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복지동향 2022 2022-06-01   524

[기획4] 윤석열 정부 국정과제 진단과 평가 : 보건의료1)

황영민 변호사

보건의료 분야 국정과제 개괄

윤석열 당선자의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발표한 「윤석열 정부 110대 국정과제」 는 ‘6개의 국정목표’ 아래에 ‘20개의 약속’이, 그 아래에 다시 ‘110개 국정과제’를 열거하고 있다. 정부업무평가위원회(국무총리 소속) 홈페이지에는 110대 국정과제를 소개하며, ‘인수위에서 선정한 110대 국정과제는 각 부처에서 추가적인 논의를 거쳐 윤석열 정부 국정과제로 확정된다’고 기재하고 있다. 실제 110대 국정과제는 각 과제별로 1페이지 남짓한 분량으로 ‘과제목표, 주요내용, 기대효과’ 등에서 대략적인(추상적)인 내용을 기재한데 불과하므로 그 과제가 구체적으로 어떤 정책으로 현실화될지는 지켜볼 일이다. 그럼에도 국정과제를 통해 윤석열 정부가 ‘보건의료’ 분야에서 중점을 두고 있는 것은 무엇인지, 반대로 전혀 고려하지 않거나 관심사에 두고 있지 않은 내용이 무엇인지는 어느 정도 짐작할 수 있다.

국정과제 중 ‘보건의료’ 분야를 중점적으로 기재한 부분은 아래와 같다. 이 외에도 주로 복지부가 주관하게 될 몇 가지 국정과제에 보건의료 분야와 관련된 내용들이 일부 기재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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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의료 확충 방안의 부재

2년이 넘는 기간 동안 전 세계를 휩쓴 코로나19를 겪으며, 공공의료 확충은 거스를 수 없는 시대적 과제가 되었다. 급증하는 확진자와 중증 환자에 대응하기 위해 정부가 수차례 행정명령을 내렸지만 실효성이 없었고, 소수의 공공병원이 코로나 확진자의 약 70%에 대한 치료를 담당한 것으로 나타났다.2)

실제 2020년 말을 기준으로 우리나라의 전체 병원 중 공공병원의 비율은 5.4%, 전체 병상수 중 공공병상 비율은 9.7%이고, 이는 OECD 회원국 평균 공공병원 비율이 55.2%, 공공병상 비율이 71.6%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매우 낮은 수치이다. (10년 전인 2010년 기준 공공병원 및 공공병상 비율이 6.7%, 13.0%였음을 고려할 때 더 낮아졌음을 알 수 있다).3) 소수의 공공병원이 코로나 환자 치료를 전담하면서, 공공병원의 주이용대상인 저소득층 등 취약계층이 공공병원에서 쫓겨나는 문제도 나타났고, 막상 행정명령을 통해 일부 병상이 추가로 확보되어도 이를 담당할 의료인력의 부족 현상도 해소되지 않았다. 이에 참여연대도 2022년 대선을 앞두고 주요한 대선 개혁 의제로서 ‘공공의료 확충’을 제시하고, 구체적으로 △ 공공병원이 없는 중진료권 지역에 공공병원 신설(약 30개 지역), △공공보건의료기관의 연계체계를 확립하고 보건 위기 상황에서 컨트롤타워 기능을 수행할 수 있는 ‘공공의료관리청’ 설립, △ 국가가 책임지는 간병국가책임제 현실화, △ 낭비의료를 막고, 가계부담을 줄이기 위한 ‘민영보험관리법’ 제정 등의 과제를 제시한 바 있다.4)

그러나 윤석열 정부의 국정과제에는 보건의료 분야와 관련해 가장 중요한 과제 중 하나인 ‘공공의료 확충’에 관한 고민의 흔적을 찾기 어렵다. 윤석열 정부의 국정과제 중 ‘공공의료’에 대해 직접적으로 기재한 부분은 ‘[66] 필수의료 기반 강화 및 의료비 부담 완화’ 부분이고, 부수적으로 ‘[02] 감염병 대응체계 고도화’와 ‘[85] 이제는 지방대학 시대’에서 공공의료를 언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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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국정과제에서 볼 수 있듯이, ‘공공의료 인력, 인프라 강화’, ‘감염병 대응 공공의료 인프라 확충’, ‘국립대병원의 지역 공공의료 중심역할 강화’ 등 선언적이고, 추상적인 단어만 나열되어 있을 뿐, 핵심적으로 OECD 최저 수준인 공공병원과 공공병상을 어떤 방식으로, 어떻게 확대하겠다는 것인지에 대한 언급이 전혀 없다. 또한 국립대병원의 공공의료 역량을 어떻게 강화할 것인지, 복지부, 교육부 등 각 부처별로 산재된 공공의료체계를 어떻게 유기적으로 연계하여 통합적인 공공의료체계를 구축하겠다는 것인지에 대한 방향성도 제시하고 있지 않다. 

