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회견] 서울시는 외국인 가사·육아 분야 활동 시범사업 중단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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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4.2. 서울시청 앞, 외국인 가사·육아 분야 활동 시범사업 중단 촉구 기자회견 및 항의서한 전달(사진=이주가사돌봄연대)

지난 3월 24일, 서울시와 법무부는 ‘국내 체류 외국인 가사·육아 분야 활동 시범사업’을 시행하여 △유학생(D-2) △졸업생(D-10-1) △전문인력 등의 배우자(F-3) △결혼이민자 가족(F-1-5) 비자를 소유한 이주민을 모집하여 6월부터 양육가구와 연결해 가사·육아 활동을 시작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이미 서울시는 민간플랫폼 ‘이지태스크’와의 계약을 체결했으며, 법무부는 광역시도와 협력해 해당 사업을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입니다.

서울시는 이번 사업이 유학생의 취업기회를 확대하고, 자녀 양육 가정의 부담을 경감하는 동시에, 외국인 체류 안정에 도움을 줄 것이라는 입장입니다. 그러나 본 사업은 가사사용인에게는 노동자로서의 권리를 인정하지 않는 근로기준법 11조라는 노동법 사각지대를 이용해 이주 노동자를 대상으로 최저임금 미만의 가사·돌봄 노동자를 양산하는 인종차별적인 계획입니다. 또 이미 실패한 ‘필리핀 가사관리사 시범사업’에 이어 이주여성을 초저임금의 굴레로 옥죄고, 정주 노동자들에게 더 많은 돌봄비용을 전가하는 돌봄 시장화 정책일 뿐입니다. 이 같은 사업으로는 보편적인 돌봄 필요를 충족시킬 수 없을 뿐더러 정주 가사돌봄노동자는 물론 전체 노동자들의 노동조건 하향평준화를 부추길 수밖에 없습니다. 더구나 서울시가 본 사업을 졸속적으로 추진하며 양육가정과 이주 가사돌봄 노동자를 매칭하도록 임의로 선정한 ‘이지태스크’는 직업소개 사업 자격이 없는 무자격 업체입니다.

이에 ‘이주가사돌봄 노동자 권리보장을 위한 연대회의’는 4월 2일 기자회견을 열고, 시범사업의 즉각 중단과 서울시와 정부가 제대로 된 돌봄정책을 추진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아울러 연대회의는 본 사업을 규탄하는 선전전과 함께 무자격 업체를 선정한 서울시를 고발했습니다.

기자회견 개요

  • 일시: 2025년 4월 2일(수) 오전 11시
  • 장소: 서울시청 앞
  • 주최: 이주가사돌봄 노동자 권리보장을 위한 연대회의
  • 발언
    • 송은정(이주민센터 친구)
    • 송미령(한국노총 가사·돌봄유니온)
    • 김혜정(한국이주여성인권센터)
    • 최다혜(한국여성민우회)
    • 이양수(민주노총 부위원장)
    • 오대희(공공운수노조 서울시사회서비스원지부)
  • 기자회견문 낭독
    • 전은경(참여연대)
    • 김희지(한국노동건강연대)
    • 정영섭(이주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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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4.2. 서울시청 근처에서 이주가사돌봄연대 소속 단체들이 점심 선전전을 하고 있다. (사진=이주가사돌봄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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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4.2. 서울시 관계자가 항의서한 수령을 거부하고 시청으로 들어가는 정문과 후문을 바리케이트로 원천 봉쇄했다. 이에 활동가들은 요구사항이 담긴 피켓을 문에 붙이는 항의행동을 벌였고, 곧이어 서울시 관계자가 내려와 항의서한을 전달받았다. (사진=참여연대)

기자회견문

이주노동자 차별하고 노동법 사각지대 양산하는 ‘외국인 가사·육아 분야 활동 시범사업’ 즉각 중단하라!

지난 3월 24일, 서울시와 법무부는 특정 비자(유학생D-2, 졸업생D-10-1, 전문인력 등의 배우자F-3, 결혼이민자 가족F-1-5)를 가진 국내 체류·거주 이주민을 모집하여 가사·양육노동자로 활용하는 ‘국내 체류 외국인 가사·육아 분야 활동 시범사업’을 시행하겠다 밝혔다. 본 사업은 지난해 6월 발표한 ’저출생 추세 반전을 위한 대책’에 포함되어 있던 정책이다. 발표 당시 가사근로자법의 적용을 받는 ‘가사노동자’와 어떠한 노동관계법의 적용도 받지 못하는 ‘가사사용인’을 구분하여 추진한 정책으로 이미 심각한 문제제기를 받은 바 있다. 하지만 정부는 쏟아지는 비판을 무시한 채 본 사업을 강행하고 있다.

한국 이주인력정책의 기본은 고용허가제이며, 차별금지협약 등 국제협약에 근거하여 근로기준법을 비롯한 노동법 적용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그동안 그 어떤 정부도 감히 이 원칙을 무너뜨리거나 ‘11조 가사사용인 적용 제외’라는 근로기준법의 맹점을 악용하지 않았다. 정부는 국내 거주 중인 이주민이라고 얘기했지만 이주노동자의 배우자, 가족 초청을 확대하면서 이 조항을 계속 적용한다면 결국 ‘돌봄서비스 분야’에서 노동법 적용을 무너뜨리고 비공식 노동자를 양산하겠다는 말과 같다. 이 정책이 전면화된다면 돌봄분야에서 일하는 이주민들은 아무런 노동법의 보호도 받지 못한 채 사각지대에 놓이게 된다. 70년 넘게 무권리상태에서 고통받고 있는 내국인 가사노동자들에 이어 이주·가사돌봄노동자를 더욱 열악한 상황에 몰아넣으려 하는 것이다. 정부의 꼼수는 결국 최저임금법 미적용 가사·돌봄노동자 양산이다.

