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복지동향 2022 2022-08-01   248

[동향3] 2단계 건강보험료 부과체계 개편안에 대한 이해와 쟁점

제갈현숙 한신대학교 시간강사

지난달 6월 29일 보건복지부발 보도자료 「9월부터 지역가입자 561만 세대(65%) 건강보험료 월 3만 6,000원 내려간다」가 배포된 직후, 각종 언론에서 느닷없는 ‘건강보험료(이하, 건보료) 폭탄’ 꼭지를 단 기사가 쏟아졌다. 보도자료의 헤드라인은 분명 건보료 인하라고 명시되어 있지만, 언론의 관심은 피부양 자격 변화에 따른 건보료 부담증가와 공적연금 수급자 중 피부양 자격 박탈과 관련된 사례가 쏟아져 나왔다. 더욱이 국민연금 급여 수준을 올리기 위해 보험료를 추가납부하거나, 수급 시기를 늦췄던 국민연금 가입자들이 건강보험의 피부양자 탈락을 우려해서 국민연금공단과 건강보험공단에 민원이 속출하고 있다고 한다. 언론에서 보도되는 사례만 두고 본다면 뭔지 모를 문제가 생긴 것만 같다. 건보료 납부 때문에 가입자가 스스로 국민연금의 낮은 급여를 희망한다는 것은 그 자체로 모순이다. 언론이 주목하는 사례에 대한 실상을 정확하게 파악하기 위해서는 건보료 부과체계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가 필요하다. 이 글은 건보료 부과체계에 대한 이해를 돕고, 건강보험의 재정에 대한 사회적 관점을 제시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건보료 재정 수입구조와 사회적 부양

지난해 건강보험 재정 수입은 80조 5,000억 원으로 보험료 수입 69조 2,000억 원(86%)과 정부지원금 9조 6,000억 원(12%)1)으로 가입자들의 보험료 수입은 중추적이다(수입의 2%는 사업외수익으로 자산운영수입, 징수금등수입, 기타수입). 보험자인 국민건강보험은 직장과 지역을 나누어 보험료를 부과하는데, 직장보험료 부과액은 총 부과액의 85.6%(59조4,666억 원)에 해당하고, 99.2%(58조9,968억 원)가 징수되었다. [그림 3-1]을 보면, 보험료 수입 총액에서 직장건보료 수입이 차지하는 비율이 85.3%이고, 전체 건강보험 수입을 기준으로 두면 73.3%에 해당한다. 즉 직장건보료 비율이 절대적인데, 이는 사회보험으로 공적의료보험 제도를 운용하는 의미인 자조에서 사회적 부양으로 욕구를 전환하면서, 사용주의 책임을 분명하게 했던 결과이다. 그런데 노동시장 유연화로 인해 자본의 사회적 부양에 대한 책임을 지우기 어려워지면서, 노동자로 부르지 못하는 간접고용이라는 이름의 홍길동이 확대되었다. 이러한 변화 등으로 사회적 부양에 대한 사용주의 책임보다는 전체 가입자에 대한 재정 책임을 강조하면서 재정부담에 대한 공평성과 형평성에 대한 논란도 증가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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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건강보험제도는 의료보험제도로 시작했던 1977년부터 현재까지 보험료 부과체계는 직장과 지역으로 구분되어 적용된다. 모든 사업장의 노동자와 사용자, 공무원과 교직원은 직장가입자로, 직장가입자와 피부양자를 제외한 모든 가입자는 지역가입자로 구분된다. 여기서 피부양자는 직장가입자에게 생계를 의존하는 배우자, 부모, 자녀 등으로 직장에 근무하지 않고, 재산 및 소득 등이 일정 기준 이하인 자를 의미한다. 이렇게 구분된 부과체계에서 직장가입자에게는 보수의 일정 보험료율(2022년 기준, 보수월액의 6.99%)을 일괄적으로 적용하되 피부양자에게는 보험료를 부과하지 않는다. 지역가입자의 경우, 소득 파악이 어려워서 일괄적인 보험료율 적용 대신, 평가소득이나 종합과세소득, 재산, 자동차를 점수화하여 부과된다. 

그러나 서로 다른 부과체계 적용으로 인해 지역가입자들의 불만이 지속될 수밖에 없었다. 정부는 2017년 “소득 중심 부과체계 개편안”을 마련해서 3년 주기로 3단계 개편안을 제시했다. 그러나 1단계 개편안을 4년간 실시한 후 2단계까지 계획으로 단순화하기로 여야가 합의하였고, 그 결과, 2018년 7월부터 1단계 부과체계 개편안을 시행하였고, 오는 9월 1일부터 2단계 개편안이 시행될 예정이다. 

