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시트] 법무부 인사정보관리단 폐지하라

인사정보관리단 설치 후에도 8명 청문보고서 미채택, 2명 사퇴 

한동훈 법무부장관과 김대기 대통령실장 등 검증 실패 문책 필요

법무부 국정감사에서 인사검증 실패 책임, 철저히 추궁해야

2022년 6월 7일 우려와 논란 속에도 인사검증의 투명성과 책임성을 높이겠다며 법무부 산하 인사정보관리단이 업무를 시작한 뒤에도 인사검증 논란은 끊이지 않고 있다. 참여연대는 설치 당시부터 「정부조직법」 등에서 행정기관의 설치와 직무범위를 법률로 정하도록 하는 법률주의를 무너뜨리는 위헌 · 위법한 행위로 보고 반대 입장을 밝혀 왔다(아래 자료 참고). 또 인사검증의 개선과는 무관하게 검찰을 지휘 감독하는 법무부 장관이 고위공직(후보)자들의 인사정보까지 틀어쥐게 되면서 과거 청와대 민정수석실과 같이 권한의 비대화로 이어질 뿐임을 지적했다. 지난 16개월 동안 인사정보관리단이 보여 준 인사검증 성적표는 이같은 우려를 그대로 확인해 준다. 실제로 인사정보관리단 설치 뒤 국회 인사청문회 대상인 고위공직후보자 14명 중 인사청문경과보고서가 채택되지 않은 채 임명을 강행한 사례가 8명, 자진 사퇴한 사례가 2명으로 늘었다(팩트시트 참고). 이제 인사검증 업무의 개선에 실패한 법무부 인사정보관리단부터 당장 폐지하고 인사혁신처 등으로 인사검증 업무를 넘겨야 한다.

[표] 윤석열 정부 인사청문회 대상 고위공직(후보)자 인사검증 논란 관련 (단위: 명)

인사청문회 대상
고위공직(후보)자
인사청문보고서
미채택 임명 강행
자진 사퇴임명동의안 부결
윤석열 정부 전체391851
인사정보관리단 설치 전25103
인사정보관리단 설치 후14821

인사정보관리단이 2022년 6월 7일 인사검증 업무를 시작한 뒤에 윤 대통령이 지명한 인사청문회 대상 고위공직(후보)자들만 보더라도, 검증 논란과 각종 의혹에 휘말리지 않은 인사를 찾기가 더 어렵다. 지난해 7월 송옥렬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는 과거 학생들을 대상으로 성희롱 발언을 한 사실이 드러나 청문회장에 들어서지도 못하고 스스로 물러났다. 이균용 대법원장 후보자는 본인과 가족이 약 10억 원 상당의 비상장주식을 갖고 있으면서도 재산신고를 하지 않아 공직자윤리법을 위반하고도 “법이 바뀐지 몰랐다”고 변명을 했지만 결국 국회 본회의에서 임명동의안이 부결됐다. 지난 10월 12일에는 김행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스스로 물러났다. 후보자 본인이 공동 창업한 업체 관련 ‘주식 파킹’ 논란으로 여론의 질타를 받고도, 국회에 소명자료조차 제출하지 않다가 결국 인사청문회 중에 퇴장하는 사상 초유의 사태를 빚은 탓이다.

윤 대통령이 임명을 강행한 고위공직자들도 별반 다르지는 않다. 사교육업체들과의 이해충돌로 논란이 된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배우자가 고가로 예술품을 팔고도 재산신고를 하지 않았던 박민식 국가보훈처 장관, 자신의 유튜브 방송 발언과 음주운전 이력으로 논란을 빚은 김영호 통일부 장관, 극우 집회 등에서 군사 쿠데타와 친일 행위를 옹호한 신원식 국방부 장관, 이명박 정부 때 국가정보원과 언론 통제를 벌인 의혹을 받고 있는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 ‘문화예술인 블랙리스트’를 실행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등 논란의 유형도 다양하다. 인사청문회 대상은 아니지만 올해 2월 자녀의 학교폭력과 그 대응 논란으로 임명 하루 만에 물러난 정순신 전 국가수사본부장의 경우는 윤석열 정부 인사검증 실패의 상징이 됐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지난 2022년 5월 30일 인사정보관리단 설치에 대해 “국회와 언론에 감시받는 업무로 전환되는 의미있는 진전”이라고 자평한 바 있다. 그에 앞서 발표한 법무부의 설명자료에서도 인사정보관리단 설치로 인한 기대효과로 “대통령실에 집중되었던 인사추천, 인사검증, 검증결과 최종판단 기능을 대통령실, 인사혁신처, 법무부 등 다수 기관에 분산하여 투명성과 책임성을 높이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투명성과 책임성은커녕, 법무부는 공직후보자 검증대상 여부나 검증항목 등 관련 정보들을 감추기에만 급급해 왔다(참여연대 보도자료 참고). 심지어 국민의 대표인 국회가 요구하는 국정감사 자료로도 제출하지 않고 있다. 한동훈 장관의 호언장담과 달리 윤석열 정부의 인사검증시스템 자체에 대한 검증이 불가능해 최소한이라도 작동하는지조차 의문스럽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지난 10월 11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법무부 국정감사에서 “(후보자가 제출하거나 동의를 받아) 수집한 자료들을 프로토콜(규정)에 따라 의견을 부기하지 않은 상태로 기계적으로 공직기강비서관실로 넘기는 역할까지만 한다”며 “수집한 자료들을 놓고 가부 판단을 하지는 않고 (후보자와 가족들에 대한) 위법성 여부를 판단하지도 않는다”고 답변해 대통령실로 검증 책임을 떠넘겼다. 심지어 공직예비후보자들이 제출해야 하는 자기검증(사전) 질문서 답변과 관련해서 진위 여부와 법률적 쟁점을 확인하고 있는지 묻는 질의에 대해, 한 장관은 “대부분 거짓말을 하지는 않는다”며 “그럼 압수수색을 하느냐”고 되물었다. “공직자에 대한 검증이 정치적 득실의 영향 하에 밀실에서 이뤄진다는 과거 민정수석실에 대한 비판에서 벗어나, 통상의 부처 업무에 편입시킴으로써 인사검증의 투명성을 획기적으로 제고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 자신했던 건, 한동훈 장관 본인이다. 법무부에 인사 자료 수집과 검증 관련해 1차적 책임이 없다면, 인사검증 항목 · 기준과 절차 등을 규정한 관련 지침 등 기초적 자료와 같은 근거부터 내놓아야 한다.

