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생희망본부 주거 2026-03-11   10107

[공동논평] 대항력 발생시점 앞당기는 방안 필수적, 세입자 권리 강화 대책이 뒤따라야

대항력 제도개선은 오랫동안 방치된 ‘비정상의 정상화’

정보확대 긍정적이나 근본적인 해결책일 수는 없어

전세사기 근절 위해선 세입자 권리와 민간임대주택 관리감독 강화해야 

어제(3/10) 국무회의에서 <전세사기 방지 대책>이 발표되었다. 대책의 주요한 내용은 ▲안심전세app을 통한 선순위 권리정보 접근성 강화 ▲대항력 발생시기를 전입신고 처리 시점으로 개선 ▲공인중개사 통합정보 시스템을 통한 설명 의무 및 책임 강화였다. 전세사기·깡통전세 문제 해결을 위한 시민사회대책위원회는 정부가 주택임대차 관련 제도 개선에 나선 것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특히 대항력 발생시기를 전입신고 처리 시점으로 앞당기는 내용은, 오랫동안 임대인의 기망을 가능하게했던 제도적 허점을 메우는 조치다. 그러나 이는 가장 기초적인 예방조치일 뿐이다. 국무회의에서 다뤄진 제도개선만으로는 전세사기 근절을 이루기에는 아직 부족하다. 전세사기피해자와 시민사회가 요구해온 보증금상한제와 임대주택 등록의무제 등 세입자 권리 강화 및 민간임대주택 관리감독 강화 대책이 뒤따라야 한다.

대항력은 세입자가 보증금과 주택점유를 보장받기 위한 최소한의 보호장치다. 현행 제도에서는 대항력의 효력은 세입자가 전입신고를 한 다음날 0시에 발생하는데, 이에 반해 임대인의 담보대출 등으로 발생한 근저당 등기의 효력은 등기 즉시 발생한다. 세입자가 전입신고를 하고 날짜가 바뀔 때 까지 보증금이 제도적 보호 없이 무방비 상태에 놓이는, 명백한 제도상의 허점이다. 그렇기에 대항력 발생 시차를 악용한 전세사기 피해는 주택임대차보호법의 역사만큼이나 오랫동안 기승을 부려왔다. 그만큼 대항력 발생시점을 당기는 제도개선은 오늘 대통령의 발언처럼 ‘사회에 잔존하는 비정상의 정상화’다. 전세사기 근절을 위해서는 오래 방치된 구멍을 메우는 조치가 매우 중요하지만, 보다 근본적인 대책이 수반되어야 한다.

이번 대책에는 ‘안심전세 App’을 통해 선순위 권리를 한번에 확인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내용도 들어있다. 전세사기 피해 이후, 주택임대차보호법 내 정보제시의무 조항이 이미 신설되었지만 아직도 계약 현장에서는 세입자들이 당당하게 정보를 요구하기는 여전히 어려운 현실이다. 정보 접근 방법의 일원화와 공인중개사의 설명 의무 강화 조치는, 표준임대차계약서 사용 의무 등 이를 보조할 수 있는 대책들과 함께 시행되어야 그 효력을 제대로 발휘할 수 있다. 특히 공인중개사가 설명의무를 충실히 이행하는지 임대차계약 현장을 감독하는 행정이 뒷받침 되어야 한다. 또한 임대인의 보증금 반환 능력을 판단하기 위해서는 대출 금액, 국세와 지방세 체납, 건강보험료 납부 등 재정건전성에 대한 확인이 가능해야 한다.

대항력 발생 시점 조정, 임대주택과 임대인에 대한 정보 공개, 공인중개사 설명 의무 강화는 가장 기초적인 개선안이다. 전세사기를 확실히 근절하기 위해서는, 세입자 권리 강화와 민간임대주택 관리감독강화 등 더욱 근본적인 개혁이 필요하다. 전세사기 피해자와 시민사회는 ▲전세가율 규제 ▲임차주택 매각시 임차인 사전통지 의무 부과 ▲민간임대주택 등록 의무화 등 관리감독 강화 ▲공공임대주택 확대 등 예방대책을 요구해왔다.

세입자가 안심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오늘 발표된 내용보다 근본적인 개혁이 필요하다. 오늘 국무회의에서 발표된 부처별 보고자료에서는, 대항력 제도개선이 담긴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안이 국회에 계류중이라는 내용이 담겨있었다. 국회에는 대항력 뿐 아니라 전세사기 근절을 위한 피해자와 시민사회의 다른 요구들도 계류중이다. 국정기획위원회의 신속추진과제였던 최우선변제금 제도 개선 방안 역시 여전히 국회에 계류중이다. 정부가 그동안 세입자들이 요구해왔던 대항력 제도 개선에 나선 것은 다행이다. 그러나 더 이상 세입자들의 권리가 유예되는 일이 없도록, 전세사기 근절을 위한 근본적인 대책 역시 하루 빨리 적극적으로 논의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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