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복지동향 2023 2023-12-01   410

[복지톡] 평화와 희망을 심는 올리브나무

이윤희 | 고양 YMCA 사무총장, 올리브나무평화한국네트워크 코디네이터
인터뷰 및 정리 | 김지원 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회 간사

얼마 전 참여연대 지하에는 신발 3천 켤레가 모였습니다. 신발들은 11월 17일 보신각 광장에 가자 지구에서 사망한 이들의 이름과 함께 놓였습니다. 압도적인 모습이 연출됐지만, 이는 지난 한 달 동안 가자지구에서 사망한 사람들의 1/5도 되지 않는 숫자라는 점이 우리의 마음을 더욱 무겁게 했습니다. 유니세프는 가자지구가 수천 명의 어린이에게 무덤이 됐고, 남은 모든 이에겐 산 지옥이 됐다고 말합니다. 그곳이 무덤이자 지옥으로 남아선 안 됩니다. 이스라엘 정부가 더 이상의 학살을 중단하고 즉각 휴전에 응하기를 촉구합니다.

이 아픔에 지금 깊이 공감하기 어렵더라도, 우리와 무관한 일이 아니라는 생각과 꾸준한 관심을 이어갔으면 합니다. 상황을 정확히 알고 오해를 푸는 것이 이런 노력의 시작이 될 것 같습니다. 오랜 세월 팔레스타인의 평화를 바라며 올리브트리 캠페인, 대안 여행 등을 추진하신 고양 YMCA 이윤희 사무총장님을 만나 팔레스타인의 역사와 상황에 대해 들어보았습니다.

안녕하세요. 자기소개 간단히 부탁드립니다.

고양 YMCA 사무총장 이윤희입니다. 2008년부터는 팔레스타인-이스라엘 평화를 위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조금 더 구체적으로는 팔레스타인 민(民)들이 땅을 지키고 생존할 수 있도록 올리브나무심기 캠페인과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을 균형감 있게 볼 수 있도록 지역 민(民)들과 함께하는 대안 여행, 이스라엘 보이콧 운동(BDS) 등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스라엘-하마스 무장갈등 상황을 중심으로 이스라엘-팔레스타인 갈등의 역사를 큰 맥락에서 설명해주세요.

우선 용어를 한 번 짚고 넘어가고 싶습니다.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문제를 이야기할 때 분쟁, 갈등, 전쟁 같은 용어를 쓰는데 그것보다는 점령, 식민지, 독립이라는 용어로 바꿔서 사용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갈등이라고 하면 두 당사자 간의 목표나 정서들이 충돌하는, 어느 정도 동등하게 느껴지는 충돌로 이해가 되는데요. 이스라엘팔레스타인의상황은 이스라엘과 제국의 국제패권 질서 재편 과정에서 팔레스타인 땅이 식민지화된 역사적 맥락으로 이해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오스만제국이 지배했던 땅은 1, 2차 세계대전을 거쳐 모두 독립 국가로 성립되었습니다만 팔레스타인 땅만 유대인들에 의해 점령당했고, 그 역사는 지금까지 75년간 이어지고 있습니다. 

현재 상황과 가까운 이야기를 해보자면 하마스는 무슬림형제단의 팔레스타인 지부였습니다. 무슬림형제단은 오랜 역사를 갖고 있습니다. 하마스의 전신 조직은 그 땅을 떠날 수 없었던 민중을 위해서 교육, 복지 서비스(병원, 학교) 등의 지원 활동을 해왔습니다. 그러나 두 가지 사건으로 인해 팔레스타인의 무슬림형제단이 하마스라는 조직으로 바뀌게 됩니다. 첫 번째 사건은 1987년도에 일어난 1차 인티파다(민중봉기)입니다. 인티파다는 1990년대 초반까지 이어집니다. 두 번째 사건은 이집트에 있었던 무슬림형제단이 불법화된 것입니다. 이 두 가지 사건으로 무슬림형제단 대신 하마스(이슬람 저항조직)가 1988년도에 만들어집니다. 1차 인티파다는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독립을 위해 비폭력 평화 행동으로 진행됐습니다. 대부분이 세금 납부 거부 투쟁을 하거나 시장에서 상점을 운영하지 않는 등의 활동을 펼쳤습니다. 그런 행동이 3년~4년 정도 지속된 결과 팔레스타인의 평화를 위한 국제적 노력이 진행됐고, 1993년에 1차 오슬로 협정이 체결되는 결과를 만들어냈습니다.

