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참여연대 행사·모임 2023-05-10   3478

<스토킹 체르노빌> 다큐 수다회

안녕하세요? 청년참여연대입니다.

청년참여연대는 지난 5월 27일 토요일 오후, ‘스토킹 체르노빌’ 다큐 상영회를 진행했습니다. 비오는 궂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환경에 관심 있는 시민, 활동가, 다큐를 좋아하는 시민 등 정말 많은 분들이 참여해 주셨습니다.

다큐 상영회는 1부 스토킹 체르노빌 상영, 2부 감독과의 대화로 이루어졌습니다. 스토킹 체르노빌은 1986년 소련의 체르노빌 핵발전소 폭발 사건 이후 약 40년 가까이 지난 오늘날, 우크라이나 최대 관광지가 된 ‘체르노빌’을 바라보는 다양한 관점을 담은 다큐입니다. 핵폭발 참사가 발생했을 때, 핵발전소의 화재를 진압하고 핵폐기물을 수습하다가 피폭으로 암에 걸려 희생된 시민들, 사건의 목격자는 방사능의 위험성을 이야기합니다. 그러나 자라난 세대의 청년들은 체르노빌을 배경으로 한 게임, 영화 등의 콘텐츠를 즐기며 체르노빌 현장으로 직접 탐험을 하고, 방사능이 위험하지 않다고 이야기하지요. 뚜렷한 정답 없이, 다큐에서는 다양한 관점을 제시합니다.

프로그램 현장 스케치를 참가자 후기로 준비했습니다. 청년참여연대 캠페이너이자 다큐 수다회 참가자 이지성님이 후기를 작성해 주셨는데요, 다큐 상영회 이후 소감과 핵발전 에너지에 대한 감상을 나눠주셨답니다.

탄소중립과 원전, 체르노빌 사고의 교훈

이지성 참가자

“소련의 원전은 사모바르(러시아의 전통 주전자) 만큼이나 안전하다. 크렘린 궁전 옆의 붉은 광장에 원전을 지어도 된다.”

소련 핵 관련 산업의 선구자로 평가받는 아나톨리 알렉산드로프(Anatoly Alexandrov)의 발언이다. 1954년 오브닌스크 원자력 발전소를 시작으로 소련은 수십 개의 원자력 발전소를 건설하였고 이 발전소들은 이후 소련의 경제 성장에 큰 이바지를 하였다. 그러나 1986년 4월 26일 체르노빌에 위치한 원자력 발전소에서 폭발 사고가 일어나면서 엄청난 양의 방사능 물질이 사방으로 누출되었다. ‘세계 최초의 원자력 발전소 보유 국가’라는 칭호를 얻었던 소련은 32년 만에 ‘세계 최악의 원자력 발전소 사고 국가’라는 오명 또한 얻게 되었다.

<스토킹 체르노빌: 묵시록 이후의 탐사>(Stalking Chernobyl: Exploration After Apocalypse)는 1986년에 발생한 체르노빌 원자력 발전소 폭발 사고를 주제로 제작된 다큐멘터리이다. 2023년 5월 27일 청년참여연대와 저항의 예술 영화(Cultures of Resistance Films)의 협업을 통해 <스토킹 체르노빌> 다큐멘터리 상영회를 개최하였다. 그동안 책이나 매체로만 접했던 체르노빌 원자력 폭발 사고에 대해 좀 더 구체적으로 알아볼 수 있는 기회를 얻은 것은 쉽게 해 볼 수 없는 경험이었기에 기대를 품고 상영회에 참석했다.

상영회가 끝난 뒤 참가자들은 다큐멘터리의 감독 이아라 리(IARA LEE)님 과의 질의응답 시간을 갖게 되었다. 다양한 참가자들의 다채로운 질문들이 이어졌고 감독님의 답변과 참가자들의 반응은 행사장을 한 층 더 생기 있게 만들어 주었다. 다큐멘터리에 대해 궁금한 점을 질문하는 참가자들도 있는가 하면 시사적 소재와 관련된 질문을 하거나 감상평을 감독과 공유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여러 가지 이야기들이 오고 갔지만 그중에서도 감독님은 원전이 지닌 동전의 양면성과 최근 국내외적으로 논란이 되고 있는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에 대한 답변 내용을 강조하셨다.

