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재정개혁센터 조세정의 2026-01-28   12648

[논평] 이 대통령, 설탕세에 앞서 금투세 재도입부터 답해야

금투세 침묵하고 설탕세 제안하는 뒤바뀐 조세정책 우선순위
조세원칙 흔드는 선택적 과세 아닌 금융과세 공백 해소가 우선

오늘(1/28) 이재명 대통령은 설탕 소비를 억제하고 공공의료 재원을 마련하겠다며 이른바 ‘설탕세’ 도입 가능성을 언급했다. 건강증진과 공공의료 강화라는 문제의식 자체는 의미가 있을 수도 있지만, 정부가 소비를 ‘좋은 것’과 ‘나쁜 것’으로 나누고 특정 재화별로 소비세를 차등 적용하겠다는 발상이라는 점에서 조세 정책으로서 근본적인 문제를 안고 있다. 소비세는 간명성과 중립성이 핵심이다. 특정 성분이나 재화를 선별해 부담금을 부과하는 방식은 조세체계를 복잡하게 하고, 필요할 때마다 새로운 세목을 덧붙이는 방식으로 흐를 위험이 크다. 진정으로 건강 증진과 공공의료 강화를 위한 재원 마련이 목적이라면, 조세 체계의 복잡성을 가중시키는 선택적 소비세가 아니라 자산 불평등을 완화하고 과세 형평성을 높이는 방향의 세제 개편이 더 설득력 있는 해법이다.

더 큰 문제는 지금 우리사회에 더 시급한 과제가 있는데도 이재명 정부가 이를 외면하고 있다는 점이다. 금융투자소득세(이하 ‘금투세’)는 충분한 사회적 논의를 거쳐 2020년 국회에서 여야 합의로 도입되었고, 시행만을 앞두고 있었던 제도였다. 그러나 윤석열 정부는 ‘시장 상황’을 이유로 이를 한 차례 유예한 뒤 결국 폐지했고, 당시 이재명 민주당 당대표 역시 정치적 판단으로 이에 동의했다. 대신 시장 여건이 개선되면 재논의를 하겠다는 약속이 뒤따랐다. 하지만 코스피 지수가 5000을 넘어선 지금, 금투세 재도입에 대한 진지한 논의는 시작되지 않고 있다. 과세해야 할 금융소득은 외면한 채 새로운 소비세만 제시하는 조세정책으로는 설득도, 신뢰도 얻기 어렵다. 정치적으로 부담이 큰 과제는 미뤄두고 상대적으로 저항이 적은 영역으로 논의를 옮기는 방식으로는 조세 정의도 재정의 지속가능성도 결코 담보할 수 없다.

특히, 이재명 대통령의 이러한 태도는 세제 전반에서 일관된 기준과 정책적 안정성이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지에 대한 우려를 낳는다. 이 대통령은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와 관련해서는 법으로 예정된 과세를 미루는 것은 비정상이라고 지적하며, 법에 따른 과세 원칙을 회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물론, 이 역시 분명한 정부 정책으로 선택되기보다는 대통령의 발언 수준에 머물러 있는 상태다. 이를 차치하더라도,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에는 ‘법적 안정성’과 ‘예측 가능성’을 강조하면서, 금투세에 대해서는 왜 다른 잣대가 적용되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이 또한 법으로 예정되어 있던 것이 아닌가.

조세 정책은 아이디어의 문제가 아니라 일관성, 안정성, 그리고 정치의 결단과 설득의 문제다. 부담이 크다는 이유로 합의된 과제를 회피한 채 새로운 세제만 제안한다면 정부의 조세정책 전반에 대한 신뢰는 흔들릴 수밖에 없다. 참여연대는 정부가 설탕세와 같은 새로운 세제를 제안하기에 앞서, 이미 합의되었고 도입까지 이뤄졌던 과제에 대해 먼저 답할 것을 촉구한다. 지금은 금투세 재도입과 가상자산 과세를 포함한 금융과세 정상화, 갈수록 심화되는 자산 불평등에 대응하기 위한 부동산 세제 정상화에 정부의 역량을 집중해야 할 시점이다. 과세해야 할 소득과 자산에 과세하지 못하는 현실을 바로잡지 않은 채, 제안되는 어떤 새로운 세제도 설득력을 얻기 어렵다. 피하지 말아야 할 과제였던 금투세에 대해 이제는 답해야 하는 이유다. 조세정책의 신뢰는 새로운 아이디어가 아니라 저항과 책임을 피하지 않는 결단에서 비롯된다는 점을 명심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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