‘소득 중심 부과체계 개편’ 로드맵에서 정부는 형평성, 수용성, 지속가능성을 고려한 소득 부과 비중을 높이는 것을 목표로 했다. 이를 위해서 지역가입자의 성·연령 등에 부과하는 평가소득 우선 폐지, 재산 및 자동차에 대한 보험료 부과는 축소하는 대신 소득 부과 비중을 확대하기로 했다. 직장가입자에 대해서는 고액의 보수 외 소득(임대·이자소득 등)을 보유하였으면 보수 외 소득보험료 부과 및 단계적 강화를 예고 했고, 피부양자에 대해서는 소득과 재산을 많이 보유한 피부양자부터 단계적으로 축소할 계획을 세웠다(보건복지부, 2017: 8).

2단계 건보료 부과체계 개편안 예상 효과

단일한 보험자가 있는 사회보험제도에서 다른 부과체계를 적용하는 사례는 거의 찾아보기 어렵다. 국민연금의 경우 지역가입자에 대해서 추정소득에 기초하여 보험료가 부과되고, 보험료 납부예외(실직, 휴직, 병역 중, 재학 중 등)가 가능하므로 논란이 적었다. 그러나 국민건강보험은 의료급여 수급자를 제외한 모든 국민에게 적용해야 하므로 경제활동 여부와 거의 무관하게 보험료 부과되면서 보험료 산정에 대한 각종 논란이 야기된 것이다. 더욱이 피부양자에 대해 관대했던 과거의 제도를 개혁하려는 취지는 정책의 올바름을 떠나서 보험료 부담증가라는 감정적인 반응을 중심으로 가시화되었다. 

독일의 공적의료보험제도에서도 가입자의 가족에 대해서 한국과 비슷한 피부양 자격이 주어지지만, 배우자와 생계를 의존하는 자녀로만 제한하였다. 독일의 노년층은 대다수 공적연금을 수급받고, 연금급여에서 당연히 의료보험료를 부담하고 있다. 반면 한국의 경우, 65세 이상 인구 종 국민연금 수급자 비율이 여전히 절반에 못 미치고, 작년 기준, 20년 이상 국민연금 보험료를 낸 수급자들의 노령연금급여는 평균 93만5,320원이고, 전체 평균은 54만2,000원으로 소득 보장성이 낮은 상태이다. 이러한 차이를 고려할 때, 주목해야 할 방향은 공적노후소득보장 강화를 위한 노력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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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3-2]는 주요한 1, 2단계 개편 내용으로, 2단계 개편의 주요 내용은 첫째, 지역가입자 보험료 부담완화와 둘째 고소득자·고재산가 적정 부담으로 볼 수 있다. 첫째인 지역가입자 보험료 부담완화와 관련되어 정부가 제시한 예상 효과는 다음과 같다(보건복지부, 2022: 4~6). ○ 보험료를 부과해왔던 재산 축소로 재산보험료를 내는 세대 비율이 60.8%에서 38.3%로 감소, ○ 자동차보험료 축소로 자동차 부과 대상이 현재 179만 대에서 12만 대로 대폭 감소, ○ 지역가입자 소득을 97등급으로 나누어 등급별로 매겨졌던 점수 산정방식을 [소득×보험료율]로 개선된다면, 종합소득 연간 3,860만 원 이하 세대 소득의 보험료는 낮춰질 전망, ○ 국민연금과 특수직역연금(공무원, 군인, 사학연금)과 일시적 근로에 따른 노동 소득에 대한 보험료 부과 기준을 30%에서 50%로 상향(연소득 4,100만 원 이하인 대다수 연금소득자는 연금소득과 관련해서 보험료가 인상되지 않음), ○ 직장과 지역에 다르게 적용되었던 최저보험료를 직장가입자 최저보험료로 일원화하게 되면 242만 세대 월평균 약 4,000원 보험료가 인상되지만, 2년간 기존 수준 보험료만 내도록 인상액 전액을 감면하기로 했다. 둘째인 고소득·고자산가에 대한 적정 부담은 피부양자 기준 강화, 보수외 소득 기준 강화가 대표적 정책이고 이에 따른 예상 효과는 다음과 같다. ○ 피부양자에 대한 소득 및 재산 기준을 강화해서 피부양자 중 1.5%에 해당하는 27만3,000명이 지역가입자로 전환되고, 월평균 3만 원 정도의 보험료 예상, ○ 직장가입자 보수 외 소득월액 기준 확대로 직장가입자의 2%에게 추가 보험료가 부과될 전망이다.

