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복지동향 2023 2023-11-03   3563

[기획2] 2024년 보건복지 분야 예산안 분석: 기초생활보장 분야

김윤민 창원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

전체적인 평가

2024년 기초생활보장 예산 증가율은 보건복지 총예산의 17.0%, 사회복지 총예산의 19.9%로 지난해와 비교해 감소했으나, 2023년 기초생활보장 본예산인 19조 1,354억 원과 비교하면 8.8%(약 1.7조 원) 증가 한 20조 8,261억 원이다. 이는 기준중위소득 인상 및 선정기준 상향에 따른 생계급여 예산 증가(1.5조 원)에서 기인한다. 예산 증가는 그동안 엄격한 선정기준으로 인해 제도의 지원을 받지 못했던 비수급 빈곤층의 신규 지원 가능성을 제고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해석할 수 있다. 

다만, 이러한 제도 변화가 실제로 수급자의 최저생활을 보장하여 사회 안전망 강화로 이어질 수 있을지 여부는 보다 면밀하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 2024년 생계급여 인상액이 역대 최대인 것은 사실이나 4인 가구 기준, 지난 정부의 5년간 인상분(19.6만 원)과 2024년 인상액(21.3만 원) 차이는 1.7만 원에 불과하고 심지어 의료급여 예산은 1.8% 감소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비수급 빈곤층 발생의 가장 주요한 원인으로 지적되는 부양의무자 기준이 폐지되지 않은 측면은 기초생활보장제도의 보장성 강화가 정치적 수사에 불과한 것은 아닌지 우려되는 지점이다.

세부사업 평가 

생계급여

생계급여 목적은 생계유지 능력이 없거나 생활이 어려운 이들의 최저생활을 보장하고 사회복지 향상에 기여하기 위함이다. 2024년 생계급여 예산은 7조 5,410억 원으로 전년 본예산 대비 약 1조 5,269억 원(25.4%) 상향 조정되었다.

이는 기준 중위소득 인상(4인가구 기준 6.09%, 2023년 5,400,964원 → 2024년 5,729,913원) 및 선정기준 상향에 따른 급여액 증액, 자동차 재산환산기준 완화(다인·다자녀·도서벽지 수급권자 자동차 일반재산 환산율 적용, 생업용 자동차 기준 완화), 청년 근로소득 공제 확대, 청년내일저축계좌 등의 개선을 반영한 결과이다. 특히 2015년 제도 설계 이후 최초로 상향 조정된 기준 중위소득(30% → 32%)과 제3차 기초생활보장 종합계획에서 밝힌 기준 중위소득의 단계적 상향 계획(35%)은 사회 안전망을 공고히 구축한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

다만, 생계급여 인상 요인 중 하나로 2022년 연도말 수급자(가구)에 2017년~2019년 평균 수급가구 증가율인 2.13%(2023년 109.2만 가구 → 2024년 118.2만 가구)를 적용했음을 고려하면 수급자 가구별 실질 급여 인상분은 미미한 수준에 그칠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또한 여전히 부양의무자 소득이 연 1억 원 또는 재산이 9억 원 이상인 경우 생계급여 대상에서 제외하는 기준이 유지된 점 등은 기준중위소득 인상으로 기대할 수 있는 최저생활 보장 효과를 상쇄시키는 요인이 될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긴급복지

긴급복지지원사업은 외환위기 이후 생계형 자살, 가족동반 자살사건이 발생함에 따라 위기가구에 대한 체계적인 대응 시스템 구축의 필요성으로 추진되었다. 사업 목적 또한 갑작스러운 위기 사유로 생계유지가 곤란한 저소득 위기가구를 신속하게 지원하여 위기 상황에 벗어나게 함으로써 빈곤계층으로의 유입을 방지하기 위함이다. 이러한 목적의 긴급복지 지원사업 예산은 전년 대비 13.6% 증가했다. 

