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혜린 | 복지동향 구독자
인터뷰 및 정리 | 김지원/조희흔 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회 간사
사회복지라는 분야는 뗄레야 뗄 수 없는 긴밀한 나의 일 같다가도 저 바다 너머 남의 일 같아 보이기도 한다. 구태여 관심을 가지며 살자고 다짐하지 않으면 한없이 멀어져 있다. 복지동향은 사람들에게 계속해서 사회복지 이슈를 환기하고 이 일이 나의 일임을 상기시켜 주는 역할을 해 왔다. 우리의 노력이 사회복지를 공부하는 학생에게는 좋은 자양분이 되고 이 분야의 일을 할 때 삶의 원동력이 되어 가닿았음을 느끼게 해준 새로운 구독자와의 인터뷰를 소개한다.
안녕하세요!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복지동향 구독자 이혜린 입니다. 현재는 네이버 해피빈에서 웹서비스 기획 일을 하고 있고, 대학원에서 사회복지 공부를 병행하고 있습니다.
‘네이버 해피빈’이 시민들에게 주는 이미지와 사회복지가 잘 어울리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일하시는 곳에서, 또 대학원에서 사회복지를 공부하실 정도로 사회복지 영역에 몸담아야겠다고 결심하신 계기가 어떤 것인지 말씀해주실 수 있나요?
학부 시절 오랫동안 대학생 봉사활동을 했어요. 제가 사회적 약자를 돕는 데서 삶의 가치를 얻는 사람이라는걸 깨닫게 됐죠. 그 당시 느꼈던 삶의 가치를 업에서도 느낄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있었어요. 첫 인턴을 기업의 사회공헌 분야에서 하게 됐고, 지금 직장에서도 사회복지를 다루고 있어요. 봉사활동에서 받은 깨달음을 일에 적용하면서 계속 자극을 받다 보니까 일을 지속할 수 있습니다. 사회복지를 공부하면서 일의 원동력이 생기는 기분이에요.
복지동향을 처음 알게 된 시기와 계기가 궁금합니다.
2021년부터 대학원에서 공부를 시작했어요. 사회복지 공부가 처음이다보니 연구에 필요한 자료를 찾아보다가 복지동향을 알게 됐어요. 사실 대학원 공부를 시작하기 전에도 복지동향에서 이슈가 되는 사회문제를 다루는 기획 글은 접한 적이 있어요. 하지만 본격적으로 공부를 하기 시작한 후 사회복지 정책을 바라보는 제 해상도가 높아지다보니 이슈가 되는 주제 뿐만 아니라 잘 몰랐던 복지 문제에 대해 더욱 관심 갖게 됐고, 자연스레 복지동향을 자주 찾아 읽게 되었죠.
읽는 것에서 더 나아가 구독을 하고 계시는데, 복지동향을 구독하는 가장 큰 이유가 무엇인가요?
복지동향은 복지를 공부하는 학생들에게 굉장히 좋은 재료가 돼요. 저는 직장인이고 또 직장인대학원의 특성 상 범위가 어마어마한 복지 영역 안에서 구체적인 하나의 주제를 파고드는 것이 아니라 복지 전반을 아우르는 공부를 하게 되거든요. 그러다보니 대상도 성격도 전혀 다른 의제를 동시에 공부해야 하는 경우가 많죠. 복지동향은 매월 다양한 주제를 넓게 다뤄주기도 하고, 시의성 있는 주제를 다뤄주기도 해요. 또 선제적으로 한 주제에 집중하면서 시의성을 직접 만들기도 하죠. 공부하는데 정말 복지동향의 도움을 많이 받고 있어요.
복지동향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다거나 기억에 남는 기획이 있으시다면 알려주세요.
