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복지동향 2023 2023-05-01   7316

[기획1] 학교 밖 청소년의 사각지대 은둔형 외톨이 청소년의 예방을 위하여

윤철경 G’L 청소년연구재단 상임이사

학령기 학교 밖 청소년 얼마나 되나?

학교 밖 청소년은 매년 배출되고 있다. 교육통계 상으로는 매년 3만 명에서 5만 명이 학교를 그만두 고 있다([그림 1-1]). 이는 전체 학생 인구의 1% 내외로 세계적으로 볼 때 큰 규모가 아니다. 그러나 이들이 사회적 소수자이기 때문에 학력위주 사회 에서 살아나가기에는 상대적으로 더 힘들 수 있다. 학교를 그만두는 청소년들은 복교를 하기도 하지 만 대체로 학교 밖에서 삶을 이어간다. 2017년 기준으로 학령 인구 범위 내에 있는 학교 밖 청소년 규모를 산출한 결과는 약 39만 명이다([그림1-2]). 이들은 어디에 있을까? 해외체류자 5만여 명을 빼 면 32만 명의 행적이 묘연하다.

학교를 그만두고 무엇을 하고 있을까?

2013년에서 2017년까지 5년간 학업을 중단한 청소 년의 뒤를 따라가 보았다. 5년간 조사에 참여했던 224명의 학교 밖 청소년 중 학업 중인 청소년은 48.2%, 일을 하고 있는 청소년은 35.3%, 무업 중 인 청소년은 16.5%였다. 학교를그만둔후가장일반적인형태의학업은검 정고시이다. 검정고시를 치르고 고졸 학력을 취득 하거나 이를 기반으로 대학에 진학하기도 한다. 아 르바이트등일을하며돈은버는청소년들도35% 나 된다. 일을 하다가 다치거나 힘들면 아무것도 하지 않고 집에 처박히기도 한다. 이른바 은둔형 외톨이 청소년이 되는 것이다.

청소년들은 왜 학교를 그만둘까?

청소년들이 학교를 그만두는 가장 일반적인 이유는 학교생활이 자신에게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입시 위주 학교 운영에서 자신의 위치는 이미 정해져 있고 학교에 다녀봐야 시간만 낭비하는 것 같다. 학교를 다니는 것이 자신의 삶에 주는 의미가 없다고 느끼기 때문에 대안을 찾고자 하는 모색일수 있다. 또한 이러한 경쟁에 주는 스트레스, 관계가 상실된 학교, 폭력 피해를 당하지 않으려고 눈치보 고 긴장해야 하는 학교가 불편하다. 그런데 학교폭력 피해를 당하고 친구 관계가 망가지면 그야말로 인생이 끝나는 것 같다. 자녀가 학교를 안 가려고 한다면 분명히 이유가 있다. 그 이유를 잘 살펴봐야 하며 학교를 안 다닌다고 말이 되냐고 윽박지르기만  하면, 학교를 그만두고 방에 들어간 자녀를 보고 부모가 하늘이 무너진 듯 행동하면 청소년들은 너무 힘겹다. 청소년들은 다닐 만큼 다니다가,버틸만큼 버티다가 학업 중단 의사를 밝힌 것일 수 있다.

코로나 이후 은둔형 외톨이 급증

<표 1-2>를 보면 코로나 이전에 1% 미만에 불과하던 은둔형 외톨이 발생률이 2021년에는 2.15%로 2배 이상 증가하였다. 은둔형 외톨이는 어느날 갑자기 발생하는 것이 아니다. 대부분 그 원인은 청소년기에 발생한다. 은둔형 외톨이 청소년들은 대체로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는 것이 서투르고 타인의 시선을 불편해하며 친구들에게 왕따를 당한 경험이 있다(윤철경 외, 2021: 110). 사회관계를 하고 싶은 욕구는 있지만 하는 방법이 서투르다.

부모의 심리·정서적 지원의 부재로 사회관계 맺는 법을 익히지 못한 청소년들은 친구 관계에 대한 욕구는 강하지만 관계에 대한 두려움과 상처로 인해 위축되어 있다. 경쟁 위주 교육, 사회 속에 온갖 힘을 다 쓰며 버틸만큼 버티다가 어느 순간 멈춰서서 자기만의 공간으로 피하게 된다. 이렇게 은둔 생활이 시작되면 시간이 지날수록 고착화되어 스스로 힘으로 빠져나오기 힘들어지는 게 은둔형 외톨이이다.

