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복지동향 2022 2022-11-01  

[기획2] 2023년 보건복지분야 예산안 분석: 기초생활 분야

김성욱 호서대학교 사회복지학부 교수

전체적인 평가

내년도 정부 예산안에 따르면, 2023년 보건복지부 총지출은 약 109조 원으로 전년 추경 대비 7.5% 증가하였고, 이 중 보건분야를 제외한 사회복지 예산은 92조 원으로 작년 본예산 대비 14.2%, 추경대비 12.5% 인상되었다.

복지동향11월호_기획2_1_2023년 보건복지부 총지출, 사회복지, 기초생활보장 예산

2014년 12월 국민기초생활보장법 개정에 따라 맞춤형 급여체제로 개편되면서 보건복지부에서 국토교통부와 교육부로 이관된 주거급여와 교육급여 또한 각각 전년 추경대비 17.9%, 28.8%의 큰 폭의 증가를 보였다.

이들 이관된 두 급여와 생계급여, 의료급여 등을 모두 합계한 2023년 보건복지부 기초생활보장 분야 예산은 19조 5,294억 원으로 전년 추경대비 7.1%(1조 3,000억 원) 증가했다. 이는 보건복지부 예산 109조 원 대비 20.4%에 해당되는 규모이다. 다만 2022년 보건분야를 제외한 사회복지분야 예산 대비 24.2%로 전년 25.1%에 비해 소폭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세부사업 평가

복지동향11월호_기획2_2_2022년 보건복지부 등 기초생활보장 예산안

생계급여

생계급여 국민기초생활보장 주요 급여 중 가장 규모가 큰 현금성 급여인 생계급여는 생계능력이 없거나 부족한 개인 또는 가구에게 최저생활을 보장할 목적으로 지급된다. 2023년 생계급여 예산은 6조 141억 원으로 전년 추경대비 약 7,500억 원 상향 조정되었다(14.2% 인상). 이는 내년 4인 가구의 기준 중위소득 5.47% 인상(2022년 5,121,080원→ 2023년 5,400,964원)에 따른 급여수준 변동분과 재산기준 일부 완화 및 청년내일저축계좌 등 기 시행 제도 개선을 반영한 결과이다. 저소득층 한시 생활지원이 전액 삭감(약 1조 원)된 상황에서 코로나 19와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에 이은 전 세계적인 경기침체와 금리 및 물가상승을 고려할 때 이 정도 수준의 생계급여 인상은 수급자의 실질적인 소득상승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정부는 생계급여 인상의 또 다른 요인으로 장래가구추계 증가율 1% 적용에 따른 수급자 규모의 증가분(2022년 128만명 89.8만 가구 → 2023년 153만명 110만 가구)을 거론하고 있어 사실상 수급자 가구별 실질 급여인상분은 미약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정부 예산보고서에 따르면 가구당 평균 생계급여 증가율 목표치는 물가상승률에도 미치지 못하는 올해와 동일한 3.65%에 불과하다. 복지사각지대의 비극적 사건들이 끊이지 않고 발생하는 지금, 글로벌 장기침체와 고물가 시기에 맞춰 최저한의 안전망을 위한 보다 적극적인 행정이 필요한 상황으로 판단된다.

긴급복지, 저소득층 한시생활지원

저소득층 한시생활지원은 코로나 국면에서 저소득층의 생활을 지원하기 위한 예산이다. 2020년에는1조 614억 원이 편성되었으나 2021년, 2022년에 본예산에서 전액 삭감 후에 추경으로 각 2,960억원, 9,902억 원 편성되었다. 2023년에도 이전처럼 예산을 편성하지 않았다.
긴급복지 지원 사업은 전년대비 4.1%로 소폭증가했으나 기준중위소득 인상 등으로 인한 자연증가분에 지나지 않는다. 2021년에는 의료급여에서 일부 이전용하여 사용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코로나19가 종식되지 않았고, 경제위기로 인해 취약계층의 생계위기가 계속될 것으로 보여, 긴급복지지원사업 예산을 지금보다 더 확대 편성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의료급여 및 건강보험 부문

먼저 의료급여 예산은 크게 국고보조율 75.7%인 지자체경상보조와 민간경상보조, 행정경비로 구분되며, 다시 지자체 경상보조는 기본진료비, 의료보장성강화, 부양의무자 등 제도개선 등의 기관부담금, 임신출산진료비, 본인부담보상상한비 등 본인 부담금 지원비, 장애인보조기기와 요양비 등 기타 지원비로 구분된다. 2023년 의료급여 예산은 9조 984억 원으로 전년 8조 1,232억 원에 비해 약 1조 원 가량 증가(12%)한 큰 폭의 상승을 보였다. 이러한 증가폭은 2020년 8.8%, 2021년 9.7%, 2022년 5.8%인 점을 고려할 때 근래 가장 높은 수준이다.

