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사회 2025년 03-04월 2025-03-04   8021

[참여연대사전] 바다와 바람에도 공공성이 필요하다

기후위기가 나날이 심화하면서 재생에너지로의 전환이 어느 때보다 절실하게 요구되고 있다. 현재2/25 기준 원고 작성 국회 본회의 통과를 목전에 둔 〈해상풍력특별법(안)〉은 정부가 해상풍력 발전지구를 지정하고 복잡하던 인허가 절차를 간소화해 재생에너지로의 대규모 전환을 꾀한다는 데 목표를 두고 있다. 그러나 공공성과 생태성 측면에 대한 고려가 부족해 민영화나 난개발을 조장할 것이라는 우려가 크게 제기되고 있다.

2. 공공 해상풍력

우리 헌법은 ‘경제상 이용할 수 있는 자연력’의 이용에 대해 국가가 법률로 정할 수 있도록 한다(제120조). 그에 따라 제주특별법(제303조) 또한, “제주자치도의 풍력자원을 공공의 자원으로 관리해야 한다”고 규정한다. 이로부터 우리는 해상‘풍력’의 공공적 지위를 엿볼 수 있다. 나아가 ‘해상’풍력은 어떤 개인도 소유할 수 없는 공유수면인 바다에 설치되기 때문에 공공적 특성은 더욱 두드러질 수밖에 없다.

불행히도 한국의 바다는 거대한 시장이다. 재생에너지 전환이 더딘 한국으로서 해상풍력은 매력적이다. 육상풍력을 대규모로 조성하기엔 국토가 좁을뿐더러 농지 보상 문제 등이 얽혀 갈등 소지가 상당하다. 반면, 바다는 고르고 넓으며 아무도 살지 않는다. 대규모 자본이 움직일 유인도 크다. 해상풍력 사업은 그동안 사업 지역 선정과 풍황계측기 설치 등 모든 사안이 민간에 개방되어 추진되어왔다. 그 결과 발전사업 허가의 93%를 민간기업(그중 63%는 외국기업)이 쥐게 되었다. 재생에너지의 커다란 한 축인 해상풍력이 그들의 영리 활동에 의존하는 현실에 처한 것이다.

〈해상풍력특별법〉은 이 ‘시장’에 질서를 부여하는 법안이다. 우선 법안은 해상풍력을 ‘육성’하기 위해 30여 개에 달하는 복잡한 인허가 절차를 간소화한다. 또한, 그간 민간사업자들의 풍황계측기 ‘알박기’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정부가 직접 풍력자원을 조사하고 적합한 입지를 선정하는 식의 계획입지 방식을 도입한다. 또한, 200MW 이상의 석탄화력발전소를 소유한 공공기관에 대한 우대조항이 포함되어 재생에너지 발전 부문에 대한 공적 역할도 기대할 수도 있다. 여기까지 보면 〈해상풍력특별법〉이 부여한 ‘질서’는 에너지전환의 촉매가 될 뿐 아니라 공공성도 담보하는 듯 보인다. 그러나 법이 초래할 현실은 녹록치 않다.

우선 법안이 담고 있는 기존 사업자 우대조항은 민간사업자가 해상풍력 사업권의 93%를 차지하고 있는 현실을 고스란히 인정하고 있기에 민영화를 제어하기는커녕 촉진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 절차 간소화 등의 각종 우대조치마저도 이들의 영리 활동에 날개를 달아줄 것이다.

더군다나 국가적 과제여야 할 에너지 전환이 이윤의 논리에 따라 언제든 중단·후퇴(원자재 상승 등 투자 대비 수익률 하락에 따른 자본철수)될 수 있다는 건 ‘질서’가 아닌 불확실성의 증대라 할 수 있다. 실제로도 수익성 우려로 해상풍력 프로젝트의 무산 사례가 빈번히 보고되고 있다.

반면에 전환의 로드맵에 따라 안정적·지속적인 추진에 유리한 공공기관에 대한 지원이나 우대는 거의 전무하다. 위에서 설명한 공공기관 우대조항조차 의무조항은 아니다. 이미 민간사업자에 기울어진 해상풍력 ‘시장’에 필요한 질서는 공적 역할의 강화, 이를 위한 지원이어야 한다. 그밖에도 절차 간소화가 생태에 미칠 위협도 수없이 지적되고 있다. 결과적으로 기대보다는 우려가 큰 법안이다.

불행히도 기후위기는 하나의 시장이 되었다. 급속도로 악화하는 기후위기마저 민간사업자들에겐 하나의 기회다. 그들의 영리활동 유인을 높임으로써 기후위기를 ‘해결’할 수 있으리란 믿음이 강해질수록 공공은 배제된다. 혹자는 공공은 느리고 민간은 빠르다고 지적한다. 다른 국가들의 사례를 보면 꼭 그렇지도 않다. 게다가 그들의 활동이 기후위기 대응의 지속성과 긴급성을 담보할 수 있을지, 이윤 여부에 따라 불안정한 등락을 거듭하진 않을지, 나아가 그들에 의해 이뤄지는 전환은 과연 정의로울지, 공공성 없는 에너지 전환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김건우 참여연대 정책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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