정부의 이러한 행태는 노동자의 노동권 보장과 돌봄의 공공성 실현이라는 정부의 역할과 책임을 망각한 처사이다. 현재 가사근로자법에 의해 노동자로 보호받는 가사노동자는 1%에 불과하다. 지금 정부가 해야할 일은 노동자로서의 권리를 보장받는 가사노동자를 어떻게 늘릴 것인가이다. 개별 가정에 떠넘겨진 돌봄의 책임을 사회가, 정부가 책임지는 돌봄공공성 강화 역시 시급한 과제이다. 하지만 정부는 낮은 임금의 노동자를 공급할테니 가사・돌봄을 개별 가정에서 책임지라는 정책을 브레이크 없이 추진 중이다. 지금도 노동법 사각지대의 노동자는 임금 노동자의 절반에 육박하며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정부가 해야할 일은 노동법 사각지대에서 고통받는 모든 노동자에게 노동권을 보장하는 것이지 노동자를 갈라 놓으며 가사노동자의 노동권 박탈에 앞장서는 일이 아니다.

전세계적으로 돌봄의 중요성은 높아지고 있지만 정부는 여전히 성역할 분리를 통해 돌봄을 여성에게 전가하고 있다. 돌봄을 값싸게 외주화하는 것은 돌봄이 여성이 전담해야하는 일이며, 낮은 가치를 지닌 일이라는 기존의 가부장적 관념을 더욱 강화시킬 뿐이다. 가사·돌봄 노동의 재평가가 시급한 시점에 정부는 노동의 가치를 더 끌어 내리려하고 있다. 심각한 퇴행이다. 본 정책은 또한 정부가 앞장서 이주노동자에 대한 차별을 강화하는 것이다. 이주노동자에게 최저임금 미만의 임금을 주어도 괜찮다는 정부의 제국주의적 발상은 참담하기 그지없다. 지금 대한민국 정부는 스스로 ‘국제 노예상’임을 자처하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이것만이 아니다. 심지어 서울시가 중개파트너로 선택한 ‘이지태스크’는 가사·돌봄노동자의 중개경험이 전무할뿐 아니라 유료직업소개소 등록조차 없는 업체이다. 서울시와 업체는 아직 사업이 시작되기 전이므로 사업이 시작되기 전에 허가를 얻겠다 말했지만 너무나도 의아스러운 답변이다. 정부가 민간의 사업파트너를 선정할 때 자격도, 전문성도 없는 업체를 선정하지는 않는다. 서울시는 이 의심스러운 업체 선정 과정을 낱낱이 밝혀야할 것이다. 직업안정법 주관부처인 고용노동부도 이러한 졸속적 사업과 무허가 업체 문제에 대해 반대입장을 명백히 밝히고 적극적인 관리감독을 해야 한다.

모든 것이 총체적 부실이며 퇴행이다. 정부가 추진하는 본 시범사업은 돌봄노동 저평가 심화와 돌봄 공공성 파괴, 노동법 사각지대 가사·돌봄노동자 양산, 이주노동자 차별 강화라는 결과만을 예정하고 있다. ‘외국인 가사·육아 분야 활동 시범사업’은 한국사회가 추구하는 평등과 정의 그 어떤 가치에도 위배된다. 노동자뿐 아니라 이용자 그 누구도 만족시킬 수 없는 퇴행적 정책이다. 연대회의는 지금 당장 본 시범사업을 폐기할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 아울러 정부와 국회는 근로기준법 제11조 1항 ‘가사사용인 적용 제외’ 조항 폐기와 가사근로자법 확대 적용, ILO 가사노동자를 위한 양질의 일자리 협약(189호 협약) 비준을 통해 가사노동자에게 ‘양질의’ 일자리를 제공할 것을 요구한다.

이주가사돌봄노동자 차별하는 ‘외국인 가사육아 분야 활동 시범사업’ 중단하라!
무자격 업체 통한 중개 웬말인가, 졸속적 시범사업 중단하라!
근로기준법 제11조 1항 ‘가사사용인 적용 제외’를 즉각 폐기하라!
ILO 189호 가사노동자를 위한 양질의 일자리 협약을 비준하라!
이주가사돌봄노동자에게 최저임금 미만 차등적용 시도 중단하라!
이주가사돌봄노동자에게 근로기준법 및 최저임금법 등 노동법 적용하라!
서울시는 돌봄 민간화 중단하고 돌봄 공공성을 강화하라!

2025. 4. 2.
이주가사돌봄노동자 권리보장을 위한 연대회의

노동건강연대, 사회주의를향한전진, 이주노동자노동조합(MTU), 이주민센터친구,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참여연대,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한국노총전국연대노조 가사·돌봄유니온, 한국여성노동자회, 한국여성민우회, 한국이주여성인권센터, 경주여성노동자회, 공익인권법재단 공감, 노동당 여성위원회(준), 다른몸들, 대구여성노동자회, 대한불교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 마산창원여성노동자회,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사회서비스협의회,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서울시사회서비스원지부, 부산여성회, 부천여성노동자회, 사)광주여성노동자회, 사)서울여성노동자회, 사)안산여성노동자회, 생명안전 시민넷, 수원여성노동자회, 이주민지원공익센터 감사와동행, 인천여성노동자회, 전국여성노동조합, 전북여성노동자회, 외국인이주·노동운동협의회, (개인) 이미애 연구자 (이상 32개 단체 및 1명 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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