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복지동향 2025 2025-01-01   19788

[기획3] 일본의 복지, ‘2025년의 문제’에 직면하다

서동민ㅣ백석대학교 사회복지학부 교수

1. 들어가며

가깝고도 먼 나라  

일본을 흔히 ‘가깝고도 먼 나라’라고 한다. 정치와 경제, 문화와 사회적인 측면에서 공유할 부분도 많으나 그만큼 상반된 부분도 크기 때문일 것이다. 복지도 역시 그렇다. 우리나라에서 복지와 관련된 제도 개편 논의에서도 가장 자주 등장하는 국외 사례가 일본이다. 일본의 사례는 우리가 처한 상황을 설명하고 미래를 전망할 때 활용되기도 하나, 양 국가 간에 존재하는 복지 수준의 차이나 격차, 특성을 강조할 때 사용되기도 한다. 

사회실험의 장

일본의 인구사회 구조나 법‧제도가 가지는 유사성도 있지만, 우리 사회가 앞으로 맞이하거나 따라갈 일종의 모델로 보는 시점도 있다. 우리의 관점에서 보자면, 일본은 하나의 대규모 사회실험이 이루어지는 장이기도 하다1. 우리가 많은 예산을 투입해서 진행해야 할 일종의 시범 사업을 대신해 주고 있는 셈이다. 다만, 유사성이 있다는 것은 거꾸로 말하면 차이가 있다는 의미다. 이를 놓칠 때 무분별한 평가나 잘못된 이해를 만들어낼 위험성도 큰 사례가 일본이다. 

2. 2025년과 사회보장체계의 개혁 

2025년 새해가 밝았다. 일본의 새해 인사는 새해를 무사히 맞이한 것을 ‘축하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하지만, 복지 분야에 있어 일본에게 2025년은 그렇게 축하할 해는 아닌 듯하다. 바로 ‘2025년의 문제’로 요약되는 현상 때문이다. 2025년은 초고령사회를 넘어 일본인 3명 중 1명이 65세 이상, 5명 중 1명이 75세 이상의 후기고령자가 되는 해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국가와 기업은 노동력의 감소, 의료 및 개호(우리의 장기 요양, 돌봄)는 한계에 직면할 것으로, 이미 십수 년 전부터 예상되어 왔다. 

일본이 직면한 ‘2025년의 문제’

2024년 11월 현재, 일본의 인구는 1억 2,379만 명으로 15년 연속 감소하고 있다. 65세 이상 노인인구는 7,377만 명(6월 기준)으로 전체 인구의 약 29%를 차지한다. 이미 초고령사회의 기준인 20%를 훨씬 넘긴 수준이다. 고령화율은 ‘단카이(團塊) 세대’라고 불리는 1947~1949년생 베이비붐 세대가 65세에 이르기 시작한 2012년경부터 급속히 증가하였으며, 2025년에는 바로 이들 단카이세대가 모두 75세 이상이 된다. 

2025년의 가장 큰 문제는 노동인구의 감소다. 산업 분야의 인력 부족이 심해지고 종사자 채용 경쟁이 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중소기업 운영자의 절반 이상이 70세 이상이 된다. 

이와 함께, 의료와 개호비의 증가 문제가 있다. 75세 이상에서 발생하는 질병과 부상의 위험이 커지면서, 건강 및 돌봄 관련 비용이 증가하며, 인지증(치매) 인구도 큰 폭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러한 노동인구의 감소와 의료 및 개호 필요도의 증가는 필연적으로 사회보장제도의 지속에도 악영향을 준다. 이를 ‘2025년의 문제’라고 일컫는다. 

[그림 1] 일본 고령화의 추이와 장래추계

*자료: 일본 내각부, 고령사회백서(https://www.cao.go.jp)

사회보장시스템의 개혁 방향 

일본 정부는 2025년 즉, 1943년부터 1945년까지 출생한 베이비부머 약 680만 명 전체가 75세가 되는 2025년에 대비하여 사회보장시스템의 개혁을 진행해 왔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후생노동성에서 발표한 ‘사회보장제도 개혁의 전체상’이다. 모든 세대가 안심하고 납득할 수 있는 ‘전 세대형’의 사회보장제도로 전환하는 것을 목표로, 사회보장제도를 장래의 세대에 확실히 전달해 줄 수 있도록 한다는 내용이 중심이다2. 사회보장제도개혁에 관한 국민회의보고서에는 3가지 분야로 아동과 육아, 공적 연금제도와 함께 의료와 개호의 방향성이 담겨있다.

의료‧개호 분야 개혁의 방향성: 병상의 역할 분화와 정비, 지역포괄케어시스템

그동안 일본은 의료·개호서비스의 제공체계 개혁을 위해 우선, ① 병상의 기능분화·연계, 재택의료, ② 지역포괄케어시스템의 구축을 추진해 왔다. 발병부터 입원, 회복기(재활), 퇴원까지의 흐름을 원활하게 하여 조기 재택·사회복귀를 가능하게 하는 것으로, ‘병원 완결형’에서 지역 전체가 치유하고 지탱하는 ‘지역 완결형’으로 전환할 방침이다. 

