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복지동향 2023 2023-09-01   462

[기획2] 아동의 생활시간 변화

김미숙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아동복지연구소 소장

배화옥 경상국립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

아동 생활시간과 삶의 질 시간은 주어진 자원이다. 주어진 24시간 안에서 인간은 다양한 양상으로 시간을 사용한다. 개인이 어떠한 행동에 얼마만큼의 시간을 사용하느냐는 개인의 삶의 질에 영향을 준다(Heubner & Mancini, 2003; Larson & Kleiber, 1993). 아동도 시간을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서 발달정도, 인성, 정체성 및 삶의 질이 달라진다(Garcia et al., 2019; Hofferth & Sandberg, 2001). 예를 들어, 학업에 많은 시간을 보내면 학업성취도가 높아질 수 있다. 여가활동이나 스포츠 및 사회적 관계는 삶의 질을 높이고, 학업성취도도 올린다(Hofferth & Sandberg, 2001). 가족과 보내는 시간이 많고 충분한 수면시간을 취하면 아동의 비행도는 낮아진다고 한다 ( Hofferth & Sandberg, 2001). 반면, 아동의 긴 TV 시청, 온라인 게임 등은 오히려 행복도를 낮춘다(Twenge & Martin, 2018). 우리나라 아동은 대부분 학교에서의 학업과 사교육 등에 많은 시간을 사용하고 여가시간과 수면 시간은 적은 편이라고 알려져 있다. 특히 우리나 라 고등학생의 경우 매우 긴 학습시간과 지나치게 적은 수면시간은 세계적으로 전례가 없는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초등학생과 중학생도 마찬가지로 다른 국가 아동에 비해서 학업 관련 시간이 길고 수면시간도 적은 것으로 파악되었다(박현선, 2017; 정익중, 2018). 수면시간이 너무 적거나 학업시간이 과도한 반면 여가활동 시간이나 친구와의 교제 시간이 적으면 아동의 행복이나 건강에 위협이 될 가능성이 높다.

아동기에 필요한 학업과 수면 그리고 운동 등의 시간을 균형 있게 사용할수록 아동의 삶의 질이 향상될 것이다. 지금까지 우리나라에서는 공식적으로 아동의 균형된 생활시간에 대한 수치가 제시되어 있지 않다. 박현선(2017)은 ‘균형된 생활시간’이란 아동의 주요 생활시간인 수면, 공부, 운동, 미디어 시간 사용에서 아동발달과 아동권리적 관점에서 바람직하다고 여겨지는 시간을 의미한다고 하면서, 미국, 영국, 호주 등에서 제시한 국제적 기준을 검토한 후 우리나라 아동에 맞는 아동균형생활기준을 연령대별로 최종 선정하였다. 그 결과 초등학교 4학년의 경우 권장수면시간은 8~10시간, 권장 공부시간 30~120분, 권장운동시간 1시간 이상, 권장 미디어시간 2시간 이하로 정하였다. 이러한 권장시간 내에서 시간을 활용하면 균형된 생활시간 배분이라고 할 수 있다. 다른 연구에서는 균형된 생활시간이란 연구대상자의 영역별 평균 시간을 계산한 뒤 평균에 근접하게 시간을 사용하는 경우라고 하기도 하였다(김성은·김준엽, 2019).

균형시간을 어떻게 정의하든 아동의 균형된 생활시간 배분이 아동의 행복과 연관되어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박현선, 2017; 정익중, 2018). 특히 수면시간과 독서시간이 늘어나면 우울, 공격성, 신체화 문제가 감소한다(하문선, 2017). 부모나 친구 등과 함께 보내는 시간도 아동의 삶의 질에 중요한 요인이다. 아동이 부모와 함께하는 시간과 행복감, 삶의 만족도는 정적 상관관계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고(백혜정 외, 2017), 친구와의 시간이 적고, 나홀로 시간이 길게 되면 삶의 만족도가 낮아지는 것으로 밝혀졌다(김정은, 2019). 2011년 우리나라 초중고교는 주5일제 수업을 전면도입하였는데, 이로 인해 아동의 생활시간에도 변화가 발생하였다. 이전보다 학업시간이 줄었고, 수면시간은 증가하였다. 여가시간도 다소 증가한 것으로 파악되었다. 그렇다면 그 추이가 어떻게 되는지를 알아보는 작업이 필요하다. 이에 본고에서는 한국아동 · 청소년패널조사를 활용하여 우리나라 초등학교 4학년이 고등학교 1학년까지 성장하는 과정에서 생활시간 사용실태와 시간 사용이 어떻게 변화하는지를 살펴보고자 한다.

