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청년참여연대입니다.
청년공익활동가학교 30기가 시작된 지 어느덧 3주가 지났습니다. 요즘 10명의 참가자들은 두 모둠으로 나눠져 직접행동 주제를 정하고, 어떤 방식으로 우리의 메시지를 전달할지 고민하고 있습니다.
이번 후기는 ‘참여연대는 왜? – 초고령사회에서 돌봄 중심 복지국가를 외칠까?’를 듣고, 김남석 참가자가 작성해주었습니다. 참여연대 창립부터 활동을 시작한 사회복지위원회에서 돌봄 중심 복지국가를 위해 어떤 활동을 해왔는지 살펴보는 시간이었습니다.
후기를 통해 더 자세한 강의 내용을 확인해보세요!
‘시혜’가 아닌 ‘권리’로서의 돌봄, 공공이 함께 일궈가는 복지국가의 길
청년공익활동가학교 30기 참가자 김남석
‘시혜’가 아닌 ‘권리’로서의 복지.
아동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사회복지 분야에 관심이 많은 나는, 종종 아동복지에 관한 이슈가 있을 때 ‘불쌍해서 돕는다’라는 시선이 은연중에 섞여 있는 걸 느낄 때마다 불편했던 경험이 많았다. 이번 강의는 그러한 불편함을 제대로 깨주려는 듯, 복지를 동정이나 선의의 관점이 아니라 국민으로서 누구나 마땅히 누려야 하는 헌법적 권리의 실현으로 보는 시각을 분명히 하였다. 그것이 바로 내가 앞으로 복지 현장과 정책을 바라보는 방향이 되어야 한다고 다짐하게 되었다.
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회의 30년 역사는 대한민국 복지정책의 성장통과 궤를 같이한다. 1994년 9월에 참여연대 정책위원회의 산하로 출범한 사회복지위원회는 국민기초생활 보장법 제정 운동을 통해 복지가 ‘국가의 의무이자 국민의 권리’라는 원칙을 사회적으로 선언하였다. 이후에도 지금까지, 최저생계비 현실화, 공적연금 강화(연금 개혁), 의료급여 정률제 반대, 공공의료 확충 등 우리 사회의 빈곤, 연금, 보건, 의료, 돌봄의 영역 속 불합리한 기준과 제도의 개선을 위해 다양한 운동을 지속해오고 있다.
특히, 그 운동의 매개체로써 1998년부터 정기간행물인 월간 <복지동향>을 발행, 사회복지위원회 소속 간사를 비롯하여 교수, 변호사 등 시민 실행위원들이 함께 기획과 집행을 이어온 점이 매우 인상적이다. ‘참여연대’라는 이름에 걸맞게, 시민사회의 다양한 구성원이 함께 정책 의제를 만들고, 지속적으로 ‘감시’와 ‘대안 제시’를 병행하는 구조와 방식 그 자체가 하나의 사회 인프라로서 큰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오늘 발표의 핵심은 ‘돌봄’이었다. ‘돌봄’을 바라보는 사회적 인식을 “나는 하기 싫고, 누군가 저비용으로 알아서 해주었으면 하는 일”이라고 짚었는데, 그 문장이 불편하면서도 완전히 틀린 말이 아니기에 씁쓸했다. 돌봄이 필요해지는 순간은 개인의 삶에서 가장 취약한 국면인데, 사회는 그 취약함을 가족 내부로 떠넘기고, 시장(경제 논리)에 숨기며, 끝내 누군가의 저임금 노동으로 ‘조용히’ 처리해 왔다.
초고령사회 속에서 그렇게 계속 쌓이는 돌봄의 부담은 간병 살인, 돌봄 파산 등 비극적인 파탄으로 이어지며, 결국 돌봄이 개인의 도덕성이나 가족의 책임감으로는 해결될 수 없는, 사회적 위험이라는 점이 분명해졌다. 그러므로, 국가가 책임지는 돌봄 체계와 공공 인프라의 확충이 시급하다. 민간 중심의 제공이 아닌, 공공이 돌봄 제공에 책임을 져야 표준이 생기고, 표준이 생겨야 최소한의 안전과 존엄이 확보된다.
그러한 맥락에서 서울시사회서비스원이 폐원한 소식은 매우 충격적이었다. 이용자의 증언 중 “민간 기관들이 모두 거부… 유일하게 받아준 곳이 서울시사회서비스원이었다”라는 말은 공공돌봄이 누군가에게는 ‘대체재’가 아니라 최후의 안전망일 수 있다는 것이다. 게다가 그러한 돌봄의 권리를 말하면서, 정작 돌봄 노동이 저평가되고 저임금 불안정 고용으로 남는다면, 아무리 공공의 영역일지라도 이용자와 노동자 사이의 신뢰가 쌓이기 어렵다.
‘서비스를 제공 받을 수 있느냐’만큼, ‘어떤 질의 돌봄서비스를 제공 받느냐’도 매우 중요하다. 즉, 돌봄의 질 저하는 이용자에게도 피해로 되돌아간다. 이를 위해 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회가 제안한 지역사회 통합돌봄과 돌봄기본법은 돌봄 이용자들이 ‘살던 곳에서’ 존엄한 삶을 이어가도록 의료 요양 돌봄을 통합하자는 비전이라고 생각한다.
결국, 돌봄은 한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한 사회가 각 가정의 지속가능성을 어떻게 책임지는가에 대한 질문인 것이다. ‘누구나 돌보는 존재이자 돌봄을 받는 존재’라는 인식을 갖고 주도적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돌봄권을 보장하라는 저 두 가지 제안은 우리 사회가 지향해야 할 분명한 방향이다.

오늘 강의로, 사회복지라는 영역이 단지 ‘좋은 일을 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다시 한번 배웠다. 복지는 ‘좋은 일’이 아닌 ‘당연한 권리’이며, 모든 복지정책은 결국 그 생각이 기반이 되어 작동되어야 한다. 이는 나의 관심 분야인 아동청소년 복지 분야에서도 특히 중요하다. 발달과 성장, 장애와 질병, 가정의 형편, 보호자의 노동조건 등에 따라 돌봄 접근성이 달라지는 아동청소년의 현실에서, 필요한 돌봄권이 보장되지 않으면 그들의 발달권, 교육권, 건강권 역시 쉽게 흔들릴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러한 돌봄권을 보장하며 건설해 갈 ‘돌봄 사회’는 그저 따뜻한 공동체라는 이름을 넘어 돌봄 이용자들의 권리, 공공성, 건강, 재정을 동시에 바로 세우는 치열한 과정을 거쳐야 한다. 그러므로 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회를 비롯한 많은 시민단체들이 자신의 길을 걸어가고 있는 것이다. 이들이 ‘공정한 복지국가’의 건설을 위해 걸어오고 싸워온 기록을 마음에 새기고, 앞으로 내가 복지 현장에서 갖가지 부조리를 마주할 때마다 꺼내 볼 지침서로 삼아 돌봄 중심 복지국가 건설에 힘을 보태며 살아가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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