핵발전 에너지를 대하는 해외의 태도를 생각하다

2022년 7월 유럽연합(EU) 의회는 원자력 발전을 친환경 투자기준인 녹색분류체계, 이른바 택소노미(taxonomy)에 포함시키는 규정안을 상정하여 통과시켰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유럽 국가들의 에너지 공급망 불안정과 2050년 탄소중립 목표 달성이 현실적으로 난항을 겪을 것이라는 판단에 따른 고육지책(苦肉之策)의 결과이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택소노미에 포함되는 원전에 대해서 여러 가지 조건들이 붙었다는 점이다. 원전 폐기물을 최소화하는 방침을 명확히 규정해야 하고 고준위 폐기물 처리방안에 대한 계획을 마련하여야 하며 사고저항성 핵연료를 사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즉, 탄소중립 실현을 위해 친환경 에너지 발전으로 가는 교두보의 역할을 원자력 발전이 도맡되 목표 달성을 위한 과정에 있어서 원전의 개수를 최소화해야 하는 셈이다.

그러나 이것을 원전의 증축과 지속적 가동 대한 면죄부로서 간주하는 것은 옳지 않다. 원자력 발전은 단기적인 자구책에 불과하며 장기적인 관점에서 에너지 공급의 해결책이 될 수 없다.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 원전 가동을 주장하는 일각의 주장은 핵폐기물로 인한 환경 오염과 원전의 불안전성의 문제를 간과하고 있다. 슈테피 렘케(Steffi Lemke) 독일 환경장관은 “이 세상 어떤 원전에서도 체르노빌이나 후쿠시마와 같은 재앙적인 사고가 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라는 문장을 언론에 기고하면서 지난 3월 기자회견에서는 “원자력은 3세대 동안 전력을 공급했지만, 이로 인한 핵폐기물 처리 부담은 앞으로 3만 세대 동안 위험요소로 머물 것”이라고 발언했다.

핵발전 에너지, 누구를 위한 지속가능성?

무엇보다도 원전의 불안전성이란 요소는 대중들이 쉽게 간과할 수 있다는 점에서 그 위험성을 지속적으로 역설해야 한다. 원자력 발전소 건설로 하여금 얻을 수 있는 사회·경제적 이익과 원전 폭발 사고로 말미암아 발생할 사회·경제적 손실이란 복수의 가치 사안의 경중을 비교했을 때 전자가 결코 후자보다 높다고 할 수 없다. 이는 마치 우리가 장래의 우연한 사고 발생으로 인한 경제적 손실을 대비하기 위해 보험에 가입하는 맥락과 비슷하다. 보험료 지불이라는 단기적 손실보다 발생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사고의 장기적 위험성이 더 크기 때문이다. 인류는 원전 폭발이라는 장래의 우연한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탈원전이라는 보험에 가입해야 한다.

이와 더불어 환경 오염 문제는 원전 폭발 사고의 위험성 못지않게 원자력 발전의 이면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환경 오염은 단순히 자연을 파괴하고 지속가능한 생태계를 보전하지 못하는 문제에 국한되지 않는다. 방사능 폐기물이나 오염수 처리 문제의 부담은 현재 세대뿐만 아니라 미래 세대에게까지 영향을 미친다. 지구는 소모품이 아니다. 지금까지 우리가 살아온 것처럼 미래의 후손들도 지구에서 살아갈 것이기 때문이다. 근시안적 태도로 인해 원자력 발전을 남용하게 된다면 우리는 책임 있는 환경윤리에 필요한 가치관을 계발할 수 없게 된다. 또한 인간은 자연을 도구로 생각하는 태도를 굳히고, 범지구적 규범을 구축하는 데 필요한 공동의 희생정신을 약화시킬 것이다.

시민의 안전, 시민의 힘으로

결과적으로 우리는 원전의 위험성에 대한 논의를 공론의 장으로 끌고 올 수 있는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와 이 위험성을 인지하고 있는 사회 각계각층의 ‘연대’를 통해 원전의 증축과 오남용을 막아야 한다. 앞으로 인류가 나아갈 방향성은 명확하다. 원전 증설 계획을 전면 중단하고 빠른 시일 내에 친환경 에너지 발전 비중을 높이는 한편, 기존 원전의 단계적 감축을 통해 지속가능한 청정 에너지 공급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다. 바둑에서의 표현을 빌리자면, 현시점에서 원자력 발전을 무분별하게 사용하는 것이 향후 자충수(自充手)를 두는 꼴이 되도록 방치해서는 안된다. 탄소중립이란 미명하에 묘수(妙手)라고 생각했던 원전은 결국 패착수(敗着手)가 될 공산이 농후하기 때문이다.

체르노빌 원자력 폭발 사고가 발생한 발전소의 정식 명칭은 ‘블라디미르 일리치 레닌 기념 체르노빌 원자력 발전소’이다. 소련 건국의 아버지로 평가받는 레닌의 이름이 담긴 원자력 발전소는 역설적으로 소련 해체의 원인들 중 하나가 되었다. 신이 있다면 인류에게 원전의 위험성에 대한 언질을 담은 은유적 표현이 아닐까. 체르노빌의 비극적 참사는 더 이상 먼 나라의 고화(古話)가 아니다.

