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복지동향 2022 2022-06-01   806

[기획2] 윤석열 정부 국정과제 진단과 평가 : 소득보장1)

김성욱 호서대학교 사회복지학부 교수

이 글에서는 새롭게 출발한 윤석열 정부의 소득보장제도에 대한 전망과 향후 과제에 대해 논할 것이다. 이를 위해 이전 정부 핵심 소득보장제도를 평가하고, 현 정부가 설계하고자 하는 소득보장방안을 점검할 것이다. 다만 논의에 앞서, 문재인 정부의 경우 소득보장 성과평가가 완전히 진행되지 않은 상태라는 점, 그리고 이번 대선 기간 공약집과 얼마 전 발표된 110대 국정과제 외에 윤석열 정부의 소득보장을 전망할 수 있는 자료가 매우 제한적인 상황이라는 점도 밝히는 바이다. 이러한 제약조건을 먼저 말하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아래에서도 기술하겠지만 공약집과 110대 국정과제 상의 소득보장 관련 계획이 국민연금 개혁과 기초연금 인상 정도에 머물러 있는데다 구체적인 이행계획도 확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섣불리 새 정부 소득보장을 전망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또 다른 이유는 제시된 국정과제나 공약도 이전 문재인 정부 시기부터 이미 법률에 기반해 시행되고 있거나 시행 예정인, 혹은 필요성이 지속적으로 제기되었던 정책사업을 연속적으로 혹은 축소 수행하는 수준에 머물러 있어 사실상 이전 정부 소득보장제도 평가와 전망으로 대체해도 무관할 정도의 수준이기 때문이다. 

문재인 정부 소득보장 부문 성과와 한계

먼저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의 성과를 살펴보자. 문재인 정부는 출범과 함께 소득주도성장과 포용국가 비전에 따라 4대 공적이전 소득의 강화를 추진하면서 기초연금인상, 기초생활보장제도 부양의무자 기준 단계폐지, 근로장려금 확대, 아동수당 도입 및 대상확대를 발표한 바 있다. 또한 지난 ’17년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 시행 20년을 맞아 제1차 기초생활보장 종합계획을 발표하고 올해 2차 종합계획 제시하였다. 이를 통해 ‘17년 수급자 및 부양의무자 가구에 중증 장애인 또는 노인이 모두 포함된 ’노-노 부양, 장-장 부양‘의 경우 부양의무를 폐지하기 시작하여, 거의 매년 조금씩 부양의무자 기준을 단계적으로 폐지해왔다. ’18년에는 주거급여 부양의무자 폐지, ‘19년 부양의무자 가구 내 중증장애인이나 기초연금 수급노인이 있을 경우 적용제외, ’20년에는 중증장애인 수급자 부양의무자 기준 폐지, ‘21년에는 노인 및 한부모 수급자의 기준 폐지, 생계급여 부양의무자 기준 폐지, 마지막으로 올해 1월에는 의료급여 수급자의 부양의무자 가구에 기초연금 수급노인이 포함된 경우 적용제외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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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완전폐지로의 단계가 남아있기는 하나 이러한 문재인 정부의 성과는 부정적으로만 평가될 수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비수급 빈곤층이 수급자의 절반 정도로 추정되는 상황에서 기초수급률 증가가 기대에 미치지 못한 점은 여전히 대상자 선정기준 완화의 필요성이 크다는 점을 말해준다.

다음으로 국민연금과 기초연금이다. 충분하지는 않지만 문재인정부는 노인빈곤율을 줄이기 위해 집권 후 공약대로 기초연금을 즉각 인상하였고 노인빈곤율이 조금 낮아지는 효과가 나타났다. 그러나 노후소득보장제도의 목표를 설정하지 못해 재정안정화와 제도의 지속가능성으로 대립을 보였던 전문가들의 논의에 대한 입장을 열어 놓은 채 정책목표 발표를 차일피일 미루는 방식으로 공적연금 논의를 회피해 온 점은 비판의 여지가 크다. 결국 문재인정부의 노후소득보장제도에 대한 대응은 사회적 대화 기구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면서도 절차적 과정에만 집중하여 실질적인 제도 개선을 이끌어내지 못한 결과로 이어졌다. 30년의 공적연금 역사 에도 불구하고 노후소득보장제도의 목표를 제대로 설명하지 못한 것이다. 이런 결과 국민연금의 ‘사회적 부양’ 의미가 실종된 채 제도 도입 초기 저축으로 홍보했던 개별 자산으로 인식되는 문제는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 최소한 10년 이상 연금을 수급하면 ‘내가 낸 돈을 온전히 받고도’ 계속 지급되는 구조를 이제야 체감하고 있는 노인세대는 함구하고, 미래세대는 40년 이후의 기금고갈에 불신만 키워가는 형국이 지금 국민연금이 처한 상황이다. 

