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복지동향 2022 2022-11-01  

[기획1] 2023년 보건복지분야 예산안 분석: 총론

김진석 서울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윤석열 정부의 출범 이후 첫 번째 예산안이 발표되었다. 새 정부의 첫 번째 예산안은 정부 출범과 더불어 국민에게 제출한 새 정부의 국정 철학과 비전, 그리고 구체적으로는 국정과제를 수행하기 위한 실질적 첫 발을 떼는 계획을 반영한 것으로 그의미가 크다고 할 수 있다.

정부는 예산안 설명자료를 통해 2023년 예산의 의미와 기조를 다음과 같이 밝혔다. 첫째, 기존의 확장재정에서 건전재정 기조로의 전환, 둘째, 국정과제 이행을 위해 할 일은 예산의 편성, 셋째, 역대최대 규모의 지출 재구조화를 통한 재원 마련이다.

정부는 위에 언급한 세 개의 예산 기본 방향 아래, 2023년 예산의 중점 투자 방향으로 ‘모두가 함께 행복한 사회 구현’, ‘민간 주도 역동적 경제 뒷받침’, ‘국민안전, 글로벌 중축국가 역할 강화’를 들고 있다.

이 정책자료에서는 2023년 보건복지부 예산안 분석에 초점을 두었다. 이 장은 전체 보고서 총론의 성격을 갖는 글로서 보건복지부 예산 뿐만 아니라 예산안 전체의 기조와 방향에 대한 검토 결과도 포함하여 기술하고자 한다. 전체적인 예산 규모나 분포, 변화 추이에 대한 분석에 이어, 보건복지부의 예산에 대한 분석 결과를 간단하게 소개하였다. 총론에 이어 보건복지 주요 영역별 상세한 분석은 기초생활보장, 보육, 아동·청소년복지, 노인복지, 보건의료의 순서로 제시하였다.

2023년 예산 총괄

정부는 앞서 기술한 바와 같이 예산의 기조를 반영하여 2023년 총지출을 639조 원으로 책정했는데 이는 전년 예산 대비 31.4조 원 증가한 것이다. 예산안 설명자료는 이와 같은 증가 추세를 전년대비 5.2% 증가한 것으로 전 정부 기간 동안 평균 총지출 증가율 8.7%의 60% 수준 증가율이라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전년도 추경을 기준으로 하는 경우 사실상 6.0% 감소한 것임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복지동향11월호_기획1_1_2018_2023년 총예산 및 분야별 예산 현황 (본예산 대비)

위 <표 1-1>에는 2018년부터 2023년까지 총지출예산과 분야별 지출예산의 분포와 증감 추세를 정리하여 제시하였다. 2018년 예산은 직전 정부인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첫 예산으로서 2023년 예산과 비슷한 성격을 가지고 있다. 윤석열 정부의 첫 예산인 2023년 예산은 5년 전 문재인 정부 출범 당시 예산 규모에 비해 50.9% 증가한 것으로 대략 1.5배 수준에 이르는 예산 규모로 확장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그러나 2018년부터 전년 대비 예산의 증가율로 보면 2023년 예산의 전년대비 증가율이 가장 낮은 수준이다. 앞서 윤석열 정부 첫 예산 책정의 기조로 제시한 확장재정에서 건전재정으로의 전환이라는 방향성을 반영한 대목으로 보인다.

하지만 2년 넘게 지속된 팬데믹 재난이 피폐한 민생에 미친 여파가 여전히 남아있을 뿐만 아니라 팬데믹과 이로 인한 위기상황이 아직 종결되지도 않은 국면에서 주민들이 마주하고 있는 돌봄의 위기, 생계의 위기, 주거의 위기, 고용의 위기 등에 대응하기 위한 재정 기조로 긴축 재정기조가 적절한지 의문이다. 긴축재정 전환의 근거로 급격히 늘어나고 있는 국가부채 문제를 들고 있으나, 이는 우리나라가 지금까지 건정재정의 원칙에 과잉규정되어 주요 비교국가들에 비해 매우 낮은 수준의 국가부채비율을 유지해온 사실을 반영하는 것과 다름없다. 또한 팬데믹 3년을 거치면서 급격하게 국가부채가 늘었다고는 하나 2021년 현재 국가부채율도 여전히 OECD 국가 평균에 미치지 못하는 수준임을 고려하면 이와 같은 예산과 재정운용 기조의 근거는 불분명하다(<그림 1-1>참조).

복지동향11월호_기획1_그림1_OECD general government gross debt

전체적인 긴축과 건전재정의 경향성은 보건·복지·고용 부분을 아우르는 예산 분야에서도 반복된다. 2018년부터 2022년까지 전년대비 보건·복지·고용 부분 예산 증가율 평균이 10.8%인데 비해 2023년은 4.1% 증가에 그치고 있다. 복지부 예산만을 놓고 본다면 전 정부가 책정한 예산의 전년대비 평균 증가율인 11.0%에 비해 약간 높은 11.8% 증가를 보이고 있다(아래 <그림 1-2>참조).

복지동향11월호_기획1_그림2_전년대비 예산 규모 변화율 (2017-2023)

윤석열 정부의 분야별 예산의 상대적인 비중을 살펴보면 지난 5년 동안 지속적으로 보건·복지·고용 분야의 예산이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으며, 이와 같은 경향은 2023년 예산에도 지속되고 있다. 각 분야별 예산 비중의 증감을 살펴봄으로써 전체적인 긴축과 건정재정의 기조 가운데서도 현 정부가 강조점을 두고 있는 분야에 대한 시각을 엿볼 수 있다. 아래 <그림 1-3>에서 2023년 새 정부의 예산은 직전 정부의 예산분야별 비율 평균에 비해 보건·복지·고용, 교육, 일반 및 지방행정, 환경과 R&D 분야의 비율은 증가한 반면, 여타 분야 예산의 비중은 상대적으로 감소하거나 예년 수준을 유지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복지동향11월호_기획1_그림3_분야별 예산 비율 변화

복지부 예산 총괄

<표 1-2>에는 보건복지부 예산을 따로 정리하였다. 2023년 보건복지부 예산은 109조 원으로 전년대비 11.8% 증가한 것으로 보이며, 2022년 추경을 기준으로 할 경우 7.5% 증가한 규모이다.