아동 생활시간 측정방법
아동의 생활시간 변화를 위해서 본 고에서는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National Youth Policy Institute, NYPI)에서 생산한 한국아동 · 청소년패널조사 2010(Korean Children and Youth Panel Survey, KCYPS) 가운데 초등학교 4학년 패널데이터를 사용하였다. KCYPS 2010 초4 패널데이터는 다단계 층화집락추출법(multi-stage stratified cluster sampling)을 사용하여 2010년 1차 초등학교 4학년 2,378명을 표본 추출한 것을 해마다 추적 조사한 종단자료이다. 본 연구에서는 1차년도 초등학교 4학년 2,246명 가운데 7차년도 고등학교 1학년에 이르기까지 총 1,979명을 분석 대상으로 하였다.

아동 생활시간은 선행연구를 바탕으로 수면시간, 학습시간, 미디어시간, 친구시간의 네 가지 유형으로 분류하였다(김외숙, 2017; 정익중, 2018;Hofferth, 2009; Mullan, 2019). 수면시간은 취침에서 기상까지 소요된 시간이다. 학습시간은 학교에서 받는 정규수업 시간을 제외한 학원/과외 시간, 학교 숙제시간, 기타 공부시간, 독서시간을 합친 시간이다. 미디어시간은 컴퓨터/게임기 등 오락시간, TV/비디오 시청 시간을 합친 시간이다. 친구시간은 친구들과 놀거나 활동하는 시간이다. 모든 시간은 학기 중 시간으로 주중 및 주말 값의 1일 평균값을 사용하였다.

아동의 성장에 따른 생활시간 변화

1) 수면시간

아동 생활시간 유형별로 연차별 변화추이를 확인한 결과는 <표 2-1>과 [그림 2-1]에 제시하였다. 아동의 수면시간은 초등학교 4학년부터 고등학교 1학년까지 7년 동안 꾸준하게 감소하였다 초등학교 4학년에 9시간 15분이던 것이 가파르게 줄어들어 고등학교 1학년 때는 6시간 21분이었다. 즉 7년 동안 2시간 54분, 거의 3시간이나 줄어든 것이다. 미국 국립수면재단(Nat ional Sleep Foundation) 등 국제기관이 권장하는 아동 생활 시간 기준에 따르면 6~13세 학령기 아동의 권장 수면시간은 9~12시간, 14~17세 청소년기 아동은 8~11시간이다(박현선, 2017; 정익중, 2018). 본 연구에서 초등학교 고학년 아동의 수면시간은 평균 8시간 55분~9시간 15분, 중학교 아동의 평균 수면시간은 8시간 5분~8시간 24분, 고등학교 아동의 수면시간은 6시간 21분으로 파악되었는데, 이러한 수치는 연령대별 권장 수면시간에 조금 미치지 못하거나 간신히 포함되는 결과이다. 이처럼 우리나라 아동의 수면시간 부족은 심각하고, 특히 고등학교 고학년이 되면 더 심각하다. 2023년 초록우산어린이재단(2023)의 아동행복지수 생활시간조사 결과 고등학생의 대부분은 새벽 2시 이후에 취침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 학습시간

독서시간을 포함한 학습시간은 초등학교 4학년부터 중학교 2학년까지 지속적으로 감소하다가 중학교 3학년에 이르러서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학습시간은 초등학교 4학년 때는 4시간 28분이었으나 점차 감소하여 중학교 1학년 때 3시간 25분으로 줄어들다가, 고등학교 1학년때 약간 증가하여 3시간 44분이었다. 7년 동안 아동의 학습시간은 44분이 줄어들었다. 그럼에도 우리나라 아동의 학교수업 이외의 학습시간의 절대적 시간은 긴 편이다. 특히 초등학교 아동들이 방과 후에 사교육을 위한 학원/과외 시간이 중학교 학생들과 비교해 그만큼 많다고 볼 수 있다. 가정내 학습(숙제) 시간인 초등학생 30~60분, 중학생 60~90분(박현선, 2017)을 학습시간에서 빼더라도, 초등학생은 2시간 41분~3시간 28분을, 중학생은 2시간 25분~2시간 44분을 학원/과외와 기타 학습에 사용한 것이다. 

로 줄어들다가, 고등학교 1학년때 약간 증가하여 3시간 44분이었다. 7년 동안 아동의 학습시간은 44분이 줄어들었다. 그럼에도 우리나라 아동의 학교 수업 이외의 학습시간의 절대적 시간은 긴 편이다. 특히 초등학교 아동들이 방과 후에 사교육을 위한 학원/과외 시간이 중학교 학생들과 비교해 그만큼 많다고 볼 수 있다. 가정내 학습(숙제) 시간인 초등학생 30~60분, 중학생 60~90분(박현선, 2017)을 학습시간에서 빼더라도, 초등학생은 2시간 41분~3시간 28분을, 중학생은 2시간 25분~2시간 44분을 학원/과외와 기타 학습에 사용한 것이다.

