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실ㅣ재단법인 동천 변호사
들어가며
국내에서 성장하며 정체성을 형성한 미등록 이주아동·청소년을 대상으로 법무부가 체류자격을 부여하는 조치를 시행한 지 4년이 흘렀다. 법무부는 2021년 4월 「국내 출생 불법체류 아동 조건부 구제대책」을 발표했고, 이어 2022년 1월에는 신청 조건을 완화한 「장기체류 아동 교육권 보장을 위한 체류자격 부여 방안」을 내놓았다. 이 방안을 통해 2025년 3월까지 총 1,205명의 아동과 부모 1,508명이 체류자격을 부여받았다.
2025년 3월 31일 종료 예정이던 기존 조치에 대해 법무부는 종료를 앞두고 「국내 성장 기반 외국인 청소년에 대한 교육권 보장 연장 및 취업·정주 방안」을 새로 발표하였다. 신청 기간은 2025년 4월 1일부터 2028년 3월 31일까지이며, 이번 방안에서는 요건을 충족한 아동뿐 아니라 아동의 미성년 형제자매에게도 기타(G-1) 체류자격을 부여하고, 대학에 진학하지 않아도 고등학교 졸업 후 취업·정주할 수 있는 경로를 마련하였다. 기존 조치에서 지적된 문제를 일부 완화했다는 점은 환영할 만하나, 이 역시 한시적인 조치에 불과해 행정부의 정책 결정에 따라 언제든지 중단될 수 있다는 한계가 있다. 이 때문에 법제화의 필요성이 더욱 강조된다.
법 제정의 필요성
장기체류 미등록 이주아동의 안정적인 체류권 보장을 위해서는 「출입국관리법」 등의 개정을 통해 제도를 법률에 명문화할 필요가 있다. 해당 내용을 조문으로 상설화하여 법적 안정성을 도모하고 이들의 신뢰를 보호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는 단순히 행정적 편의를 위한 조치가 아니라, 아동들의 인생 계획과 미래 전망에 예측가능성을 보장하는 중요한 장치다.
이와 관련하여 최근 인종차별철폐위원회 역시 현행 방안이 합법적이고 지속가능한 수단이 아니라는 점(lack of legal and sustainable avenues)에 대해 우려하며, 장기 거주 외국인 및 비정규적 지위 아동에게 재정적으로 지속 가능한 거주 및 귀화할 수 있는 경로를 마련할 것을 아래와 같이 권고하였다(CERD/C/KOR/CO/20-22).

법원의 판단도 같은 맥락이다. 미등록 이주아동으로 성장하여 고등학교를 졸업한 이에 대한 강제퇴거 명령을 최초로 취소하며 현재의 정책 방향을 이끈 법원의 판결에서도 법제화의 필요성이 언급되었다(청주지방법원 2018. 5. 17. 선고 2017구합2276 판결). 해당 판결에서는 장기체류 미등록 이주아동을 무작정 내쫓는 것은 우리 헌법정신과 기본권 보장 의무에 반할 뿐만 아니라 국가적 이익에도 어긋나기에, 이들에게 체류자격을 부여하는 경로를 법제화 할 필요성이 있다고 설시하였다.

위 판결 이후 국가인권위원회 또한 “장기체류 미등록 이주아동 체류자격 부여제도 부존재로 인한 인권침해”(19진정0703100) 진정사건에서 아래와 같이 권고하며 미등록 이주아동이 직접 체류자격을 신청할 수 있도록 하고, 적당한 체류자격을 부여할 제도를 마련할 것을 권고하였다. 이와 같이 체류자격을 “신청할 권리”는 법에 명시적 근거로부터 도출되기에 한시적 지침이 아닌 법률에 명문화할 필요가 있다.

이와 같이 국제조약기구, 법원, 국가인권위원회 모두 체류자격 부여 방안이 지속가능하도록 법제화 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나아가 법무부는 기존 2022년 체류자격 부여 방안의 종료시점인 2025년 3월 말까지 그 후속 조치나 연장 여부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내놓지 않다가, 종료 10일 전에서야 비로소 연장 계획을 발표했다. 이로 인해 불안에 떨어야 했던 대상자들이 적지 않았다. 구체적이고 명확한 법적 근거와 제도 존속에 대한 예측가능성을 부여하는 것은 당사자들의 불안정을 줄일 뿐 아니라 불필요한 제도의 악용 가능성을 방지하는 데에도 기여한다. 현행 법무부 지침은 불확정적이고 법령에 근거가 없다 보니, 이를 잘 이해하지 못한 이주민들이 브로커 등을 통하면 가능한 방법이 있다고 믿고, 많게는 수백만 원의 비용을 지불한 사례까지 발생하고 있다. 이러한 악용을 예방하고 제도 전반의 신뢰성을 높이기 위해서도 체류자격 부여 방안의 법제화가 필요하다.
