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복지동향 2024 2024-01-01   273

[복지칼럼] 2024년, 새로운 사회적 위험에 대응하는 국가의 사회정책 전략을 수립해야

김승연 서울연구원 연구위원

지난 12월 19일 국무회의에서 제3차 사회보장기본계획(2024~2028)이 의결됐다. 정부는 약자부터 두터운 복지, 전 생애 사회서비스 고도화, 사회보장체계 혁신이라는 3가지 전략을 세우고, 향후 5년간 69조 원을 투자하여 2028년까지 상대빈곤율을 15.1%에서 11.3%, 사회서비스 이용률을 33.1%에서 40.0%, 복지국가 인식조사 체감률은 53.6%에서 56.1%로 개선하겠다고 발표했다. 사회보장기본계획은 우리나라 사회보장의 중기 로드맵이기에 우리 사회의 위험이 무엇이고, 사회적 위험으로 인해 국민이 직면하는 삶의 취약성이 무엇인지를 꼼꼼하게 진단하고, 그 대응 방안을 모색하는 데에서 시작되어야 한다.

우리나라는 2017년에 국민소득 3만 불 시대를 열었고, 2023년에는 226조 원을 보건복지고용 예산에 투입했음에도 불구하고, 대체 왜 생활고를 비관한 가족이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사건, 나 홀로 죽음을 맞이하는 고독사는 과거보다 더 많이 목격되고, 소득의 격차를 넘어 소득수준에 따른 건강, 교육 등으로 격차가 광범해지고 있을까? 우리 사회는 중첩적 사회적 위험의 도전을 받고 있다. 과거에는 빈곤, 실업과 같은 구사회적 위험에 대응하는 사회안전망을 구축해 왔으나 이런 전통적 사회적 위험에 충분히 대처하지 못한 상황에서 다양한 새로운 사회적 위험에 도전받고 있다. 신사회적 위험과 구사회적 위험은 단절되거나 분리되지 않고 중첩적이며, 더불어 코로나19 역시 이러한 위험성에 중첩되어서 나타나고 있다. 

장기간의 코로나 쇼크로부터 회복하지 못한 상태에서 저성장, 3고(고금리, 고물가, 고환율)로 인해 가계경제의 타격이 심각하다. 한국은행 발표에 따르면 자영업자 대출이 1,000조 원을 넘었고, 급속한 금리상승으로 이자 부담이 2배 가까이 늘어나게 되었다. 또한 30대 이하 청년층의 가계대출 잔액이 514조 원으로 2020년 이후 50대 부모 세대의 가계부채 보다 많은 대출을 떠안게 되었다. 자영업자들은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 생존하기 위해, 청년은 급격한 집값 상승에 패닉바잉하면서 부채의 늪에 빠지게 된 것이다. 이렇게 고금리로 인한 이자 부담과 고물가에 따른 생계비 부담이 중첩적으로 커지면서, 경제적으로 한계치에 달한 가구가 급증하게 될 것이다. 서울의 경우 연간 가처분소득대비 원리금 상환비율(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DSR)이 40%를 초과하는 가구가 16.1%, 가계부실위험가구(처분가능소득 대비 원리금 상환액 비중이 40% 이상이고, 금융부채가 금융자산보다 많은 가구)은 4.6%로 조사됐다(서울복지실태조사, 2022). DSR이 40% 초과한 가구 중 연소득 5천만 원~1억 원 미만인 가구가 45%나 되는데, 이들은 소득 측면에서 보면, 중위소득 100% 이상 가구로 통상적인 취약계층으로 인식되지 않는다. 중산층은 위기 직면 시 공적지원 대신 혼자 해결하려는 경향이 높고, 과거 충격 흡수(경제·정서적 지원 등) 역할을 해왔던 가족 영역이 축소되어왔기에 이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 또한 개인이나 가구가 경험할 수 있는 사회적 위험이 경제적 요인뿐 아니라 돌봄, 주거 등으로 점점 확장되면서 복합적 대응 방안이 요구된다. 30대의 자살 충동이 코로나 이전에 비해 3배에 달할 정도로 국민 정신건강이 좋지 못하다는 조사 결과가 있다. 이런 상황에서 경제가 더 악화된다면 우울증·사회적 고립 심화 등에 따라 자살, 고독사 등 위험이 증가할 것이다. 느슨한 가족관계로 고립된 1인 가구, 생계와 돌봄을 책임져야 하는 영케어러, 보호받지 못하는 보호종료 아동, 취업을 포기 당한 니트청년, 고용보험의 보호를 받지 못하는 수많은 노동자들까지 지난 20여 년간 우리 사회는 복지 성장을 이끌어 왔지만, 사각지대는 여전히 광범위하게 존재한다. 정부는 사회보장계획의 주요 전략으로 ‘약자부터 투터운 복지’를 강조하고 있는데, 중첩적 위험사회에서 약자를 단일화된 집단으로 그려낼 수 없고, 복잡다단한 형태로 나타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여 사회안전망을 확대해 나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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