2008년부터 시행 중인 근로장려금과 더불어 기초생활보장제도의 높은 진입장벽과 낮은 급여수준의 문제에 따른 소득불안정을 일부 보완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국민취업제도(‘21.1월 시행)에 대한 아쉬움도 크다. 취업과 실업을 반복하며 실업이 빈곤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우리나라 근로빈곤층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되었으나, 법률과 후속입법이 제정되는 과정에서 일부 후퇴하는 문제가 있었기 때문이다. 지나치게 엄격한 자격요건, 낮은 보장수준, 소득 및 재산기준이 법률에 명시됨에 따라 제도개선 여지 위축, 가구 내 아동수 및 수급기간 조정부재, 취업이력 의무화로 소득증빙이 어려운 불안정 노동자나 장기실업자 등의 사각지대 발생우려, 성과중심 민관취업위탁시스템 문제 등 학계와 시민사회계의 지속적인 문제제기는 법 문턱에서 좌절되고 말았다.

근로장려금은 근로소득이 적어 생활이 어려운 근로자 또는 사업자(전문직 제외) 가구, 종교인에 대하여 가구원 구성과 총급여액 등에 따라 산정된 근로장려금을 지급함으로써 근로를 장려하고 실질소득을 지원하는 일종의 소득세 환급방식 장려금이다. 이는 특히 ’15년 자영업자, ‘18년 단독가구 연령제한 폐지 등으로 수급가구와 급여총액이 큰 폭으로 확대된 바 있다. 이는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로부터 보호받지 못하는 저소득 가구의 복지경험을 확대하는 데 기여한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나 최저임금 전일제 1인 임금수준 기준 단독가구 연 20만원(맞벌이 최대 연 300만원 상한)으로 급여수준이 낮아 다소나마 빈곤율 완화에는 기여하나 제도가 의도하는 근로유인 제고효과는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평가된다.

윤석열 정부, 출범 한 달 만에 소득보장 공약 후퇴

대선기간 윤석열 후보 캠프의 소득보장 관련 공약은 대체로 국민연금 개혁과 상병수당 도입, 그리고 기존 복지급여의 확대·인상 정도로 요약되는데, 이는 앞서 설명한 바와 같이 이전 문재인 정부 시기부터 이미 시행중이거나 예정인 정책사업을 연속적으로 수행하는 수준의 미흡한 방안임을 확인할 수 있다. 오히려 대통령직속의 공적연금개혁위원회 설치로 연금개혁의 다양한 이슈들이 논의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할 것으로 기대되었던 공약이 국회설치로 후퇴하면서 컨트롤 타워로서 정부의 의지를 의심할 수밖에 없는 방안으로 평가된다. 또한 마치 새 정부에서 신규로 도입하는 듯이 발표하였지만 상병수당은 이미 이전 정부에서 구체적 추진계획(’22년 시범사업)을 확정한 제도이다. 남아 있는 큰 과업 중 하나가 법률과 구체적 제도정비 및 사회적 합의인데 그에 대한 구체적 방안은 공약 뿐 아니라 국정과제 및 시행계획에서도 반영되지 않았다. 상병수당을 모든 취업자 대상 보편적 소득보장제도로 시행하겠다는 공약의지도 국정과제에서는 후퇴하여 사회적 합의가 되면 단계적으로 확대하겠다는 출구만 스스로 만들어 놓았다. 근로장려세제, 생계급여, 부양의무제도, 긴급복지 등도 이미 이전 정부에서 제도개혁 중이었거나 시행에 큰 이견이 없는 사안들이다. 시민사회계에서 관심이 큰 부양의무자 폐지에 대한 언급도 없고 공약상에서 제시했던 재산 컷오프 방식도 국정과제에서는 제외되었다. 출범한지 한달 남짓만에 국민들에 사과나 양해를 구하기는커녕 일방적으로 공약을 철회하거나 후퇴시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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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정부 시기, 국민의 소득보장이 우려된다