부과체계 개편안의 남는 쟁점

첫째, 정부는 지역가입자의 건보료 경감 규모를 2조4,000억으로 제시했다. 이렇게 감소한 규모는 직장가입자 중 2%에게 인상된 보험료와 지역가입자로 전환될 피부양자의 보험료로 상쇄되지 않는다. 부과체계 개편의 목적은 지역가입자들의 보험료 삭감이 아니었다. 이원화됐던 보험료 부과체계를 가능한 단일한 원칙인 소득 중심 부과체계로 전환하는 것이다. 지역가입자로부터 경감된 수입에 대한 대책 마련은 어떤 원칙으로 수립되어야 할까? 지역가입자들에게 부담을 경감시켜주었지만, 경감된 몫을 누가 책임질 것인가와 관련해선 보이지 않는다. 그래서 마치 부과체계 개편안이 지역가입자 보험료 경감을 위한 정책처럼 보인다. 

둘째, 개편된 안으로 기존의 제기됐던 형평성을 제고될 수 있을까? 이는 첫 번째 쟁점과 연결된다. 지역가입자 중에서도 소득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홍길동과 같은 노동자 가입자와 신고를 기반으로 소득이 파악되는 가입자로 구분된다. 그 결과, 지역가입자의 80% 이상이 연소득 500만 원 이하로 신고하는 상황에서 소득에 보험료율을 적용한 부과 수준을 적정 보험료 측정으로 보기 어렵다. 소득 중심 부과체계로의 이행은 바람직하지만, 1단계 이후 지역가입자의 소득 파악 제고나 실제 소득과 신고소득 간의 괴리 문제 등에 대해 별다른 추가 조치는 발견되지 않는다. 즉 2017년 계획대로 진행되고 있지만, 지역가입자의 소득 중심 부과체계 개편에 맞는 현실 여건의 변화가 필요하다.

셋째, 피부양 자격 기준 강화는 제도를 정상화한다는 취지에서 바람직하다. 본문에서도 언급했지만, 한국의 노후소득보장제도가 미약했기 때문에 노령층까지도 피부양자로 포함했다. 그러나 공적연금의 성숙과 다층노후소득보장체계가 일부 성장하는 점을 볼 때, 피부양자격을 강화하는 것은 합리적이다. 다만 이번 조치에서 사적연금은 모두 배제한 채, 공적연금만을 연금소득으로 제한했다. 이러한 조치가 사적연금 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한 노골적인 배려가 아니라면, 당연히 합산 소득의 항목으로 적용되어야 한다. 그리고 실제 1주택 미만 거주 공간과 현금소득으로 공적연금만이 있는 노령층에게 적정 보험료 수준은 어느 정도가 바람직한지 추후 논의가 필요하다. 최저보험료의 경우도 직장 수준으로 인상됐는데, 부과의 대상과 수준이 적정한지에 대한 후속 논의가 필요하다.

국민건강보험의 우리 사회가 질병과 부상 등에 대해 국민이 차별 없이 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마련된 사회적 부양의 대표적인 제도이다. 역사적으로 사회적 부양을 위한 재정적 최우선 책임은 사용주, 즉 자본에게 있다. 그러나 국민건강보험 정책 결정 지배구조나 현 단계 자본에게 우호적인 우리 사회 분위기를 고려할 때, 건강보험재정에 대한 책임은 모든 가입자가 마치 n분의 1로 취급되어 기계적으로 똑같은 재정 책임 압력에 노출되어 있다. 그러나 사회보험의 ‘사회성’을 고려한다면, 가입자 전체가 똑같은 무게의 책임을 질 수도 없고, 필요도 없다. 9월에 시행될 건보료 부과 체계 개편안은 정부의 기대대로 지역가입자들의 보험료가 조정될 것이지, 5년 만에 소득 중심 부과체계 전면 적용이 건강보험제도에도 유익한 것인지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 애초에 개혁의 취지가 오늘날 어떻게 실현되는지 가입자로서 잘 지켜봐야 할 것이다.


참고문헌

보건복지부. 2017. “서민 부담을 줄이고 형평성을 높이는 건강보험료 부과체계 개편방안”. 설명자료(2017.1).

보건복지부. 2022. “9월부터 지역가입자 561만 세대(65%) 건강보험료 월 3만 6,000원 내려간다”. 보도자료(2022.6.29).

국민건강보험. 『2021 건강보험 주요통계』발간. 보도자료. 2022.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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