복지동향11월호_기획1_2_보건복지부 예산 분야별 개요

이번 보건복지부 예산에서 주목할만한 점 가운데 하나는 기존 보건복지부 일반회계에서 책정해온 예산 약 1조 원을 국가균형발전특별회계로 이전한 점이다. 그동안 복지부 사업 가운데 균특회계에 편성된 사업으로는 지역자율형 사회서비스 투자사업만 해당되었는데 2023년 복지부 예산에서는 총 24개 사업이 균특회계에 포함되었다. 지역아동센터, 다함께 돌봄센터, 읍면동 맞춤형 통합서비스, 노인맞춤돌봄서비스 등 2023년 균특회계에 포함된 사업들은 사실상 전국적으로 추진되는 사업이고, 재정의 효과가 특정지역에 한정된다고 보기 어려운 사업들이다. 그동안 지역지원계정은 광역협력권(교통, 물류망 확충과 같은) 사업, 지역특화산업 육성, 지역의 주요 성장거점에 대한 출연, 보조 등 지역격차, 지역소멸에 대응하여 낙후지역을 육성하기 위해 지원하는 사업이 사용되어 온 데 반해 이번에 포함된 복지부 사업은 전국적으로 지역 간 차별없이 보편적으로 시행되어야 하는 사업이고, 특정 지역을 육성하는 목적보다는 보편적으로 복지인프라를 확충해야 하는 사업인 점을 고려하면 쉽게 이해하기 어려운 결정이다.

다음으로 보건복지와 사회보장 전반에 걸쳐 주요분야별 예산에 대한 분석 결과를 간단하게 기술하였다.

기초생활보장

생계, 의료, 주거, 교육급여 등 국민기초생활보장 급여의 인상은 그 자체로 고무적이나 이를 통한 저소득계층 삶의 개선 여부는 의구심이 든다. 코로나 19의 피해로부터 완전히 회복되지 않았고, 재유행의 위험성이 여전한 가운데 저소득층 한시생활지원이 전액 순감한 점은 우려스럽다. 정부의 소극적인 복지행정에 대한 개선이 요구된다.

노인

전년대비 노인복지 예산의 증가폭은 최근 3년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노인복지 강화의 흐름을 위협하는 수준이다. 노인 분야 주요 사업별 증가분은 주로 노인인구 증가에 따른 자연증가분을 반영한 것으로 사실상 다수의 사업은 노인인구 증가율 조차 반영하지 못한 것으로 노인복지 전반에 걸쳐 퇴행이 불가피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전체 노인복지 예산 가운데 기초연금의 비중 이 지속 증가하고 있어 기타 노인복지서비스, 특히 노인돌봄과 노인보호 분야의 재정적 한계가 심화 되고 있으며 돌봄 공백의 확대가 우려된다.

보육

보육서비스의 질적 향상을 위한 공공인프라 확충이나 종사자 처우개선은 정책 우선순위에서 후퇴하였고, 반면 부모급여 등 현금급여의 확충을 통해 저출생의 문제에 대응하겠다는 새 정부의 정책 방향을 분명히 보여주고 있다. 이같은 정책 방향은 특히 만 2세 미만 영유아 돌봄에 대해 부모의 역할을 강조하고 만 2-5세 아동의 돌봄은 사회적 돌봄 으로 양분한 것이기도 하다. 현금급여를 통해 돌봄에 있어서 부모의 선택권을 보장한다는 취지는 긍정적이나 아동수당과 함께 현금급여가 영유아에 편중되는 현상 등의 문제는 충분히 고려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미취학 아동의 대부분이 어린이집과 유치원을 이용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들 사회적돌봄의 공적 인프라 확충과 종사자 처우개선을 위한 정책적 방안에 대한 고민보다 가정내 돌봄을 지원하는 방식의 정책 방향 전환은 결과적으로 돌봄의 사회화와 탈가족화를 지체시키거나 약화시킬 우려가 있다.

아동청소년

아동인구 수의 경향적 감소에 따라 보건복지부 아동청소년 분야 예산의 규모는 전년 대비 다소 감소 한 것으로 나타나 보건복지부가 표방했던 촘촘하고 두터운 복지가 아동청소년 분야에는 충분히 구현되고 있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초등돌봄 사업은 사업비와 인건비 수준을 다소 개선했다는 긍정적인 측면이 있으나, 공급 확대 노력이 충분하지 않다. 심지어 교육부의 초등돌봄교실 확충 예산은 100% 삭감되고, 여성가족부의 청소년 방과후아카데미는 확충 계획 자체가 없다. 교육부, 복지부, 여가부 등 다부처 관련 사업을 통 합적으로 고려하여 초등돌봄 공급을 확충하는 적극적 노력이 필요하다.

보건의료

2023년 예산에도 건강보험 국고지원은 법정지원액에 미치지 못하는 수준으로 편성되었다. 농어촌보건소 등의 이전신축 관련 예산도 대폭 삭감되는 등 의료 취약지에 거주하는 주민들의 의료권 보장을 위한 예산을 찾아보기 어렵다.

감염병 상황에서 우리나라 공공의료의 극도로 열악한 현실을 경험했음에도 불구하고 공공의료 관련 예산은 대폭 삭감되어 문제가 심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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