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복지동향 2022 2022-07-01   232

[기획3] 고용보험 사각지대와 제도 밖 노동자의 사회적 보호 과제

김종진 한국노동사회연구소 연구위원·사단법인 유니온센터 이사장

전 국민 고용보험 필요성 논의

코로나19의 고용충격 여파는 회복되고 있을까. 올해 2/4분기부터 일상으로의 회복이 되었다고는 하지만 아직도 주위 문 닫은 식당이 보이고, 가게 직원들이 보이지 않는 곳도 눈에 띈다. 초기 잠시 쉬거나 휴직이 더 길어지는 곳 들이 많음을 방증한다. 지난 2020년 2월 코로나19의 팬데믹을 촉발로 취업자 수 감소부터 일시·휴직자 증가 및 일자리 찾기를 단념한 자들은 우리나라에서 통계 작성 이후 가장 많은 상황이었다. 특히 초기 취약계층에 덮친 ‘코로나19 고용쇼크’는 우리 사회에서 한 번도 예견하지 못했던 다양한 문제를 각인시켜 주었다.

일터에서 밀려난 사람들은 사회경제적 취약층이었다. 언제 그러했는지 잊혀지고 있지만 코로나19는 여성, 청년, 임시일용직에게 직격탄이었다. 물론 OECD의 두 배나 되는 자영업자들에게도 충격을 주었다. 직원이 있는 자영업자는 줄고, 혼자 겨우 버티는 자영업자, 이른바 ‘나홀로 사장님’의 증가가 대표적이다. 취업자 수가 이렇게 줄어든 건 IMF 경제위기 이후 처음이었다. 백신효과로 그나마 최근 고용상황이 개선되고 있다고는 하지만 양질의 일자리는 제한되어 있다. 

코로나19 초기 ‘더 공정한 세상을 만들 기회’나 ‘정당하게 보상하는 안전한 세상’ 등 코로나19가 미친 사회적 불평등 문제를 제기한 토마스 피케티나 마이클 센댈의 이야기를 되짚어 볼 필요가 있다. 당시 우리도 “전국민 고용보험 기초를 놓겠다.”는 정부의 발표가 있었다. 코로나19가 준 교훈이지 모른다. 2020년은 노동정책과 사회정책의 한 켠에서 숨겨져 있던 ‘전국민 사회보험’으로 가는 서두였다고 봐야 한다. 당시 고용보험 미가입(13.8%)과 적용제외 대상(31.4%) 문제로 기존 고용보험제도의 개편 필요성이 본격적으로 대두된 시점이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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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국민 고용보험의 허상과 시작

코로나19는 한 번의 파도로 끝나지 않았다. 몇 번의 전국적 확산과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 모습을 만들었다. 때문에 사회적 안전망의 사각지대 해결 과제로 고용보험 사각지대와 배제 집단의 해소였던 것 같다. 2021년 기준 고용보험 가입자는 취업자 10명 중 4명(48.4%)에 불과하다. 임금노동자 중에서도 비정규직의 미가입이나 예외 사유(일용직, 초 단시간, 고령자 등)가 있고, 특수고용·플랫폼노동·프리랜서 등 비임금노동자 규모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노사정 합의로 ‘한국형 실업부조제도’가 발표되었다. 발표 내용에는 고용보험을 가입한 노동자에게만 적용이 가능했던 실업급여를 저소득 구직자와 자영업자에게까지도 확대한다는 것이다. 그간 도움을 받지 못한 비임금노동자까지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고용을 기반으로 하지 않고 소득을 기준으로 고용보험 적용을 밝힌 것으로 사회정책의 기본 방향을 제시했다고 볼 수 있다. 

그간 고용보험제도의 시급성은 노동시장 사각지대 해소 문제였다. 2021년 기준 비정규직의 고용보험 적용률이 50.3%(기간제 63.5%%, 파견용역 62.8%, 시간제 31.3%)에 불과한 실정이기 때문이 다. 게다가 고령층(46.4%)이나 5인 미만 사업장 (46.4%) 노동자들의 고용보험 적용률은 절반에도 못 미치는 상황이다. 결국 기존 노동시장 사각지대 고용보험 가입률을 높이는 정책과 함께 미적용 대 상인 비임금노동자의 적용대상 확대가 핵심인 것이다.

