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공익활동가학교 28기] 영한 생활이 세상을 바꿀 수 있을까

안녕하세요? 청년참여연대입니다.

지난 2월 1일, 청년공익활동가학교 28기 <영한 생활> 팀이 ‘제로웨이스트’를 주제로 직접행동을 진행했습니다. 일회용 쓰레기라는 일상 속 작은 문제의식을 더 많은 사람들과 함께 나누고 일회용품 사용 규제를 위한 법제도의 필요성을 인식하는 시간이었답니다. 과연 어떤 내용으로 캠페인을 진행했는지 참가자 후기를 통해 들어볼까요? 이번 후기는 청년공익활동가학교 28기 참가자 나그린님이 작성해주셨습니다.


영한 생활이 세상을 바꿀 수 있을까

청년공익활동가학교 28기 나그린

직접 행동을 시작하면서

우리 조는 무엇으로 직접행동을 할 것인지 주제를 정하는 것부터 쉽지 않았다. 처음 해보는 캠페인에서 어떤 팀원은 세상을 바꾸고 싶어 했다. 어떤 팀원은 2주안에 우리가 뭘 할 수 있겠어, 혹시 뭔가를 하더라도 매우 낮은 수준이라고 생각했다. 합의가 쉽게 될 수가 없었다.

참여연대 이름 앞에 붙는 수식하는 말이 있다. <세상을 바꾸는 시민의 힘, 참여연대> 참여연대 홈페이지 첫 화면에도 이 문장이 우리를 맞이한다. “우리는 좋은 세상을 바라는 평범한 시민이 모일 때 세상은 바뀐다고 믿습니다.”

그렇다. 참여연대는 세상을 바꾸고 싶어 하는 시민들이 모인 공간이다. 나는 내가 세상을 바꿀 수 없다고 생각했었지만, 스스로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하는 시민들의 마음은 존중한다. 곁에 있으면 나도 그들 덕분에 뭔가 두근두근해진다. 그들 옆에서 내가 작은 무언가라도 할 수 있다면, 나도 세상이 바뀔 수 있다는 희망을 다시 꿈꿀 수 있지 않을까. 내가 다시 참여연대 회원이 되기로 하고, 청년참여연대 공익활동가에 문을 두드린 이유는 바로 그것이었다. “나도 작은 무언가라도 하고 싶다. 다시 꿈꾸고 싶다.“

우리는 얼마나 세상을 바꿀 수 있을까

환경 파괴나 기후 위기의 문제에 직면할 때면, 거대한 문제 앞에 한 명의 개인은 무기력 해보이기만 하다. 특히 구조적인 퇴행이 있을 때 그 마음은 더 심해지는 것 같다. 우리는 작년 11월에 일회용품을 규제를 유예하겠다는 정부의 결정을 기억한다. 환경부는 공적인 규제보다 국민들의 자발적인 일회용품 감량이 가능하다는 입장이었고, 그것은 사실상 환경보다는 경제 논리에 의한 일방적인 통보였다.

우리는 정부의 결정에 대한 의문을 더 구체화하기 시작했다. “자발적인 참여로 일회용품 줄이기가 정말 가능할까?” 그리고 “개인의 어떤 노력이 얼마나 세상을 바꿀 수 있을까?”

결국 우리가 합의한 주제는 ‘일회용품 안 쓰기 챌린지’였다. 아주 작고, 사소한 실천을 장려하는 캠페인이다. 하루에서 일주일 사이에 자신이 원하는 기간을 정해, 일회용품을 가능하면 안 쓰려고 노력한다. 이 챌린지를 통해 일회용품을 줄이는 습관을 만들도록 하고, 이런 작은 노력을 하는 서로를 격려하기로 한다.

우리 조의 팀명도 정해졌다. <0한 생활> 슬로건은 <1에서_0으로, 1에서_N으로> 1회용품을 0회 사용하거나, 여러(N) 번 사용해서 1회 용품을 0으로 만들겠다는 거창한 의미였다. 처음에 팀명이 너무 옛 식(Old Fashioned)이라는 생각에 다들 쑥스러워했지만,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팀명이 나름 입에 붙는 느낌이 나쁘지 않았다.