코로나 이후 학업중단율은 급감했다. 2019년에 1% 였던 학업중단율이 2020년에는 0.6%로 떨어졌다. [그림1-1]을 보면 2019년에 5만 2천명 가량이던 학업중단자 수가 2020년에는 3만 2천명 수준으로 40% 가량 감소했다. 비대면 수업으로 학교를 안 가도 되니 학교를 그만둘 이유가 적어진 것이다. 2021년 대면 수업이 회복되면서 다시 학업중단자 수가 늘고 있다. 장차 이 청소년들은 어떤 삶의 형태를 택할까? 초·중학교 학업중단 사유 중 유심히 볼 대목은 장기결석으로 인한 학업중단이다. 초등학교에서는 0.1%이지만 중학교에서는 0.2~0.3%로 늘어나고 (<표1-3>) 고등학교에서는 부적응 자퇴가 20%를 넘는다([그림 1-4]). 친구관계 등에서 고립된 청소년, 학교에 나올 힘이 없는 청소년들이라면 이후 은둔형 외톨 이의 삶을 선택할 가능성이 아주 높다.

누가 은둔형 외톨이 청소년이 될까?

서울시는 2022년 19~39세 청년이 거주하는 5,221 가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전체 응답자의 3.3%인 9만 5천여 명이 고립 청년, 1.2%인 약 3만 4천명의 은둔 청년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이들이 은둔을 최초로 시작하는 시기는 20~24세 가 39%, 25~29세는 31.3%, 30~34세는 2.4%, 35~39세는 4.1%로 87% 가량이 20대 이후인 것으로 드러났다. 그렇지만 은둔의 원인은 19세 이전에 이미 쌓여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서울시, 2022: 57). 이들의 은둔 계기를 살펴보면, 실직 및 취업의 어려움, 심리정신적 어려움, 인간관계 맺기의 어려움, 집 밖 활동의 어려움, 학교생활의 무의미, 친구의 따돌림과 괴롭힘, 학업중단/진학실패, 가족갈등/가정의 구조적 문제 등이 주요 계기로 나타났다. 실직이나 취업의 어려움은 고립청년들이 많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으로 보이며 다른 요인들은 은둔의 주요 계기가 되는 것들이다.

심리·정신적 어려움이나 인간관계 맺기의 어려움, 학교생활의 무의미성, 친구의 따돌림과 괴롭힘, 가족 갈등 등은 어느날 갑자기 나타나는 것은 아니며 청소년기부터 누적되어서 발생한 일이다. 실제 조사 결과에서 고립 은둔 청년들은 일반 청년들에 비해 성인기 이전에 부정적 경험을 하는 비율이 높다([그림1-6]). 집안 형편이 갑자기 어려워진 요인을 빼면 부모님 또는 가족으로부터 상처받은 경험, 학교폭력 등으로 상처 받은 경험 모두 성장기에 일어난 일이다. 본 연구재단에서 운영하는 은둔 청년 지원사업과 은둔 부모 지원사업에서도 은둔 청년들은 외로움에 지쳐있고 사회관계에 대한 열망이 강하지만 대화와 소통을 힘들어한다. 은둔 청년 부모들 또한 자녀와 대화하기를 열망하나 이미 대화의 통로가 막혀 있다. 부모 또한 여러가지 이유로 주변과 소통 능력이 떨어지는 경향을 갖거나 지시적·억압적 태도로 자녀와의 소통이 막힌 경우가 많다.

학교, 사회제도의 사각지대에 있는 은둔형 외톨이 예방을 위한 정책

은둔형 외톨이 예방을 위해서는 첫째, 은둔형 외톨이 발생을 막기 위한 정책, 둘째, 이미 발생했다면 은둔의 장기화를 예방하는 정책, 셋째, 이미 은둔이 고착화되었다면 이를 구출하는 정책, 이렇게 세 가지 트랙이 마련되어야 한다.