출입국관리법 개정 제안1
장기체류 이주아동 등에 대한 특칙 신설
출입국관리법 제23조(체류자격 부여)에서는 제10조에 따른 일반체류자격이나 영주자격을 가지지 못하고 체류하는 외국인에 대해 체류자격을 부여하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 미등록 체류자에 대한 별도의 체류자격 부여 조항은 마련되어 있지 않아, 장기체류 이주아동의 체류권을 보장하지 못하고 있다. 이에 별도의 특칙을 마련하여 제23조의2(장기체류 이주아동 등에 대한 특칙)를 신설하고, 요건을 충족한 장기체류 아동에게 체류자격을 부여하는 명확한 법적 근거를 두고자 한다.
체류자격 부여 요건
○ 국내 체류 기간
현행 법무부의 지침은 국내 출생 또는 영유아기(6세 미만)에 입국한 경우 6년 이상 국내 체류, 영유아기(6세 이후)가 지나서 입국한 경우 7년 이상 국내 체류를 요건으로 한다. 개정안에서는 이를 “18세가 되기 전까지의 기간 중 6년 이상 국내 체류”로 통일하여 일부 완화하되, 아동기라는 시기적 한계를 명확히 하고자 한다(안 제23조의2 제1항 제1호).
○ 신청일 기준 국내 초·중·고교 재학 또는 고교 졸업 요건
법무부는 2022년 방안에서 ‘국내 초·중·고교에 재학 또는 고교 졸업’을 요건으로 두었으며, 2025년 방안에서는 졸업을 하지 못하고 중퇴한 이들을 고려하여 사회통합프로그램 5단계 과정을 이수할 경우 구직·연수(D-10), 취업(E-7-Y)로 체류할 수 있는 경로를 마련하였다.
이를 반영하여 개정안에서는 「초·중등교육법」제2조의 학교2에 재학 중이거나 졸업하였을 것을 요건으로 두었다. 그런데 초중등교육법 제2조 제5호의 각종학교에는 외국인학교(제60조의2)와 대안학교(제60조의3)가 포함된다. 법무부는 그동안 한국의 공교육을 이수하는 것을 요건으로 하면서 국내 초·중·고등학교만을 대상으로 하고 외국인학교 및 미인가 대안학교는 제외하였다. 한국의 공교육을 받아 한국인으로서의 정체성을 갖추고 본국과의 네트워크가 미약하여 본국 귀국시 적응이 어렵다고 판단되어 실시하는 조치라는 점에서 위 학교는 제외한다는 입장이다. 이 부분은 일응 타당한 면이 있으나 법률 조항에 구체적으로 설시하기에는 세부적인 내용에 해당하므로 법무부령으로 정하도록 하였다(안 제23조의2 제1항 제1호 가목).
학교를 졸업하지 않고 중퇴한 사람 등을 고려하여 법무부령으로 정하는 사람의 경우 대상이 되도록 하였다. 이를 통해 현행 법무부 지침과 같이 사회통합프로그램을 이수한 경우나 체류자격이 있었던 당시 검정고시를 통과하였거나 이를 준비하는 경우 등이 포함될 수 있다. 다만, 현재 체류자격 미소지자의 경우 검정고시를 볼 수 없어 추가적인 제도개선이 필요하다. 또한 현행 법무부 지침은 교육부 인가를 받은 평생교육시설은 재학 중에는 대상이 되지 않지만, 졸업할 경우 검정고시를 본 것과 같은 학력이 인정되는 효력이 있기 때문에 대상이 된다는 입장이다. 이에 평생교육법에 따른 학교형태의 평생교육시설로 인가 받은 학교를 졸업하여 학력 인정을 받은 경우 등도 이에 포함될 수 있을 것이다(안 제23조의2 제1항 제1호 나목).
