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2년 군부재자 부정투표를 폭로한 이지문

육군 9사단 22연대 중위 이지문 씨는 제14대 국회의원 선거 군부재자 투표과정에서 여당 후보를 당선시키기 위한 공개·대리투표와 여당지지 정신교육이 있었다고 공명선거실천시민운동협의회 사무실에서 1992년 3월 22일에 기자회견을 통해 폭로하였다.

이지문 씨는 중대별로 실시된 군 부재자 투표를 앞두고 ‘여당 지지율이 80% 이상 나오도록 하라’는 상급부대의 지침에 따라 중대장들이 사병들에게 여당을 지지하도록 교육했으며, 그가 소속된 6중대장이 이를 따르지 않자 기무사 파견대 보안반장에게 중대장이 정신교육 실시를 강요해서 이를 따르지 않을 수 없었다는 점을 폭로했다. 그리고 본부중대의 경우에는 인사계 주임상사가 보는 앞에서 기표하는 공개투표가 있었고 5, 8중대는 기표소 앞에서 1번을 찍으라고 강요했다는 사실을 다른 중대장들에게서 들은 바 있다고 밝혔다. 

그의 폭로에 대해 국방부는 해당 부대의 500여 명 장·사병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허위로 확인되었다고 밝히고, 이지문 씨가 좌익운동세력과 연계되어 있다고 비난하였다. 국방부는 이지문 씨를 무단이탈로 구속하였다. 그러나 200여 명의 현역군인들이 공명선거실천시민운동협의회와 언론사 등에 익명으로 군부재자 투표 부정에 대해서 제보하였다. 특히 통신사령부의 이원섭 일병의 추가 폭로로 국방부는 여당지지 정 신교육과 대리투표행위가 몇몇 부대에서 있었음을 인정할 수밖에 없게 되었다.

이지문 씨의 공익제보로 군대 내의 부정투표가 중단되었고, 이후 군부재자 투표제도는 영외투표로 개선되어 1992년 12월 제14대 대통령 선거부터 시행되었다. 한편 기자회견을 하고 곧바로 체포된 이지문 씨는 기소유예로 석방된 후, 이등병 계급으로 강등되어 1992년 5월에 불명예 전역조치되었다. 4년여의 법정투쟁을 벌여 1995년 2월에 대법원으로부터 강등처분취소판결을 받아 중위 신분으로 명예전역을 하였고, 1996년 4월에는 육군 수도방위사령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승소 확정판결을 받았다.

이지문 씨는 이후 공익제보자와 함께 하는 모임 부대표와 호루라기재단 상임 이사 등을 역임했고 현재는 한국청렴운동본부 이사장으로 공익제보자 지원과 보호를 위해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 이지문 씨는 2018년에 국민권익위원회의 ‘우리 사회를 바꾼 10대 공익제보’로 선정되었으며, 국민표창, 대통령표창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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