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재정개혁센터 조세정의 2025-10-16   36218

[논평] 금융투자소득세 폐지 이어 줄줄이 후퇴하는 자산과세, 개편 논의 시급

정부여당, 자본시장 과세 개편 입장 공개질의에도 무응답

조세형평성·세입 확충 위한 종합적 세제개편 로드맵 구상해야

다가오는 11월부터 국회의 세법 심사가 본격적으로 진행된다. 참여연대는 지난 9월 30일, 금융투자소득세가 폐지된 상황에서 향후 자본시장 과세 개편에 대한 종합적인 입장을 정부여당에 공개질의했다. 구체적으로 주식시장 상황을 고려해 폐지된 금융투자소득세 재도입 등 중장기적 관점의 세제개편 계획 및 내용 등을 질의했으나, 현재까지 정부여당은 아무런 대답을 내놓지 않고 않다. 참여연대는 정부여당이 침묵으로 일관할 것이 아니라 자본소득 과세를 어떻게 정상화할 것인지에 대한 명확한 방향과 책임있는 계획을 제시할 것을 촉구한다.

3년 연속 세수결손이 현실화되고 있어 세입 기반 확충이 절실한 상황이다. 정부가 지난 6월 2차 추경을 통해 본예산 대비 10.3조 원 규모의 세입 감액 경정을 단행했지만, 기획재정부의 재추계 결과 2.2조 원이 더 부족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그런데도 정부여당은 ‘주식시장 활성화’를 명목으로 한 감세에만 몰두하고 있는 형국이다. 지난 14일에 진행된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이소영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은 배당소득 분리과세와 관련하여, 정부안의 최고세율(35%)을 더 낮출 것을 강하게 주장했으며, 구윤철 기획재정부 장관은 ‘제로베이스 논의’를 언급하며 원점 재검토를 밝혔다.

이에 더해 어제(10/15)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까지 한 유튜브 채널을 통해 “25% 정도로 낮춰야 배당을 할 것 아니냐는 의견도 일리가 있다”고 밝히며 최고세율 인하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는 상장주식 양도소득세 과세기준 복원 철회에 이어 또다시 자산과세 퇴행을 예고하는 발언으로, 조세 형평성과 세입 기반을 스스로 무너뜨리는 것이다. 김 정책실장은 “(이재명 대통령은) 부동산에 과도하게 쏠려 있는 자금을 생산적 부문, 특히 자본시장으로 돌리겠다는 의지가 매우 강하다”고 강조했지만, 금융투자소득세 폐지와 대주주 과세 기준 완화, 배당소득 최고세율 인하 논의 등 일련의 흐름은 자본시장 활성화라는 미명 하에 고소득·고자산 계층에 대한 세제 인하를 확대하는 방향으로 일관되게 흐르고 있다.

연이은 세수결손과 자산불평등 심화 속에서 시급한 것은 과세 강화이지, 조세 형평성의 왜곡과 정책 신뢰를 훼손하는 과세 후퇴가 아니다. 통계청 가계금융복지조사에 따르면 순자산 지니계수는 2017년 0.584에서 2024년 0.612로 계속해서 상승했다. 특히 같은 기간 상위 10%의 금융자산이 45.8% 증가하는 동안 하위 10%는 32.3% 증가에 그쳤다. ‘코스피 5000’은 누구를 위한 구호인가. 복합위기 속에서 재정의 지속가능성까지 고려한다면, 자산 격차와 양극화 해소를 위한 최소한의 조세원칙 실현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이다. 주가 부양을 명분으로 한 금융투자소득세 폐지가 근로소득과 주식 투자로 거둔 소득 간의 불형평 문제를 심화시킬 뿐 아니라, 자산과세 전반의 후퇴를 가속화하고 있다. 이를 초래한 정부여당은 막중한 책임을 느껴야 한다.

더욱이 정부는 2026년 예산안의 총지출을 전년 대비 54.7조 원(8.1%) 증가한 728조 원으로 편성하며 확장재정 기조로 전환했다. 하지만, 2023년 기준 한국의 조세부담률은 19%로 OECD 국가의 평균인 25.4%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더 늦기 전에 정부가 자산과세 강화 등 중장기 세제개편 로드맵을 설계해야 하는 이유다. 국회 역시 이번 세법 심사 과정에서 조세원칙의 훼손과 자산과세 퇴행을 바로잡고, 응능부담의 원칙을 회복하기 위한 구체적인 논의에 나서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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