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재정개혁센터 조세정의 2025-08-22   12388

[논평] 새정부 경제성장전략에 대한 참여연대 입장

새정부 ‘진짜 성장’ 전략, 모두를 위한 공정 경제와 불평등 해소 강화돼야

AI 대전환, 플랫폼·빅테크 기업 특혜와 노동권 약화 우려 간과

초혁신경제, ‘위험의 사회화·이익의 사유화’ 구조 강화할 것

기술만능주의 ‘진짜 성장’은 허구, 모두를 위한 공정 경제 측면 강화돼야

오늘(8/22) 이재명 정부가「새정부 경제성장전략」(이하 ‘성장전략’)을 발표했다. 정부는 ‘진짜 성장’을 내세우며 ▲기술선도 성장, ▲모두의 성장, ▲공정한 성장을 정책 방향으로 제시했다. 그러나 실제 성장전략의 무게추는 기술선도 성장에 과도하게 쏠려 있다. 그로 인해 건강한 생태계 구축, 불평등 해소와 사회적 안전망 확충이라는 ‘모두의 성장’과 ‘공정한 성장’ 과제는 우선순위에서 한참 밀려나 있고, 기술만능주의와 대기업 지원이라는 과거 성장전략과 크게 다르지 않은 것처럼 보인다. 이러한 불균형은 우리사회의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기는커녕, 오히려 대기업 독점 구조를 강화하고 투자 위험을 시민에게 전가하는 결과로 귀결될 수 있다. 참여연대는 이번 성장전략의 재검토를 촉구하며, 기술만능주의와 대기업 특혜를 앞세운 낡은 성장 공식이 아니라, 공정한 구조 개혁과 불평등 해소를 우선에 두는 새로운 성장 전략으로 다시 수립되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정부는 AI를 경제성장의 핵심 동력으로 내세우며 기업·공공·국민 전 분야에 걸친 ‘AI 대전환’을 선언하고, AI복지·고용, AI납세관리, AI신약심사 등 3대 선도 프로젝트를 시작으로 공공부문 전 영역에 AI를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AI는 경제성장에 있어서 수단이 되어야지 목표가 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 게다가 정부는 현재 노동현장에서 AI가 노동자의 업무 배분, 성과 평가에 도입되어 오히려 감시 체계를 강화하고 있는 점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 이러한 방식은 플랫폼 노동에서 확인된 것처럼 AI 주도적 성장이 지금보다도 더욱 심각한 불안정 고용 확대와 권리 약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복지 행정의 AI 활용 또한, 돌봄·복지 분야의 인간적 판단과 관계를 비용 절감 대상으로 전락시켜 사회적 약자에 대한 지원을 기계적 배제로 바꿀 우려가 크다. 특히, 납세관리·신약심사처럼 시민의 권익과 안전에 직결되는 분야에서 기술적 편향과 오류는 사회적 불신과 권리 침해로 이어질 수 있다. 더구나 AI의 핵심 자원인 데이터가 이미 플랫폼·빅테크 기업에 집중되어 있는데도 정부는 개인정보 침해·알고리즘 차별·안전성 문제 같은 위험을 규제완화 기조로 방치하고 있다. AI의 잠재력이 공익으로 작동하려면 규제 공백이 아니라 노동권·개인정보·사회안전망을 전제로 한 민주적 통제가 뒷받침되어야 한다. 이에 대한 구체적 정책을 포함해야 할 것이다.

첨단소재·부품·기후에너지 기술을 전면에 내세운 초혁신경제 프로젝트도 마찬가지다. 정부는 이를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제시하지만, 실제 내용은 대규모 재정지원과 세제 혜택을 통한 대기업 중심 투자 확대에 치우쳐 있다. 이는 사실상 공공재정을 대기업 지원금으로 사용하는 정책과 다름 없다. 그리고 이렇게 불확실성과 실패 위험이 큰 신산업에서 정부가 재정으로 위험을 떠안는 구조는 손실은 세금으로 메우고 성과는 기업이 독점하는 ‘위험의 사회화·이익의 사유화’를 고착시킬 것이다. 더욱이 기후·에너지 전환에는 사회적 합의와 정의로운 전환이 필수적이다. 단순한 기술 개발이 아니라 노동자 지원, 지역사회 보호, 서민·취약계층의 에너지 부담 완화와 같은 사회적 대책이 병행되어야 가능하다. 그러나 정부의 성장전략은 이를 추상적으로 언급하는 데 그쳐, 정의로운 전환의 핵심을 외면하고 대기업 중심 성장을 추구하여 사회적 갈등을 심화시킬 우려가 크다.

