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선정 사유
해병대 박정훈 대령은 2023년 7월 폭우로 인한 실종자 수색 중 급류에 휩쓸려 사망한 채 상병 사건(이하 ‘채상병 사망사건’)의 수사단장이었다. 박정훈 대령은 임성근 당시 해병대 사단장을 포함한 8명에 대한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를 적용한 조사 결과를 경찰에 이첩하는 과정에서, 이첩을 보류하라는 지시와 임성근 사단장을 혐의자에서 제외하라는 지시가 있었다는 수사 외압 사실을 폭로했다. 박정훈 대령은 이첩 보류 지시에도 개정 군사법원법에 따라 사건 조사 기록을 경상북도경찰청으로 이첩했다. 이후 박정훈 대령은 항명 및 상관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되어 현재 재판이 진행 중이다.
군인의 복종 의무를 중시하는 군 조직의 특수성 등으로 인해, 많은 군인들이 위법한 지시에도 복종하여 따르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러나 박정훈 대령은 수사 외압에도 불구하고 법과 원칙에 따라 사건을 이첩했다. 박정훈 대령의 소신 있는 행위는 군 사망사건 피해자와 유족들에게는 희망을, 공직사회에는 큰 울림을 주었다. 또한 수사 외압 폭로와 박정훈 대령의 항명 혐의에 대한 공판과정, 공수처 수사 과정에서 대통령실과 윤석열이 개입한 실체들이 드러났다.
위법 부당한 지시에 저항하여 공익의 실현에 기여한 점을 높이 평가하여 박정훈 대령을 2024 올해의 공익제보자상 특별상 수상자로 선정하였다.
- 수상자 및 제보 사건 소개
○ 공익제보 내용과 결과
해병대 박정훈 대령은 2023년 7월 대민지원 업무로 경상북도 예천군의 실종자 수색 작전 중 급류에 휩쓸려 사망한 채상병 사망사건의 수사단장이었다. 박정훈 대령은 해병대 1사단 임성근 사단장 등 8명에 대해 과실치사 혐의가 있으며, 이를 경찰에 이첩하겠다는 조사 결과 보고서를 2023년 7월 30일에 국방부에 보고했고, 31일 수사 결과를 경상북도경찰청에 이첩하고 이종섭 국방부 장관이 수사단의 조사결과를 언론과 국회에 설명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31일 당일, 국방부 장관의 언론브리핑을 한 시간 앞두고 조사를 보강할 부분이 있다며 언론 브리핑이 돌연 취소되었다. 8월 1일 유재은 국방부 법무관리관은 박정훈 대령에게 전화를 걸어 ‘전체 혐의 사실을 다 제외하라’며 해병대 수사 축소를 지시하고, 또한 수사 자료의 경상북도 경찰청 이첩을 보류하라고 지시했다. 그러나 박정훈 대령은 국방부장관의 결재가 난 사안에 대해 국방부 법무관리실의 이첩 보류 지시는 직권남용에 해당할 수 있다고 보고 8월 2일에 경상북도경찰청에 수사 자료를 이첩했다.
박정훈 대령이 경상북도경찰청에 수사 자료를 이첩하자 김계환 해병대 사령관은 박정훈 대령의 수사단장 보직을 해임했고, 국방부 검찰단은 박정훈 대령을 집단항명 수괴죄로 입건, 해병대 수사단을 압수수색했다. 8월 3일에는 경상북도경찰청에 방문해 해병대 수사단이 이첩했던 사건자료를 회수하기도 했다. 해병대 광역수사대장 B중령과 경북경찰청에 자료를 인계한 해병대 부사관도 공동정범으로 입건되었다.
박정훈 대령은 8월 9일, 입장문을 통해 ‘수사 외압’을 폭로하고 11일에는 KBS의 시사 프로그램 ‘사사건건’에 출연해 수사 외압이 발생한 상황 전반을 공개했다. 시민단체 군인권센터는 8월 18일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에 임성근 사단장 등 군 책임자 8명을 과실치사 혐의, 최주원 경북경찰청장을 직권남용과 직무유기 혐의로 고발했다.
국방부는 2023년 8월 21일에 채상병 사망사건의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해병대 수사단이 특정한 8명의 혐의자 중에서 대대장 2명에 대해서는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현장에 있던 중위와 상사 2명은 혐의없음으로, 임성근 해병대 1사단장과 박상현 7여단장, 중대장과 중사 등 총 4명에 대해서는 혐의 사실을 특정하기 어렵다며 사실 관계만 적어 경상북도경찰청에 이첩했다.
한편 박정훈 대령 측은 2023년 8월 23일 국방부 검찰단장과 법무관리관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로 공수처에 고발했고, 임성근 1사단장 등을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 등으로 경찰에 고발했다. 또한 참여연대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은 2024년 10월 24일 윤석열,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 신범철 차관, 유재은 법무관리관, 김동혁 검찰단장 등을 공수처에 고발했다.
채상병 사망 사건 수사 외압 사건에 대한 공수처 수사는 지지부진한 상태다. 국회에서 ‘채상병 특검법’(순직 해병 수사 방해 및 사건 은폐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의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을 3차례 의결했지만 3차례 모두 윤석열의 거부권 행사로 진상규명에 차질을 빚고 있다.