오슬로 협정은 땅과 평화를 교환한다는 내용입니다. 이스라엘이 점령했던 땅에서 물러나고 그 땅에 팔레스타인 국가를 건설함으로써 팔레스타인-이스라엘이 공존하는 평화를 만든다는 내용이죠. 당시 팔레스타인 사람들의 80% 정도는 오슬로 협정에 대해 지지했습니다. 오슬로 협정에 대한 평가는 다양하지만, 팔레스타인 사람들의 기대는 ‘땅과 평화의 교환’이었습니다. 이스라엘이 서안 지역에서 철수할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고 팔레스타인이 국가로 건립될 것이라는 희망을 갖고 있었던 것이죠. 그러나 실제로는 이스라엘에 의해 만들어진 서안지역(요르단 강 서쪽,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거주하는 곳)에 이스라엘 불범 점령촌이 더 확대되는 결과로 나타났습니다. 1990년대 초반에 20만여 명이었던 불법 정착촌의 유대인들이 현재는 97만 명에 이르게 됐습니다. 서안지역 땅에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350만 명 정도인데 약 1/3에 해당하는 약 100만 명의 불법 점령 유대인이 살고 있습니다. 인구밀도도 엄청 높을 수밖에 없죠. 점령지에 정착촌을 만드는 건 UN법상 불법입니다. 오슬로 협정 체결 이후에 기대했던 평화는 오지 않고 불법 정착촌만 확대되었으며, 정착촌에 사는 유대인을 보호한다는 명목으로 이스라엘 군인의 일상적인 침탈과 주둔이 반복됐습니다. 이런 식으로 점점 땅을 빼앗기게 된 팔레스타인 주민들은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와 오슬로 협정, 국제 사회를 불신하게 됐습니다. 

이는 2006년도 팔레스타인 총선에서 하마스가 팔레스타인 자치 기구를 이기게 되는 결과로 이어졌고, 이에 따라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의 권력이 하마스로 이양되어야 하는 국면을 맞게 됩니다. 하지만 이스라엘 정부와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미국까지도 이 선거 결과를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이 시기를 두고 일각에서는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와 하마스의 내전이라고 표현하는데 사실 내전이라기보단 이스라엘-미국의 국제 패권 질서가 온건한 세속주의 정당인 파타(PATA)를 대신할 하마스를 인정하지 않아 발생한 것이죠. 결국 국제 사회로부터 정당한 권력 이양을 부정당한 하마스는 가자지구로 쫓겨나게 되었습니다. 

그 결과 가자지구는 2007년부터 분리장벽(인종차별장벽)으로 봉쇄됐으며 외부와의 접촉이 차단된 세상에서 가장 큰 감옥이 되었습니다. 이로 인해 가자지구의 실업률은 40%~70%에 달합니다. 2017년도 UN의 실태 보고에 따르면 가자지구는 더 이상 인간이 살 수 없는 땅이라고 표현됐어요. 깨끗한 물도 부족하고 연료도 없는 땅이 됐으니까요. 11,000여 명의 정치범이 이스라엘 감옥에 구금되어 있고, 2021에는 어린이인권단체, 공정무역농민단체 등 6개의 NGO가 불법화되었으며, 200개의 불법 점령촌과 150여 개의 OUTPOST가 건설되는 등 서안 지역의 96%를 실질적으로 점령, 지배하고 있는 게 현실입니다.

지금 사태에 대해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집권당인 파타는 어떤 입장을 보이고 있나요?