청년참여연대 SNS와 각종 단톡방에 챌린저들을 모집했다. 총 21명이 오픈 채팅 카톡방에 모였다. 그리고 챌린지는 시작됐다. 챌린저들은 매일 04시부터 22시까지 일회용품을 안 쓰는 도전을 한다. 그리고 22시에 오늘 하루 후기를 올린다. 왜 4시부터 22시까지로 정했냐고? 지구의 날이 4월 22일이라고 한다. 어떤 팀원이 선택 불안(?)이 있는 나에게 이렇게 조언했다. “정해진 것이 없는 상태에서 선택해야 할 일이 있는데 선택에 대한 불안이 있다면, 의미 부여를 해봐라. 결정이 쉬워진다!”

진심은 누군가에게 전해진다

캠페인이 계속되는 동안 내가 자극받은 것은 챌린저들의 진심이 느껴지는 순간들이었다. 일회용품을 만들지 않기 위해 텀블러를 가지고 다니는 것은 보통이었고, 어떤 사람은 반찬통을 가지고 다니기도 했다. 또 어떤 챌린저는 소비 자체를 하지 않는 것을 시도했다. ‘진심’이라는 말은 이런 상황에서 가장 어울리는 표현이라고 생각한다. 진심이 아니면 어떻게 그런 수고를 할 수 있을까.

그럼에도 많은 챌린저들이 자발적으로 일회용품을 줄이는 것에 한계를 느꼈다. 아무리 준비하고 노력해도 생활하면서 발생하는 일회용품을 피할 수 없었다. 우리가 정부의 일방적인 결정에 동의할 수 없는 이유이다. 적절한 규제나 기준을 마련하고, 시스템이 뒷받침 해야만 더 의미 있는 변화가 가능할 것이라고 우리는 그렇게 잠정적인 결론을 내렸다.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우리 팀원들도 평소보다 더 일회용품에 대한 민감한 것이 느껴졌다. 부득이하게 휴지를 쓸 때에도 뭔가 죄책감을 느낀다거나, 머쓱함을 표현하기도 했다. 나 역시 내 행동 하나하나를 신경 썼고, 함께 챌린지를 하면서 조금 더 ‘좋은 시민’이 되는 느낌을 받기도 했다. 사실 지금 몸이 다쳐서, 세 끼를 거의 배달 음식으로 때우고 있는데 전과는 다르게 일회용품이 발생하는 게 계속 신경 쓰인다. 이 캠페인을 통해서 나도 좀 변한 걸까. 이 정도면 다시 좋은 세상을 바라는 ‘희망’을 품기 위한 시작에 모자람이 없다고 생각한다. 느낌이 아주 좋다.

행동은 희망에서 비롯되고 희망은 사랑에서 비롯된다

직접행동을 기획하는 첫 회의로 시계를 돌려본다. 모집된 챌린저 ‘겨우’ 21명이었고, ‘고작’ 일회용품을 줄이고자 하는 캠페인을 진행하고자 하는 것으로 방향일 결정되었을 때, 세상을 바꾸고 싶었던 팀원은 무슨 생각을 했을까? 겨우 이 작은 운동으로는 어떤 의미도 찾을 수 없다고 생각했을까? 거대한 파도가 밀려오는데, 모래사장에서 모래 쌓기 하는 얼라들 같다고 생각했을까? 그리고 모든 프로젝트가 끝난 지금에 그는 어떤 생각을 할까? 내가 변한 것처럼 그에게도 어떤 작은 변화가 있었을까? 잘 모르겠다. 나에게는 이런 대화를 나눌 시간과 용기가 없었다.

참여연대에 다시 나오기 전으로도 시계를 돌려본다. 참여연대를 떠나 있던 그 몇 년 동안에는 세상에 대한 무력감, 공포, 그리고 수치심이 나를 지배했다. 그 감정들은 나를 움츠러들게 했고, 무망감까지 안겨줬다. 다시는 그 감정의 세계에 빠지고 싶지 않다. 이젠 주변에 동료들과 눈을 맞추고, 무언가를 하고 싶다. 참여연대에 모인 ‘좋은 세상을 바라는 평범한 시민들’이 나에게 작은 계기를 준 것이다. 이 작은 희망을 다시 놓치고 싶지 않다. 몸이 회복되면 다시 뭐라도 해볼 생각이다.

“생각해보면 지금 당장, 지구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은 많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는 생각, 나의 행동 습관 변화가 의미 있는 결과를 낳으리라는 기대. 이것들이 우리를 수치심의 늪에서 구해내 친환경 행동을 행해 날아오르게 한다. 이 작은 행동들이 모여 결국 지구를 구할 수 있게 될 것이다. 공포보다는 희망에, 수치심보다는 효능감에.”

-지구를 위하는 마음, 김명철, 우영 출판사,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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