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5일, 전공의, 전임의에 이어 진료현장의 최후의 보루라 할 수 있는 의대 교수들까지 진료실을 떠났다는 소식에 국민들은 불안감을 감출 수가 없다. 더구나 오는 7일, 15일 더욱 강경한 폐업일정이 예고되어 있어 한달이 넘는 의료계 폐업에 지칠대로 지친 환자와 그 보호자들은 점차 희망을 잃어가고 있다.
이런 와중에 어제 처음으로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와 희망연대를 중심으로 의사사회 내부에서 현 의료계의 폐업방침에 반대하는 의견이 공식적으로 제기되었다. 이들은 성명서를 통해, 같은 의사로서 의료계가 처한 현실은 이해하지만, 별다른 요구안도 정리하지 못한 채 폐업을 한달이나 지속하는 무책임한 지금의 방식은 국민들에게 지지를 얻지 못할뿐더러, 폐업의 대의로 의료개혁이라는 명분을 내세웠음에도 불구하고 대정부요구안을 통해 구체화된 내용을 보면 결국 의사들만을 위한 요구이며 나아가 의료개혁에서 국민을 배제하자는 주장이라면서, 의료계가 진정으로 의료개혁에 앞장서고자 한다면 폐업사태를 종결하고, 국민을 위한 의료개혁과는 거리가 먼 대정부요구안을 철회함과 동시에 국민과 함께 하는 의료개혁에 동참하라고 동료 의사들에게 호소하고 있다.
더불어 이들은 정부가 그 동안의 정책에 대한 변화없이 폐업주도의사들의 비개혁적 요구에 미봉책으로 대응함으로써 현사태를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고 비판하면서, 이제라도 정부는 보건의료 개혁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보이고, 이를 위한 사회적 합의기구를 구성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우리는 어제 발표된 인의협과 희망연대의 의견에 전폭적인 지지를 표명하는 바이다. 시민사회단체들은 이미 수차례에 걸쳐 의료계에 국민과 함께 하는 보건의료개혁에의 동참을 호소하여 왔다. 또한 국민부담에 대한 고려나 비젼없이 무원칙하게 의료계의 요구만을 수용하는 정부를 비판하고, 전반적인 의료시스템의 개혁을 위한 사회적 합의 기구의 구성을 요구하여 왔다. 진정한 보건의료개혁을 위해서는 정부와 국민, 의료계 등의 전문가들간의 이해와 협조가 필수적이다. 따라서 의료계 일부에서나마 국민과 함께 보건의료개혁에 앞장서겠다는 의지가 표현된 것을 다행으로 생각하며, 이러한 기조가 의료계 전반에 걸쳐 형성되기를 소망한다.
따라서, 의료계는 이제라도 내부의 자성의 목소리에 귀기울여 진정으로 국민과 함께 하는 참의료인의 모습으로 돌아오길 기대한다. 더불어 정부는 건강보험에 대한 재정지원을 확대하고, 본인부담금 인하 등의 조치를 즉각 단행하고 보건의료발전특위를 개편하여 국민적 합의를 바탕으로 한 의료개혁이 이루어지도록 하여야 한다.
별첨자료
의료개혁과 ‘의사폐업’ 사태에 대한 인의협의 입장
의사들이 응급실을 떠나는 초유의 사태를 초래한 1차 폐업사태 속에서 우리는 깊은 자괴감을 감출 수 없었다. 그러나 1차 폐업의 상처가 채 아물기도 전에 전공의들의 파업으로 시작된 2차 폐업으로 병원의 기능이 마비상태에 빠진지 한 달이 넘은 지금, 대학병원의 교수들이 9월 5일부터 외래폐쇄를 단행하고 15일부터 병원에서 전면적으로 철수한다는 소식을 접한 우리들은 자괴감을 넘어 절망과 허탈감을 감출 길이 없다.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는 우리나라의 건강보험을 비롯한 보건의료제도가 근본적으로 개혁되어야 한다고 판단한다. 현 ‘의료대란’의 근본적 원인 또한 보건의료제도 자체에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인의협은 보건의료제도의 문제를 해결하려는 투쟁을 한다고 주장하며 현재 폐업사태를 주도하고 있는 일부 폐업주도의사들의 주장에 동의할 수 없다.