가자지역이 통제된 이후로 이스라엘은 가자지구에 세 번 침공했습니다. 침공 때마다 보통 한 달 가량 공격이 이어졌고 사망자는 모두 5천여 명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한 달도 안 됐는데도 오늘(11/23) 기준으로 14,319명이 죽임을 당했습니다. 그 중 어린이가 5,650명, 여성이 3,500명입니다. 부서진 건물에 깔린 사람들을 찾거나 구할 생각도 못하고 있습니다. 살아남은 사람들은 물과 식량 부족으로 굶주림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상상하기 어려운 지옥이 만들어지고 있는 것입니다.

이러한 상황임에도 파타는 애매한 태도를 보이고 있습니다. 공식적으로는 전쟁을 멈춰야 한다고 말하지만, 하마스와 함께 이스라엘에 대항하거나 국제 사회에 적극적으로 이 사안을 조정, 중재하라는 요청을 하거나 노력을 하지 않고 있습니다. 사실 팔레스타인 주민 중에도 많은 사람이 하마스의 강경노선에 대해 그렇게 지지하지는 않아요. 그렇지만 지금 가자지구와 서안 지역에서 펼쳐지는 지옥을 경험하며 분노하지 않는 사람들이 없습니다. 이번 이스라엘에 대한 팔레스타인의 공격은 크게 네 가지의 특징이 있습니다. 첫째, 4차 중동전쟁 이후 아홉 차례에 걸쳐 이스라엘에 의한 가자지구 침공이 있었습니다. 그동안 가자지역 주민들에 의한 이스라엘 침공은 한 번도 없었는데 이번에 처음으로 공격이 있었던 거예요. 두 번째로 팔레스타인 사람들을 가두고 감시하는 역할을 하는 인종차별 장벽이 그동안 붕괴된 적 없었는데 이번에 붕괴되었다는 것입니다. 상징적 의미가 크죠. 세 번째로는 지금까지 어떤 전쟁을 통해서도 한 번에 팔레스타인 사람들에 의해 이스라엘 사람이 천명 넘게 죽은 적이 없습니다. 

하마스에 의해서 이스라엘 남쪽 지역 주민 1천여 명이 죽었다는 발표가 있었지만(이스라엘 정부 초기 발표는 사망자 1,400여 명, 그러나 1,200여 명으로 수정), 이스라엘 경찰과 매체를 통해 나오고 있는 생존자와 군인들의 증언에 따르면 이스라엘 헬기와 탱크에 의해 이스라엘 시민들 일부가 죽임을 당했다는 보도가 있습니다. 이스라엘이 주장했던 도덕적 우월성의 논거들이 많이 허물어지고 있죠. 네 번째는 세계적으로도, 팔레스타인-이스라엘에 국한해서도 지금 상황은 민주주의와 국제 사회, 국제기구의 실패로 보여요. 극우 정부가 들어서는 걸 이스라엘 시민은 막을 수 있었지만 그렇지 않았고, 팔레스타인도 2006년 총선 이후, 어떤 형태로든 간에 민주적인 독립 정부 구성을 위한 다른 노력을 하지 않았죠. 사법부에 관한 기본법을 개정하는 등 민주적 통제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극우 세력이 지금 이스라엘 정부를 구성했고, 팔레스타인도 그 주민들의 의견을 통합하고 조정하는 데 실패했습니다. 국제 사회 측면에서는 그동안 이스라엘에 관해 300여 건의 UN 결의안이 만들어졌지만 하나도 지켜지지 않았어요. 하루가 다르게 사망자가 느는 걸 보면서 인류에 대한 공동의 믿음과 책임, 사랑과 신뢰의 기반이 붕괴하는 위기에 놓였다고 느껴요. 

현재 가자지구의 사망자와 실종자가 1만 명을 넘었다는 마음 아픈 소식을 들었어요. 정말 많은 인권침해가 있을 것 같은데요. 현지의 구호 상황은 어떤가요?

