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부자감세가 차기 정부에 100조원 세수 감소 넘긴 상황 고려해야
경제·재정 위기 극복할 확장적 재정과 부자감세 복원 공약 제시해야
제21대 대통령 선거가 20일도 채 남지 않았다. 이번 조기 대선은 단순한 정권 교체가 아니라, 민주주의 회복과 헌정질서 수호를 위한 국민적 심판의 장이다. 현재 한국 사회는 경제적 양극화와 사회적 불평등의 심화로 인해 근본적인 위기에 직면해 있다. 특히, 윤석열 정부 3년 간 이뤄진 무분별한 부자감세로 인해 국세 수입이 대폭 감소하고, 역대급 세수결손도 반복되었다. 다음 정부는 향후 5년간 100조원의 세수 감소 부담을 떠안을 것으로 추산된다. 한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올해 한국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0.8%로 하향 조정했다. 우리 경제의 기초가 흔들리고 있음은 부정할 수 없는 현실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확장적 재정 정책과 감세 기조의 전면적 수정, 특히 부자감세 복원이 필수적이다. 그러나 이번 주요 대선 후보들은 여전히 감세를 경쟁적으로 제시하고 있어 우려된다.
김문수 후보와 이준석 후보는 자산 양극화를 더욱 심화시킬 부동산 감세 공약을 내놓았다. 이재명 후보는 역시 구체적인 감세 공약을 발표하지는 않았지만, 소득세 완화를 시사하고 있다. 반면, 아동수당 지급 대상 확대, 어르신 돌봄 공약, 농업인 퇴직연금제 도입 등 복지 공약과 R&D 예산 확대, AI 고속도로 구축, 에너지 고속도로 구축 등을 내놓았다. 그러나 증세 없이는 재원 조달이 불가능한데도, 이에 대한 구체적인 재원 마련 방안은 제시하지 않고 있다. 이는 정책적 책임을 회피한 것과 같다. 표를 의식한 ‘선심성 감세’와 실현 가능성이 담보 되지 않은 복지 확대는 결국 재정 불안정성을 키우고 장기적으로는 사회 불평등을 더욱 악화시킬 것이다. 참여연대 조세재정개혁센터는 대선 후보들에게 한국 사회가 처한 복합적 위기와 격차 심화를 정면 돌파하기 위해 감세 경쟁을 멈추고 책임있는 조세·재정 공약과 정책 비전을 제시할 것을 촉구한다.
국민의당 김문수 후보는 △종합부동산세 폐지,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폐지, △비수도권 청년 취득세 감면, △재건축부담금 폐지 등 부동산 감세 공약을 내놓았다. 여기에 △종합소득세 물가연동제 도입, △부부간 상속세 폐지, △상속세 최고세율 인하 등 고소득자와 자산가에게 유리한 소득세와 상속세 감세안도 포함되어 있다. 그러나 이와 같은 감세가 초래할 세수 감소에 대한 보완책은 전혀 제시되지 않았다. 더욱이 윤석열 정부는 이미 종합부동산세 공제금액 상향, 다주택자 중과세율 인하, 공시가격 현실화율 동결 등 고가주택·다주택자들에게 유리한 조세정책을 추진해왔다. 그 결과, 2023년 종합부동산세 과세 인원은 2022년 131만 명에서 2024년 55만 명으로 76만 명이 감소했고, 종부세 세수도 2022년 7.5조 원에서 2024년 5조 원으로 2.5조 원이 줄어들었다. 이런 상황에서 김문수 후보의 감세 공약은 조세 정의를 훼손하고 자산양극화를 더욱 심화시키며, 부동산 시장을 다시 불안정하게 만들 우려가 크다.
개혁신당 이준석 후보 역시 생애주기별 맞춤형 취득세·양도세 감면이라는 이름으로 또 다른 감세 공약을 제시했다. 사회초년생, 신혼부부, 자녀양육기, 노인가구 등 단계별로 세제 혜택을 주겠다는 취지이다. 하지만, 현실에서 가계 자산의 75% 이상이 부동산에 쏠려 있고, 투기 수요가 여전히 존재하는 구조를 고려할 때, 이는 투기를 부추기고 부동산 가격을 자극할 가능성이 크다. 게다가 김문수 후보와 마찬가지로 세수 감소에 대한 보완책이나 재정 건전성을 확보할 대안은 없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는 감세 공약을 구체적으로 제시하지는 않았지만, ‘월급 방위대’ 공약에서 △소득세 기본공제액 확대, △소득세 물가연동제 도입 등 근로소득세 감면을 언급했다. 또한 기후위기 대응, 아동수당 확대, 어르신 돌봄, 공공임대주택 확충 등 재정이 대규모로 소요되는 복지 공약도 다수 제시했다. 하지만 증세 없는 복지 확대는 사실상 불가능한데도, 이재명 후보 역시 부자감세 철회나 조세 정상화 등 구체적인 조세·재정 공약은 제시하지 않았다. 이 후보가 윤석열 정부의 재정 왜곡을 비판하면서도 그에 대한 정책적 대안 없이 포률리즘성 감세 기조를 유지하는 것은 정책적 일관성의 부재이자 책임 회피이다. 한국사회의 회복을 말하려면, 먼저 재정의 회복부터 약속해야 할 것이다.
지금은 감세 경쟁을 벌일 때가 아니다. 윤석열 정부가 훼손한 조세 정의와 무너진 재정을 복원하는 것이 무엇보다 시급하다. 지금 필요한 것은 무책임한 감세가 아니라 불평등 해소와 민생 회복을 위한 확장적 재정 정책이다. 대선 후보들은 단기적 인기 영합이 아닌, 지속가능한 재정 운영과 미래 세대를 고려한 책임 있는 조세·재정 공약을 제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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