사실 지난 15년 사이 고령, 5인 미만 사업장, 초단시간, 간접고용 노동자 등은 더욱 확대 되고 있다. 기존 근로기준법을 적용 받더라도 법제도의 사각지대에 놓인 취약 노동자들이 적지 않고 대부분 고용보험 사각지대 노동자들이다. 간접고용(80만 명), 일용직(125만 명), 초단시간(185만 명), 5인 미만 사업장(380만 명), 고령(176만 명), 청소년(17만 명)은 법의 예외나 권리의 부재로 제도적 차별이 용인된다.

현재의 고용보험은 ‘정규직’을 주 대상으로 설계되었기에, 미취업 청년, 자발적 퇴사자, 예술인, 특수고용·플랫폼노동, 프리랜서, 자영업자 등이 배제된 문제점을 갖고 있었다. 1995년 제정된 고용보험은 ‘실업·구직급여, 상병수당’, ‘직업능력개발사업’, ‘육아휴직·출산 전후 급여’를 보장한다. 고용보험은 직업훈련, 고용촉진 그리고 실업 등 노동시장 위험 예방 효과를 목적으로 설계되었다. 특히 실업급여는 실직자의 생활안정 및 재취업 준비에 큰 도움이 된다. 개인이 부담해야 할 몫을, 정부와 사회가 함께 부담하는 취지가 담긴 것이다.

문제는 정부가 발표한 전국민 고용보험제도의 이행 과정과 제도 기반의 허점들이다. 첫째, 정부가 발표한 전 국민 고용보험 로드맵(2020.12)의 사각지대 해소와 적용확대의 지체와 지연이다. 기존 「근로기준법」적용대상 중 고용형태와 노동시간 및 사업장 규모 등에 따른 사각지대 해소 방향이 뚜렷하지 않다. 예를 들어 저임금 영세사업장 노동자의 고용보험 가입 확대를 위한 두리누리 사회보험 제도와 같은 추가적 정책이 확인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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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특수고용노동자나 플랫폼노동자 등 노무를 제공하는 자 중 특수한 경우를 제외하고 일괄 적용하지 않고 시기적 추가 적용 방식을 택한 것이다. 더불어 프리랜서·자영업자 등은 2025년 사회적 논의와 합의 시 적용 방향 등을 논하는 것으로 발표되었다. 결국 원천징수 귀속 납부 사업소득자(3.3%)의 절반은 고용보험의 사회적 배제 집단으로 남겨 두겠다는 것과 다름이 없다. 그나마 예술인고용보험이 시작되어 제도 시행 1년 만에 10만 명이 넘은 것에 위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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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도 코로나19 시기를 거치면서 영국이나 캐나다와 같은 소득 파악이 국세청에서 거의 가능하게 되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더이상 미룰 이유가 없다. 물론 고용보험이 기여를 전제로 하기에 고용보험 납입 부담을 낮추는 방안(조세, 사회기금 등)은 추가적으로 사회적 논의가 필요한 지점이다. 보험료 기여 부담도 노사 분담 비율(5:5)이 표준화된 기준이 아니라는 점도 외국 사례를 통해 반추해 볼 필요가 있다.

이미 저임금 사업장 대상 두루누리 사회보험(고용보험, 국민연금) 사업이 있고, 특수고용 산재 특례 125조 14개 남짓 직업군 산재 및 고용보험(‘21.7, 일부 플랫폼노동 포함) 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22년 4월부터는 근로복지공단에서 저소득 플랫폼노동자(월 230만 원)의 고용보험료 80%를 두리누리 지원금 신청인 계좌로 환급(200만 원 배달 라이더 : 1만4천 원(200만 원 * 보험료 0.7% → 월 1만2천 원) 하고 있기도 하다.

노동시장 사회적 배제 집단의 포괄성

문제는 이미 전 세계적으로 산업구조 및 기술발전으로 전통적인 산업과 일자리가 불평등이 가속화되는 형태로 변화 현상이다. 특히 기존 표준적인 계약방식이나 고용관계가 아닌, 비표준적인 계약 방식과 고용관계를 통한 일자리들의 출현이 핵심이다. ‘디지털경제’로의 전환의 속도나 경향은 앞으로 가속화될 것이다. 전통적인 ‘이중노동시장’이 나 ‘분절노동시장’ 논의가 20년 지속되었으나, 이와 같은 문제의 고착화와 함께 다면 노동시장으로의 변화에 착목하여 고용보험 확대 방향을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들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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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기구(ILO, EU)에서는 취약계층을 고용불안, 저임금, 사회안전망 등에서 배제된 노동자들이 급속히 증가하고 있고 이에 대한 대책 필요성을 제기한 바 있다. 이는 특수고용노동자, 플랫폼노동자, 프리랜서 등 취약노동 증가와 맞물린 현상의 반사적 결과로 볼 수 있다. 산업구조 변화와 기술발전 과정에서 자유직업 종사자, 독립계약자, 플랫폼노동자와 같은 다양한 형태의 일자리가 출현하기 때문이다.1)