2021년 12월 호 주제가 <기후와 복지>였던 걸로 기억해요. 도서관에서 기후위기를 인권사회학적으로 접근한 강의를 들은 적이 있는데 그때 기후불평등이라는 개념을 처음 접했거든요. 매우 중요한 문제라고 생각했어요. 대학원에서 불평등을 주제로 한 페이퍼를 작성하는 과제가 있었는데, 기후불평등을 주제로 써야겠다고 다짐했죠. 참고자료를 찾는데 복지동향이 바로 나오더라고요. 기후불평등에 구체적으로 접근한 기획 원고가 큰 도움이 됐어요. 최근에도 <에너지복지와 불평등>이란 주제를 다뤘잖아요. 사회복지 문제에 경중을 나눌 수는 없지만 개인적으로 요즘 가장 관심있고 다룰 필요성이 있는 주제라 인상깊었어요. 저도 공부할 때 복지동향을 자주 보는데 정말 많은 도움이 되더라고요.
혹시 공부 이외의 일상에서 복지동향이 유용하게 활용될 때가 있나요?
대학원에서 과제 뿐만 아니라 수업을 잘 이해하기 위해 계속 도움을 받는 것도 있고요(웃음). 이번 학기를 끝으로 석사를 졸업하게 되는데요. 다시 일반인의 입장으로 돌아가야 해요. 제가 하는 일이 멀리서 보면 사회복지와 연관이 되어 있지만 직접적으로 복지 제도나 실천 분야에 맞닿은 일은 아니거든요. 모르고 살려면 한없이 모를 수 있는 분야예요. 복지동향 덕에 지금도 앞으로도 일상 속에서 사회복지 문제를 인식하면서 살게 될거란 생각이 들어요. 저는 사회문제를 인식하는 수단으로 영화나 소설도 잘 활용하는데요. 아무래도 이런 수단은 문제를 짚고 각성하라고 이야기해주는 경우가 많다면 복지동향은 거기서 더 나아가 어떤 제도나 모습이 개선되어야 하는지 함께 제시해주는 것 같아요. 좀 더 구체적으로 어떻게 사회가 변해야 하는지를 그릴 수 있다는 점에서 정말 유용하다고 생각합니다.
복지동향은 기획, 동향, 복지톡, 복지칼럼, 열린광장으로 이루어져 있는데요. 어떤 꼭지를 가장 많이 보시나요?
아무래도 가장 쓰임이 많다보니 기획 원고를 많이 봐요. 하지만 모든 글을 읽고 있습니다(웃음). 제 업무도 전반적인 것을 다루고 있고 학교 공부도 특정 분야가 정해져있지 않잖아요. 그러다보니 사회복지 분야에 종사하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가 궁금할 때가 있어요. 그럴 때는 복지톡을 열심히 보곤 하죠.
디자인이나 배송, 기획주제 등 복지동향에 갖는 아쉬운 점도 있으실까요?
이 질문을 보고 제가 인터뷰 대상자로서 부적합하다고 생각했어요. 저는 복지동향을 통해 사회복지 문제를 접하는 사람이다보니 이 잡지를 구태여 평가할 입장이 아니라는 생각이었거든요. 어떻게 복지동향을 고쳐야 할까 라는 생각은 정말 해본 적 없어요. 오히려 더 많은 사람들이 이 잡지를 많이 읽어야 한다는 생각을 합니다.
참여연대 내에서 복지동향이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한 고민을 자주 하는데요. 몇 년 동안 온라인 전환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어요. 혹시 복지동향을 어떤 형태로 더 자주 접하는지, 온라인 전환에 대한 생각은 어떠신지 알려주실 수 있나요?
저는 온라인으로 훨씬 많이 읽고 있어요. 과제 할 때 참고문헌 표시하기에도 온라인이 좋고요. 아까 디자인에 대한 질문을 주셨는데, 온라인으로 보다보니 표지나 내부디자인이 어떤지는 생각 해본 적 없는 것 같아요. 온라인으로 전환한다면 저야 좋지만(웃음), 종이책이 가지는 상징성도 무시할 순 없다고 생각합니다. 한 가지 제안은, 참여연대 홈페이지에 올라오는 복지동향 게시글에서 하나의 잡지라는 느낌이 좀 부족한 것 같아요. 물론 목차에 링크가 걸려있긴 하지만 그냥 포스팅되는 각기다른 글이 아니라 발간되는 잡지의 특색을 살리는 방향으로 글을 묶어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있습니다.