○ 공익제보자 상황
군검찰은 2023년 8월 2일, 박정훈 대령을 ‘집단항명 수괴’ 혐의로 입건하였으나, 10월 6일 군형법상 ‘항명’과 ‘상관 명예훼손’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군검찰은 2024년 11월 21일, 박정훈 대령에게 법정 최고 형량인 징역 3년을 구형했으나, 2025년 1월 9일 중앙지역군사법원은 박정훈 대령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해병대사령부는 2023년 8월 8일 박정훈 대령을 항명 혐의로 해병대 수사단장직에서 보직해임한 데 이어서 11월 28일 해병대 군사경찰 병과장 보직도 해임했다. 박정훈 대령은 2023년 8월 22일 보직해임 취소소송을 제기하고 집행정지를 신청했으나 ‘보직 해임 처분 집행정지 신청’은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보직해임 취소소송은 1년이 넘도록 첫 기일도 잡히지 않고 있다.
- 수상 소감
반갑습니다. 박정훈 대령입니다. 제가 이 뜻깊은 상을 받을 자격이 있는지 생각을 좀 해 봤습니다. 왜냐하면 앞의 세 수상자 분들과 달리 저는 제 일을 했을 뿐입니다. 어떤 공익을 위해서 제보를 한다든지, 그 분들이 굳이 하지 않아도 되는데 그 험난한 선택을 한 것과는 좀 차이가 있는 게 아닌가… 저는 당시 해병대 수사단장이었고, 법과 절차에 따라서 제가 할 일을 했을 뿐인데 이런 귀한 상을 받아도 되는가, 잠시 생각을 한 번 해 봤습니다. 하지만 이런 뜻깊은 상, 특히 깨어있는 시민을 대표하는 참여연대에서 이런 상을 주심은, 제가 절대 지치지 말고, 포기하지 말고, 더 당당하게 끝까지 잘 견디라는 그런 말씀으로 여기고 감사히 잘 받겠습니다.
1년이 지났습니다. 작년 7월 19일 채 상병 사망 이후에 8월 2일부터 제가 보직해임이 되어서 오늘까지, 1년 동안 지나간 시간을 돌이켜보면 참 많은 변화가 있었습니다. 당시에 대통령의 ‘격노’, 소위 말하는 ‘격노설’을 이야기했을 때 그들은 망상이라고 불렀습니다. 그러나 지금 1년 지나니까 무엇이 망상인지 드러나게 됐지요. 그리고 당시 저를 집단항명 수괴죄로 처벌하려고, 구속하려고 했었습니다. 하지만 지금 누가 과연 수괴인지 또 드러났고… 그래서 참 1년 반 정도의 시간동안 많은 세상의 진실이 드러났고, 많은 것들이 점점 밝혀지고, 곧 사필귀정되는 시간이 올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처음에 제가 KBS 〈사사건건〉에 나갔을 때에는 정말 저 혼자 백척간두에 서 있는 느낌이었어서, 도저히 이 절대권력을 상대로 제가 할 수 있는 것이 없겠다 싶어 국민들께 알리는 길만이 진실을 밝히는 유일한 길이라고 생각하고 생방송에 나가게 됐었습니다. 이후로 많은 국민 분들이 이 사건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되고, 오늘날 일년 반 정도의 시간을 보내면서 세상에 채 상병 사건의 실제 진실이 드러나게 됐습니다. 돌이켜 보면 채 상병 사건을 통해서 우리 사회의, 특히 이번 정부의 어두운 많은 부분들이 드러났다고 생각합니다. 채 상병 사건이 진행되면서 호주 대사 등등의 문제도 있었지만 고위 관료들의 비겁함, 책임지지 않으려는 모습, ‘민낯’이 드러나고, 또 국회에서 여러 청문회가 진행되면서 ‘멋쟁해병’ 이런 걸 통해서 도이치모터스 이종호, 조병노, 백해룡 경정 마약 사건 등이 다 드러나게 됐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채 상병 사건이 우리 사회에서 가지는 의미가 단순한 병사 한 명의 죽음에 대한 문제를 넘어서는 큰 의미가 있는 사건이라는 생각을 합니다.
제가 1월 9일 선고 공판을 앞두고 있습니다. 1년 반의 시간이 지나면서 많은 진실들이 드러났고, 결코 진실은 영원히 감출 수 없다는 것, 그리고 정의가 승리하는 것을 보여주는 시간이 점점 다가오고 있음을 느낍니다. 우리 사회의 어둠을 밝히는 시발점이 채 해병 사건이었으니까, 내년 1월 9일, 정의가 승리하는 바로 첫 단추를 끼우는, 채 해병 사건을 통한 제 항명죄 사건이 그 날이 되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 여기 계시는 분들, 영상을 통해 저의 말을 접하는 국민 여러분들께 내년 1월 9일이 우리 사회의 정의가 승리하는 그 날이 될 수 있도록 많은 응원과 지지 부탁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현장에서 발언한 수상소감 중 일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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