대한의사협회 의권쟁취투쟁위원회 산하 비상공동대표 10인소위원회의 대정부요구안(이하 의쟁투 대정부요구안)은 일단 폐업사태 한 달을 넘겨 나오기는 했으나 여러 주장들을 단일요구안으로 결집했다는 점, 그리고 그 요구내용 중 일부 합리적이고 개혁적 요구가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측면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이를 근거로 폐업주도의사들의 주장대로 의쟁투 대정부요구안을 의료개혁을 위한 주장이라고 보기에는 너무나 큰 한계를 가지고 있다.
첫째 의쟁투 대정부요구안은 건강보험의 문제점과 그 해결책을 국민의 입장에서가 아니라 의사들만의 입장에서 파악하고 있다. 이는 대정부요구안에서, 국민의 입장에서 볼 때 건강보험의 가장 큰 문제인 의료보장성의 취약에 대한 문제제기와 이에 대한 대안제시가 전무하다는 점에서 잘 드러난다. 대정부요구안에는 입원진료의 경우 52%를, 외래진료의 경우 70%를 환자 본인이 직접 부담해야 하는 현실에 대한 문제제기는커녕 그에 대한 지적도 찾을 수 없다.
지역의료보험재정 국고지원 50%의 요구, 소액진료시 본인부담금의 인하 요구 등은 인의협을 비롯한 여러 사회단체들이 지속적으로 요구해온 사안이고 이러한 요구들이 의쟁투 대정부요구안에 들어가 있다는 점은 평가할 만한 일이다. 그러나 이러한 재정확대의 요구가 기본적으로 건강보험혜택을 확대하기 위한 기반으로서가 아니라 단지 진찰료인상이나 의사의 이익을 위한 기반으로서 요구될 때, 재정확대의 요구는 국민을 위한 요구에서 의사만을 위한 요구로 전락하고 만다.
둘째 대정부요구안은 보건의료제도의 결정에서 국민참여의 제한을 요구하고 있다. 의쟁투는 현재 총리산하의 자문기구인 보건의료발전특별위원회를 대통령직속의 상설적인 의결 및 집행기구화 하자고 주장하고 위원회의 반을 의사협회추전 의사로 구성하여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이는 결국 우리나라 보건의료제도를 의사들이 결정하자는 주장에 다름 아니다. 우리는 전문가의 전문성은 존중되어야 본다. 그러나 제도를 그 분야의 특정전문가가 결정하겠다고 주장하는 것은 지나친 요구이다. 이는 보건의료제도에 대한 결정권으로부터 국민을 배제하자는 요구에 다름 아니다.
셋째 대정부요구안은 의약분업에 있어 이전 주장과 별 다른 변화 없이 약사법 재개정을 요구하고 있고 일부 주장에 있어서는 훨씬 더 까다로운 내용을 요구하고 있다. 이는 현재 대다수 전공의들의 완전의약분업 정착의 의도와는 반대로 현실에서는 의약분업을 무산시키고 왜곡시키는 방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너무나도 크다. 즉 당장은 불가능한 안을 주장함으로써 의약분업을 무산시키는데 기여하는 주장이다.
결론적으로 의쟁투 대정부요구안은 국민들을 위한 의료개혁과는 거리가 멀고 의사들만을 위한 요구이며 나아가 국민을 배제하자는 주장으로 판단된다.
우리는 또한 2차 폐업에서 공공연하게 주장되고 있지는 않지만 사실상 2차 폐업과 함께 현실화되고 있는 요구에 주목하고 우려를 표한다. 현재 총리산하의 보건의료발전특위는 출발 초기부터 민간의료보험도입을 공론화하고 있다. 이러한 사실은 현재 의사들의 폐업사태가 국민들과 대부분의 의사들의 이해에 반하는 방향으로 이용되고 있다는 것을 뜻한다. 민간의료보험의 도입은 굳이 다른 나라의 예를 들 필요도 없이 그나마 부실한 건강보험을 공동화시켜 일부부유층을 제외한 대다수 국민들과 의사들을 재난에 빠뜨릴 것이다.