아동의 부모
현행 법무부 지침은 아동의 부모에 대해 출국 조치가 원칙이나, 미성년 아동의 양육을 위해 자녀가 고교를 졸업하거나 성인이 될 때까지 한시적으로 국내 체류를 허용한다는 입장이다. 이에 아동이 고교 졸업할 때까지 임시체류자격(G-1)3을 부여하고 체류자격 외 활동허가를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그리고 자녀가 성인이 된 이후에는 1년 정도 체류기간을 더 연장할 수 있으나 그 이후에는 출국하도록 하고 있다. 이에 대한 문제제기로 대학에 진학한 경우 실질적으로 부모의 지원 없이는 생활이 불가하다는 점, 취업 초기 단계 등에서는 부모의 지원이 필수적이라는 점이 제기된다. 나아가 가족결합의 원칙 및 부모의 경우에도 국내 모든 생활기반이 있고 자녀들도 앞으로 국내에서 체류할 상황이라는 점 등을 고려하면 이들에게도 보다 안정적이고 장기적으로 체류자격 연장이 가능하도록 경로를 마련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장기 체류 성인의 정규화 방안은 추후 과제로 남겨두고, 이번 개정안을 통해서는 적어도 후기청소년기에 해당하는 24세까지는 부모의 지원이 필요하다는 전제 하에 해당 시점까지는 부모의 체류를 인정하여 가족 단위의 안정성을 제도적으로 확보하도록 하였다(안 제23조의2 제1항 제2호).
아동의 형제자매 및 부모 외 보호자
법무부는 요건을 충족한 아동에게 체류자격 부여시 해당 아동의 미성년 형제자매에게 체류자격(G-1)을 동시에 부여하여 안정적인 가족생활을 보장하겠다는 방침이다. 개정안에 이를 반영하여 성장환경 또는 가족관계를 고려하여 체류자격을 부여할 필요가 있다고 법무부장관이 인정하는 사람을 대상으로 추가하였다. 형제자매 외에 아동의 부모가 아닌 경우에도 아동의 주양육자이자 보호자인 사람까지도 적용받을 수 있도록 하였다(안 제23조의2 제1항 제3호).
| 현행 | 개정안 |
| 제23조(체류자격 부여) ①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외국인이 제10조에 따른 체류자격을 가지지 못하고 대한민국에 체류하게 되는 경우에는 다음 각 호의 구분에 따른 기간 이내에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체류자격을 받아야 한다.1. 대한민국에서 출생한 외국인: 출생한 날부터 90일2. 대한민국에서 체류 중 대한민국의 국적을 상실하거나 이탈하는 등 그 밖의 사유가 발생한 외국인: 그 사유가 발생한 날부터 60일② 제1항에 따른 체류자격 부여의 심사기준은 법무부령으로 정한다. <신 설> | 제23조의2(장기체류 이주아동 등에 대한 특칙)① 법무부장관은 제10조에 따른 체류자격을 가지지 못하고 대한민국에 체류하고 있거나 체류하였던 외국인으로서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사람이 체류자격 부여를 신청하는 경우에는 제23조에도 불구하고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체류자격을 부여할 수 있다.1. 18세가 되기 전까지의 기간 중 6년 이상 국내에서 체류하고 다음 각 목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사람가. 「초·중등교육법」제2조 각 호의 학교 중 법무부령으로 정한 학교에 재학 중이거나 졸업한 사람나. 가목의 학교를 중퇴한 사람 중 법무부령으로 정하는 사람2. 제1호에 해당하는 사람이 24세 이하인 경우에는 그 사람의 부모3. 그 밖에 제1호에 해당하는 사람의 성장환경 또는 가족관계를 고려하여 체류자격을 부여할 필요가 있다고 법무부장관이 인정하는 사람② 제1항에 따른 체류자격 부여 및 변경의 심사기준은 법무부령으로 정한다. |
| 제31조(외국인등록) ①·② (생략)③ 제23조에 따라 체류자격을 받는 사람으로서 그 날부터 90일을 초과하여 체류하게 되는 사람은 제1항 각 호 외의 부분 본문에도 불구하고 체류자격을 받는 때에 외국인등록을 하여야 한다.④·⑤ (생략) | 제31조(외국인등록) ①·② (생략)③ 제23조 또는 제23조의2④·⑤ (현행과 같음) |
