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복지동향 2016 2016-02-10   1869

[복지톡] 이경란ㅣ공동육아와공동체교육 사무총장

너와 내가 어울려 함께 세상을 살아가기

이경란 공동육아와공동체교육 사무총장

인터뷰ㅣ김진석(서울여자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
정 리ㅣ이경민(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회 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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끼니 거르기 일수이던 시절에도 자녀교육만큼은 반드시 시키고자 했던 부모들의 마음 기저에는 아이들이 우리들의 미래란 생각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생각은 현대까지 여전히 유효하다. 이제 아이들이 사회 안에서 잘 자라는 데 필요한 돌봄의 책임이 부모에게만 있지 않다. 우리의 밝은 미래를 전망하기 위해선 아이들의 양육에 대한 사회적 책임이 수반되어야 하며 국가는 이에 각별한 관심을 가지고 적극적인 태도를 취해야 한다.

그러나 누리과정 사태만 보더라도 우리의 밝은 미래를 전망하기란 수월해 보이지 않는다. 말 따로 행동 따로인 국가로 인해 보육대란은 현실이 되었고, 부모는 물론 보육관련 당사자들의 혼란으로 인한 피해는 고스란히 아이들이 감당하고 있다. 세계 초저출산을 경험하고 있는 우리나라는 자라고 있는 아이들마저 제대로 돌보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전쟁 속에서도 꽃은 핀다고 했던가. 아이 돌봄이 어려운 사회구조 속에서도 보육의 대안적 모델을 제시한 곳이 있다. 바로 공동육아와공동체교육이다. 무엇이 다를까? 김진석 교수가 이에 대한 답을 듣기위해 공동육아와공동체교육 이경란 사무총장을 만나보았다.

공동육아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1994년 신촌우리어린이집이 만들어질 때, 우리 아이들이 3살, 1살이었는데 당시에는 부모로 참여했었다. 아이들이 초등학교에 가면서 자연스럽게 방과 후 돌봄, 생협운동, 법인에서는 연구하면서 자연스럽게 발을 깊게 담게 된 것 같다. 그리고 2014년부터 공동육아와 공동체교육 사무총장을 맡고 있다. 공동육아는 70년대 후반부터 새로운 보육시스템과 보육교사 양성 등에 대한 고민을 했었고, 보육운동사에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볼 수 있겠다.

공동육아에 대해 간단한 설명을 해달라.

처음 78년 해송어린이걱정모임에서 어떻게 아이들을 가르칠 것인가 고민했다. 이후 90년대에는 영유아보육법을 논의하면서 운동의 방향에 대해 고민을 했고 공동육아라는 말이 이때부터 등장하기 시작했다. 나아가 대안적 모델을 만들어보고자 94년 공동육아 협동조합 어린이집을 만들었다. 그리고 이후에 공동육아에 사단법인 공동육아 연구원도 만들었다. 이처럼 전체를 지원하는 구조가 만들어지면서 방과 후 돌봄학교, 대안학교인 산학교가 만들어졌다. 그리고 직장어린이집 형태로 뿌리와 새싹 어린이집이 만들어졌고, 그곳에서 어린이집과 경로당으로 통합하는 모델을 만들어보려고 시도했었다. 시로 넘어가면서 그 운영은 어렵게 됐으나 노인과 함께하는 프로그램은 잘 만들어진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현재 공동육아 어린이집이 몇 개인가?

현재 어린이집은 70개소, 위탁운영하는 국공립어린이집은 4개소, 방과 후 돌봄은 16개소, 회원이 하는 지역아동센터 6개소가 있다. 위탁은 새로운 모델 개발사업 목적으로 하고 있다. 처음은 국공립 어린이집 모델을 만든 것으로 두 번째는 아파트 단지 내 60명 규모의 어린이집을 위탁하였다. 조합원이 아닌 학부모를 대상으로 부모참여를 독려하기가 쉽지 않았으나 시작이 지나면서 안착하여 가고 있다. 세 번째는 사회적경제 어린이집을 만드는 것이다. 전제는 1년 동안 사회적협동조합을 만들어 부모와 교사가 조합원이 되는 것으로 운영하는 것이다. 1년 동안 준비해서 작년 11월에 위탁받았고, 어떻게 진행될지는 지켜봐야 한다. 그리고 창신동에 국공립어린이집을 위탁받아 저소득층다문화어린이집을 만들 계획을 하고 있다.

공동육아에서 보육에 부모가 주체로 등장했다.

당사자들이 자신들의 경험을 얘기할 때, 힘을 받고 운동의 지속성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래서 공동육아가 보육운동의 역사에서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고 생각한다. 부모를 주체로 세우고 교사를 주체로 세우는 과정과 이 둘이 협력하는 과정을 만들어 내면서 새로운 모델이 만들어지는 것을 경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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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를 주체로 세우는 것이 중요하지만 부모를 조직하는 것은 어렵다. 어떻게 하면 좋을까?