우리는 의쟁투의 주장에는 물론 주장을 관철하기 위한 방식에도 동의할 수 없다. 우리는 의사들이 파업을 할 수 없다고 판단하지 않는다. 그러나 의사의 사회적 역할이 의쟁투의 주장대로 ‘대체불가능하기에 매우 중요한’ 역할이라면 의사들의 투쟁방법은 설령 설득력있는 명분이 있다하더라도 신중한 한계와 절차를 지켜야 한다고 본다. 그러나 현재 2차 의사폐업은 요구조건을 내걸지도 않은 채 한달이 지속되는 무책임함을 드러내었다. 또한 ‘참의료진료단’ 등을 통해 병원진료가 계속되고 있어 국민건강에 위해를 끼치지 않는다고 주장되고 있으나 병원 전공의의 80% 이상이 병원 밖으로 나와있는 상태에서 국민건강의 위해가 없다는 주장은 의사자신이 불필요한 존재라는 주장 이상이 아니다. 단적인 예로 암환자들의 수술이 한 달간 연기되고 있는 상황은 의사로서 도저히 묵과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이에 더하여 교수들은 오늘부터 외래진료를 폐쇄하고 9월 15일 부터는 응급실과 중환자실을 폐쇄하겠다는 입장을 천명한 바 있다. 설령 현재 전공의의 요구가 올바르다고 할지라도 그들이 파업이라는 극단적 방법을 선택하는 것을 말려야 할 교수들이, 오히려 이에 동조하여 의업을 포기하기로 결정한 것은 도저히 납득할 수가 없다. 의과대학교수들은 의료계의 최후의 버팀목으로서 이번 결정을 다시 한번 심사숙고 해주기를 간절히 바란다.
인의협은 현재 폐업사태에 대한 정부의 대응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고 본다. 정부는 9월 1일 수가인상조치를 취하면서 이 재원을 정부재정으로 마련한 것이 아니라 전적으로 환자의 부담으로 돌리고 말았다. 이로 인해 의약분업으로 인한 환자의 추가부담이 없게 하겠다는 정부의 약속은 휴지조각이 되었다. 이러한 미봉책이 지금까지의 정부의 일관된 대응이었다. 수가인상을 2년여에 걸쳐 한다고 해놓고도 이에 대한 재정계획은 전혀 마련되어 있지 않은 상태이며 보험급여확대나 국고지원확대계획에 대해서는 언급조차 없다. 수가인상을 전부 국민부담으로 해결하려는 것이 정부의 의지이고 급여확대는 현 정부의 관심사가 아니다.
저혜택-저수가-저부담 정책을 고수한다면 정부의 의료개혁이라는 구호는 결국 공염불에 지나지 않는다. 수가인상이 국민들의 직접부담으로 전가되는 이러한 악순환 속에서는 국민과 의사의 신뢰관계 또한 계속 악화될 수밖에 없다.
우리는 동료의사들에게 호소한다. 현재 많은 개원의들이 미래에 대한 불안과 정부에 대한 불신을 가지고 있으며, 많은 전공의들이 ‘교과서적 진료’를 하지 못하는 현실에 대한 불만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현실은 국민과 함께 하는 의료개혁을 통해 해결해 나아가야 한다. 의쟁투 대정부요구안이나 폐업사태를 기반으로 성립된 보건의료발전특위에서 논의되는 사안들은 국민을 위한 개혁이 아닐뿐더러 장기적으로는 의사들에게 도움이 되는 내용도 아니다. 특히 현재와 같은 방식의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위협하는 장기간의 파업과 진료거부의 위협은 국민과 의사사이의 신뢰를 송두리째 부정하는 행위일 뿐이다. 우리는 동료의사들에게 환자 곁으로 돌아올 것을 간곡히 호소한다.
