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첩 · 종결 여부 명백하지 않다는 이유 부끄럽지 않나
국민권익위원회는(이하 국민권익위) 지난 7월 8일, 류희림 방송통신심의위원장의 ‘민원사주’ 의혹 신고사건에 대해 이해충돌 위반 여부에 대해 판단하지 않은 채 해당 사건을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이하 방심위)로 송부했다. 반면 류희림 위원장의 이해충돌방지법 위반 등을 언론에 제보한 사람에 대해서는 기사 내용의 공익성 등을 고려하지 않고 수사기관에 이첩하였다. 국민권익위는 작년 12월 23일 사건이 접수된 후 6개월간 결정을 미루다가 해당 사건을 방심위로 돌려보냈다. 어처구니없는 결정이다. 익명의 제보자들이 어렵게 결단하여 제출한 자료 등을 통해 류희림 위원장의 이해충돌방지법과 부패방지권익위법의 위반 가능성이 드러났는데도 기관 이첩 등 과태료 부과에 필요한 절차 등으로 나아가지 않고 해당기관으로 다시 송부하는 것은 사실상 류희림 위원장에게 면죄부를 준 것이다. 이해충돌방지법의 주무기관이자 반부패총괄기관인 국민권익위는 부끄럽지 않은가? 대통령 부부 청탁금지법 위반 사건 종결처리에 이어서 ‘민원사주’ 사건의 해당기관 송부 처리는 무책임한 결정일 뿐만 아니라 반부패총괄기관으로서의 존재 근거를 스스로 부정한 것이다.
국민권익위는 류희림 방심위원장이 사적이해관계자의 민원을 사전에 인지하고 있었는지에 대해, 참고인들 간, 그리고 방심위원장의 진술이 일치하지 않아 이첩대상인지 또는 종결처리 대상인지 명백하지 않다고 밝혔다. 그러나 사적이해관계자의 민원에 대해서는 류희림 위원장에게 내부보고되었고, 방심위 내부 게시판에 공개적으로 사적이해관계자의 민원 건을 회피하지 않는 류희림 위원장을 성토하는 글이 게시된 사실 등이 이미 제시된 바 있다. 더욱이 관련자들의 진술 불일치가 이해충돌 위반 여부 판단을 회피하는 정당한 사유가 될 수 없다. 오타까지 동일한 민원, 관련 민원이 집중된 시기, 민원인들이 실제 민원 내용을 알고 있었는지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이해충돌방지법 등의 위반 사실을 판단할 수 있다.
국민권익위는 공정성과 중립성이 요구되는 기관이다. 그러나 윤석열 정부 들어 전 정권에서 임명된 인사들에는 추상같은 잣대를 들이대고, 대통령과 현 정권의 권력자들에게는 휘어진 잣대를 들이대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 2002년 부패방지위원회 출범 이후 20년 넘게 쌓아온 반부패총괄기구로서의 역사와 권위를 스스로 무너뜨리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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