우선, 병상의 역할 분화·연계 강화, 재택의료의 추진을 통해 ‘필요한 때에 필요한 의료·개호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사회’를 목표로, 다수를 차지해 오던 고도 급성기 병상을 축소하고, 일반 및 아급성기, 장기 요양 병상을 확대해 왔다. 이러한 움직임의 핵심은 ‘지역’으로, ‘지역 의료권’의 개념을 도입하여 지역별 입원 병상수를 지역 간 균형 있게 관리‧확보하고, 기능적으로는 지역의료 지원병원, 지역의료 연계 추진법인 제도 등을 도입해 왔다. 

의료‧개호 분야 개혁의 방향성: 지역포괄케어시스템

지역포괄케어시스템 구축은 가장 핵심적인 정책이라고 할 수 있다. 지역 주민이 친근한 지역에서 안심하고 생활할 수 있도록 의료·개호·예방·거주·생활 지원을 일체적으로 제공하는 한편, 인지증(치매) 대책, 의료와 개호 연계, 개호 서비스의 효율화 및 중점화를 추진함으로써 필요한 의료와 개호 서비스를 확충하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 지역포괄케어시스템은 ‘지역의 실정에 따라, 고령자가 가능한 한 정든 지역에서 가진 능력에 따라 자립적인 일상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의료, 개호, 개호 예방, 주거 및 자립적인 일상생활의 지원이 포괄적으로 확보되는 체계’를 의미한다. 

중심 조직으로 지역포괄지원센터를 모든 지자체의 생활 권역마다 설치하였으며, 고령자가 생활해 온 지역에서 자립된 생활을 하도록 지원하는 것을 목표로 개호 예방 매니지먼트와 종합 상담 등 지역 지원사업을 실시해 오고 있다. 일본의 지역포괄케어시스템은 자신과 가족의 대응을 의미하는 자조(自助), 봉사와 지역 주민의 활동인 호조(互助), 개호보험과 의료보험 등 공조(共助), 지자체가 제공하는 서비스로 공조(公助)를 기본 이념으로 발전해 오고 있다. 

[그림 2] 일본 지역포괄케어시스템 구상

*자료: 일본 후생노동성, 2014, 사회보장제도 개혁의 전체상

2025년을 목표로 종사 인력의 확보 정책 추진 

사회보장제도 개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제도 및 법 개선도 중요하나, 무엇보다 이를 뒷받침하고 현장에서 실현할 인력 및 시설 인프라의 확충이 전제되어야 한다. 종합적이면서도 계획적인 인력의 양적 확보와 질적 향상을 추진하기 위해, 일본은 ‘지역에서의 의료 및 개호의 종합적인 확보의 촉진에 관한 법률’(2014.6)을 제정하였다. 일본은 법 제정 이후 2015년부터 약 10년간 개호 인력의 확보 대책 마련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해 왔다. 

구체적으로는 2025년까지 도도부현(광역)의 수급 추계를 기초로 개호 사업계획을 연동한 계획을 추진하는 방식이다. 제한된 인력을 효과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능력과 역할을 분담한 인력의 조합과 양성을 추진하며, 양질의 팀 케어를 제공할 수 있는 체계를 마련하였다. 이와 함께 지역별로 관계 주체의 연대와 협동 체계를 구축하여 지역의 실정에 대응한 효과적 대책을 추진하도록 하였다. 

2025년을 인력 확보의 목표 시점으로 설정한 것은 2025년의 문제에 대한 대응책으로서 의미가 크다. 2025년에 215만 명의 개호 인력이 공급될 것으로 보았으나, 수요는 253만 명으로, 약 37만 명이 부족할 것으로 보았다(추계 시점과 방법에 따라 약 37만 명에서 68만 명으로 차이가 있다). 인력의 부족은 서비스 제공과 이용 등 실천 현장을 근본적으로 위협하는 요인으로 제도의 지속 가능성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이러한 위기의식에서 일본은 장래에 필요한 개호 서비스 확보를 위한 전략으로, 복지 용구 및 기구, ICT, IT, 로봇 기술의 도입 등을 통한 노동시간과 노동 부담 경감, 처우개선 등에 의한 이직률 저하, 고령자 등의 잠재적인 자원의 활용을 채택하였다. 이처럼 개호를 단순히 복지 분야로만 접근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산업 분야로 육성하기 위해 다양한 기술개발과 재정지원 제도를 운용하고 있기도 하다. 

종사 인력의 사회적 의미와 가치 인식 

일본은 개호 인력과 종사자를 향후 일본 사회의 고령화에 대응하기 위한 가장 중요한 기반 중 하나라고 규정하였다. 따라서 개호 인력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고, 개호 종사자가 안심하고 일할 수 있는 직장 환경·노동 환경을 정비하는 것을 필요 불가결한 사항으로 인식하고 있다. 