우리는 또한 정부에 요구한다. 정부는 일부의사들의 비개혁적 요구를 끊임없이 수용하면서 전체 의료시스템에 대한 근본적 개혁없이 미봉책으로 수가인상을 국민부담으로 돌리는 작태를 즉각 중지하여야 한다. 지역의보재정 국고지원 50% 법제화와 본인부담금 인하등의 조치가 즉각 이루어져야만 한다. 또한 약사법의 관련규정을 보완하고 문제가 발생할 경우 약사법재개정을 포함한 조치들을 확약하고 현재까지도 남아있는 약가마진의 철폐를 통해 의약분업 정착의 확고한 의지를 보여야만 한다. 또한 정부는 보험급여 확대, 의료의 공공성 강화, 의료전달체계 확립, 수가 및 보험료 부담의 적정화, 보건의료인력수급계획의 제시, 의료보호제도의 확대 및 본인부담금 철폐 등 총체적 의료개혁의 실효성있는 계획을 제시하고 이를 즉시 추진해야만 한다. 물론 이는 국민적 합의를 통해 이루어져야만 한다.
정부는 미봉책이 아니라 총체적인 의료개혁계획의 제시와 즉각적인 가시적 조치의 실행으로 현 사태를 해결해야 한다. 우리는 이 자리를 빌어 이러한 요구가 이루어 질 때까지 보건의료계 내외의 개혁세력과 연대하여 이를 위해 지속적으로 투쟁할 것임을 다시 한번 천명한다.
우리는 이러한 인식 위에서 다음과 같이 주장한다.
1. 의쟁투 및 전공의비대위는 국민을 위한 의료개혁과 거리가 먼 대정부요구안을 철회하고 국민과 함께 하는 의료개혁에 동참하라.
2. 의쟁투 및 전공의비대위는 국민건강에 심각한 위해를 끼치고 있는 폐업사태를 종결하라.
3. 정부는 지역건강보험재정 국고지원 50% 법제화, 건강보험본인부담금의 인하, 의약분업의 정착을 위한 보완조치들을 즉각 실시하라.
4. 정부는 일부 폐업주도의사들의 비개혁적 요구에 대한 사안별 미봉책의 대응을 즉각 중지하고 총체적 의료개혁으로 현 난국을 해결하라.
5. 정부는 의료개혁을 일부계층이 아닌 국민적 합의를 통해 추진할 수 있는 구조를 보건의료발전특위에 노동자, 농민, 시민 대표 등 서민의 대표를 참여시킴으로써 보장하라.
2000. 9. 5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전공의와 의과대학생에게 드리는 호소문
전공의 여러분, 그리고 학생여러분
이제 전공의들의 파업이 한달이 넘고 학생들 또한 강의실을 벗어나 우리나라 의사사회에 초유의 대란이 초래된 현실에서 우리는 여러분들에게 간곡히 호소합니다.
우리는 여러분의 열정과 의료개혁을 향한 의지와 순수함을 의심치 않습니다. 밤이 늦어 아무도 없는 교정을 의과대학 도서실에서 홀로 나와 걸어본 경험을 나누었고, 졸린 눈을 비비며 환자 옆에서 밤을 새운 귀중한 경험들을 나눈 동료로서 우리는 여러분들의 심정을 충분히 이해하며 그 분노도 충분히 이해합니다.
걸핏하면 보험이 안되어 이 약은 처방할 수 없다느니, 최선을 다한 치료가 보험제한 규정에 걸려 환자에게 규정을 피할 방법을 가르쳐야 하는 황당한 경우를 우리는 얼마나 많이 겪고 있습니까? 또 백혈병을 진단받은 어린이의 부모에게 가장먼저 받아야 하는 질문이 왜 치료비는 얼마나 되는가라는 질문이 되어야 한다는 겁니까? 교과서에 나와있는 진료는 그야말로 교과서적 진료에 그칠 뿐 진료현장에서 우리가 부딪히는 현실은 최선의 진료를 무색하게 하는 의료환경입니다.
그렇습니다. 의사는 진료에만 몰두하고 환자는 다른 걱정 없이 자신의 치료에만 신경을 쓸 수 있는 그런 환경이 우리모두가 바라는 것입니다. 우리는 전공의 여러분과 학생여러분이 바로 이런 환경을 위해 현재 여러 행동을 취하는 것이라 믿습니다.
그러나 바로 그 이유 때문에 우리는 여러분이 지금 있는 그 자리가 잘못되었다고 감히 말씀을 드립니다. 여러분은 국민을 위한 교과서적 진료를 위해 싸우고 있다고 믿고 있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습니다. 현재 폐업사태를 주도하는 의사들의 요구는 국민들을 위한 요구가 아니라 오직 의사들만을 위한 요구일 뿐이기 때문입니다.