오히려, ‘공공의료’ 부분에 대한 언급에 슬며시 끼어들어 있는 ‘민간병원 육성’과 ‘예산·공공정책 수가·새로운 지불제도 도입 등 다양한 방식으로 필수의료 지원 확대’라는 부분에서 민간의료기관에 대한 제도적, 재정적 지원을 늘리겠다는 의지가 보인다. 즉, 명분은 ‘필수, 공공의료 확충’이나, 실제는 민간의료기관 중심의 인프라 구축, 인센티브 제공을 통해 민간의료 중심의 체계를 강화할 것이 예상된다. 국정과제 어디에도 의료민영화가 언급되어 있지 않지만, 공공의료 강화의 시대적 요구를 되려 의료민영화의 발판으로 삼고자 하는 셈이다.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방안의 부재 

공공의료 확충과 함께 보건의료분야에서 시급한 과제로 제기되어 왔던 과제가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이다. 윤석열 정부의 국정과제에서 건강보험에 관해 언급한 부분은 ‘과제 [66] 필수의료 기반 강화 및 의료비 부담 완화’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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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위 국정과제에서는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의 목표는 물론이고, 보장성을 강화하겠다는 언급조차 없다. 건강보험은 ‘지출 효율화’로 표현되는 재정건전화의 대상일 뿐이고, 이 경우 ‘효율화’의 수치적 목표 달성을 위해 정작 보장성은 후퇴하는 방향이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실제로 문재인 정부의 경우 집권 초기부터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를 주요 정책으로 제시하였고 매년 정책 추진 성과를 발표하였으나, 보장률은 공약으로 내세운 70%에 한참 미치지 못하는 60%대 중반에 머문 것으로 나타났다.5) 스스로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를 내세운 문재인 정부조차 그 성과가 미미했다는 점이 확인되었는데, 이와 달리 ‘보장성 강화’의 목표보장률 및 계획에 대한 언급조차 없는 윤석열 정부 하에서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다만 국정과제에서는 ‘건강보험 재정 정부지원 확대 추진’을 언급하고 있으나, ‘지출 효율화’와 ‘보험료 부과체계 개편’에 방점이 찍혀진 상태에서 정부지원 확대의 대략적인 목표치도 제시되어 있지 않아, 건강보험에 대한 정부지원 확대는 공염불에 그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한편 ‘소득 중심의 보험료 부과체계 개편’의 경우, 일률적으로 재산 공제를 확대하여 고액 자산가의 건강보험료를 낮추는 방향으로 작동함으로써 건강보험료 부과체계의 역진성을 강화시키지 않을지 지켜봐야 하는 부분이다. 

의료산업화(민영화)에 대한 의지

공공의료와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에 대한 방안의 부재한 것과 반대로 보건의료산업화에 대한 의지는 명확하다. 국정목표인 ‘역동적 경제’를 위한 ‘약속[05] 핵심전략산업 육성으로 경제 재도약’의 하위 과제로 ‘[25] 바이오·디지털헬스 글로벌 중심국가 도약’이 제시되어 있는 것에서 알 수 있듯이, 보건의료 분야를 산업 측면에서 바라보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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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체적으로, ‘규제개선을 통한 혁신’을 통해 의료산업화를 위한 ‘규제완화’를 빠른 속도로 추진하려는 의사를 확인할 수 있다. 또한 ‘의료 마이데이터, 디지털 헬스케어 서비스’는 명목상 개인의 건강정보를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안으로 제시되어 있지만, 민간보험사 등이 개인의 건강정보를 이용하여 영리를 추구할 수 있는 ‘산업’을 육성하겠다는 표현이라 할 수 있다(만약 건강보험 등 공적 영역에서 국민들의 건강정보를 체계적으로 관리할 의도였다면 ‘핵심전략산업’의 하위 과제로 제시될 이유가 없다). 특히 국정과제 중 공적데이터의 개방에 관해 언급한, ‘네거티브 방식의 공공데이터 전면개방 및 마이데이터 전산업 확산, 민·관 협업 기반 범정부 데이터·서비스의 개방·연계·활용 인프라 구축’(과제 [11] 모든 데이터가 연결되는 세계 최고의 디지털플랫폼정부 구현 中)‘의 과제와 결합하여 볼 때, 건강보험 공단의 민감한 개인 의료정보를 민간보험사 등에 개방하여 활용할 수 있게 할 의도로 보인다. 공적 영역이 아닌 민간에서 영리를 위해 건강정보를 활용하는 것은 의료민영화의 다른 표현이라 보아도 무방할 것이다. 결국 국민 다수가 반대하는 ‘의료민영화’를 돌파하는 경로로 ‘의료산업화’라는 우회로를 제시한 것이라 평가할 수 있다.

