 51.7%에서 2020년 56.3%로 4.6%p 올라갔다(김유선, 2021). 

 

최저임금 인상은 여전히 취약계층 노동자 임금인상에 영향을 미치며, 2018~21년 최저임금 인상으로 직ㆍ간접 영향을 받는 노동자는 395만~554만 명 수준으로, 이 영향은 고령자ㆍ청년, 여성, 저학력, 단순노무ㆍ서비스직, 소규모 사업체, 비정규직 노동자 등 취약계층에 집중되었다. 다시 말해, 2018년 최저임금 영향률은 65세 이상 고령자의 51.6%, 30세 미만 청년의 38.2%, 여성의 39.5%, 중졸 이하의 51.1%, 숙박음식점업에서 61.6%, 단순노무직 중에서 54.5%, 5인 미만 사업체 노동자 중에서 47.8%, 비정규직 중에서 46.7%에 이른다(김유선, 2021).

 

현행 최저임금제도는 국가의 16개 법령과 정책사업 책정과 예산의 기준으로 활용되어 사회정책 효과도 분명하다고 할 수 있다. <표 1-2>에서 보이듯이, 현재 국가 법령(법률ㆍ대통령령ㆍ부령) 중 16개 법률에서 법정 최저임금을 사업 책정 기준으로 활용한다. 지자체 정책과 사업까지 고려하면 약 40개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결국 최저임금(minimum wage)은 노사간 임금소득의 성격뿐만 아니라, 사회 임금(social wage)이라는 측면에서 포괄성이 높은 제도임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김종진, 2021). 

 

업종별ㆍ지역별 구분

우리나라의 최저임금제도는 시행 초기를 제외하고 전국 단일 최저임금으로 운영되며 업종이나 지역과 상관없이 운영된다. 재계는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한계기업 도산 우려를 주장하는 논리와 일맥상통하게, 한계산업(업종)에 별도의 최저임금을 정하고, 생활비 수준이 낮은 지역에도 별도의 최저임금을 정할 것을 줄기차게 요구해 왔다. 법정 최저임금보다 더 낮은 최저임금을 도입하려는 것인데, 윤석열 당선자가 대통령 후보 시절에 언급한 내용과도 맥을 같이 한다. 

 

노동계는 법정 최저임금을 하회하는 최저임금 도입에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재계의 요구와 달리, 업종별 최저임금제가 한계업종을 유지하거나 저임금 지역의 고용을 늘릴 가능성은 별로 없다. 

 

ILO(2005)에 따르면, 노동자들은 임금이 더 높은 업종이나 지역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더 크기 때문에 업종별 최저임금제가 한계업종이나 지역의 일자리 증가에 미치는 영향력은 거의 없다. 오히려 대도시의 실업률이 더 증가하는 역설이 발생한다. 게다가 지역별 최저임금제는 미국이나 호주, 중국, 브라질처럼 면적이 넓은 나라에서 도입됐다. 일본처럼 미국법을 모방한 사례를 제외하고는, 모두 전국(연방) 수준 최저임금제가 도입되기 이전에 주정부 수준 최저임금이 먼저 도입된 나라라는 공통점이 있다. 지역 차별이 있는 경우 지역별 최저임금제는 새로운 사회갈등의 원인으로 작용할 우려도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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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가며

꾸준한 최저임금 인상은 저임금 노동자 보호와 임금불평등 축소에 매우 중요하게 작용한다. 재계와 보수언론, 코로나19 여파 등으로 2020~22년 최저임금 인상률은 평균 3.1%에 불과할 정도로 2020년 이후 최저임금 인상률은 급격히 낮아졌다. 같은 기간에 경제성장률+물가상승률 평균(3.3%)보다 낮은 문제를 보인다. 최저임금제도는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에 따른 취약 노동자의 저임금을 개선함으로써 가장 기본적인 임금불평등 축소 정책으로 여전히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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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LO는 코로나 팬데믹이 초래한 빈곤과 불평등 속 저임금 노동자 보호를 위해 최저임금의 중요성을 재차 강조하고 있다. 유럽연합(EU)은 코로나19 팬데믹에 따른 불평등을 줄이고 내수진작을 위해 「적정 최저임금에 관한 유럽연합 지침안」을 권고하였다. 적정한 최저임금 수준으로 중위임금의 60% 또는 평균임금의 50%를 제안하고 있다. 미국, 영국, 독일, 일본 등 주요 선진국들도 최저임금 인상을 추진하고 있다. 전대미문의 코로나19 상존 시대로 전환하더라도 기업간 양극화, 노동자간 양극화가 심화될 우려가 크다는 점에서 최저임금 인상은 앞으로도 중요하며 주요 선진국이 코로나19에도 최저임금을 대폭 인상하는 이유라고 할 수 있다(황선자, 2021). 또한, 최저임금이 특정 계층이나 업종, 지역을 차별하는 도구로 쓰이지 않도록 시민 사회의 관심이 필요하다. 

 

참고문헌

김유선(2019), “최저임금 보도건수 추이-2017년 1월부터 2019년 1월까지)”, 『KLSI 이슈페이퍼』 제102호 2019-02호(2019.02.19.), 한국노동사회연구소.

김유선(2021), “문재인 정부 5년 최저임금 정책 평가와 과제.”소득주도성장특별위원회�경제사회노동위원회 공동 정책토론회 『임금격차 해소를 위한 연대임금정책』, 15-32쪽.

김종진(2021), “최저임금제도의 사회연대정책 의미와 필요성 검토”, 노회찬재단 6411사회연대포럼 토론회 『사회연대전략을 통한 최저임금 운동의 새로운 방향 모색』자료집, 2-16쪽.

이창근(2018), “2019년 최저임금 유감”, 민주노총 정책연구원 이슈페이퍼(2018-03)』.

정경은(2021), “문재인정부 최저임금 1만원 공약 평가”,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부설 민주노동연구원 이슈페이퍼』 2021-16.

황선자(2021), “소득불평등과 최저임금정책_거시경제정책적 대응의 필요성을 중심으로.” 『노동N이슈』 2021-04호.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중앙연구원. 

ILO(2005), 『The fundamentals of minimum wage fixing』. Geneva, International Labour Offi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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