공동육아 협동조합이 만들어진 지 21년째인데 나름대로 답을 찾는 중인 것 같다. 첫째는 부모들이 아이를 양육하는데 내가 주체라는 인식을 익숙하게 하는 일상을 만들었다. 아이를 기르면서 주요한 의사결정을 부모가 스스로 하게 하고 모든 사람의 의사를 합의해 가는 과정을 생활 속에서 경험하게 했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육아의 주체는 나라는 의식이 분명해진 것 같다. 두 번째는 부모가 아이와 주변 환경을 스스로 판단하게 되었다. 사교육, 먹거리, 놀이 등 세세한 것을 부모가 스스로 결정하고 있다는 것을 경험하게 했다. 그리고 이러한 경험들이 누적되는 것이다. 여기서 누적된다는 것은 선후배로 이어진다는 것이고, 공동육아가 점차 늘어나면서 공유하는 사람도 늘어가는 것이다. 세 번째는 공동육아 자체가 모델이 된다. 부모참여가 늘어날수록 부정적인 것보다 긍정적인 효과를 경험하고 나아가 보육의 질이 높아졌다는 것을 경험한 것이다. 이뿐만 아니라 교사들은 더 안정적으로 전망을 하며 일할 수 있게 되었다.

20년 전 공동육아가 제안한 아젠다였다. 그러나 당시에는 주목을 받지 못했지만, 생활로 보여준 부모들의 노력으로 이제는 사회적으로 동의하는 상황이 되어 뿌듯하다.

조합 활동에 기반을 두어 운영되기 때문에 가능한 것일 수 있다. 부모들이 보육운동에 연속성을 가지려면 어떻게 하면 좋을까?

맞다. 5-6년 전만 해도 조합의 특수성만으로 설명할 수 있었지만, 현재 공동육아는 국공립어린이집 3개, 직장어린이집 1개를 위탁운영하고 있다. 물론 이곳은 조합형이 아니다. 조합형운영원리인 부모참여확대, 협력적 교사회를 적용하고 있다. 처음에는 부모들도 낯설어하고 쉽지 않았지만 6년이 되어가니 점차 확장되어 부모회가 조직되고 부모들이 의사결정권을 가지게 되었다. 부모참여가 확장되면 피곤할 것이라고 했던 생각이 바뀌고 안정적인 성과를 보고 있다. 또한, 교사회가 구성되어 민주적인 어린이집 운영이 가능하게 되고 나아가 교사가 성장할 수 있게 되었다.

이처럼 부모들이 직접 경험하게 되면 보육의 주체로서 행동할 수 있게 된다고 본다. 최근 서울시에서 사회적경제 국공립어린이집을 시도하고 있는데 공동육아에서 어린이집 개방, 협력적 교사회, 부모참여 등의 모델을 제안했고, 이것들이 받아들여져 사회적경제 국공립어린이집이 시도될 것 같다. 기존에 조합형으로만 운영했던 데에서 사회적경제확산과 맞물리게 되면서 대안적인 모델이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공동육아의 강점으로 다양한 실험을 하고 있다. 공동육아의 강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첫 번째는 아이들에게 좋다. 지금은 아이가 놀이로 큰다는 말이 당연한 말처럼 여겨지지만, 예전에는 그렇지 않았다. 아이들이 공동체 안에서 서로 어울리고 놀면서 공동체성을 키우고, 스스로 리듬을 만들어가고 그 가운데 자유와 평등을 맛볼 수 있는 경험을 한다. 모든 어린이집이 다 그렇다고 볼 수 없지만 대체로 아이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두 번째는 부모에게 좋은 영향을 미친다. 부모의 관계, 삶이 아이들의 가치와 품성에 영향을 미치게 마련이다. 공동육아 안에서 공동체 안에서 아이를 양육하는 것에 대한 안정감, 부모의 참여, 문제를 해결하는 민주적인 방식 등을 경험하게 되고 결국은 이런 것들이 아이들에게 긍정적으로 영향을 미치게 된다. 예를 들면 좋지 않은 노동환경에서 근무하는 부모들이 일과 가정을 양립한다고 했을 때, 출퇴근을 포함해서 12시간 정도를 밖에서 보낸다. 이럴 때 가장 필요한 것은 아이들을 안전하게 보호할 수 있는 공간이다. 공동육아는 이 문제를 공동체적으로 해결하고 있다. 원장이나 시설의 이해관계보다는 온전하게 부모의 삶을 지원하고 있기 때문에 일하는 부모들에게 있어 안정적인 육아를 가능하게 한다.

세 번째는 공동육아 어린이집은 아이를 맡기는 공간이 아니라는 것이다. 주체와 객체가 분리되어 있지 않은 함께 키우는 집의 연장이라고 보면 된다.

네 번째는 투명성, 공공성을 실현하고 있다는 것이다. 적극적인 부모의 참여가 있으므로 운영의 투명성이 보장되고 있다. 모든 운영이 오픈되어 있기 때문에 아이와 교사를 위한 가장 좋은 환경을 만들기 위해 최대한 집중한다. 그래서 허튼 곳에 돈을 지출하지 않는다.