사진으로 보는 현장 모습📷

20230527_청년참여연대_다큐수다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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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 인트로, 2부 다큐 상영회를 진행하는 모습. 통역지원자 최은서님이 함께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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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다큐 영상 안에서 정답을 제시하고 있는 게 아니에요. 다양한 생각을 할 수 있도록 최대한 있는 그대로를 보여줍니다. 선택과 결정은 우리의 몫이에요.” – 이아라리 감독 질의응답중 답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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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비건식으로 준비하는 청참 행사의 다과. 제주도에서 방문하신 참가자분이 다 함께 나눠먹을 떡을 준비해주셨다. 따끈하고 맛있는 제주의 떡은 인기만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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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참행사는 종이컵을 제공하지 않기에 텀블러 지참을 권장한다. 취지에 맞게 텀블러를 두개나 챙겨온 참가자 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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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527. 청년참여연대 ‘스토킹 체르노빌’ 다큐 상영회

함께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음에 또 만나요 🙌


스토킹 체르노빌 다큐 수다회 홍보 이미지. 5월 27일 토요일 오후 2시부터 4시까지 진행. 서울시 종로구 참여연대 2층 아름드리홀. 1부에서는 다큐상영, 2부에서는 이아라 리 감독과의 대화

안녕하세요? 청년참여연대입니다.

청년참여연대는 매년 환경, 젠더 등을 주제로 독립영화 수다회를 진행했는데요, 올해는 ‘저항의 예술 영화(Cultures of Resistance Films)’ 단체와의 협업으로 독립다큐 상영회를 준비했습니다!

1986년에 일어난 세기 최악의 방사능 유출 사고, 바로 ‘체르노빌 참사’를 다룬 다큐로 핵발전 에너지가 인류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참사 이후에 인류가 어떻게 현장을 보존하고 바라보는지, 생태 변화 등을 예술적 관점에서 다루고 있답니다. 이를 통해 현재 논란이 되고 있는 일본의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가 한국과 주변국을 비롯한 전 세계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등 폭넓은 이야기를 나눠보고자 합니다.  감독과의 대화를 통해 환경, 생태, 에너지 문제 등에 대해 함께 고민해 보아요!

🎞 일시 : 5/27(토) 오후 2-4시 (뒷풀이 차모임 있음)

🎞 장소 : 서울시 종로구 참여연대 2층 아름드리홀

🎞 내용 : 1부 <스토킹 체르노빌> 다큐 상영회, 2부 감독과의 대화 (한글 자막, 통역 있음)

🎞 대상 : 참여연대 회원, 환경·핵 에너지 문제에 관심있는 누구나

🎞 준비물 : 열린 마음, 텀블러

🎞 참가비 : 5천원 (국민은행 995701-01-057713 참여연대) *불참 방지용이며 당일 취소 및 노쇼는 환불해드리지 않습니다.

영화 정보🎥

체르노빌 원전 핵발전소 폭발 이후 우크라이나의 접근금지 구역의 지하 문화 탐방을 영상에 담았습니다. 세계에서 가장 비극적인 핵 폭발사건으로부터 30년이 지난 지금, 야생동물들은 인간 거주지가 없는 상태로 돌아왔습니다. 한편, “스토커”라고 불리는 불법 하이킹 모험가들, 익스트림 스포츠 애호가들, 예술가들, 그리고 관광 회사들은 유령 같은 종말 이후의 풍경을 새롭게 탐험하기 시작합니다. 해당 다큐는 15개국 이상의 나라의 영화제에서 최우수 다큐멘터리 상을 수상했습니다. 

스토킹 체르노빌 – 묵시록 이후의 탐사 예고편 (상영회용 다큐 한글 자막 있음)

감독 정보🎬

이아라리 감독 사진

한국계 브라질인 이아라 리는 운동가, 영화제작자입니다. 그리고 보다 공정하고 정의로운 사회를 건설하기 위해 사회운동가, 교육자, 농부, 예술가를 연결하고 지원하는 조직인 ‘저항의 문화 네트워크’의 설립자이자 이사입니다. 창조적 저항과 비폭력 행동으로 평화로운 세상을 만들어 갑니다.  환경 정의 옹호자로 난민 캠프에서부터 Sundance 축제에 이르기까지 100개 이상의 국가에서 그녀의 영화가 상영되었습니다. 이아라 리의 영화는 원주민 권리, 식량 주권, 환경 정의를 포함하여 주류 미디어에 의해 종종 간과되는 주제를 다루며 아프리카, 중동 및 라틴아메리카를 배경으로 합니다. 

독립 다큐 상영하고, 함께 이야기 나눠요!

문의 02-723-4251 youth@pspd.org 청년참여연대

정부지원금 0%, 회원의 회비로 운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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