여러분들은 치료를 받지 못하는 백혈병에 걸린 어린이들을 위해 싸우고 있는 것이 아닙니까? 본인부담금 때문에 병원에서 치료를 받지 못하고 쫓겨나는 어느 할머니를 위해 싸우고 있는 것이 아니었습니까? 그러나 폐업을 주도하는 의사들의 요구에는 이들을 위한 요구가 없습니다. 의료보호환자의 본인부담금 철폐도 건강보험 혜택확대의 요구도 그들의 요구에는 없습니다. 폐업을 주도하는 의사들의 요구는 오직 의사들이 보건의료제도를 모두 결정하여 의사들의 이익을 수하고 의사들의 권리를 배타적으로 강화하자는 요구로 밖에는 보이지 않습니다.
전공의 여러분, 학생여러분 돌아오십시오. 여러분들이 서 있을 자리는 그 곳이 아닙니다. 단지 의사들이 의사들을 위한 보건의료제도를 만들자는 요구를 위해 환자에게서 한달 간이나 떠나 있는 것입니까? 여러분들이 서 있을 자리는 여러분들을 애타게 기다리는 환자의 옆이고 국민들의 옆입니다.
여러분의 순수한 개혁의지를 살려나가기 위해서는, 환자들의 고통으로 함께 눈물을 흘릴 수 있으려면 이제 여러분만의 순수한 의지를 따로 담아 여러분만의 요구를 해야 합니다. 물론 그것은 의료비할인제도에 불과한 우리나라의 보험급여범위를 대폭 확대하는 것, 의료보호환자의 본인부담금을 철폐하고 의료보호대상자를 대폭 늘이는 것에 대한 요구에서부터 출발하여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또한 국민 원하는 진료를 할 수 있는 의사로서 훈련되는 교육 및 수련환경을 요구하는 것도 포함되어야 할 것입니다. 이를 통해 의료개혁에 대한 국민적 합의를 얻어내고 수가와 의료보험료 부담에 대한 사회적 합의를 얻어가야 합니다.
전공의여러분 그리고 학생여러분.
우리는 더 이상 여러분들의 순순한 개혁의지가 왜곡되지 않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여러분이 서 있을 자리는 의사들만을 위한 의사들의 요구를 주장하는 자리여서는 안됩니다. 국민과 함께 하는 의료개혁을 위한 국민과 의사가 함께하는 의료개혁의 자리여야 합니다. 이를 위해 여러분들이 여러분의 순수한 개혁의지에 걸맞은 전공의와 학생들의 독자적인 요구를 내걸고 요구하기를 바랍니다. 이것만이 국민을 위한 여러분의 순수한 의도를 살리는 길입니다.
또한 이제 진료현장으로 돌아오십시오. 한달은 의사를 애타게 기다리는 환자들에게는 너무나도 긴 시간이었습니다. 의사가 환자를 방치한 시간으로는 너무나도 긴 시간이었습니다. 이제 돌아오십시오. 의사가 환자의 생명과 건강을 지키는 것을 포기할 때 의사가 설 자리는 없습니다.
이런 말을 드리는 우리도 마음이 매우 무겁습니다. 또 이런 말씀을 드리면 의사사회를 분열시키려한다는 책동 등등의 이야기를 들을 것을 저희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이야기를 드려야 하는 저희들의 충정을 조금이라도 헤아려 주십시오.
여러분들의 순수한, 국민을 위한 개혁의지를 살리는 길은 오직 전공의와 학생들의 독자적인 진정한 의료개혁을 위한 요구들을 결집하고 이를 위해 여러분들의 힘을 모으는 것입니다. 이런 국민을 위한 개혁요구가 정식화되고 또한 그 요구들이 국민들이 납득할 수 있는 투쟁방식으로 추진된다면 인의협도 여러분의 투쟁에 동참하겠습니다. 또한 여러 사회단체들도 여러분의 진정한 의료개혁투쟁에 동참할 것을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우리 모두가 국민의 건강권에 대한 확고한 의지와 고통받는 사람들을 위한 우리들의 직업적 소명을 항상 마음속에 간직할 수 있기를 기원합니다.
2000. 9. 5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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