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연대위원회 대외원조ODA 2025-09-10   10976

[논평] 윤 정부가 추진한 공적개발원조 사업 전수 조사해야

권성동 의원 압력행사한 필리핀 차관 사업 중지는 당연한 조치
‘최순실ODA’의 재현, 김건희·통일교 등 결탁 엄정 수사해야

어제(9/9) 이재명 대통령이 권성동 의원이 압력을 행사한 것으로 알려진 필리핀 차관 사업을 즉각 중지하라고 지시했다고 한다. 해당 사업은 지난해 2월 기획재정부가 부실 사업으로 판단해 대외경제협력기금(EDCF) 차관 지원을 거부했던 사업임에도 권 의원의 압력으로 재개됐다는 것이다. 아직 착수되지 않아 다행이라고는 하지만, ‘최순실ODA’로 한국 정부의 국제개발협력 사업에 대한 신뢰성이 떨어진지 얼마지나지 않아 또 다시 공적개발원조가 유력 정치인이 좌지우지 할 수 있는 쌈짓돈으로 전락한 것에 심각한 우려를 표한다.

김건희 특검은 통일교 측으로부터 불법 정치자금 1억 원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는 권성동 의원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하면서 “정치 권력과 종교단체가 결탁한 국정농단 사건의 발단”이라고 지적했다. 최근 언론보도에 따르면 윤석열 정부에서 캄보디아와 인도네시아에 1300억원 가까운 공적개발원조 사업 예산을 편성하면서 현지 법인 실사 등 반드시 해야 하는 절차도 전혀 거치지 않았다고 하는데, 이러한 결탁이 결국 공적개발원조를 쌈짓돈 취급하는 결과로 이어졌다. 5선의 중진의원인 권 의원은 박근혜 정부 시절 국정농단, 그것도 미르재단, 케이스포츠재단 등 외교농단으로 인해 한국 공적개발원조가 심각하게 후퇴한 것을 지켜봤음에도 또 다시 이를 재현했다.

윤석열 정부 초기부터 공적개발원조를 개인적 이미지 개선 수단이자 권력의 이익추구 수단으로 악용하는 것은 아닌지 하는 우려는 심심찮게 제기되었다. 김건희가 캄보디아에서 선천성 심장질환을 가진 아동을 위문방문했다며 부적절한 사진을 유포한 일은 단순 해프닝이 아니었다. 윤핵관으로 위세를 떨치며 내란수괴에 부역한 권성동 의원이 공적개발원조 사업에 압력을 행사할 수 있었던 것도 윤석열 정부가 공적개발원조를 권력의 수단으로 사용한 그 연장선 상에 있다.

지난 2011년 부산에서 국제개발협력 총회를 개최한 이래로 시민사회가 한국 공적개발원조의 효과성과 책무성, 투명성 등을 국제 수준으로 끌어올리기 위해 노력해 왔다. 그러나 공적개발원조를 권력의 이익을 위해 동원해도 되는 쌈짓돈으로 여기는 정부가 들어설 때마다 이러한 노력들은 수포가 되어 왔다. 윤석열 정부 시기에 추진된 공적개발원조 사업 중 제대로 된 검토와 절차를 밟지 않은 사업이 권 의원이 청탁한 사업 뿐만은 아닐 것이다. 지금이라도 이재명 정부는 윤 정부 시기 추진된 공적개발원조 사업에 대해 전수 조사하고 제대로 된 검토 절차를 밟지 않은 사업과 타당성이 떨어지는 사업 등 기준에 미달하는 사업을 즉시 중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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