공동육아에서의 보육교사의 처우는 어떠한가?

국공립어린이집과 비슷한 수준이다. 교사 대 아동비율이 더 낫고, 교사의 휴식이 보장되어 있다. 그리고 안식월 제도가 있는데 이것은 융통성의 문제라고 본다. 또한 교사들은 교사회를 조직하여 단결권을 가질 수 있으며 어린이집과 부모들은 교사회를 존중한다.

공동육아가 가진 많은 강점, 사회에 미치는 영향은 크다.  그럼에도 공동육아는 중산층 이상의 한정적인 사람들만 누릴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앞서 공동육아가 다양한 모델을 시도하고 있다는 것을 말씀드렸듯이 처음 공동육아가 가졌던 한계를 극복해 나간다고 보면 될 것 같다. 그리고 공동육아 안에서 일과 가정을 양립 할 수 있는 구조가 되기 때문에 양육에 있어 많은 책임과 부담을 가지는 여성들에게는 매우 큰 자원이 될 수 있다. 공동육아에서 장애우통합을 하고 있는데 장애아 자녀에게 메여있던 엄마가 자기 일을 할 수 있다거나 특수교육을 공부해서 공동육아가 직장이 되는 경우를 보게 된다. 이처럼 여성에게 자기 일을 성취할 수 있는 가능성과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또한, 교사들의 처우와 신분보장에 대한 관심이 높고, 존중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교사들도 부모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자극되어 자기계발에 열심을 가진다.
이처럼 공동육아가 가진 강점이 실현되었을 때, 보육의 질이 높아지고 문제들이 해결되는 것을 경험하게 된다.

결과적으로 부모가 안정적으로 맡길 수 있고, 부모들이 일가정양립이 가능하고 여성의 경력단절이 줄어들고, 부모들이 사회경제적 지위를 사회적으로 축적할 기회를 줄 수 있다고 보고 있는 것 같다. 그런데도 한계는 있을 것 같다.

분명 한계가 있다. 지금과 같이 출자금을 많이 내야 하고, 조합비를 내야 질을 유지할 수밖에 없는 사회적 조건에서 이것은 자구책일 뿐이다. 궁극적인 모델은 되어서는 안 된다고 본다. 그러나 민간 영역에서 자유롭게 다양한 형태로 움직임이 있었으면 좋겠다.
보육비용에 대해 국가의 부담을 높이고 상대적으로 부모들이 부담하는 조합비가 적어지면 좋겠는데 우리나라는 부동산에 대한 부담이 높기 때문에 사유화가 강하고 나타나는 폐단이 심하다. 반면 유럽은 시에서 땅(부동산)에 대한 책임을 지고 있다. 유럽과 같이 보육을 위한 땅(부동산)의 지원 등 국가적 보완조치가 이루어진다면 대안적 보육 등이 확산할 수 있다고 본다.

우리나라는 땅값이 큰 장벽이 되고 있다.

공동육아의 조합원들이 내는 출자금의 장벽을 제외하고 조합비용은 사실 일반 부모들이 지출하는 사교육비용과 별 차이가 없다. 그래서 땅(부동산)이 어떤 육아를 하느냐의 큰 영향을 미치게 된다. 서울시에서 유휴지에 공동주택을 짓고 있는데 거기에 새로운 실험을 할 수 있다. 그래서 신내동에 공동육아가 운영하는 어린이집이 들어가기로 했고, 또 다른 모험을 할 생각이다. 물론 임대료를 내야 하는 부담이 있어 조치는 필요하나 이런 식으로 변화의 움직임을 필요한 것 같다.

사회적협동조합 어린이집 모델에서는 부모에게만 조합원의 기회가 허용되는 것인가?

부모협동조합이기 때문에 부모만 참여하면 된다는 논리였다. 그러나 개정안에 교사까지 포함을 시켰고 통과가 되면 조합원이 교사까지 확대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우리의 목표는 후원자까지 확대하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졸업생, 지역주민까지 조합원의 범위를 넓힐 수 있고 주체가 확대되는 결과를 가져오게 된다. 나아가 어린이집이나 지역의 복지체계를 만들어 가는데 새로운 역할을 해나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어린이집 개방, 부모참여, 협력적 교사회 등이 공동육아가 가진 강점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공동육아를 한 줄로 표현하자면?

아이를 함께 키우면서 공동체적인 삶을 익히고 우리 사회 전반에 걸쳐서 실현하기 위해 노력하는 일이다.

앞으로의 활동계획은 어떻게 되나?

법인을 중심으로 연결된 내부적 구조를 안정화하는 것이다. 사회적 협동조합이 생겨서 지역복지체계와 연결도 가능하게 될 것 같다. 그리고 외부로는 보육연석회의와 같은 연대, 부모협동의 연대, 사회서비스영역에서 연대하고 있는데 연대활동을 적극적으로 해서 보조를 맞춰가려 한다.

월간 <복지동향> 2016년 2월호(제20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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