구호 상황을 더 어렵게 하는 장벽들과 점령 상황에 대해서 먼저 조금 더 말씀드릴게요. 2009년에 팔레스타인의 그리스도인들은 ‘카이로스 팔레스타인 선언(Kairos Palestine Document)’을 발표했습니다. 팔레스타인 사람들은 1988년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넬슨 만델라의 경험을 토대로 무장투쟁에서 벗어나 국제 사회의 정의로운 지지와 평화 협력을 통해 독립을 호소하고자 했습니다. 남아공에서 인종차별 문제를 국제 사회의 적극적인 참여로 이루어진 보이콧 운동으로 철폐했듯, 이스라엘의 점령도 보이콧 운동을 통해 철회될 수 있도록 국제 사회의 지지와 협력을 요청했습니다. 그런데 남아공의 보이콧 운동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지지하고 참여했던 서구 정치세력이 팔레스타인의 보이콧 운동에 대해서는 반유대주의라고 비판하며 법적으로도 금지하는 움직임을 보였어요. 지금도 진행되고 있는 BDS 운동, 올리브트리 캠페인, 대안 여행 등 평화적인 대응에 국제 사회가 반유대주의적이라고 동의하지 않는 이중적 모습이라고 볼 수밖에 없죠.

서안 지역과 가자지구에 모두 분리 장벽이 있어요. 사실 분리 장벽은 중립적 언어고 이스라엘은 ‘안보 장벽’이라고 표현하고 팔레스타인은 ‘인종차별 장벽’이라고 합니다. 이 장벽은 700km에 달하는데 마을과 마을을 관통하여 세워져 있어요. 이 장벽 때문에 팔레스타인 마을공동체는 파괴되었어요. 불법 점령촌에 사는 유대인만을 위한 전용도로(관통 도로)도 문제입니다. 약 200개의 불법 점령촌을 유대인들만이 이용할 수 있는 도로로 연결한 거예요. 그 도로 때문에 건너편에 있는 본인 소유의 농장도 가지 못하는 팔레스타인 주민도 있습니다. 도로를 건널 수 있는 지점에서는 이스라엘 군인이 허가를 해줘야 갈 수 있는데 그건 전부 그들 맘이죠. 인권 침해와 생존권이 심각하게 위협받고 있는 상황입니다.

UN 조사관에 따르면 하루에 필요한 양이 정상적으로는 500대 분량, 최소 150~200대 정도 필요한데, 가끔 가자지구에 들어가는 영상만 찍고 제대로 된 긴급구호는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병원도, 학교도, 난민촌도 이미 폭격을 당했어요. 170만 명 이상이 집을 잃고 난민이 되었고, 대부분의 주택은 파괴된 상황입니다. 가자지구는 이스라엘의 봉쇄로 이미 외부 지원이 없으면 살기 힘든 공간이었습니다만, 지금은 이스라엘의 폭격과 침공으로 인해 더욱 안타까운 상황이 되고 있습니다.

팔레스타인이나 이스라엘에서 인권 운동을 하는 활동가들은 지금 어떤 상황이고 무엇을 최우선으로 노력하고 있나요?

이번 이스라엘의 폭격으로 가자지구에서 활동하고 있는 UN 관련 기구의 직원들도 100명이 넘게 죽임을 당했습니다. 민간 단체 활동가들은 대부분 가자지구를 떠날 수밖에 없었고, 지금은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에 대한 대량 인종학살과 점령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내기 위한 노력을 최우선으로 하고 있죠. 사실 밖에서는 실질적으로 할 수 있는 일이 거의 없습니다. 한가지 다행인 점은 미국에 사는 유대인 청년들이 이스라엘에 의한 대량 학살과 전쟁을 반대하는 캠페인이 11월 4일, 미국 워싱턴DC에서 개최되었고 30만 명이 모였습니다. 그중 10만 명이 거리 행진 대열에 참여했습니다. 이를 주도한 그룹과 참여자 대다수가 청년들이라는 점이 의미가 있어요. 과거에는 미국에서 팔레스타인의 권리에 대해 이렇게 이야기하는 사람들이 없었거든요. 미국뿐만 아니라 유럽, 아시아 그리고 한국도 마찬가지였죠. 하지만 지금은 젊은 유대인들과 국제 사회가 나서서 이스라엘의 점령과 학살을 반대하는 캠페인이 전 세계적으로 이뤄지고 있고, 다양한 영역에서 이에 대한 토론이 만들어지고 있다는 건 그나마 희망적으로 느끼고 있습니다.