상병수당 도입 의지의 모호성

윤석열 정부의 국정과제 중 눈여겨 볼 부분은 ‘상병수당’ 부분이다. 국정과제 ‘[43] 국민 맞춤형 기초보장 강화’ 부분 중에는 소득보장과 관련해, ‘갑작스러운 위기 시 긴급소득지원을 대폭 강화하고, 상병으로 인한 소득상실에 대응하여 상병수당 급여 도입 추진’을 명시하고 있다. 그러나 상병수당을 실효성 있는 금액으로 조기에 도입해야 한다는 시민사회의 목소리와 달리, ‘시범 사업을 통한 다양한 모델의 평가, 분석 및 폭넓은 사회적 논의를 바탕’으로 상병수당 제도 도입을 추진하겠다고만 밝히고 있어 임기 내에 실효성 있는 방안이 나올지는 의문이다.

2020년 문재인 정부가 한국판 뉴딜을 발표하며 상병수당 제도 도입 계획을 밝힌 후 2021. 12. 22.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가 ‘한국형 상병수당 시범사업 추진계획’을 통과시켰으나, 그 내용은 2022. 7.부터 1년간 상병으로 근로활동이 어려운 근로자들에게 최저임금의 60% 수준에 불과한 일 43,960원을 지급하는 정도여서 시범사업을 통해 상병수당 제도의 효과를 검증하기 어렵다는 평가가 많았다. 반면 윤석열 대통령은 후보시절 발표한 공약집에서 상병수당을 ‘최대한 빠른 시일내에 도입하고 치료 기간에 적정한 소득을 지급하겠다’고 공언하여 적어도 상병수당 부분에 있어서는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정작 국정과제에서는 시범사업을 지켜보겠다는 취지의 내용만을 제시한 것에 비춰보면, 상병수당의 경우 시범사업을 지속하겠다는 선언전 의미에 그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결론을 대신하여

국정과제를 통해 본 향후 윤석열 정부의 보건의료 정책은 공공의료 확충과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방안의 부재, 의료산업화(민영화)의 추진으로 나타날 것이 예상된다. 국정과제는 구체적인 내용 없이 방향성만을 제시하고 있으므로, 구체적인 정책이 어떻게 실현될지는 지켜봐야 할 일이나, 안타깝지만 그 미래가 밝지 않은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더욱이 국내 1호 제주 영리병원과 관련해 윤석열 대통령은 후보 시절 ‘영리병원 찬성’ 입장을 밝혔고, 영리병원을 추진한 사람을 국토교통부 장관으로 앉혔다. 보건복지부 장관은 새 정부 출범 후 한 달여가 되어가는 시점에 임명되지 않은 상태이고(글을 쓰는 시점에 후보자가 사퇴했다), 어떤 방향성을 가진 사람이 장관직을 수행할지 알 수 없으나 국정과제의 큰 틀을 벗어나기는 어려울 것이다. 국민의 건강권을 위해 윤석열 정부의 보건의료 분야 정책에 대한 모니터링과 비판이 필요한 시점이다.


1) 이 글은 참여연대의 대선 및 윤석열 정부 정책 관련 토론회, 논평, 이슈리포트 등에 기반해 작성되었습니다.

2) 남인순 의원실 보도자료(2021. 10. 14.) 참조. 위 보도자료에 따르면 전체 의료기관수 대비 5.4%, 전체 병상수 대비 9.7%에 불과한 공공병원(2020년말 기준)이 전체 코로나19 입원환자의 68.1%를 치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3) 국회입법조사처(2022. 3. 21.), 「이슈와 논점」(1930호) 재인용

4) 참여연대(2021. 11. 1.), 「참여연대가 제안하는 20대 대선 개혁의제-6대분야 31개의제」이슈리포트 중 ‘누구나 차별 없이 치료받을 수 있게 공공의료 확충’ 부분

5) 참여연대 논평(2021. 8. 12.) ‘문재인 케어, 건강보험 보장률 미미한 인상에도 자화자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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