윤석열 정부가 최근 발표한 110대 국정과제를 보면서 가장 아쉬움이 큰 것은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 상의 재산소득환산제를 컷오프제로 개혁하겠다는 의지가 사라진 점이다. 잘 알려져 있지는 않지만 우리나라는 빈곤여부를 판정하는 데 소득인정액을 활용하는데, 이는 우리가 익히 아는 소득의 개념과는 매우 상이한 추상적 소득이다. 문제는 이 소득인정액을 측정하기 위해 재산을 소득으로 환산하는 과정을 거치게 되는데 수급자 선정상의 형평성을 제고하는 장점에도 불구하고 재산조사에 지나치게 많은 행정비용이 소요될 뿐 아니라 과도한 재산소득환산으로(예를 들어 자동차는 월100%, 즉 연 1200% 적용) 수급자격을 획득하는 것을 매우 어렵게 만드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특히 최근 부동산 공시지가 현실화 및 부동산 폭등에도 불구하고 환산기준에는 거의 변함이 없어 부양의무자 기준과 함께 빈곤층의 제도진입을 더욱 힘들게 만드는 장벽으로 인식되고 있다. 또한 처분가능 여부와 상관없이 빈민의 재산을 소득으로 환산함에 따라 기초수급자가 받을 수 있는 유일한 현금성 급여인 생계급여가 자동으로 감소하는 문제도 제기된다. 기초수급자들이 박스나 빈병을 주워 생계를 유지하거나 보호받지 못하는 비공식 노동시장으로 유입되는 것은 이러한 문제에 기인하는 바가 크다. 따라서 과도한 재산소득환산제도를 컷오프 방식으로 전환하고 기준중위소득을 조속히 인상하는 공약사항을 충실히 이행할 것으로 요구한다. 공약사항인 상병수당의 보편적 시행도 그대로 이행해야 한다. 우리는 복지제도를 선별적으로 시행할 경우 보편적 확대가 현실적으로 거의 불가능하다는 점을 기초연금제도를 통해 이미 배웠다. 그러나 현 정부는 공약상의 ‘모든 질환 치료 포함 적정 소득지원을 조속히 시행하겠다’는 말을 사회적 합의가 필요한 단계적 확대로 축소시켰다. 일부에서 제기하는 조세재원 저소득층 대상방식이나 사내 유급병가 미적용자 우선적용 방식 등 선별적-단계적 방식이 제도수용성 저하와 도덕적 해이 문제에서 자유롭지 않다는 학계의 지적을 모르지 않을 것으로 판단한다. 마지막으로, 낮은 국민연금 수급률과 ‘07년 연금개혁에 따른 실질소득대체율 하락이 진행중인 현실에서 국민연금 재정안정화 기조를 천명한 현 정부가 기초연금의 인상확대를 국민연금 소득대체율 추가인하 및 소득비례 기능강화와 연동하려 시도할지 모른다는 우려가 현실화되지 않기를 바란다.

새 정부가 출범하면, 그리고 첫 대국민 보고라면 그것이 장밋빛 청사진일지언정 지지해준 국민들에게 비전을 제시하거나 적어도 공약의 충실한 이행 정도는 약속할 것이라고 기대하게 된다. 그러나 출범과 동시에 제시한 국정과제는 놀랍도록 실망스럽고 그래서 더욱 우려되는 바가 크다. 따라서 언제나 그랬듯 이제 우리가 할 일은 정책을 면밀하게 검토하고 견제와 감시 그리고 비판을 소홀히 하지 않는 것이다. 하지만 어느 정부를 막론하고 가치와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충돌하고 막대한 재정이 투입되는 보건복지 분야 정책결정과정은 투명하게 공개되지 않고 있다. 중앙생활보장위원회,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 등 주요 정책결정 기구 내 논의내용이 속기록의 형태로나마 공개될 수 있도록 법개정이 필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1) 이 글은 2021년 비판사회복지학회 춘계학술대회에서 발표한 “문재인 정부 사회보장영역 평가 : 소득보장”(김성욱·이은주)의 내용 중 일부를 발췌 및 수정하고, 윤석열 정부 소득보장 부문 평가와 전망을 보완하여 작성한 것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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