윤석열 정부는 고위공직자 인사검증은 「공직후보자 등에 관한 정보의 수집 및 관리에 관한 규정」 등에 따라 대통령실이 인사 추천(인사기획관실)과 2차 검증(공직기강비서관실)을 맡고, 법무부 산하 인사정보관리단이 1차 검증 자료를 대통령실로 넘기는 방식으로 진행하고 있다고 한다. 국무위원 후보자에 대해서는 국무총리가, 직책에 따라서는 각 부처 장관이 제청권을 행사한다. 한동훈 장관과 법무부의 주장대로 인사검증 권한을 일부 넘겨 받아 투명성과 책임성을 높이려 한 것이라면, 「공직후보자 정보 수집 · 관리 규정」(제10조의2)에 따라 대통령비서실장과 법무부 장관이 정할 수 있도록 한 세부사항이나 관련 시행규칙, 예규 등을 공개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 또한 이 정부 들어 고위공직(후보)자들이 제출한 자기검증(사전) 질문서의 답변내용을 개인정보에 해당하는 내용은 제외하고 모두 공개해야 한다. 법무부와 대통령실은 공직(예비후보)자들의 검증을 위해 생산한 문서는 물론, 각 기관들과 주고 받은 관련 문서 목록 등도 공개해야 한다. 국무총리와 각 부처 장관 등이 제청권을 제대로 행사했는지 근거 자료도 내놓아야 한다. 이 모두 인사검증의 결과나 검증대상의 개인정보가 아니며, 법무부와 대통령실이 인사검증 관련 세부 지침 등 기초 자료들을 공개하는 것은 공공기관으로서 기본 책무다. 게다가 이번 이균용 대법원장 후보자 사례처럼 수사 기소기관인 검찰을 지휘 감독하는 법무부에서 현직 검사가 인사정보관리단에 참여해 헌법재판소와 대법원 등 사법부의 최고위법관들에 대한 인사 정보를 관리하고 검증하고 있어 ‘검찰에 의한 사법부 검증’ 논란을 피할 수 없다. 그런데도 인사정보관리단은 법률이 아닌 대통령령 개정에 따라 설치 · 운영되고 있어 사실상 법적 근거도 없다(참여연대 의견서 참고).

한동훈 장관은 “(인사검증 실패가) 더 심할 경우엔 국민적 지탄이 커지면 제가 책임져야 할 상황도 생기지 않겠나”라고 말한 바 있다. 바로 지금이 “책임져야 할 상황”이다. 인사검증에는 번번이 실패하고 불투명하며 무책임하기까지 한 법무부와 대통령실이 과거 정부에서 인사검증을 주도했던 청와대 민정수석실보다 낫다고 보기 어렵다. 인사정보관리단 설치부터 인사검증시스템 개선보다는 법무부 장관이 과거 청와대 민정수석과 같은 권한을 갖겠다는 의도에서 출발하다 보니 결국 실패한 정책이 된 것이다. 우선 윤 대통령은 인사검증 업무의 책임자인 한동훈 장관과 김대기 대통령실장을 비롯해, 대통령실의 복두규 인사기획관, 이원모 인사비서관, 이시원 공직기강비서관 등 실무 책임자에 대해서도 해임을 통해 책임을 엄중히 물어야 한다. 그리고 인사정보관리단부터 당장 폐지하고 인사혁신처 등으로 인사검증 업무를 넘겨야 한다. 내일(10/26)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법무부 국정감사가 한 차례 더 남은 만큼, 법무부와 대통령실이 주도한 인사검증 실패의 책임을 철저히 추궁하고, 인사검증 관련 정보의 투명한 공개와 함께 인사검증시스템 개선방안의 마련을 촉구해야 한다.

참고

  1. [참여연대 팩트시트] 윤석열 정부 인사검증 관련 논란ㆍ의혹 ② (2023. 10. 23. 기준)
  2. [참여연대 보도자료] 법무부 인사관리정보단 관련 정보의 비공개결정에 대한 이의신청 (2023. 04. 19. 발표)
  3. [참여연대 논평] 반복되는 인사실패 남 탓하는 대통령, 사과해야 (2023. 02. 27. 발표)
  4. [입법 토론회] 윤석열 정부 인사검증 문제점과 개선방안 마련 (2022. 07. 25. 개최)
  5. [참여연대 보도자료] ‘법무부 인사검증이 효율적’이라는 인사혁신처 (2022. 07. 14. 발표)
  6. [참여연대 보도자료] ‘법무부에 인사검증권한 부여’ 반대 의견서 제출 + 입법의견서 원문 (2022. 05. 25.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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