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5일부터 시작한 청년공익활동가학교가가 지난 2월 12일, 무사히 막을 내렸습니다. 강의와 토론, 현장 방문과 직접행동으로 이어진 시간은 빠르게 흘러갔고, 그 속에서 각자에게는 서로 다른 질문과 변화가 남았겠지요.
30기 참가자가 6주를 돌아보며 참여 소감을 전해주었어요. 공활에서 어떤 고민을 나누었고, 무엇을 배우고 부딪혔는지, 그리고 그 시간이 참가자에게 어떻게 남았는지를 담았습니다. 청년공익활동가학교 30기의 여정을 함께 따라가 보세요!
다르게 살고자 모인 우리, 내일을 찾다🌈
청년공익활동가학교 30기 참가자 박재규(라비)
진작에 공익활동가학교란 프로그램의 존재와 명성은 알고 있었다. 그러다 30기라는 상징적인 숫자에 이끌려 누구보다도 먼저 신청했다. 취업 문제로 고민하던 친구마저 끌어들이면서. 청년참여연대의 주요 프로그램 중 하나를 드디어 듣는구나 싶었다. 그렇게 1월 5일, 느티나무홀에 다시 한번 발을 내디뎠다. 인권약속문을 읽고, 자기소개를 하는 절차조차 형식적인 것이 아닌, 우리가 청참의 가치를 체화하고 서로를 알아가는 탐색전처럼 느껴졌다.

그리로부터 6주가 마치 한겨울 밤의 꿈처럼 지나갔다. 초중반에는 참여자 프로그램-강의-토론식의 일정이 진행되었는데, 사실 새로운 내용은 아니었다. 나로서는 시민강좌나 동아리, 대학에서 늘 들었던 내용의 강의였고 늘 나눴던 생각이었다. 하지만 다정한 사람들과 서로 생각을 나누다 보니 다시 한번 나만의 언어로 곱씹어볼 수 있었다. 그 과정에서 몇 년 전이나 지금이나 나는 변하지 않는다는 걸 깨달았다.
평화와 환경에 대한 강의를 듣고서는 돈의 논리, 힘의 논리를 거부하길 잘했다고, 또 돌봄과 노동에 관한 강의를 듣고서는 생명의 문화를 꽃피워야겠다고 생각했다. 10대부터 지금까지 줄곧 해온 생각들이지만 이를 한 차례 더 정돈하면서 나만의 생각 덩어리를 더 단단하게 굳혀갔다. 그러던 중 10.29 이태원 참사를 다뤘던 날, ‘생명’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해 보았다. 그날 ‘별들의집’에 방문해 유가족분들의 목소리를 들으면서 이런 생각이 들었다. 이태원 참사를 ‘그런 일도 있었지’ 정도로 기억한다면, 이러한 비극이 또다시 생겨날 수 있겠다고.

며칠 후 우리는 강원도 삼척으로 길을 떠났다. 현장 탐방이라 쓰고 MT라고 읽는 즐거운 시간이었다. 이동은 퍽 지루했지만, 그만큼 지역 활동가의 목소리를 생생히 들을 수 있었다. 불편한 인프라와 성차별에 직면하면서도 어찌저찌 적응해 가고, 활동 영역을 다져가는 좌충우돌의 과정에서 사람 사는 냄새가 느껴졌다. 화력 발전소를 닫고 ‘정의로운 전환’을 추구하는 것도 반대를 위한 반대가 아니라 지역 사회를 위한 것이라고 느꼈다. 실제로 여론 조사 결과 8할의 주민들이 화력 발전소를 부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한다. 조개가 가득한 갯벌과 바닷속이 죽음으로 가득 찼으니 그럴 만도 하다.

그곳에서 우리는 직접행동의 첫 불꽃을 피웠다. 그동안 여러 차례 논의를 거쳐, 직접행동 주제는 일자리와 자원순환이란 두 가지 주제로 좁혀졌다. 자원순환 팀은 인원, 팀워크, 자원이 충분하지만 내가 속해 있던 일자리 팀은 이제 막 모든 과정을 속성으로 시작해야 할 상태였다. 불안정했지만, 이날 짠 빠듯한 일정에 맞춰 실행했다.
먼저 AI와 일자리에 대해서 속성 스터디를 진행했다. 자료를 검토하고 ‘베테랑’의 조언을 들으며 실효성 있으면서도 창의적인 대안을 만들어내려고 노력했다. 우리의 적은 기계(AI)지만, 우리도 기계처럼 일했다. 그러다가 겨우 틀을 마련했을 때, 대안을 다시 검토하거나 빼야 한다는 말에 상심이 컸다. 기가 센 사람이 둘이나 있어 프로젝트가 엎어질 뻔도 했지만, 말 그대로 ‘절반의 성공’을 거두면서 어떻게든 마무리되었다. 단합력과 체력 관리 면에서 자원순환 조가 부러웠지만, 하드 트레이닝 결과, AI 시대에도 이렇게 살면 살아남을 수 있겠다는 자신감을 얻었다.
청년공익활동가학교에서의 경험이 당장에 경제적 이득이 되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돈으로도 살 수 없는 추억이 남는다. 이것도 상투적인 말이지만, 사람은 빵만으로는 살 수 없지 않은가. 소중한 청춘 시절을 내어 함께 문제의식을 나누고 일해본 경험은 누구에게나 소중한 추억으로 남을 것이다. 어떤 사람에게는 이력서 한 줄조차 못 될지라도, 내게는 포트폴리오의 한 페이지가 아니라 청춘의 한 페이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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