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복지동향 2022 2022-10-01  

[기획4] 장기요양위원회의 역할 강화를 위한 방안 모색

이경민 참여연대 사회경제2팀장

들어가며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는 인구 고령화로 인해 발생하는 사회적 위험에 대비하기 위해 사회보험 방식으로 도입된 사회보장제도이다. 2008년 7월에 도입된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를 통해 그간 돌봄의 책임이 가족에게만 지워졌던 것을 국가가 함께 책임질 수 있게 되고, 제도 수혜 대상자가 확대되었다는 측면에서 의미 있다고 평가할 수 있다. 다만 제도 도입 초기 공공성이라는 측면을 배제한 탓에 낮은 서비스 질과 돌봄 노동자들의 열악한 노동환경 문제는 우리 사회가 해결해야 할 과제이다. 

현재 우리나라는 세계 유례없는 고령화를 경험하고 있다. 예상보다 일 년 빨리 고령사회(Aging Society)로 진입했고, 1955년~1963년생인 베이비부머 세대가 노인층으로 진입하게 되면서 2025년에는 초고령사회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다시 말해 우리 사회가 돌봐야 할 노인 인구의 증가는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를 포함한 돌봄 서비스의 확대를 시사한다. 그렇기 때문에 실효성 있는 제도 운영을 위해서는 노인돌봄 관련 제도를 점검하고, 개선할 수 있는 논의구조 확보 등이 필요하다.

보건복지분야에서는 이미 사회적 합의의 명목으로 다양한 주체들이 참여하는 위원회가 구성되어 주요 사안을 논의하고 있다.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는 가입자, 공급자, 공익위원들로 이루어진 장기요양위원회에서 장기요양보험료율, 가족요양비, 특례요양비, 재가 및 시설 급여비용 등의 사항을 심의한다. 

그러나 장기요양위원회가 사회적 합의 기구라는 명목상의 목적을 띄고 운영되고 있으나 위원회 구성, 논의의 투명성, 심의로 한정된 위원회의 권한 문제 등이 계속해서 지적되고 있다. 

점차 증가하는 노인인구와 돌봄서비스 확대 등 인구사회학적 상황을 고려할 때,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는 더욱 확대될 것이다. 때문에 장기요양에 대한 주요 정책을 논의하는 위원회의 특성상 현재 지적되고 있는 문제를 개선해 나가는 것은 중요하다. 

본 글에서는 장기요양위원회의 현황과 문제점을 살펴보고, 개선방안을 제시해 보고자 한다. 

장기요양위원회의 역할과 구성 

장기요양위원회의 기능과 구성, 운영에 대한 전반 사항은 노인장기요양보험법 제45조~제47조, 같은 법 시행령 제16조∼제18조에 명시되어 있다.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가 사회보험으로 운영되다 보니 장기요양위원회에서 장기요양보험료에 대한 논의가 이루어지고 있다. 또한 가족요양비, 특례요양비와 요양병원 간병비의 지급기준, 그리고 재가 및 시설 급여비용 등의 사항을 심의하고, 그 밖의 대통령으로 정하는 내용을 논의한다. 노인장기요양의 보장성 등 전반적인 정책으로 다루고 있다고 보면 된다. 

이처럼 장기요양제도의 주요 사항을 논의하는 장기요양위원회는 누가 참여하고 있을까? 위원장 1인, 부위원장 1인을 포함한 16인 이상 22인 이하의 위원으로 구성된다. 위원장은 보건복지부 차관이고, 부위원장은 위원장이 위원 중에서 지목한다. 

위원들은 1) 근로자 단체, 사용자 단체, 시민단체, 노인단체, 농어업인단체 또는 자영업자단체를 대표하는 자, 2) 장기요양기관 또는 의료계를 대표하는 자, 3) 관계 중앙행정기관의 고위공무원단 소속 공무원, 장기요양에 관한 학계 또는 연구계를 대표하는 자, 공단 이사장이 추천하는 자로 하고 각각 동수로 구성해야 한다. 그리고 장기요양위원회를 중심으로 운영되지만 필요한 경우 실무위원회를 두어 논의할 수 있다. 