3) 미디어시간

미디어시간은 초등학교 6학년에 이르기까지 급격하게 증가하다가 중학교에 들어서면서 조금씩 감소하는 추이를 보였고, 고등학교 들어가서는 급감하였다. 초등학교 4학년은 2시간 28분에서 중학교은 3학년 3시간 25분으로 절대적인 시간이 37분 늘어났다. 반면, 고등학교 1학년의 미디어시간은 1시간 32분으로 급격히 하강하였다. 중학교 이후 미디어 시간은 1시간 가까이(정확히는 53분) 감소한 셈이다.

이는 정보화의 진전에 따라 컴퓨터와 휴대폰의 급속한 보급으로 최근 초등학생에게까지 인터넷과 같은 온라인 미디어 사용이 보편화된 현실을 보여주는 것이다. 미국 소아과의사협회와 호주 보건부는 초등학교 고학년과 중학생의 미디어시간을 2시간 이하로 권장하고 있는데(박현선, 2017), 본 연구에 나타난 초등 및 중등 아동의 미디어시간은 2시간 48분~3시간 36분으로 이를 상당히 초과하고 있다. 고등학생만이 이 기준을 충족하고 있다.

4) 친구시간

친구와의 활동시간은 중학교 1학년 때 잠시 주춤하지만 계속 증가하는 추이를 보였다. 초등학교 4학년 1시간 19분에서 중학교 3학년 1시간 44분으로 25분 정도 늘어났다. 중학교 시기는 아동의 발달과정에서 가족보다는 친구의 중요성이 커지는 시기로 친구와의 교제, 놀이, 스포츠 등 활동을 공유하는 시간이 증가한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고등학생이 되면 친구시간은 감소하여 상당히 감소한 1시간 7분으로 파악되었다. 가족 및 친구와의 관계가 행복 및 삶의 질의 중요한 요인인 점을 감안하면 친구시간의 감소는 아동의 삶의 질에 경종이 된다.

적정 아동 생활시간 사용을 위하여

이상에서 살펴본 우리나라 아동의 생활시간 사용실태 및 변화 양상은 우려를 자아낸다. 아동의 불충분한 수면은 비만, 면역력 저하 등 신체적 건강과 집중력 저하, 기억력 저하, 우울 증가 등 정서적·정신적 건강에 뿐 아니라 학업성취도 저하 등 학교적응에도 악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Matricciani et al., 2013; Paruthiet al., 2016). 아동은 정규 학교수업 외 학습시간을 과다하게 사용하고 있었다. 우리나라 아동의 지나친 학습시간은 국제사회로부터도 우려 섞인 지적을 받고 있는데, 2019년 유엔아동권리위원회는 우리나라 아동의 지나친 학업 부담과 그에 따른 수면 부족을 우려하면서 개선이 필요함을 권고하였다. 아동의 과도한 미디어 사용은 아동의 발달적 측면과 부정적인 관련성이 있음을 여러 연구가 입증하고 있다. 우울과 공격성, 비행, 인터넷 중독, 사이버불링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온라인을 통한성폭력과 같은 범죄에 노출될 가능성도 커진다(김지혜, 2013; 배화옥·이민화, 2019; Notten &Nikken, 2014; Wright, 2015). 따라서 아동의 과도한 미디어 사용을 억제하거나 이 문제를 해소할 방안이 필요하다.

친구와의 활동시간은 미디어시간의 증가폭과 비교하면 크지는 않는데 친구와의 동적인 활동보다는 주로 혼자서 하는 미디어를 이용한 게임이나 온라인 시청 등이 증가하였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이에 우리나라 아동의 생활시간 사용에는 변화가필요하다, 우선, 권장 및 적정 수면시간 기준을 충족하도록 사회적 인식이 필요하고, 둘째, 과도한 학습위주의 교육환경을 개선하여야 할 것이다. 이와 동시에 아동의 미디어시간을 줄이는 대신 삶의 질에 유의한 영향요인인 친구와의 교제시간을 늘릴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아울러 혼자서 정적으로 하는 활동보다는 같이 동적으로 하는 활동을 증가시킬 수 있는 전략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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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이 글은 김미숙, 배화옥 (2022). 아동의 생활시간 변화와 삶의 질에 대한 종단연구. 한국아동복지학. 71(1): 61-92 일부를 수정 · 보완 한 것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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