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대 국회에서 부결시킨 법조일원화 개악안, 제 손으로 되살리나
국회와 법원은 법조일원화 후퇴 시도 즉각 중단하라
어제(9/24),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제1소위에서 법관 임용을 위한 최소 법조경력을 기존 10년에서 5년으로 축소하는 법원조직법 개악안이 여야의 졸속합의를 통해 가결됐다. 사실상 법원의 요구를 그대로 반영한 ‘청부입법’이며, 21대 국회에서 부결됐던 개악안의 부활이다. 이번 개악안이 본회의에서 통과된다면 법조일원화는 온전히 시행되어 보지도 못한 채, 허울뿐인 제도로만 남게 된다. 국민의 대변자여야 할 국회가 법원의 편에 서서 개악에 앞장서는 현실이 개탄스럽다. 국회는 즉시 법조일원화 무력화 시도를 중단하라.
법조일원화는 시민의 편에 서본 법관을 만드는 제도이다. 그러나 법원은 내년 최소 법조경력 7년 시행을 앞두고 기존 법원의 병폐들의 원인을 법조일원화 탓으로 돌리며, 법조일원화를 무력화시키고 있다. 3년 전 행태의 반복이다. 법원이 지적한 법관 충원 · 재판 지연 문제는 법관 처우 개선 · 법관 증원 등의 방안으로 개선을 모색해야 할 일이다. 법원은 지난 3년간 무슨 노력을 했는가. 후관예우 문제도 핑곗거리로 언급하고 있지만, 이는 법조일원화라는 제도 시행의 결과가 아니라 ‘예우’라는 이름으로 포장된 법조비리의 문제이다. 아울러 사법농단의 주범으로 지목된 양승태 대법원장이 변호사로 개업해 대법원 사건을 수임하는 등 전관예우 문제는 여전히 반복되고 있다. 전관예우이든 후관예우든 서로 이해를 챙겨주는 엘리트 의식, 법조비리에 대한 둔감성이 문제이다. 법조일원화 후퇴를 통해 젊은 판사를 수혈할 수 있을 것처럼 말하고 있지만, 열악한 처우 개선 없이 판사들의 ‘열정’으로 굴러가는 법원이 젊은 판사들을 끌어모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하급심 강화 등 재판 신뢰에 대한 재고 없이 재판 지연을 해결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하지만 법원은 근원적 개혁과 쇄신은 하지 않은 채 법조일원화를 희생양으로 삼고 있다.
2011년의 법조일원화 도입은 시험과 법원의 폐쇄적 문화만을 경험하며 엘리트 의식을 키워온 법관이 아닌, 시민의 곁에서 사회 경험을 쌓아온 법관을 임용해 사법 신뢰를 회복하기 위함이었다. 국회와 법원은 여전히 낮은 사법 신뢰도 회복을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현재 단계적 법조일원화 적용을 위한 경과조치에 따라 최소 요구 법조경력은 5년으로 시행되고 있다. 국회에서 추진 중인 개악안이 통과된다면 지금과 달라지는 것 없이, 5년의 법조경력이 고정된다. 변화 없이 개선은 없다.
한편, 3년 전 21대 국회에서 같은 내용의 개악안을 부결시켰던 의원들이, 이제 와 이를 제 손으로 되살리고 있다. 21대 국회에서 법원조직법 개악안이 본회의에 상정됐을 당시 더불어민주당 김승원, 장경태, 주철현, 한준호 의원과 국민의힘 김성원, 정희용 의원은 반대를, 더불어민주당 김용민, 문정복, 민형배 의원은 기권을 표결했다. 하지만 이들은 이번 22대 국회에서 김용민·장동혁·박준태 의원이 새로 발의한 개악안에 공동발의자로 이름을 올리며, 법조일원화 후퇴에 앞장서고 있다. 해당 개악안은 오늘(9/25) 법사위 전체회의 의결을 통해, 내일(9/26) 본회의 표결을 거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개악안 통과에 속도를 내는 국회는 지금 누구의 편에 서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사법농단 사태 이후 법원개혁을 위한 과제들이 산적해 있음이 확인된 바 있다. 구조적 개혁을 위한 입법은 외면한 채 법원의 입맛에 맞춘 ‘청부입법’에 몰두해 있는 국회는 법조일원화 개악 시도를 즉각 중단하라.
성명 [원문보기/다운로드]
정부지원금 0%, 회원의 회비로 운영됩니다
참여연대 후원/회원가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