<표 4-1>에서 현재 장기요양위원회 구성을 자세히 확인할 수 있다. 총위원은 위원장 포함 22명이고, 가입자 7명, 공급자 7명, 공익위원 7명이다. 노인장기요양제도가 도입될 시 노인장기요양보험 가입자는 건강보험 가입자와 동일하게 하고 건강보험공단에서 장기요양보험료와 건강보험료를 통합하여 징수할 수 있도록 했다. 그러다 보니 장기요양위원회 구성도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와 비슷하게 가입자, 공급자, 공익위원을 각 동수로 구성하도록 했다. 

마찬가지로 실무위원회도 각 동수로 선정되어 운영되고 있다. 현재 가입자 대표로 민주노총, 한국노총, 경총, 경실련이 참여하고, 공급자 대표는 대한한의사협회, 대한간호협회, 노인복지중앙회, 한국재가장기요양기관협회, 공익대표는 보건복지부, 국민건강보험공단, 전문가 2인이다. 

장기요양위원회 운영의 문제점과 대안

장기요양위원회 운영이 표면적으로 문제가 없어 보일지 모른다. 그러나 앞서 언급했던 것처럼 몇 가지 문제는 계속해서 지적되고 있고, 제도 결정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개선되어야 할 부분이다. 

첫째, 위원회 구성 문제이다.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는 사회보험 형태로 운영되기 때문에 가입자는 보험료 기여에 따른 서비스를 제공받게 된다. 가입자인 국민들의 기여금을 통해 운영되기 때문에 국민들의 의견 수렴은 꼭 필요하고, 제도의 신뢰성 제고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그러나 위원회 구성을 살펴보면, 가입자 대표는 공급자와 공익 대표와 동수로 구성하게 되어 있어 위원회가 가입자의 대표성을 강화하는 방식인지는 의문이다. 또한 보건복지부 장관이 위원을 임의로 위촉할 수 있도록 하여 결국 가입자를 대표하는 단체 선정을 정부가 하고 있다. 이 때문에 정부의 성향에 따라 가입자와 공익대표 위원이 변경되기도 한다. 

이처럼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가 국민건강보험과 가입자를 동일하게 하여 운영하다 보니 위원 구성을 포함한 제도 운영이 비슷하다. 국민건강보험의 최고의사결정권을 가진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이하 건정심)는 오래전부터 위원 구성과 비민주적 거버넌스 등으로 파생되는 문제가 계속해서 드러나고 있어 이에 대한 개선이 요구되고 있다. 그런데도 이에 대한 비판 없이 장기요양위원회가 건정심의 구성을 그대로 답습한 것은 문제가 있다. 

현재와 같은 건정심의 구조를 살펴보기 위해서는 의약분업으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정부가 의약분업을 추진한 이후, 의료계가 이에 대한 반발로 집단 폐업과 파업이라는 집단행동을 했고, 정부는 여러 차례 수가 인상 등을 통해 의료계(공급자) 달래기에 나섰다. 결국 계속되는 수가 인상은 건강보험 재정 위기를 발생시켰다. 이후 정부는 국민건강보험재정건전화특별법(이하 특별법)을 제정하여 건강보험심의조정위원회를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로 명칭을 변경하여 의료계(공급자)를 참여할 수 있도록 하였다. 특별법은 2006년 12월 31일까지 한시적으로 운영하기로 했었으나 기한이 만료된 이후에도 지배구조 변경 없이 국민건강보험법에 전면 도입되어 현재까지 유지되고 있다. 가입자의 보험료로 운영되는 건강보험의 정책 전반을 의료계(공급자)가 함께 논의하는 기이한 구조가 만들어진 것이다. 장기요양보험도 마찬가지다. 가입자의 보험료로 운영되는데도, 공급자가 함께 보험료율 등 주요 정책을 함께 논의하는 것은 반드시 시정되어야 하는 부분이다. 