은둔형 외톨이 예방정책은 가정과 학교가 기반이다.부모나 교사는 관계 형성에 어려움을 겪고 무기력해지는 아동·청소년에 대해 각별히 관심을 두어야 한다. 집단따돌림, 관계에서의 고립 등은 살아가는 힘, 에너지를 축적하지 못하게 하고 온라인 세계를 도피처로 삼게 한다. 친구들과 접촉점을 찾기 위해서 게임에 몰두하는 경우도 있다. 부모,친구관계가 원만하다면 컴퓨터를 많이 한다고 해서 무조건 염려할 일은 아니다.

학교는 잦은 지각, 결석 등에 대한 사유를 정확히 파악할 수 있는 출결 관리가 필요하다. 은둔의 성향, 원인을 찾아내 그에 맞는 지원을 할 수 있도록 하는 진단과 심리치료가 우선적으로 필요하다. 그리고 은둔 청소년의 각 특성에 맞게 친구관계를 향상시킬 수 있는 동아리 프로그램, 스포츠 활동 지원, 은둔형 외톨이 청소년들과의 여행, 스스로를 점검할 수 있는 검사 도구를 통해 심리적 안정감을 도모하는 프로그램도 필요하다.

둘째, 이미 발생했다면 부모 교육과 멘토링이 매우 중요하다. 부모들은 자녀들이 문제 있다고 생각하여 심리상담센터, 대안학교, 신경정신과에 의뢰하려고 하지만 자녀들은 자기들을 문제시 하는데 협조하지 않고 움직이려 하지 않는다. 어떤 서비스도 거부하기 때문에 지역사회 서비스가 무력하다. 늘 옆에 있는 부모가 잘 대응하는 것이 매우 필요하다. 부모가 무력으로 끌어내려고 할수록 자녀들은 더 숨기 마련이다. 이렇게 잘못된 대응은 은둔을 장기화시킨다. 따라서 부모가 올바른 대응을 하도록 교육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부모의 영향력이 강하고 청소년의 가소성이 높은 때는 부모 개입만으로도 예방효과가 굉장히 크다. 문제는 위기 청소년 부모들이 부모 교육에 잘 참여하지 않는 점이다. 수치스럽기 때문에 드러내기를 원하지 않는다. 학교보다 교육청 차원에서, 또는 학교 밖 지원센터 등 지역 기관에서 위기청소년 부모 교육 및 멘토링을 실시한다면 은둔 장기화 예방에 도움이 될 것이다.

셋째, 이미 고착화된 은둔은 많은 후유증을 남긴다. 신체적·심리적 건강이 악화되며 무기력하고 아무리 스스로 빠져나오려 해도 실패하기 일쑤이다. 일상생활의 규칙을 회복하는 것도 너무 어렵다. 스스로 가둔 세계에 너무 오래 머물러 있을수록 자기가 강해져서 타인과의 소통은 더 어려워진다. 이들을 지속적, 장기적으로 접촉하며 안전하고 신뢰로운 관계망을 형성해주는 것이 필요하다. 이미 고착화된 은둔은 부모의 힘만으로 해결할 수가 없고 부모들도 대단히 지쳐 있다. 이들을 전담하고 지원하는 은둔형 외톨이 지원센터가 필요하다.


참고문헌

김희진 외(2022). 학교 밖 청소년 지역사회 지원방안 연구V:질적 패널조사를 중심으로.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김희진, 임희진, 김정숙, 서고운 (2021). 2021 학교 밖 청소년 실태조사. 서울: 여성가족부

서울특별시(2022). 서울시 고립·은둔 청년 실태조사결과 보고서

윤철경 외(2017). 학교밖청소년 이행경로에 따른 맞춤형 대책 연구II.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윤철경 외(2018). 학교밖청소년 지역사회지원모델개발 연구 I.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윤철경 외(2021). 은둔형 외톨이 청소년·가족지원을 위한 입법과제. 국회입법조사처·지엘학교밖청소년연구소

윤철경 외(2022). 고립·은둔 청년 바우처 지원방안 연구. 서울시 청년허브·지엘학교밖청소년연구소

월간 <복지동향> 2023년 5월호(제29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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