환경이나 동물권 이슈 등 통상적인 보건복지 영역에서 조금 벗어난 영역도 복지동향에서 다루는데, 주제의 확장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시나요? 아니면 조금 더 복지 문제에 집중했으면 하시나요?
복지동향에서 다루는 스펙트럼을 넓히는게 훨씬 좋다고 생각해요. 동물권도 1차적으로는 동물에게 중요하지만 기후위기와도 관련이 있고, 동물을 혐오하는 행태는 약자를 혐오하는 행태와 비슷한 양상을 띄거든요. 모든 주제가 딱딱 분리되지 않고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보니 복지동향의 글을 읽으면서 이건 복지 이야기 아닌데? 라고 생각한 적은 한 번도 없어요.
앞으로 복지동향에서 기후 위기, 젠더, 장애, 빈곤, 청년 등 더 다뤄주었으면 하는 주제가 있으시다면 말씀해주세요.
기후위기는 인류가 단 한번도 경험한 적 없는 재난이잖아요. 어떤 형태의 피해가 올지 아무도 몰라요. 점점 더 중요해질 거고 앞으로 사회복지 영역에서 기민하게 기후위기가 다뤄졌으면 합니다. 복지동향이 그 길을 충실히 가고 있다고 생각해요. 개인적으로 관심 있는 주제는 노인 복지예요. 초고령사회를 눈 앞에 둔 상황에서 너무 대응이 미흡하지 않나 싶거든요. 최근에 뉴스에서 공항을 찾는 노인의 이야기를 봤어요. 노인들이 갈 문화시설이 부족하고, 공원과 같은 오프라인 공간이 점점 좁아지는 것 같아요. 또 명절 기차표 예매가 어려운 노인들이 표를 구하기 위해 역에 줄을 서있는 기사도 봤는데 너무 안타깝더라고요. 사람은 누구나 나이를 먹잖아요. 우리의 미래를 위해서라도 달라져야 한다고 생각해요. 다만 이를 단순히 노인복지라는 주제로 뭉뚱그릴 수 있는 건 아닐 것 같아요. 공항을 찾는 노인들은 문화시설이 부족한 문제고 기차표를 구하지 못하는 건 노인의 디지털 접근성에 대한 문제잖아요. 이 둘은 전혀 다른 분야니까 복지동향에서도 한 주제를 다룰 때 좀 더 세분화해서 접근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지인이나 관련 종사자 분들은 복지동향을 구독하시나요? 복지동향이 더 많은 대중에게 읽히려면 어떤 노력을 해야 할지 조언해주세요.
사실 잘 모르겠어요. 굉장한 문제인 것 같은데, 생각해보니 지인이나 관련 종사자를 만나도 이런 이야기를 하지 않네요. 혹시 매달 정기후원을 하는지 한다면 어느 단체에 후원하는지 어떤 뉴스레터나 잡지를 구독하는지가 일상적인 대화 주제로 자리잡지 못한 것 같아요. 고민을 나눌 수 있고 이런 이야기를 일상적으로 할 수 있는 자리가 있었으면 좋겠어요. 기후위기와 같은 사회문제는 우리 일상의 문제잖아요. 그런데 서로 이야기를 잘 하지 않으니까 심각성을 덜 느끼고 있는 게 아닐까요? 어떤 문제에 대해 일상적으로 이야기를 하게 되면 비로소 필요성을 느끼게 되는 것 같아요. 복지동향이 이런 통로를 만들어 주면 어떨까요?
마지막으로 복지동향 구독자분들께 한 말씀 해주신다면요?
복지동향을 계속 읽을 수 있도록 구독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어떤 분들께서 구독하고 계신지는 잘 모르지만 분명 좋은 분이실 것 같습니다. 앞으로도 복지동향을 통해 세상에 필요한 고민들을 함께 해나가면 좋겠습니다.
정부지원금 0%, 회원의 회비로 운영됩니다
참여연대 후원/회원가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