특히, 일본은 개호 인력 환경 정비를 복지의 문제만이 아닌 국가 경제 정책적 측면에서 채택하여 다루고 있다. 성장과 분배의 선순환 메커니즘을 만드는 경제정책으로 사회보장의 기반을 강화하여 다시 경제를 강하게 하는 새로운 경제사회 시스템을 구축한다는 관점이다. 세부 내용으로 개호 환경 정비를 위해 개호 인력의 수급 정비(개호 이직 제로), 개호 인력의 처우개선(경력개발 경로 구축), 다양한 개호 인력의 확보 육성(고령 인력 활용, 개호 로봇, ICT 등 생산성 향상) 등을 제시한 바 있다3. 돌봄 인력에 대한 폭력과 괴롭힘에 대한 실태 조사나 매뉴얼 개발 및 확산, 관련 법제도 개선 등을 통해 개호 직원이 안심하고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한 다양한 시책을 추진하고 있다. 개호 인력에 대한 괴롭힘은 해당 개호 직원에 대한 영향뿐만 아니라, 이용자 자신의 계속적이고 원활한 개호 서비스 이용에 지장이 될 수도 있으며, 특히 지역사회의 안정적인 개호 인력의 확보와 유지, 지역 주민의 개호 서비스 이용에 부정적 영향을 준다는 관점에서 사회적으로 심각하게 대응하고 있다4.   

3. 마치며 

복지국가라는 관점에서 2025년은 일본에게 무거운 한 해가 될 듯하다. 인구구조의 변동과 고령화는 이미 예측된 현상이었고, 이에 따라 나타날 것으로 예상되는 사회문제의 정점과 이에 대응하기 위한 준비의 마지막 시점을 2025년으로 보았다. 그렇다면, 일본의 새해맞이 소망은 그동안 준비해 온 수많은 계획과 대책이 제대로 작동되어 ‘2025년의 문제’를 슬기롭게 극복하고, 혼란 없이 안정화에 접어드는 것이라고 할 수 있겠다. 

그러나 일본의 수많은 대책이 충분한 성과를 나타낼지는 의문이다. 개호 서비스를 받기 위해 도시부로 이주하는 ‘개호 이주’ 현상이 늘면서 지역 소멸이 가속화되고 있다. 개호 살인과 고독사, 성년후견인 분쟁도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 시설공급이 수요를 못 따라가면서 ‘대기 노인’ 문제가 유행어가 되기도 했다. 인지증(치매) 인구가 늘면서 치매에 걸린 자녀가 치매 부모를 돌보는(또는 반대로) 인인 개호가 늘고 있다. 사회보험 부담의 증가는 전 세대에 걸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으며, 종사자 확보를 위한 대책 마련에도 불구하고 충분한 인력 수급이 이루어지고 있지 못하다. 급기야, 소위 ‘개호 인력의 세계 쟁탈전’에 참여하여, 외국인 개호 인력을 확대하기 위한 제도 개선을 단행하였으나, 개호 직종에 대한 사회적 인식 하락과 개호 현장의 내국인 이탈, 교육체계의 혼란이라는 부작용을 야기하기도 하였다. 일본을 포함하여 외국의 사례를 파악할 때, 표면에 나타난 정책과 제도의 구조와 방향에 대한 접근과 함께 그 이면에 드러나는 효과이자 성과로서 현장의 실태와 문제를 함께 파악해야 하는 이유다. 일본의 사례는 복지국가의 논의에 있어, ‘선험’ 사례는 될 수 있으나, ‘선진’ 사례로 무조건 받아들이는 것은 곤란하다. 일종의 사회실험, 시범 사업으로서 체계적인 접근과 평가가 반드시 뒤따라야 한다. 

공교롭게도 2025년은 우리 사회가 고령사회(aged society)를 지나, 노인인구가 전체 인구의 20% 이상이 되는 초고령사회(super aged society)를 맞이하는 원년이기도 하다. 한국이 초고령사회가 되는 2025년, 2025년의 문제에 드디어 직면하는 일본, 양 국가에 어떠한 상황과 대책들이 펼쳐질지 유심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미주

  1. 徐東敏, 近藤克則(2009.9). 「韓国の老人長期療養保険制度の成立背景と特徴-日韓比較の視点から」『社会政策』第1券第3号, 社会政策学会, pp.79-90. ↩︎
  2. 厚生労働省 (2014), 社会保障制度改革の全体像. ↩︎
  3. 서동민, 김욱, 문성현, 이용재, 고영, 2017, 「장기요양요원 경력개발 및 전문성 강화 방안」, 보건복지부·백석대학교. ↩︎
  4. 서동민, 신태중, 김종권, 공선희, 박지선, 2024, 「제3기(2025-2027) 서울시 장기요양요원 처우개선 종합계획 연구」, 서울시어르신돌봄종사자종합지원센터. ↩︎

월간<복지동향> 2025년 01월호(제31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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