둘째, 논의과정이 투명하지 않은 문제이다. 장기요양위원회에서 장기요양의 정책을 다루는 만큼 회의를 개최하는 경우 회의록을 작성하고 이를 국민에게 공개하여 회의가 민주적이고 투명하게 운영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물론 보건복지부가 장기요양위원회 개최 이후 안건과 논의 결과를 요약한 정도의 내용을 담아 보도자료를 발표한다. 그러나 회의자료와 회의 결과 공개에 대한 의무가 없어 국민들이 어떤 과정을 거쳐 논의가 결정되었는지 자세히 확인할 수 없다.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의 경우, 국민연금법 제103조의2에 따라 ‘위원장은 회의의 일시, 장소, 토의내용, 의결사항 및 각 참석자의 발언 내용이 전부 기록된 회의록을 작성하여 보관하고, 회의록의 주요 내용을 요약하여 공개’하도록 하고 있다. 단 회의록은 회의의 개최일로부터 1년이 지난 후에 공개하고, 일부 단서 조항이 있지만 국민의 알권리를 보장하는 조치임에는 분명하다. 

셋째, 심의로 한정된 위원회의 권한 문제이다. 노인장기요양보험법에 장기요양위원회 구성과 운영 등이 명시되어 있다. 하지만 장기요양위원회는 보건복지부 장관 소속 심의기관에 불과하다. 다시 말해 장기요양위원회에서 주요 사항을 논의하더라도 심의기관으로 권한이 제한되어 있기 때문에 정부가 임의대로 위원회 의사를 반영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정부가 장기요양위원회 구성부터 최종 논의 결과 채택 여부의 권한까지 가지고 있어 이에 대한 견제 장치가 없으면 위원회는 형식적 논의기구에 불과하게 된다. 따라서 심의기구라는 한계를 넘어 심의·의결기구로 권한을 강화하는 조치가 필요하다. 

결론 

앞서 장기요양위원회를 중심으로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의 개선사항을 살펴봤다. 장기요양에 대한 주요 정책을 논의하는 실질적 사회적 합의 기구의 목적을 살리기 위해 다음과 같이 제안한다. 첫째, 가입자의 대표성을 강화하는 방식의 위원 구성안을 마련해야 한다. 이를 위해 가입자, 공급자, 공익의 구성비를 동일하게 하기보다 가입자의 몫을 늘리고, 위원 구성 일부 추천권을 국회에 주는 방식을 고려해 볼 수 있다. 둘째, 회의록을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 회의의 일시·장소·토의내용·의결사항 및 각 참석자의 발언 내용이 담긴 회의록을 작성하고, 회의 개최일로부터 최대 2주 이내에 공개할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위원회에 심의뿐만 아니라 의결기구로 권한을 부여하여 정부를 견제할 수 있는 역할을 할 수 있어야 한다. 물론 의결까지의 권한을 부여하기 전에 민주적 거버넌스 형태의 체계를 갖추는 것도 함께 추진되어야 할 것이다.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가 도입된 2008년 장기요양 재정 규모는 8조 7천억 원이었으나 점차 확대되어 2021년 기준 약 12조 원이 되었다. 이는 노인인구 증가에 따라 수혜 대상자가 확대되고 있다는 말이다. 특히 노인돌봄의 대표적 제도로 꼽히는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가 도입된 이후 많은 아쉬움이 드러났지만, 제도 도입의 목적과 취지에 맞게 운영될 수 있도록 사회적 노력이 요구된다. 특히 제도의 결정 과정에 영향을 미치는 장기요양위원회에 가입자의 의견이 적극적으로 반영되고, 투명하게 운영하는 등의 개선이 반드시 이루어지길 바란다. 


참고문헌

이미진(2017), 노인장기요양보장제도 10년, 진단과 개혁과제, 복지동향 2017년 10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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