예산 증가는 생계급여와 연동하여 인상된 생계지원금 지원단가(893.1천 원→990천 원)와 2023년 2월~12월까지 한시적으로 인상된 연료비지원단가(110천 원→150천 원), 지원 건수 확대 등을 반영한 결과이다. 즉, 증가한 예산 대부분이 자연증가분을 반영한 수준에 그친 것이다. 사회적 위험 양상이 다양화됨에 따라 위기 상황에 직면한 대상의 범위와 규모가 확대되고 있으며 생계형 자살 사건이 현재 진행형인 상황을 고려하여 위기가구에 대한 체계적 대응 시스템 구축을 위한 예산의 확대 편성이 시급하다. 

의료급여 부문

의료급여 예산은 크게 지자체경상보조와 민간경상보조, 행정경비로 구분된다. 지자체경상보조는 기본 진료비, 부양의무자 등 제도 개선, 정액수가 개선비, 장기입원자 지역사회 복귀 지원비, 재정절감액, 미지급금 지원을 포괄하는 기관부담금, 임신출산진료비, 건강생활유지비, 본인부담보상상한비 등의 본인부담금 지원비, 장애인보조기기, 요양비 등의 기타 지원비와 위탁수수료, 신고포상금으로 구성된다. 

2024년 의료급여 예산은 8조 9,377억 원으로 전년에 비해 약 1.8% 감소하였다. 예산안 산출 근거에 따르면, 지자체경상보조는 기관부담금(본인부담을 제외한 진료비) 예산이 전년도에 비해 1,765억 원 감소(2.0%)했고 본인부담금 지원비와 기타 지원비는 각각 45억 원(8.9%), 115억 원(25.0%) 증가했으며, 위탁수수료와 진료내역 허위·부당청구 신고포상금은 전년과 동일하게 편성되었다. 부양의무자 기준 등 제도개선 예산의 경우, 부양의무자 기본재산 공제 확대, 중증장애인 부양의무자 기준 개선, 수급자 재산기준 완화에 따른 추가 진료비를 반영했음에도 불구하고 2023년과 비교했을 때 678억 원(23.0%) 감소하였다. 

부양의무자 기준은 비수급 빈곤층 발생의 가장 큰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러한 문제점에도 불구하고 2024년 예산에는 의료급여 부양의무자 기준의 완전 폐지가 아닌 중증장애인에 대해서만 폐지하는 내용이 반영되었다. 이는 비수급 빈곤층 문제의 실질적인 해결을 어렵게 할 뿐만 아니라 빈곤 해결에 대한 가족 책임을 우선하여 국가의 공적 부양 책무를 희석시킨다. 무엇보다 소위 약자복지를 강조하는 현 정부의 정책 기조에도 부합하지 않는다. 진정으로 두터운 지원을 통한 약자복지 강화를 표방한다면 의료급여 부양의무자 기준의 ‘완전’ 폐지가 반드시 예산에 반영되어야 한다.

자활지원

자활사업은 근로빈곤층의 탈수급 및 자립을 체계적으로 지원하여 탈빈곤을 촉진하고 빈곤을 예방하는 목적으로 운영되며 자활근로, 자활센터운영지원, 자활사업관리로 구분된다. 2024년 자활근로 예산은 자활급여 단가 인상(2.5%), 참여자 수 증대(3천 명)를 반영하여 전년 대비 8.2% 증가한 6,594억 원이며, 자활센터운영지원 예산은 전년 대비 5.7% 증가했고 자활사업관리는 전년도와 동일하다.

유형별 자활급여(일)는 근로유지형 31,800원(780원 인상), 사회서비스형 54,200원(1,310원 인상), 시장진입형 61,690원(1,270원 인상)으로, 지난 몇 년 동안 반복적으로 지적되어 왔던 자활급여의 낮은 단가 문제가 2024년에도 해결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자활급여의 낮은 단가는 2024년 최저임금 시급(9,860원)을 반영한 일급 78,880원(8시간 노동 기준)과 비교했을 때 더욱 확연히 드러난다. 보수적인 수준의 자활급여 단가 인상으로는 정부가 예상하는 저소득층의 사회 참여, 근로역량 배양 및 탈빈곤 지원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볼 수 있다. 