정부는 지역균형 발전을 ‘모두의 성장’의 핵심으로 내세우고 소상공인 경쟁력 강화와 골목상권 육성 과제도 포함시켰다. 그러나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대기업 중심의 신산업 거점 조성과 투자 허브 구축에 치우쳐 있다. 이는 수도권·대기업 편중 구조를 완화하기보다는 특정 지역을 신산업 투자지대로 전환하는 것에 그칠 수 있다. 소상공인·자영업자를 보호하기 위한 실질적 불공정 해소 대책도 부족하고 지역 주민 삶의 질 향상, 공공서비스 확충과 같은 실질적 균형 발전 전략도 확인하기 어렵다. 결국 ‘모두의 성장’은 지역 주민 삶의 질 개선과 서민경제 보호보다는 대기업 중심의 투자전략에 종속될 가능성이 크다.

또한, 정부는 ‘공정한 성장’을 제시했지만, 데이터·자율주행·바이오헬스 등 신산업 규제 해소와 국가 핵심 신산업 중심의 네거티브 규제 전환 등 규제완화 정책은 공정성을 높이기는커녕 불공정성을 심화시킬 것이다. 공정하면서도 혁신적인 경제가 되려면 규제 설계가 균형이 잡혀야 한다. 이미 플랫폼 독점으로 인한 불공정 거래와 사회적 갈등이 심각한데 이를 해소하기 위한 구체적 방안은 빠져 있다는 점에서 무조건적 혁신이 공정성을 압도할 위험성은 여전하다. 개인정보 유출, 알고리즘 차별, 안전사고와 같은 사회적 위험에 대한 사전적 통제 장치가 약화되고 그 혜택은 대기업·플랫폼 기업에 집중되고 피해는 노동자, 소비자, 지역경제에 전가될 것이다. 더구나 배당소득 분리과세 확대는 ‘자본시장 활성화’라는 허상 아래 사실상 초부자감세로 작동해 불평등을 심화시킬 것이다. 이는 ‘공정한 성장’이라는 방향과 정면으로 배치된다.

공공부문 혁신을 위해 임무 해결 중심으로 목표를 재조정한다는 점은 긍정적이지만, 상장 공기업에 대해서 시장성 중심의 별도 평가체제를 구축하겠다는 계획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혹시 민영화와 시장개방을 의도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우려스럽다. 만일 역대 정부가 잘못해 온 것처럼 공공부문을 민간 기업과 같은 시장주의적 방식으로 평가하거나 구조조정과 통폐합, 민영화 로드맵 제시여서는 안 된다. 특히 에너지 대전환 과제를 앞두고 한전과 발전공기업 등 공기업의 역할이 중요한데, 낮은 수준으로 전기요금을 묶어두고 자율 없이 책임만 요구하며 성과를 못 낸다고 비판만 한다면, 과거 보수정부와 다를 바 없는 신자유주의적 공기업 정책이 될 뿐이다. 공공부문 혁신과 관련해서는 서로 다른 임무를 가진 다양한 공기업을 기재부의 획일적인 틀로 규제하는 것이 오히려 공공부문 혁신을 저해하는 근본적 문제임을 인식해야 한다. 임무에 맞는 부처의 역할을 강화해야 하고 진정한 자율과 책임의 공기업 운영을 보장해야 할 것이다.

현 상태의 새정부의 경제성장 전략은 ‘진짜 성장’을 내세우지만 여전히 ‘대기업 중심·규제완화, 공공부문 구조조정’이라는 낡은 공식을 반복하며 AI와 초혁신경제라는 새로운 수사만 덧씌운 구조로 보인다. 이러한 성장전략으로로는 ‘일해도 가난한 사회’를 해소하기 어렵고 불평등과 사회적 불안정을 지속·확대할 뿐이다. 지금 필요한 것은 단순한 기술 선도가 아니다. 불평등을 줄이고 모두가 함께 성장할 수 있는 공정한 경제 구조와 그 토대 위에서 추진되는 기술 선도여야만 ‘진짜 성장’이 가능하다. 정부는 오늘 제시한 성장전략을 재검토하고 불평등 해소와 공정한 경제구조 실현에 중심에 둔 ‘진짜 성장’ 전략을 제시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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