그러나 세부내역을 살펴보면,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연계에 따른 의료보장성 강화 진료비(2022년 3,220억 원) 전액 미반영, 정신요법료 행위별 수가 전환과 식대인상 제외, 장애인보조기기 지원 감액 등의 상황에서 의료급여수급권자의 규모상 변화마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측됨에 따라(약 1만명 증가 예상) 실제 예산 순증의 대부분은 기본진료비 인상과 진료비 미지급금 지원에 집중되어 있다. 이에 따라 보장성 강화와 지역건강관리체계 구축, 산정 특례 확대, 급여일수 상한조정 등 의료급여제도 숙원과제들의 개선이 크게 기대되지 않는다. 특히 그간 공공부조 혁신과 복지사각지대 문제의 핵심으로 거론되어 온 부양의무자 기준이 의료급여(일부 생계급여에도 해당)에만 상당 부분 해소되지 않고 있으나 내년 예산에는 기존 의료급여 부양의무자 기준에서 기초연금 수급 노인가구 제외에 따른 추가진료비와 재산기준 완화에 따른 비용만을 고려하여 의료급여 부양의무자 폐지의 정책의지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도 확인할 수 있다.

의료급여 수급권자에서 건강보험 가입자로 전환된 차상위계층과 저소득 희귀난치성 질환자 등의 본 인부담금 차액 및 지역가입자 건강보험료 지원을 내용으로 하는 건강보험 차상위계층 지원은 3,901 억 원이, 소득수준 대비 과도한 의료비 부담을 겪는 국민에 대해 의료비 부담액의 50~80%(연간 최 대 3,000만 원)까지 지원하는 재난적 의료비지원은 38억 원이 책정되었다. 이는 각각 전년 대비 2.3%, 2.9% 증가한 수준으로 과도한 의료비에 따른 저소득계층의 갑작스러운 가계위기를 충실히 방어할 것으로 기대되지 않는다. 특히 재난적 의료비의 경우 예산규모가 연간 최대지원 기준 120여 명 분에 그쳐, 국민 누구나 처할 수 있는 재난적 의료에 대한 정부의 인식 자체가 상당히 결여된 것이 아닌지 우려된다.

자활지원

근로빈곤층의 탈수급 및 자립을 체계적으로 지원하여 탈빈곤을 촉진하고 빈곤을 예방하는 목적으로 운영되는 자활지원은 크게 자활사업, 근로능력 있는 수급자의 탈수급지원, 근로능력심사 및 평가운영, 생업자금이차 및 손실보전금으로 구성되며, 그 중 자활사업 예산은 6,936억 원으로 전체 자활지원 예산(9,397억 원)의 73.8%가 편성되었다. 다만 이는 작년 대비 0.4% 감소하였는데, 자활급여 3% 인상, 기관 및 센터 운영비 순증 등에도 불구하고 자활근로 참여유형 중 가장 단가가 높은 시장진입형 참여자 감소에 따른 일부 금액변동의 결과인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여전히 낮은 자활급여 단가와 인상률은 개선이 필요해 보인다. 실제 하루 8시간 근무 기준 2023년 최저시급(9,620원) 적용시 1일 최저임금은 76,960원인데 반해, 자활사업의 경우 가장 급여 단가가 높은 시장진입형의 경우에도 60,420원에 불과하다. 거의 매년 국회 상임위에서 시정요구사항으로 거론되는 자활급여 단가인상에 대해 정부는 급여인상으로 대응해 왔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올해 8월 추가 3% 인상을 제외하면 매년 1.5~3%의 보수적인 인상에 그쳐 근로빈곤층의 탈수급 및 자립의 정책목표가 성실히 이행될 수 있는 수준이라 보기 어렵다.