주거급여지원 

주거불안정 저소득층의 임차료를 보조하고 열악한 주거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목적의 주거급여 예산은 2023년보다 1,702억 원(6.6%) 인상된 2조 742억 원이다. 세부내역을 살펴보면 증액 예산 대부분이 주거급여 선정기준 상향, 급여 상승률 등을 반영한 주거급여지원이며, 장애인 주택개조사업과 주거취약계층 주거상향 지원, 이사비지원사업은 전년과 동일한 수준임을 확인할 수 있다.

교육급여지원 

교육급여는 생계유지 능력이 없거나 생활이 어려운 자의 교육비 부담을 경감하고 실질적인 교육기회를 보장하기 위한 목적을 갖는다. 2024년 교육급여 예산은 전년 대비 2.0% 증가한 1,604억 원이다. 정부는 2024년 교육활동지원비를 최저교육비의 100% 수준으로 인상했음을 강조하지만, 이는 초등학생 4만 6천 원 인상(기존 41만 5천 원 → 46만 1천 원), 중학생 6만 5천 원 인상(58만 9천 원 → 65만 4천 원), 고등학생 7만 3천 원 인상(65만 4천 원 → 72만 7천 원)에 그친 수준이다.

결론

2024년 기초생활보장 예산은 전년과 비교했을 때 8.8% 증가하였다. 이에, 선정 기준 상향 조정, 생계급여 지원기준이 인상되었고 의료급여는 중증장애인 가구에 부양의무자 기준을 미적용하고 부양의무자 재산 기준을 완화했다. 주거급여의 선정기준 상향(중위 47% → 48%), 최대급여액인상(전 구간 1만 원 이상)을 비롯하여 교육급여의 급여액 11.1% 인상에 따른 최저교육비 100% 수준 지원 등의 제도 개선은 고무적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다만, 의료급여 예산이 감소했고 부양의무자 기준은 ‘완전’ 폐지가 아닌 ‘일부’ 미적용으로 제한하여 의료 안전망 강화는 요원할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또한 생계급여의 부양의무자 예외 규정 기준이 여전히 남아 있고 지속적으로 지적되어 온 자활급여의 낮은 단가 문제 역시 반복될 것으로 보인다. 

[약자 복지가 약한 복지로 전환될 위험성 ]

현 정부의 2024년 예산안에서 강조하는 중점 투자 방향은 “약자 복지”이다. 실제로 정부 보도자료에서 지속적으로 등장하는 ‘기초생활보장 생계급여 역대 최대 인상’, ‘기준 중위소득 2년 연속 역대 최고 수준’, ‘생계급여 지원기준 7년 만에 최초’ 등의 설명은 제도의 보장성 강화를 기대하게 한다. 다만, 이를 약자 복지 기조가 예산에 적극적으로 반영된 것으로 해석하고 견고한 사회 안전망 구축의 청신호로 이해하기에는 아직 이르다. 비수급 빈곤층 발생의 가장 큰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는 부양의무자 기준이 여전히 “완전” 폐지되지 않았고, 의료급여 예산은 감소하였으며 수급자 가구별 실질 급여 인상분 또한 미미한 수준이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정부가 공식적으로 복지의 대상을 “약자”로 명명한 측면은 심히 우려된다. 복지의 언어들(words of welfare)은 사실보다 더욱 강력한 의미를 내포하며 특정 대상과 현상을 규정하기 때문이다. 정부의 약자복지 기조를 제도에 반영하기 위해서는 “누가 약자인가”라는 원론적인 질문에 접근해야 할 것이다. 문제는 수급자에게 “약자”라는 정체성을 부여하는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낙인이 수급의 권리성을 약화시켜 제도의 사회 안전망 기능을 피상적인 수준으로 제한할 위험성이 있다는 사실이다. 이로 인해 “약자 복지” 시행의 결과가 정부에서 기대하는 두터운 복지가 아닌 오히려 “약한 복지”로 전락할 수 있을 것이라는 우려를 금할 수 없다. 따라서 정부는 기초생활보장 예산에 생계급여와 의료급여 부양의무자 기준의 완전 폐지, 고물가와 심화되는 불평등의 상황적 요인을 고려하여 보장수준의 실질적인 확대를 반영하는 등 견고한 사회 안전망 구축 의지를 더욱 확실하고 구체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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