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사회 2014년 02월 2014-02-07   1083

[창그림] 임종진의 삶 사람 바라보기

창그림 임종진의 삶 사람 바라보기

 

참여사회 2014-02월호

 

 

지금 거센 폭풍이 밀려듭니다. 차에서 몸을 내려 은근 슬쩍 그 기운에 맞대거리를 해보니, 두꺼운 점퍼는 벗겨질 듯 쓸어 올려지고. 불룩하던 맨 얼굴 양 볼때기는 밀리다 못해 납작하게 목덜미 뒤로 밀려납니다. 덩달아 안경마저도 헐렁해지는, 그런 바람이 폭포가 되어 밀려듭니다.

 

종일 이어지는 폭풍에 힘이 달린 갈매기들은 날갯짓을 멈추고 한동안 몸을 내려놓았습니다. 그러나 내내 거른 끼니 탓에 아마도 부아가 치민 듯도 합니다. 무리들 중 힘 깨나 써보이는 갈매기들이 먹잇감을 찾아 하늘로 치솟아 봤지만, 바다 한가운데로 나가기엔 턱도 없어 보입니다.

 

끼룩끼룩 끼룩끼룩. 평소보다 요란스레 시끄러운 걸 보니 어지간히 속이 끓는 모양입니다. 최소한 어린 새끼들 굶기지는 말아야 할텐데 말이지요. 아마도 지금 아닌 다른 날이 오면, 다시 맑고 푸른 창공으로 날아올라 날갯짓 수를 놓으며 제 할 일에 매달리게 되겠지요.

 

모질고 어수선한 지금이 아닌, 더 나은 내일 오면. 더 나은 그날이 올 수 있도록 작은 기운 모아진다면. 어느 뉘 할 것 없이 함께 웃음 짓는 ‘지금’이 되겠지요.

 

 

임종진 사진 NGO 달팽이사진골방 주인장
<한겨레> 등에서 오랫동안 사진기자로 일했으며 퇴직 후 캄보디아에서 몇 년간 자원활동을 하기도 했다. 현재는 작품으로서가 아닌 타인의 삶이 지닌 존엄적 가치를 찾는 일에 사진의 쓰임을 이루고 있으며 같은 의미의 사진 강좌를 여러 곳에서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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