| <신설> | 제102조의3(범칙금의 연기·분할납부) 지방출입국·외국인관서의 장은 5년의 범위 내(다만, 체류자격을 가진 외국인의 경우에는 체류기간 중 5년의 범위 내)에서 제102조제1항에 따른 통고처분을 받은 자가 납부할 범칙금의 납부 기일을 연기하거나 범칙금을 분할하여 납부하게 할 수 있다. |
| 제103조(범칙금의 양정기준 등) ① 범칙금의 양정기준(量定基準)은 법무부령으로 정한다.② 법무부장관은 출입국사범의 나이와 환경, 법 위반의 동기와 결과, 범칙금 부담능력, 그 밖의 정상을 고려하여 제102조제1항에 따른 통고처분을 면제할 수 있다. | 제103조(범칙금의 양정기준 등) ① (현행과 같음)② ——————— 나이와 환경, 가족관계의 유지, 아동 최상의 이익, —————————————————————————. |
범칙금
기존 법무부 조치에서 부모의 범칙금은 체류자격을 신청하는 데 있어 가장 큰 걸림돌로 작용하였다. 법무부는 아동의 미등록 체류기간에 따른 범칙금은 면제하고, 부모의 경우 원 범칙금액에서 감면을 하여 30%만 부과하고, 실태조사를 통해 범칙금 납부 능력이 부족하거나 없는 사유가 있는 경우 범칙금 감면을 적극 시행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감면을 하더라도 여전히 높은 범칙금을 감당하지 못하여 이를 이유로 체류자격 부여 신청을 하지 못한 가정이 많았다. 7년 이상 미등록으로 체류한 경우 감면을 받더라도 부모 2명의 범칙금이 1,800만 원에 이르기 때문이다. 또한 법무부에서 실제로 범칙금 납부 능력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추가 감면을 한 케이스가 많지 않고, 그 세부지침이나 기준이 공개되지 않았다. 이주배경 아동·청소년 기본권 향상을 위한 네트워크(이하 ‘이주아동네트워크’)의 실태조사 결과, 대부분의 부모들은 범칙금을 스스로 마련하지 못해 주변 지인들에게 빌렸고 적은 수입에서 매달 빚을 갚느라 어려움을 겪었다는 점이 드러났다.4 이에 해당 가정이 처한 상황에 따라 면제가 적극적으로 시행될 필요가 있어, 범칙금의 면제 사유에 “가족관계의 유지, 아동 최상의 이익”을 포함하도록 하였다(안 제103조 제2항). 또한 범칙금의 분할납부가 불가하고 체류자격을 신청한 시점에 범칙금 전액을 납부해야만 하는 것도 걸림돌로 작동하였다. 이에 범칙금의 납부 기일을 출국기한 이내로 연기하거나 해당 기간 내에 분할하여 납부할 수 있도록 하는 안을 신설하도록 하였다(안 제102조의3).
나가며
아동이라면 누구나 국적 및 체류자격과 무관하게 필수적 권리를 보장받아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특히 장기체류 미등록 이주아동과 그 가족이 안정적이고 예측 가능한 체류 환경을 확보할 수 있도록 제도적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 이번 개정안을 통해 미등록 이주아동을 출입국 관리의 대상으로 보는 기존의 한계를 넘어, 아동의 권리와 최상의 이익에 중심을 둔 새로운 제도적 전환을 이끄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
| 미주 |
- 해당 출입국관리법 일부개정법률안은 이용우의원 대표발의(의안번호 12637)로 2025. 9. 3. 발의되었다. ↩︎
- 제2조(학교의 종류) 초·중등교육을 실시하기 위하여 다음 각 호의 학교를 둔다.
1. 초등학교 2. 중학교·고등공민학교 3. 고등학교·고등기술학교 4. 특수학교 5. 각종학교
↩︎ - 세부적으로 국내출생 아동양육은 G-1-81, 영유아기 입국 아동양육은 G-1-82, 영유아기가 지나 입국한 아동양육은 G-1-83 체류자격 분류코드를 받게 된다. ↩︎
- 이주배경 아동·청소년 기본권 향상을 위한 네트워크 및 국가인권위원회(2024) ‘미등록 이주아동 실태조사’ ↩︎
월간<복지동향> 2025년 11월호(제32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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