한국 시민사회는 피식민지와 내전을 경험했고 이것을 국제 사회의 연대와 협력으로 극복해 온역사를 갖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한국 시민사회에서는 더더욱 ‘강자의 힘에 의한 평화’가 아니라 ‘약자의 관점에서 평화’를 말하며, 약자의 손을 잡고 문제를 바라볼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팔레스타인을 막연히 머나먼 남의 일로만 볼 수 없습니다. 지정학적 국제 패권 질서 속의 분쟁으로 보면 한국과 같은 아픔을 갖고 있습니다. 한반도와 팔레스타인은 모두 동-서 아시아의 양 끝에서 국제 패권 질서에 의해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평화 또는 분쟁의 시소게임 안에 함께 있어요. 공동의 노력과 연대가 절실히 필요한 상황입니다. 국제 사회 속에서 아파하는 민(民)들과 약자의 연대를 만드는 일에 노력할 때, 한반도의 평화에 대한 국제 사회의 지지를 더 구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올리브나무 심기 캠페인을 하신다고 들었어요. 어떤 역사와 의미를 가진 캠페인인지 소개해주세요.

올리브트리캠페인(Olive Tree Campaign)은 2002년도부터 팔레스타인에서 시작한 활동입니다. 올리브트리 캠페인은 팔레스타인 사람들의 땅을 지키고 생존을 지지하며 청년들의 미래를 팔레스타인 땅에서 찾을 수 있도록 국제적인 참여와 지지를 보내는 평화 행동입니다. ‘부재자 재산법’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이 법은 3년 동안 농사를 짓지 않은 팔레스타인인의 땅을 이스라엘 정부가 국유화하는 내용입니다. 일제강점기 일본의 식민화 방식과 상당히 유사하죠.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사람들을 내쫓으면서 주인 없는 땅이 많이 생겼고 그걸 정리하기 위해 1950년도에 만들어진 법인데 아직까지 적용되고 있습니다. 이 법을 악용해서 서안, 가자지구에 불법 정착하는 유대인이나 이스라엘 군인은 팔레스타인 사람들의 주요 농작물인 올리브나무에 불을 지르거나 포크레인으로 파내거나 자르는 등의 행위 또는 농사짓는 팔레스타인 사람들에게 총을 쏘는 행위 등으로 농사를 못 짓게 하고 땅을 빼앗아 가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팔레스타인 청년들은 팔레스타인에서 땅을 지키고 살아가는 것에 대해 희망을 잃어가고 있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바와 같이 가자지구를 포함한 팔레스타인의 이런 상황은 인간으로서 존엄성을 지키기 위해서는 더 이상 비폭력 평화 행동에만 의지할 수 없다는 청년들, ‘성난 젊은 사자들’ 같은 그룹들이 새롭게 형성되고 있습니다. 

어쨌든 이런 법이나 앞서 말한 분리 장벽, 관통 도로, 점령촌 유대인, 이스라엘 군인 등에 의해서 팔레스타인 농민이 땅을 빼앗기는 상황을 국제 사회의 협력으로 방지하고 팔레스타인과 함께하고 있다는 국제 사회의 지지와 연대를 보내는 캠페인입니다. 팔레스타인 청년들이 최소한의 삶의 기반을 갖도록 해주려는 노력이죠. 올리브나무를 키우고 가공해서 공정무역을 하거나 예술작품을 만들거나 하는 방식으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매년 Area C(이스라엘에 의해 점령되어 전면적으로 지배하고 관할) 지역에 4만~5만 그루를 심고 있고, 1년에 두 차례(2월에는 올리브 나무 심기, 10월에는 열매 수확) 국제캠페인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 캠페인에는 세계 30여 개 국가에서 100여 명이 참가해 교류하기도 합니다. 한국에서는 2020년도부터 시작돼 3차 연도인 지난해에는 헤브론과 나블루스 지역에 1,671그루를 지원하였습니다. 올해에는 2천 그루를 목표로 후원 캠페인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침략 상황이 지속되면서 많은 뉴스가 나오지만 보도사진이 주는 이미지만으로는 전쟁의 실상이 얼마나 끔찍한지 제대로 상상하기 어렵기 때문에 큰 안타까움을 느끼더라도 금방 잊는 분들도 많은 것 같아요. 아픔에 더 귀 기울일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요? 쉽게 잊지 않기 위해 지금 우리가 할 수 있는 행동은 무엇이 있을까요?

