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법원의 부패신고 인정범위 확대 판결을 환영한다

신고 규정 요건 모두 충족 못 해도 신고 목적에 맞다면 보호해야 
한국마사회는 제보자 괴롭히는 불복소송 중단해야

지난 10월 18일 서울고등법원 제 6-3 행정부(재판장 홍성욱, 황의동, 위광하)는 1심 판결을 취소하고, 한국마사회의 공공기관 고객만족도 조사(이하 ‘PCSI’) 조작 사실을 부패신고한 김정구 씨와 관련된 피고 국민권익위원회(이하 ‘국민권익위’)의 신분보장조치 결정을 취소해 달라는 한국마사회의 청구를 모두 기각했다(서울고등법원 2021누51586). 참여연대 공익제보지원센터(소장 이상희)는 그동안 여러 사건에서 쟁점이 되어온 부패신고의 인정범위를 공익제보자 보호 취지에 맞게 확대하고, 제보자가 부패 신고 전에 언론 제보를 할 수 밖에 없었던 경위와 마사회 감사실에 진술한 내용 등을 충분히 심리하여 국민권익위의 신분보장조치 결정이 적법하다고 판단한 법원의 이번 판결을 환영한다. 한국마사회가 항소심 판결을 수용해 김정구 씨를 공익제보자로 인정하고, 신분보장조치 불복소송을 멈출 것을 촉구한다.  

김정구 씨는 2019년 제주지역본부의 공공기관 고객만족도 현장 조사를 지원하는 업무를 담당하면서, 한국마사회가 지난 8년간 고객만족도 조사에서 최고인 S등급을 받기 위해 우호 고객을 직접 관리하고 그 고객들을 조사원과 만날 수 있도록 동선을 유도하는 등 사전계획까지 세우며 조직적으로 편법을 동원해 왔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김정구 씨는 이 문제가 내부에서는 해결되기 어렵다는 판단하에 2019년 4월 19일에 한국마사회 내부 문건 2개를 한 언론사에 제보했다. 그리고 한국마사회 감사실에 이메일을 보내 스스로 문서 유출자임을 고백하고 감사를 받았다. 

참여연대는 신고 초기부터 공익제보자가 언론에 먼저 제보한 후 한국마사회 감사실에 자진해서 제보자가 본인임을 밝힌 일련의 행위를 공익신고로 판단하고 김정구 씨를 보호·지원 해왔다. 국민권익위 역시 김정구 씨를 부패신고자로 판단하고 신분보장조치 결정을 내렸다. 하지만 한국마사회는 국민권익위의 신분보장조치 결정을 인정하지 않고 이를 취소해 달라는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1심 법원은, 부패방지권익위법 제58조에서 ‘부패행위를 신고하고자 하는 자는 신고자의 인적사항과 신고취지 및 이유를 기재한 기명의 문서로써 하여야 하며 신고 대상과 부패행위의 증거 등을 함께 제시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김정구 씨가 법에 명시된 기명문서로 신고하지 않았고 부패행위의 증거도 제시하지 않았으며, 내부 감사 과정에서 자발적 진술이 아니라 질문에 대한 대답은 ‘부패행위 신고’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고 국민권익위원회의 신분보장조치 결정을 취소했다.

하지만 이번 항소심 재판부는 공익제보자 보호라는 부패방지권익위법의 입법 취지를 충분히 고려하여 1심 판결을 취소하고 국민권익위의 결정이 적법하다고 판단했다. 

첫째, 항소심 재판부는 김정구 씨가 감사회에 이메일을 보내고 감사회에 출석하여 진술한 일련의 행이를 ‘부패행위 신고’로 인정하였다. 재판부는, ‘부패행위 신고의 방법을 지나치게 엄격하게 판단한다면 결과적으로 부패행위 신고 제도를 위축시키거나 신고자 보호의 범위를 부당하게 축소시키는 결과가 초래된다’고 하면서, ‘구 부패방지권익위법 제58조가 비교적 엄격한 방식의 신고 방법을 규정하는 것은 위 법의 신고 제도를 악용한 익명의 부패행위 신고의 남발을 방지하고 신고에 따른 적정한 조사를 담보하기 위한 목적이므로 이러한 목적에 배치되지 않는 신고의 경우에는 위 규정의 요건을 일부 충족하지 못하였더라도 그 신고 자체를 부적법하다고 쉽게 단정해서는 안된다고 판단했다.’

둘째, 마사회는 징계의결요구 사유 중 하나로 언론사에 내부문건을 유출한 점을 들었는데, 항소심 재판부는 언론 제보를 공익적 제보로 보고 이를 이유로 불이익처분을 하는 것은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하였다. 재판부는 “법은 부패행위 신고의 상대방을 피고, 수사기관, 감사원, 피신고자의 소속기관 등으로 한정하고 있으나, 이는 법의 적용 범위를 확정하기 위한 불가피한 입법의 결과이지 그 외의 기관에 대한 신고나 제보가 공익적 가치가 없기 때문은 아니라며, 공익적 성격을 갖는 신고나 제보(언론이나 시민단체 등에 제보하는 것)와 관련한 행위를 이유로 불이익처분을 하는 것은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번 판결은 그동안 여러 부패신고와 공익신고 사건에서 쟁점이 되어왔던 신고인정 범위를 확대한 것으로 그 의미가 크다. 또한 내부 감사 절차를 통해 조직 내부의 부패행위를 바로 잡으려고 한 직원의 노력을 세심하게 살피고 부패방지권익위법이 정한 공익제보자 보호 규정의 취지를 충분히 고려했다는 점에서도 상당히 의미가 있다고 할 것이다. 

이제 사건의 당사자인 한국마사회가 대답해야 한다. 한국마사회는 항소심 결과를 수용하고 4년간 이어져 신고자를 괴롭혀 온 소송을 중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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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고: 공익제보 12건 판결문 법리 분석 보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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