현재의 고용구조 및 사회보장제도 배제나 사각지대 해결 방향으로는 △보편적 노동자 포괄(일하는 사람 worker), △근로기준법 포괄(근로기준법 employee), △제3의 범주 형성(특수고용 형태 dependent self-employed 혹은 self-employed workers)의 세 가지 형태가 노사정 이해당사자의 지향에 따라 차이가 있다. 결국 1차 노동시장의 정규직(1,196만 명) 이외의 비정규직 등 사각지대 노동자(904만 명)와 제도 밖 노동자(704만∼785만 명)까지 고용보험 적용 확대를 위해서는 ‘모든 일하는 사람’(취업자)을 대상으로 해야 한다. 

우리 사회에서 사회적 보호는 취약계층의 사각지대 해소와 새로운 노동영역에 초점이 맞추어질 필요성이 있다. 이런 현실에서 촘촘한 사회적 안전망은 보편적 권리로 제도의 포괄성이 우선이다. 국가의 역할은 인간이 삶을 유지하고 사회적 활동에 필요한 최소한의 제도를 만들 책무가 있기 때문이다. 사실 한 사람의 시민으로서 살아갈 권리가 무엇인지에 답은 사회적 안전망의 적용 대상의 예외가 없도록 하는 것이다. 늦었지만 모든 일하는 시민의 고용 안전망으로서 전 국민 고용보험의 제도적 확대가 필요하다.

지난 몇 년간 일부 지방정부들은 시민권을 보장하는 고용안전망을 하나하나 만들어가고 있다. 일부 취약층을 대상으로 하는 고용보험 지원(두리누리 사회보험)이나 특수고용노동자 및 플랫폼노동자들에게 산재보험료 지원 등이 대표적이다. 지역별로 고용보험 가입 현황을 보면 대전(56.6%), 전남 (60.1%), 충북(60.7%), 전북(62.3%), 세종(62.9%), 충남(64.1%) 등은 평균 이하의 도시들이다. 6·1 지방선거 이후 광역과 기초 지방정부에서 민주진보 정당의 단체장들이 선출된 곳의 역할이 확인된다. 그곳에서 고용보험 사각지대와 제도 밖 노동자 들을 대상으로 한 고용보험 가입 정책을 펼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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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라도 보수정부 시기 민주진보 정당의 의원들이 국회에서 개혁입법으로 모든 일하는 사람의 고용보험 개선과 확대 법률을 논의할 시점이다. 그리고 민주진보 정당의 단체장과 의회가 있는 곳에서는 다양한 제도와 정책들이 시민들에게 ‘더 가까이, 더 구체적으로’ 전달되면 좋겠다. ‘평등한 시민권’은 소득, 거주지 등의 기본적 욕구만이 아니라 그 이상을 필요로 한다. 다만 정책 설계과정에서 잊지 말아야 할 원칙도 있다. 전 국민 고용보험의 시작은 “어떤 신분이나 고용형태와 상관없이 시민의 권리가 보장받아야 한다.”는 사회보험 적용으로 가는 시금석일지 모른다.


* 이 글은 2022년 7월《복지동향》원고를 위해 필자의 기존 글(2020·2021)을 수정 보완하여 재구성한 것임을 밝힙니다.

1) EuroFound(2015·2010)는 종래의 비정규직 고용 이외에, 유럽에서 새롭게 나타난 아홉 가지 유형의 노동 형태에 주목하는데 ⓐ노 동자 공유(employee sharing), ⓑ일자리 공유(job sharing), ⓒ바우처 노동(voucher-based work), ⓓ임시 관리업무(interim management), ⓔ임시직 노동(casual work), ⓕ모바일 업무(ICT-based mobile work), ⓖ크라우드 고용, ⓗ포트폴리오 노동 (portfolio work), ⓘ협력적 자영인(collaborative models) 등이다(European Foundation for the Improvement of Living and Working Conditi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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