주거급여지원

주거불안정 저소득층의 임차료를 보조하고 열악한 주거환경을 개선하는 것을 목적으로 운영되는 주거급여는 크게 주거급여지원, 장애인주택개조, 주거취약계층 주거상향지원, 이사비지원으로 구분된다. 내년 전체 주거급여 예산은 작년 추경보다 3,903억 원(17.9%) 인상된 2조 5,723억 원으로, 이 중 가장 큰 비중은 소득인정액이 기준중위소득 47% 이하인 가구에 대해 임차 및 수선급여 지급 혹은 보조, 융자, 출연, 출자 등을 지원하는 주거급여지원으로 전체 주거급여 예산의 99.4%에 해당하는 2조 5,564억 원이 편성되었다. 이 외에 장애인 주택개조에 29억 원, 주거상향지원에 100억 원, 올해 신규로 실시하는 이사비지원에 30억 원이 각각 배정되었다.

전년 인상률에 비해 높은 내년도 예산증가는 주로 임차 및 자가급여 수급가구수 증가(약 13만 가구) 에 기인하는 것으로 보이며, 주거급여의 청년분리 지급은 단가는 인상되었으나 제도도입 초기만큼 증가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여 수급가구 수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장애인 주택개조사업은 내 년부터 농어촌에서 전지역(고령자 포함)으로 확대 되어 큰 폭으로 예산이 증액되었다. 이주비지원은 기존 사회공헌기금 사업예산에서 집행되던 것을 내년부터 주거급여 제도에 신규 도입한 것으로, 비정상거처(비닐하우스, 고시원, 판잣집, 움막, 컨테 이너 등) 거주자와 주거급여 수급자 중 최저주거기준 미달 가구의 주거상향이동을 촉진할 것으로 판단된다.

결론

기초생활보장예산은 일부 제도확대와 이에 따른 수급규모 증가로 전반적으로 증가하였다. 특히 기초생활보장의 전통적인 급여인 생계, 의료, 주거, 교육급여의 인상은 그 자체로는 고무적이라 판단 된다. 그러나 고물가로 대표되는 최근의 글로벌 경제위기와 코로나19에 따른 노동, 소득, 보건의 위기가 우리 사회의 가장 취약한 계층에게 먼저 그리고 가장 강력하게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수많은 연구결과들을 고려할 때 ‘인상률’로 포장된 예산 증액이 실제 유의하게 저소득계층의 삶을 개선할 수 있는지는 의구심이 든다. 정부의 소극적인 복지행정은 여전히 개선의 여지가 크다.

예산을 보면 정부, 정치인 그리고 행정 관료들이 생각하는 기초생활보장의 최저한을 가늠할 수 있다. 즉 사회복지예산은 국민을 대변하고 국민을 위해 봉사하는 이들이 가장 위태로운 사람들을 어떻 게 생각하고 대해 왔는지 인식과 태도 그리고 행동의 역사를 보여준다. 최근 정부는 대기업 법인세 감면이라는 해묵은, 사실상 실패한 것으로 입증된 경제모델을 제시하면서 긴축을 입에 올리고 있다. 역사적으로 긴축은 복지축소와 부유하지 않은 국민의 궁핍으로 연결되어 왔다. 그리고 비록 코로나 19의 상황에 기인하기는 했으나 정부는 지난해 약 1조 원 가량의 저소득층 한시생활지원을 내년 전액 순감하였다. 잘 알려져 있듯, 사실상 작년의 한시 생활지원은 생계급여(이마저도 가구별 기준중위소 득 미충족분에 해당하는 소액에 불과한) 외에 생존에 필요한 현금을 가지기 어려운 위기가구들이 숨통을 틀 수 있는 소중한 기회였다. 특히 이는 저소득계층에게 이 정도의 현금성 급여지급이 불가능하지는 않다는 일종의 정책실험이기도 했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복잡한 경제논리와 잔여적 정책유산, 정치적 논쟁 등으로 급여체계의 획기적 개선이 요원한 기초보장급여체계에 별도의 현금성 급여체계 도입의 여지를 확인한 것이다. 의도치 않은 시작이기는 했으나 이러한 경험들이 결국에는 강고 해 보이던 보수적인 복지정책 혹은 빈곤에 대한 편견이나 미신에 미약하나마 균열을 가할 것이다. 우리는 이러한 시도들을 끊임없이 요구하고 시도하며 평가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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