가장 단순한 방법은 아까 말한 대안 여행인 것 같아요. 1년에 한국 사람들이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지역에 6만 명 이상이 여행을 갑니다. 이스라엘 관광청은 한국의 여행 방문객을 10만 명 이상으로 확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대부분 이스라엘 중심의 관점에서 여행이 이뤄지고 있고, 그 결과 안타깝게도 팔레스타인 사람들을 테러리스트로, 위험한 지역, 사람이라는 인식을 더욱 강화하는 여행이 되는 것 같습니다. 직접 그곳에 가서 팔레스타인 사람들과 만나고 이야기하며 현실을 보고,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어떤 점을 애달프게 느끼고 있는지 들어보셨으면 좋겠어요. 팔레스타인 사람들은 ‘와서 보라, 그리고 행동하자(Come & See, Act)’라고 제안합니다. 팔레스타인과 한반도의 평화를 위해 국제 사회와 호흡한다는 관점에서 가보시면 좋겠습니다. 대안 여행이 어렵다면 팔레스타인 사람들의 땅을 지키고 생존 기반의 지속성을 확보하기 위한 올리브 나무 한 그루를 심는 데 참여하시면 좋겠습니다. 이스라엘 정부를 지지하거나 지원하는 기업체, 불법 점령촌에서 만들어진 물품, 등을 사지 않는 불매운동도 적극적으로 참여해주세요.

선생님께서는 이 갈등이 어떤 절차를 거쳐, 어떤 모습으로 끝나길 바라시나요? 

공식적으로는 두 개의 국가가 되는 거죠. 국제사회가 합의하고 있는 1967년 3차 중동전쟁 이전 상황으로 복귀를 하자는 것이었고, 이것이 공식적인 국제 사회의 입장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많은 팔레스타인 사람들은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하더라도 이에 대한 지지, 동의가 많았는데 오슬로 협정을 거친 이후에 두 국가론이 결국은 이스라엘의 점령을 확산시키는데 시간을 벌어주는 수단이 됐다고 평가하면서 동의하지 않는 사람들도 물론 생기긴 했습니다. 그런데 2국가가 아니라면 답이 없는 것 같아요. 1국가론을 주창하는 사람도 있는데요. 공식적으로는 1967년 이전 상황으로 돌아가 팔레스타인을 UN에서 독립 국가로 승인하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는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복지동향 구독자 분들께 전하고 싶은 말이 있으시다면 한 말씀 부탁드려요.

팔레스타인-이스라엘의 문제는 종교의 문제가 아닌 점령과 식민지 문제라는 것을 꼭 기억해주시면 좋겠습니다. 한국에서는 종교적인 문제로 이해하는 분들이 유난히 많은 것 같습니다. 현재 국가로서의 이스라엘은 성서에서 말하고 있는 이스라엘이 아니기 때문에 현재 이스라엘 정부의 정치적 시오니즘은 유대교와 무관합니다. 종교 문제가 아니라 75년의 식민지 역사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맥락에서 보아야 합니다. 한국은 특히 식민지와 전쟁을 경험하고 국제 사회의 지지를 통해 민주주의와 인권을 실현한 역사가 있잖아요. 더더욱 약자의 관점에서, 피해자의 관점에서 평화를 지지하고 관심 가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특히 종교계, 기독교계가 종교 문제로 많은 부분을 오해하고 있는데 최소한 국제법과 인권법에 근거해서 이 상황을 볼 수 있는 눈을 갖추면 좋겠다는 바람도 있습니다. 이번 일에 그저 안타깝고 아파하는 데에서 그치지 않고 팔레스타인 상황과 그들의 애달픈 이야기에 귀 기울일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며, 한반도의 평화는 팔레스타인의 평화와 함께한다는 생각으로 꾸준히 관심을 이어 나가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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